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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9. 28. 선고 92다54777 판결
[부당이득금][공1993.11.15.(956),2950]
판시사항

가.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따라 토지 등을 협의취득하여 공공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요건

나. 이른바 “기공승낙서”를 제출받고 한 공사가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또는 같은법시행규칙이 예정한 바에 따라 시행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에 따라 토지 등을 협의취득하여 공공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는 일단 협의가 성립되어 계약이 체결되어야 함은 물론 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사업시행자는 원칙적으로 그 계약에서 정하여진 보상액 전액을 소유자 등에게 지급하기 전에는 공사에 착수할 수 없으며, 다만 소유자 등으로부터 그 보상액 전액을 지급하기 이전에 착공하는 데 대한 승낙을 얻은 경우에 한하여 보상액 지급 전에 공사에 착수하는 것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뿐이고, 사업시행자가 협의 및 계약체결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소유자 등으로부터 착공에 관한 승낙만을 얻어 공사에 착수하는 것은 위 특례법이나 같은법시행규칙이 예정하고 있는 바가 아니라고 해석되고 같은법시행규칙 제5조의11 제2항 단서의 규정을 이와 달리 해석할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나. 이른바 "기공승낙서"를 제출받고 한 공사가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 또는 같은법시행규칙이 예정한 바에 따라 시행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6인

피고, 상고인

안성군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상목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1. 공공용지의취득및손실보상에관한특례법(이하 특례법이라 한다)에 따른 토지의 협의취득에 관한 절차를 정하고 있는 위 특례법 시행규칙(이하 특례법시행규칙이라 한다)의 관계규정에 의하면, 사업시행자는 공공사업의 계획이 확정되면 용지도와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를 작성하고(제5조의 2), 보상계획을 정하여 공고 또는 개별통지를 하는 한편(제5조의 3) 2인 이상의 토지 등 평가자에 평가를 의뢰하여 보상액을 산정하는 등(제5조의 4) 사전준비를 마친 다음, 당해 대상물건의 소유자 등에게 손실보상협의요청서를 송부하여 계약체결을 요구하고(제5조의 5) 성실한 협의를 거쳐(제5조의 6) 협의가 성립되면 지체없이 계약을 체결하여야 하고(제5조의 7), 이 때 사업시행자는 소유자 등에 대하여 보상액의 전액을 지급한 후가 아니면 공사에 착수할 수 없으나 다만 소유자 등의 승락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 것으로(제5조의 11 제2항) 정하여져 있다.

위와 같은 협의취득절차에 관한 관계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특례법에 따라 토지 등을 협의취득하여 공공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는 일단 협의가 성립되어 계약이 체결되어야 함은 물론 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사업시행자는 원칙적으로 그 계약에서 정하여진 보상액 전액을 소유자 등에게 지급하기 전에는 공사에 착수할 수 없으며, 다만 소유자 등으로부터 그 보상액 전액을 지급하기 이전에 착공하는 데 대한 승락을 얻은 경우에 한하여 보상액 지급 전에 공사에 착수하는 것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뿐이고, 사업시행자가 협의 및 계약체결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소유자 등으로부터 착공에 관한 승락만을 얻어 공사에 착수하는 것은 특례법이나 특례법시행규칙이 예정하고 있는 바가 아니라고 해석되고, 논지가 지적하는 위 시행규칙 제5조의 11 제2항 단서의 규정을 이와 달리 해석할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들의 피상속인인 망 소외인 소유의 이 사건 토지 위에 안성중고등학교 진입도로를 개설함에 있어 위 망 소외인과 사이에 특례법 시행규칙의 관계규정에 의한 협의 및 계약체결 등의 절차를 거친 바가 없다는 것이므로 비록 피고가 위 진입로 공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위 망 소외인으로부터 '본인소유의 토지가 금번 안성군에서 시행하는 진입로 공사에 편입되는 바, 공사를 착수함에 이의가 없으므로 위 시행규칙 제5조의10 (이는 제5조의11 의 오기로 보인다)에 의거 기공 승락'한다는 내용의 기공승락서(을 제5호증의 2)를 제출받고 위 진입로 공사를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진입로 공사가 특례법 또는 특례법시행규칙이 예정한 바에 따라 시행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특례법이 공공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의 협의취득에 따르는 손실보상의 적정을 기하는 것도 그 목적의 하나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특례법 시행규칙이 위와 같이 협의 계약체결 등의 절차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는 점이나, 위 시행규칙에서 협의절차를 정하여 둔 취지는 그 협의과정을 통하여 사업시행자와 소유자 등 사이에 상호 만족할만한 적정한 수준의 보상가액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을 기대함에 있다 할 것인데, 위 망 소외인이 그러한 지위를 포기하고 오로지 피고가 일방적으로 산정하는 보상액에 따르기로 하였을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 볼 수 없는 점 및 위 기공승락서는 단 한차례의 협의절차도 거치지 아니한 채 작성되었던 점 등 기록에 나타나 있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위 기공승락서에 '토지보상은 평가기관의 평가가격에 의거 보상'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곧바로 위 망 소외인과 피고사이에 위 시행규칙에서 말하는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다.

2. 위와 같이 피고가 위 망 소외인으로부터 위 기공승락서를 제출받았다고 하여 특례법 시행규칙이 예정하고 있는 계약체결이나 소유자 등의 승락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는 없으나, 위 기공승락서에 의하여 위 망 소외인이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일반 거래상의 사용승락을 한 것이라고 볼 여지는 없지 않다.

즉 '본인소유의 토지가 금번 안성군에서 시행하는 진입로 공사에 편입되는 바, 공사를 착수함에 이의가 없으므로... 기공 승락'한다는 위 기공승락서의 문언으로 보면, 위 망 소외인은 특례법 및 그 시행규칙과는 관계없이 피고가 이 사건 토지상에 위 진입로 공사를 착수하는데 승락을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난 사정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망 소외인이 위와 같이 승락한 것은 그 주민의 일원으로서 피고의 사업시행에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피고가 일단 공사에 착수하는 것을 승락하면서 피고가 위 진입로 공사를 하는 기간 동안 이 사건 토지를 점유 사용하는 데 대하여는 임료 또는 임료상당의 부당이득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겠다는 취지에서이지 위 진입로 공사가 종료될 때까지 피고와 사이에 보상에 관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데도 언제까지나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무상으로 계속 점유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결국 피고가 위 망 소외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의미를 가지는데 불과한 위 기공승락서를 제출받은 사실이 있다고 하여 위 진입로 공사가 종료된 때로부터 다시 1년 2개월여가 경과한 1989.8.16. 이후에 있어서도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할 권원을 가진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인 바, 이와 같은 취지로 보이는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처분문서를 합리적 이유없이 배척하여 채증법칙에 위배하거나 의사표시의 해석을 그르치고 정당한 점유의 취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소론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최재호 김석수 최종영(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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