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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4994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사기·횡령·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공2003.3.15.(174),742]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에 의하여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의 의미

[2]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의 소재 및 유죄의 인정을 위한 증거의 증명력 정도

[3] 차용사기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 범인의 국외체류의 목적은 오로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만으로 국외체류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체류 목적 중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으면 족하다.

[2]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3] 차용사기 피해를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는 데다가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할 만한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부족함에도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차용사기의 공소사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만호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횡령의 점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은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때 범인의 국외체류의 목적은 오로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만으로 국외체류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체류 목적 중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으면 족하다 고 할 것인바, 피고인이 1994. 9. 14.부터 같은 해 11. 27.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고이득으로부터 임야매수대금 명목으로 6억 2,5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보관하던 중 그 때쯤 그 중 4억 원을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이 사건 횡령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에 관한 공소가 공소사실에서 적시하고 있는 최종 횡령행위가 종료한 1994. 11. 27.부터 약 6년 1개월이 경과한 2001. 1. 5.에 제기되기는 하였으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9. 8. 26.부터 2000. 12. 11.까지 약 1년 3개월 간 국외에 체류한 일이 있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횡령 등 문제 때문에 채권자들로부터 이미 1995. 12. 22. 가압류를 당하는 등 출국 직전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은 여러 채권자들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고 중국으로 출국하기 이틀 전인 1999. 8. 24.에는 캐나다로 출국하려다가 채권자들에게 붙잡혀 부도난 어음을 돌려주고 풀려나기도 하였으며 같은 날 이 사건 횡령 피해자 고이득을 대리한 김찬배 등으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하기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피고인 스스로 수사기관에서 중국으로 출국한 이유에 관하여 이 사건 관련 법적 분쟁에 견디기 힘들어 당시 진행되던 소송의 추이를 보아가며 수사기관에 출두하려고 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는 점을 더하여 볼 때, 피고인의 위 국외체류 목적 중에는 이 사건 횡령의 점에 관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도 포함되어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국외체류기간 동안 그에 관한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의 규정에 따라 정지되어 있었다고 볼 것이니, 결국 이 사건 공소는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되어 있었던 위 국외체류기간을 감안하면 횡령죄에 관한 공소시효 5년 이내에 제기된 것이 역수상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사실오인,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및 조승증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조승증에 대한 사기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3. 피해자 1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1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1995. 6. 일자불상경 경북 칠곡군 왜관읍 소재 우방아파트 108동 1308호 피해자 1의 주거지에서 피해자 1에게 "누나에게 줄 돈이 필요하다. 700만 원만 빌려주면 틀림없이 이를 변제하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1으로부터 즉석에서 700만 원을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1999. 3. 4.경까지 사이에 제1심(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1고단35, 585 판결) 판시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총 12회에 걸쳐 합계 1억 2,4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는 피해자 1에 대한 사기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해자 1이 피고인에게 대여한 금원에 대한 차용증이나 영수증, 입금증 등의 객관적인 자료가 증거들에 의하여 모두 나타나 있지 않고, 피고인이 피해자 1에게 은행 등을 통하여 약 1억 6천여 만 원을 입금하여 준 탄핵증거들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스스로 개인 채무 내역을 종합, 작성하여 김정영에게 교부하면서 그 당시 피해자 1에 대한 채무 원금을 1억 1천만 원으로 정리한 바 있고, 피고인이 국외에 도피 중에 피해자 1에게 채무 변제를 약속하는 편지를 보낸 바 있으며, 검사 앞에서 이 사건 범죄사실을 인정한 일도 있는 데다가 피고인이 1990.경부터 국외로 도피할 때까지 피해자 1과 동거 내지는 잦은 성관계를 갖고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고 할 것인바(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도1773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2) 원심이 들고 있는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요한 증거로는 피해자 1의 수사기관과 법정에서의 각 진술, 피고인이 작성한 개인채무내역서(2000형제33783, 35001호의 수사기록 20면), 편지(위 수사기록 158면),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위 수사기록 249쪽) 등이 있다.

