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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5다209163 판결
[소유권보존등기말소등][미간행]
판시사항

[1] 종중과 종중원 등 등기명의인 사이에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이 인정되는 경우 및 명의신탁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2]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인 이외의 자가 당해 토지를 사정받은 것으로 밝혀지고 명의인이 구체적인 승계취득 사실을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경우, 등기가 원인무효인지 여부(적극)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대희)

피고,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종윤)

원심판결

창원지법 2015. 2. 5. 선고 2014나30456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종중과 종중원 등 등기명의인 사이에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등기명의인 앞으로 토지에 관한 등기를 할 무렵 어느 정도 실체와 조직을 가진 종중이 존재하고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서 등기명의인에게 명의신탁을 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종중과 등기명의인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이 있는지를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 된 과정이나 내용이 직접 증거에 의하여 증명된 경우는 물론, 그 토지가 종중 소유라고 보기에 충분한 자료가 있는 경우라면, 그 토지가 종중의 소유로서 등기명의인 앞으로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이때 명의신탁의 인정 여부는 등기명의인과 종중의 관계, 등기명의인이 여럿이라면 그들 상호간의 관계, 등기명의인 앞으로 등기를 하게 된 경위, 시조를 중심으로 한 종중 분묘의 설치상태, 분묘수호와 봉제사의 실태, 토지의 규모와 관리상태, 토지에 대한 수익의 수령·지출관계, 제세공과금의 납부관계, 등기필증이나 등기필정보의 소지관계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0. 7. 6. 선고 99다1139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창녕조씨 문장공파 거제종회(이하 ‘이 사건 종중’이라 한다)가 소외 1을 시조로 하는 창녕조씨 중 33세손 소외 2를 공동선조로 하는 후손 모두를 구성원으로 하는 종중으로서, 일제 강점기 무렵부터 묘사(묘사)를 지내고 대표자를 선출하며 회의를 개최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한 점을 들어 이 사건 부동산이 사정될 무렵부터 어느 정도 유기적 조직을 가진 단체로서 존재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① 구 임야대장에 소유권을 이전받았다고 등록된 명의인들과 사정명의인이 모두 소외 2의 후손들이고, 특히 사정명의인 소외 3은 1936년경 종중의 대표자로 선출된 사람인 점, ② 이 사건 부동산에는 선대의 분묘 20여 기가 설치되어 있는 점, ③ 위 후손들은 위 부동산을 갓 안에 쓰는 탕건(탕건)과 같은 모양이라며 ‘갓안’이라고 불러왔고, 이 사건 종중이 세금을 부담하는 등 부동산을 관리해 온 점 등 여러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종중이 사정명의인 소외 3을 거쳐 1970년경 구 임야대장상 명의인인 소외 4, 소외 5, 소외 6에게 각 1/3 지분 범위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명의신탁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종중과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은 보존등기 명의인 이외의 자가 당해 토지를 사정받은 것으로 밝혀지면 깨지는 것이어서 등기명의인이 그 구체적인 승계취득 사실을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한 그 등기는 원인무효이다 (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다16247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외 4가 1970. 12. 19. 단독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으나 원래는 소외 3이 사정받은 토지임을 인정한 다음, 위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이 번복되었다고 보았다. 나아가 피고들이 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승계취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소외 4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원인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위 법리에 따른 것이다. 한편 위에서 보았듯이 이 사건 종중이 1970년경 소외 4, 소외 5, 소외 6에게 부동산의 각 1/3 지분을 명의신탁하기로 하였다고 보는 이상, 1/3 지분의 범위에서 소외 4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명의수탁자의 등기로서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원고들이 이 사건 종중과 소외 3의 상속인을 순차 대위하여 말소를 구하는 등기는 소외 5, 소외 6이 이 사건 종중으로부터 명의신탁받았던 나머지 2/3 지분 중 일부이므로, 그 범위에서는 소외 4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이기 때문에 소외 4의 포괄승계인인 피고들이 승계취득 사실을 주장·증명하지 못하는 한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라고 볼 수 없다.

피고들은 구 임야대장상 공동명의인인 소외 5, 소외 6의 협조를 받아 유효하게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들은 소외 4가 종중으로부터 명의신탁받은 사실부터 다투고 있어 이 사건 종중의 명의수탁자에 해당하는 소외 5, 소외 6으로부터 어떠한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피고들이 소외 4의 승계취득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 역시 수긍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과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창석(재판장) 조희대 김재형(주심) 민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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