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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9. 27. 선고 2000두3801 판결
[불공정거래행위시정명령취소][공2002.11.15.(166),2591]
판시사항

[1]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제2항 및 그에 근거한 같은법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제6호 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취지 및 그 판단 기준

[2] 외환위기 사태 당시 할부금융회사의 매수인들에 대한 금리인상조치가 불공정거래행위인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거래상의 지위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할부금융약정의 내용, 금리인상의 불가피성, 인상금리의 상당성 등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제1항 제4호 제2항 및 그에 근거한 같은법시행령(1999. 3. 31. 대통령령 제162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1항 [별표] 제6호 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사업자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현실의 거래관계에서 경제력에 차이가 있는 거래주체 간에도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같은 법이 보장하고자 하는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 또는 적어도 상대방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업자에 대하여 그 지위를 남용하여 상대방에게 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서, 여기서 말하는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처하고 있는 시장 및 거래의 상황, 당사자 간의 전체적 사업능력의 격차, 거래의 대상인 상품 또는 용역의 특성, 그리고 당해 행위의 의도·목적·효과·영향 및 구체적인 태양, 해당 사업자의 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의 정도 및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외환위기 사태 당시 할부금융회사의 매수인들에 대한 금리인상조치가 불공정거래행위인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거래상의 지위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할부금융약정의 내용, 금리인상의 불가피성, 인상금리의 상당성 등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팬택여신투자금융 주식회사 외 18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건웅 외 10인)