(3) 우선 피해자 1의 진술에 관하여 보면, 피해자 1은 당초 수사기관에서는 피고인에게 1억 3,800만 원을 빌려주었다는 차용사기 피해를 당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그 후 다시 그 피해 금액을 1억 3,400만 원이라거나 또는 1억 2,400만 원이라고 하는 등 그 피해 금액의 총액을 정확하게 특정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1995. 6.경부터 1999. 3. 4.경까지 제1심 판시 별지 목록과 같이 모두 12회에 걸쳐 금원을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일시 장소와 대여경위, 개별적인 대여금의 수액에 관하여는 대부분 아무런 객관적인 물적 증빙도 제시함이 없이 오로지 자신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이며, 그 대여 자금의 출처나 송금방법 등에 관하여도 아무런 근거를 밝히지 못하면서 그저 일수거래 과정에서 보관하고 있던 현금을 피고인이 요구하면 그대로 전해주었다고 주장하는 등( 피해자 1이 제출한 통장 내역에는 주장과 같은 일자 무렵에 대여금에 상당하는 액수의 현금이 보관되었다가 인출된 근거가 전혀 없고, 한편, 일부 대여금은 피고인에게 송금을 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에 관한 금융자료를 제시한 바도 없다) 그 주장 자체가 매우 자의적, 주관적임을 알 수 있고, 나아가 피해자 1은 피고인에게는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전혀 없었음을 강조하는 취지에서 수사기관에서는 일관되게 1995. 이후에는 피고인으로부터 생활비든 대여금에 대한 변제금이든 받은 돈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가, 제1심의 사실조회 결과 피고인이 1991. 1. 18.부터 1999. 11. 17.까지 합계 168,058,000원을 수십 회에 걸쳐 피해자의 통장에 입금한 사실이 드러나자 이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1억 2,400만 원이 아닌 다른 대여금에 대하여 변제받은 돈이거나 생활비 등으로 받은 것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의 대여금 1억 2,400만 원은 위 사실조회 결과와는 무관하게 피고인에게 추가로 대여한 것이라고 진술하면서도 종전과 같이 피고인에게 차용금 변제의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 관하여는 이렇다할 해명을 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공판기록 460면),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은 피해자 1의 일관성 없는 자의적인 수사기관에서의 진술태도, 피해자 1이 피고인으로부터 그 사이 지급받은 금원의 액수가 피해자 1이 주장해 온 대여금의 총액을 훨씬 넘어서고 있음이 밝혀지자 다시 피해자 1이 법정에서 보인 종전과는 모순된 진술내용에 더하여, 기록에 나타나는 피해자 1의 사회적 지위, 경제활동의 내용, 자금 능력, 피고인과의 그간의 친소관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사기 및 혼인빙자간음 고소에 이르게 된 동기, 피고인이 그 사이 피해자 1에게 교부해 온 금원의 규모와 그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러한 피해자 1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어 위 증거로는 위 공소사실에서 적시하고 있는 구체적, 개별적 편취 범행의 내역은 물론이고, 당시 피고인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점 등 피고인의 편취 범의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4)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1의 진술이 믿기 어려운 데다가, 한편으로 피고인이 1991. 1. 18.부터 1999. 11. 17.까지 사이에 걸쳐 피해자 1에게 합계 168,058,000원을 수십 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지급해 왔음이 법정에서 판명됨으로써 피해자 1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아무런 변제의사나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돈을 빌리기만 하였다고는 보이지 아니하여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돈을 편취할 범의 그 자체가 있었는지 조차 의심스러운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검찰 제3회 피의자신문에서 피해자 1에 대한 사기 범행을 일시 시인한 바는 있으나, 피고인이 위 자백 이외에는 경찰이래 검찰 1, 2회 피의자신문까지 이를 일관되게 부인한 바 있고, 그 직후인 검찰 제4회 피의자신문부터 다시 자백 진술을 번복하였는바,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태도와 그처럼 진술이 수차 번복된 경위, 자백에 이른 동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자백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그 밖에 공소사실에 부합한다고 하는 나머지 증거들은 기록에 나타나는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거나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5)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위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그 범죄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 유죄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위와 같이 신빙성이 없거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증거들에 의하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필경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해자 1에 대한 사기죄 부분은 파기를 면하지 못한다 할 것인바, 위 죄는 피고인에 대한 나머지 유죄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피고인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 이규홍(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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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2.8.29.선고 2002노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