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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도3881 판결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공2003.1.1.(169),109]
판시사항

[1] 법원이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하는 경우

[2]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판매하여 영리를 취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을 소지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비록 영리의 목적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무죄를 선고할 것이 아니라 위 공소사실에 포함된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을 소지한 범죄사실을 공소장 변경 없이 유죄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법원으로서는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2]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판매하여 영리를 취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을 소지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비록 영리의 목적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무죄를 선고할 것이 아니라 위 공소사실에 포함된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을 소지한 범죄사실을 공소장 변경 없이 유죄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김성룡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마약류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1999. 10. 중순 일자불상경부터 같은 해 11. 3.까지 사이에 부산 강서구 대저 2동 6004-3 소재 공소외 1의 집 창고에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을 제조, 판매하여 영리를 취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인 에칠 에텔(Ethyl Ether) 30ℓ, 염산(Hydrochloric Acid) 1ℓ(이하 '이 사건 화공약품'이라 한다)를 숨겨두어 이를 소지한 것이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화공약품을 구입하여 공소외 1의 집 창고에 보관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같은 해 9. 말경 메스암페타민을 판매한 일로 검찰에 의해 기소중지되어 있던 중, 검찰에 메스암페타민 제조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위 기소중지사건에 관하여 선처를 받아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메스암페타민 제조기술자인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화공약품을 제공하여 그로 하여금 메스암페타민을 제조하도록 한 후 수사기관에 신고할 생각이었기 때문이지 결코 피고인이 메스암페타민을 제조·판매하여 영리를 취할 목적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다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그 판시와 같은 제반 정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변명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영리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면서, 적어도 제조의 목적으로 이 사건 화공약품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검사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 대법원의 판단

(1) 관련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영리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원심의 조치는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의 위배의 잘못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2) 그러나 피고인에게 영리의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포함된 보다 가벼운 범죄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도 직권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다른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과 대비하여 볼 때 실제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의 사안이 중대하여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적정절차에 의한 신속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의 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면 법원으로서는 직권으로 그 범죄사실을 인정하여야 할 것인바 ( 대법원 1999. 11. 9. 선고 99도367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의 변소에 의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화공약품이 제조기술자인 공소외 2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는 인식 아래 그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소지하고 있었음은 명백하고( 구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제40조 제1항 제3호 , 제3조 제3항 에 의하면, 누구든지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을 소지하여서는 아니되고, 이를 위반한 때에는 그 동기 여하에 관계 없이 죄책을 면할 수 없다.), 마약류의 심각한 폐해와 마약사범의 급속한 증가현상에 비추어 볼 때,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그 원료를 다량 소지한 경우 사안이 중대하다고 할 것이어서 공소장이 변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처벌하지 않으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여겨지고, 이 사건 심리의 경과에 비추어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이 사건 화공약품을 소지한 범죄사실로 인정한다고 하여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에게 영리의 목적이 있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더라도 위에서 본 사정을 참작하여 위 공소사실에 포함된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할 목적으로 그 원료가 되는 물질을 소지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증거판단을 잘못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유지담 강신욱(주심)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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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2002.7.10.선고 2002노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