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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7. 7. 선고 97다29264 판결
[구상금][공2000.9.15.(114),1870]
판시사항

도급인으로부터 아파트 신축공사 중 승강기의 제작·설치공사를 수급받은 원수급인이 전문건설업면허가 없는 하수급인에게 승강기의 양중작업을 하도급주어 하수급인이 그 양중작업 중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안에서, 원수급인이 하수급인의 양중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할 수 없으며 구 건설업법시행령상 양중업은 전문건설업면허 대상이 아니어서 그 양중작업을 전문건설업면허가 없는 자에게 맡겼다는 것만으로 원수급인에게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수급인에게 사용자 또는 도급인으로서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 없고, 하수급인이 원수급인의 승강기의 제작·설치공사 중의 일부에 관한 이행대행자에는 해당되지만 도급인에 대한 원수급인의 승강기의 제작·설치채무 자체는 계약의 내용대로 이행되었으므로 원수급인에게 불완전이행 등의 채무불이행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도급인으로부터 아파트 신축공사 중 승강기의 제작·설치공사를 수급받은 원수급인이 전문건설업면허가 없는 하수급인에게 승강기의 양중작업을 하도급주어 하수급인이 그 양중작업 중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안에서, 원수급인이 하수급인의 양중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고 할 수 없으며 구 건설업법시행령(1992. 12. 26. 대통령령 제137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양중업은 전문건설업면허 대상이 아니어서 그 양중작업을 전문건설업면허가 없는 자에게 맡겼다는 것만으로 원수급인에게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수급인에게 사용자 또는 도급인으로서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 없고, 하수급인이 원수급인의 승강기의 제작·설치공사 중의 일부에 관한 이행대행자에는 해당되지만 도급인에 대한 원수급인의 승강기의 제작·설치채무 자체는 계약의 내용대로 이행되었으므로 원수급인에게 불완전이행 등의 채무불이행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공영건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한)

피고,피상고인

동양에레베이터 주식회사 외 3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석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을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심판시의 요지

가. 원고는 건축공사 및 주택건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 2는 ○○산업이라는 상호로 공사현장에 도착한 설비를 그 장착할 위치로 옮겨주는 양중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람이며, 피고 서현종합중기 주식회사(아래에서는 '피고 서현중기'라고만 한다)는 건설기계 대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 4는 피고 서현중기에 고용되어 있는 중기 조종사이다.

나. 원고는 경북 울진군 (주소 생략)에서 △△△△△아파트 신축공사를 시공하여 오던 중 피고 서현중기로부터 그 명의로 등록된 (차량등록번호 생략) 굴삭기(포클레인)를 그 운전기사인 피고 4와 함께 빌려 흙파기작업을 시키는 한편, 1991. 9. 17. 피고 동양에레베이터 주식회사(아래에서는 '동양'이라고만 한다)에게 그 아파트에 설치할 승강기(엘리베이터)의 제작 및 설치공사를 도급주었는데, 피고 동양은 승강기의 설치공사 중 양중작업을 다시 ○○산업을 경영하는 피고 2에게 하도급주었다.

다. ○○산업의 작업반장인 소외 1과 그 직원인 소외 2, 소외 3 등 5명은 1992. 5. 12. 무게 약 700kg인 15인승 승강기를 설치장소인 아파트의 출입구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공사장 입구가 공사로 인해 약간 굴곡이 진 상태여서 양중작업이 용이하지 않자, 소외 2가 그 날 13:00경 당시 현장에서 굴삭기로 흙파기작업을 하고 있던 피고 4에게 굴삭기로 승강기를 옮겨 달라고 부탁하였고, 이에 피고 4가 자신은 원고의 작업지시가 있어야만 이를 옮겨 줄 수 있다고 하자, 소외 2가 원고의 현장소장인 소외 4에게 작업지시를 부탁하여 승낙을 받았다.

라. 소외 4로부터 승강기를 옮겨 줄 것을 지시받고 피고 4는 굴삭기의 바가지 이빨 부분에 쇠줄을 걸고 승강기를 들어 올려 소외 2의 수신호를 받으면서 승강기를 설치장소 입구까지 옮겨 와서 출입구 바닥에 놓여 있는 쇠파이프 위에 내려 놓던 중, 쇠줄이 굴삭기의 바가지 이빨 부분에서 벗겨지면서 승강기가 떨어져 그 옆에서 승강기가 흔들리지 않도록 승강기를 잡고 있던 소외 3의 발등에 맞게 함으로써, 소외 3으로 하여금 우측 제1족지 개방성분쇄골절 및 압좌상 등을 입게 하였다.