피고,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차규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 한빛여신전문 주식회사 및 원고 국민신용카드 주식회사를 제외한 17개의 원고 회사들, 한일할부금융 주식회사(이 회사는 1999. 11.경 원고 한빛여신전문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었다), 장은할부금융 주식회사(이 회사는 1998. 7.경 장은신용카드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었고, 장은신용카드 주식회사는 1998. 12.경 원고 국민신용카드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었다), 국민할부금융 주식회사(이 회사는 1998. 8.경 국민신용카드 주식회사에 흡수합병되었다)는 주택 등의 매매와 관련하여 매수인들에게 구매대금을 대출하고 그 원리금을 분할상환 받는 방식의 할부금융업 등을 영위하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1999. 2. 5. 법률 제58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소정의 사업자인 사실(이하 위 17개의 원고 회사들 및 한일할부금융 주식회사, 장은할부금융 주식회사, 국민할부금융 주식회사 등 20개의 회사를 '원고들'이라 한다), 원고들은 단기차입금을 주재원으로 하여 주로 만기 3년 이상의 장기대출을 하여 오면서, 일정기간 동안 연 12.6% 내지 19.6%의 고정금리를 적용하여 왔는데, 1997. 말경 발생한 외환위기 사태 등으로 인하여 조달금리가 연 20% 내지 40%로 인상되자, 1997. 12. 1.부터 1998. 4. 3.까지 사이에 매수인들에게 향후 대출금리를 연 16.5% 내지 28%로 인상하되 1개월 내에 이의를 제기한 매수인들에 대하여는 종전 금리를 적용하여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다고 고지한 사실(이하 원고들의 위와 같은 금리인상조치를 '원고들의 금리인상'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1998. 5. 28. 원고들과 매수인들 사이에 체결된 대출약정에 의하면, 일정기간 동안 대출 이자율을 변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위와 같이 이자율을 인상한 것은 법 제23조 제1항 제4호 , 법시행령(1999. 3. 31. 대통령령 제1622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시행령'이라 한다) 제36조 제1항 [별표] 제6호 (라)목 의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이 행위중지명령·법위반사실의 거래상대방에의 통지 및 공표명령 등의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매수인들에 대하여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나, 1997. 말경 발생한 외환위기 사태로 인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모든 제도권 금융 및 사금융의 금리가 연 20% 내지 40%까지 인상된 상황에서 원고들에게만 종전의 금리를 적용하여 할부금융업을 경영하도록 한다면 그에 따른 영업손실로 원고들은 사실상 도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바, 원고들의 금리인상은 생존의 차원에서 이러한 결과를 피하기 위하여 조달금리 인상에 따른 손실을 일부는 원고들이 부담하고 일부는 매수인들이 부담하는 방안을 매수인들에게 제시한 것으로서 그 전후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상당성이 있다고 보이는 점, 원고들이 매수인들에게 금리인상의 불가피성을 통보하면서 이에 대한 이의절차 및 중도상환 등의 대안을 아울러 통보하였고, 그 후 조달금리가 안정되자 매수인들에 대한 대출금리를 다시 인하하는 등 합리적 조치가 병행된 점, 원고들의 금리인상은 계약 후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경개의 청약에 유사한 측면이 있고, 그 효력 유무는 원고들과 매수인들 사이의 민사재판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들의 금리인상은 개별적 사안에 따른 유·무효를 떠나서(원심은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유효한지 여부에 대하여는 그 판단을 유보하였다), 그것만으로는 원고들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서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법 제23조 제1항 제4호 제2항 및 그에 근거한 법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제6호 에서 불공정거래행위의 한 유형으로 사업자가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현실의 거래관계에서 경제력에 차이가 있는 거래주체 간에도 상호 대등한 지위에서 법이 보장하고자 하는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 또는 적어도 상대방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업자에 대하여 그 지위를 남용하여 상대방에게 거래상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시키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서, 여기서 말하는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처하고 있는 시장 및 거래의 상황, 당사자 간의 전체적 사업능력의 격차, 거래의 대상인 상품 또는 용역의 특성, 그리고 당해 행위의 의도·목적·효과·영향 및 구체적인 태양, 해당 사업자의 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의 정도 및 상대방이 받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난 것으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0. 6. 9. 선고 97누19427 판결 , 2002. 1. 25. 선고 2000두935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판단에는 다음과 같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 (가)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과 매수인들 사이에 체결된 할부금융약정 내용(금리·대출기간 등) 및 외환위기 사태 이후의 원고들의 금리인상 내용 등이 원고들 사업자별·각 사업자가 취급하는 금융상품별로 다양하였던 사정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원고들 각각의 금리인상이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우선 원고들과 매수인들 사이에 체결된 개개의 약정 내용 및 원고들의 개개의 금리인상 내용 등을 확정하였어야 할 것인바,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단순히 원고들이 대출일로부터 일정기간 동안 연 12.6% 내지 19.6%의 고정금리를 적용하기로 하였는데 외환위기 사태 이후 대출금리를 연 16.5% 내지 28%로 인상하였다고만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고, (나) 원고들이 매수인들과 사이에 체결한 할부금융약정상 금리를 변경할 권한이 없음에도 매수인들에게 일방적으로 금리인상을 통보하였다면 이는 매수인들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변경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할 것이므로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의 금리인상은 원고들의 금리변경권을 규정한 여신거래기본약관 제3조 제1항 제1호('금융사정의 변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이자율 등을 변경한 때에는 매수인은 이에 따른다는 취지의 규정)에 기한 것인 점,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유효한지 여부는 원고들과 매수인들 사이에 체결된 개개의 할부금융약정에 있어서 위 약관조항의 적용을 배제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지는 점,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유효한지 여부가 다투어진 민사소송사건에서, 그 할부금융약정내용이 위 약관조항의 적용을 배제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효력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건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위 약관조항의 적용을 인정하여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유효한 것으로 결론지은 사건도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원심이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고들의 매수인들에 대한 각 금리인상이 유효한지 여부도 심리하는 것이 필요하였다 할 것인바, 그럼에도 원심이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유효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면서 그 금리인상의 유효 여부를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역시 잘못이라 할 것이며, (다)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할부금융약정의 내용, 원고들의 금리인상의 유효 여부 이외에도, 외환위기 사태 이후의 원고들 조달금리 인상의 폭 및 그 기간, 이러한 조달금리 인상이 원고들의 영업손익 등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조달금리 인상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사정, 대출금리인상의 폭에 상당성이 있었는지 여부, 대출금리의 인상으로 인하여 매수인들이 받는 불이익의 정도 등을 살펴 보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이 이러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피지 아니하고 단순히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근거로 하여 원고들의 금리인상이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 역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원심판결에는 법 소정의 불공정거래행위인 거래상 지위의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원고들과 매수인들 사이에 체결된 개개의 대출약정의 내용·금리인상의 불가피성·인상금리의 상당성 등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판단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조무제 유지담(주심)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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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0.4.27.선고 98누10792
-서울고등법원 2003.11.25.선고 2002누17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