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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두22966 판결
[재결신청거부처분취소][공2014하,1596]
판시사항

[1]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되기 위한 요건

[2] 문화재구역 내 토지 소유자 갑이 문화재청장에게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 에 의한 재결신청 청구를 하였으나, 문화재청장은 위 법 제30조 제2항 에 따른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대한 재결신청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 회신을 받은 사안에서, 위 회신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되려면,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국민에게 있어야 하고, 이러한 신청권의 근거 없이 한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에는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

[2] 문화재구역 내 토지 소유자 갑이 문화재청장에게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익사업법’이라 한다) 제30조 제1항 에 의한 재결신청 청구를 하였으나, 문화재청장은 구 공익사업법 제30조 제2항 에 따른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대한 재결신청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 회신을 받은 사안에서, 문화재보호법 제83조 제2항 구 공익사업법 제30조 제1항 은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문화재나 보호구역에 있는 토지 등을 구 공익사업법에 따라 수용하거나 사용하는 경우에 비로소 적용되는데, 문화재청장이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를 작성하는 등 위 토지에 대하여 구 공익사업법에 따른 수용절차를 개시한 바 없으므로, 갑에게 문화재청장으로 하여금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것을 청구할 법규상의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어, 위 회신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성 외 3인)

피고, 상고인

문화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주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원고가 2011. 5. 11. 피고에게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익사업법’이라 한다) 제30조 제1항 에 의한 재결신청의 청구를 하였다가 2011. 6. 1. 피고로부터 문화재청은 공익사업법 제30조 제2항 에 따른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대한 재결신청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회신을 받았음을 인정한 다음, 문화재보호법 제83조 제2항 에 의하여 이 사건 문화재 및 문화재구역 지정이 공익사업법 제20조 제22조 에 따른 사업인정 및 사업인정의 고시가 있는 것으로 의제되므로 원고에게 공익사업법 제30조 제1항 에 따른 재결신청청구권이 인정되고, 따라서 이 사건 회신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며, 재결신청의 청구를 받은 피고는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회신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행정청이 국민의 신청에 대하여 한 거부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되려면,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국민에게 있어야 하고, 이러한 신청권의 근거 없이 한 국민의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거부로 인하여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다 ( 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11104 판결 등 참조).

나. 문화재보호법 제25조 제1항 은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념물 중 중요한 것을 사적, 명승 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7조 제1항 은 “문화재청장은 제23조 · 제25조 또는 제26조 에 따른 지정을 할 때 문화재 보호를 위하여 특히 필요하면 이를 위한 보호물 또는 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83조 는 ‘토지의 수용 또는 사용’이라는 표제하에 “문화재청장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면 지정문화재나 그 보호구역에 있는 토지, 건물, 입목, 죽, 그 밖의 공작물을 공익사업법에 따라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 제1항 ). 제23조 , 제25조 부터 제27조 까지 및 제70조 에 따른 지정이 있는 때에는 공익사업법 제20조 제22조 에 따른 사업인정 및 사업인정의 고시가 있는 것으로 본다. 이 경우 같은 법 제23조 에 따른 사업인정 효력기간은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2항 ).”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문화재보호법 제83조 제1항 의 적용을 전제로 하고 있는 같은 조 제2항 의 체계 및 내용에다가 ① 문화재나 보호구역 등의 지정은 문화재 보호라는 공익을 위한 공용제한으로서 그 자체만으로 손실보상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점, ② 사업인정이라 함은 ‘공익사업을 토지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사업으로 결정하는 것’을 말하는 점( 공익사업법 제2조 제7호 ), ③ 문화재보호법 제83조 제2항 공익사업법이 정한 사업인정 절차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목적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사업인정 절차를 간소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고 보이는 점, ④ 문화재보호법 제83조 제2항 후문에서 공익사업법 제23조 에 따른 사업인정 효력기간의 적용을 배제한 이유는 피고로 하여금 예산 확보 등의 사정에 따라 수용 여부나 그 시기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문화재보호법 제83조 제2항 공익사업법 제30조 제1항 은 피고가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문화재나 그 보호구역에 있는 토지 등을 공익사업법에 따라 수용하거나 사용하는 경우에 비로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토지조서 및 물건조서를 작성하는 등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공익사업법에 따른 수용절차를 개시한 바 없으므로, 원고에게 피고로 하여금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할 것을 청구할 법규상의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위 청구를 거부하였다고 하여도 그 거부로 인하여 원고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회신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회신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사건 소를 부적법한 것으로 보아 각하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본안에 들어가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거부처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는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여야 할 것인데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이인복 박보영(주심)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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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행정법원 2011.11.24.선고 2011구합28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