마. 위의 상해사고의 피해자인 소외 3과 그의 부모형제가 그 후 원고, 피고 서현중기, 피고 4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994. 5. 12. 같은 법원에서 원고, 피고 서현중기, 피고 4는 각자 소외 3에게 금 57,597,941원, 그의 부모에게 각 금 1,000,000원, 그의 형제 3명에게 각 금 500,000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피고 서현중기와 피고 4에 대한 부분은 항소기간의 도과로 확정되었으며, 원고는 대구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여 1995. 6. 15. 같은 법원에서 원고는 소외 3에게 금 43,330,31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상고기간의 도과로 그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바. 원고는 1995. 7. 3. 소외 3과 그 부모형제에게 그 항소심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금 및 지연손해금으로 금 55,382,282원을 지급하였다.

사. 위의 사실관계에서는 피고 동양은 원고에 대하여 불완전이행 등의 채무불이행책임이나 사용자책임 등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구상금채무를 진다고 할 수 없으며, 위의 배상액은 원고:피고 2:피고 서현중기 및 피고 4는 30:30:40의 비율로 책임을 분담함이 상당하다.

2. 상고이유의 판단

가. 제1점에 관하여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으며(민법 제757조), 다만 예외적으로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으므로 수급인 또는 그 피용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도급인은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을 지게 되고, 이러한 이치는 하도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2615 판결, 1993. 5. 27. 선고 92다48109 판결들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고 동양과 피고 2 사이의 하도급계약이 피고 동양의 구체적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단순한 노무도급계약이라는 점 및 피고 동양이 피고 2의 양중작업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 동양의 사용자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기록과 대조하여 보니, 원심의 그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것과 같은 법리오해나 판단유탈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제2점에 관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에 시행중이던 건설업법시행령상의 전문건설업면허에 양중업(양중업) 또는 그와 유사한 것이 없으므로 양중업은 전문건설업면허 대상이 아니라고 할 것인바, 피고 동양이 엘리베이터의 양중작업을 전문건설업면허가 없는 자에게 맡겼다고 하는 것만으로 원고에게 민법 제757조의 중대한 과실이 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하도급 또는 그 지시에 관하여 중과실이 있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도급인의 중과실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제3점에 관하여

피고 동양으로부터 승강기 설치·제작공사 중의 일부인 승강기의 양중작업을 하수급받은 피고 2는 그 하도급의 경위와 내용이 원심판시와 같은 이상 피고 동양의 이행보조자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할 것이지만 피고 동양의 승강기 설치·제작공사 중의 일부에 관한 이행대행자에는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행대행자의 과실로 인하여 채무가 불완전이행된 경우에 채무자는 민법 제391조, 제390조에 의하여 채무불이행책임을 지지만, 원고에 대한 피고 동양의 승강기제작·설치채무 자체는 계약의 내용대로 이행되었음이 입증된 이 사건에 있어서는 피고 동양이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기인한 것이 아닌 이 사건 사고의 손해에 관하여 민법 제390조에 근거한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결국, 피고 2가 피고 동양의 이행대행자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피고 동양에게 위에서 본 대로 채무불이행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 결과에는 영향을 준 바 없다.

상고이유의 제3점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제4점에 관하여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 소외 3에 대한 관계에서 피고 동양에게는 사용자로서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 없고 채무불이행책임의 요건도 충족되지 않는 반면 원고는 그의 현장소장인 소외 4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원고와 피고 동양간에 있어서는 피고 동양이 그 사고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합당하고 반면, 피고 동양의 업무를 협조해 주던 원고가 책임을 부담하게 됨은 부당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도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판결에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제5점에 관하여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구상금 청구사건에서 공동불법행위자간의 과실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

원심이 위의 판시사실에 터잡아 원고, 피고 2, 서현종합중기 주식회사, 피고 4의 각 과실비율을 원고가 30%, 피고 2가 30%, 피고 서현종합중기 주식회사 및 피고 4가 40%인 것으로 본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그 판단에는 과실비율에 관한 형평성을 위배하는 등으로 현저히 불합리함은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김형선 조무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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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97.6.4.선고 96나3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