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광주지법 1988. 5. 27.자 87드771 가사심판부심판 : 확정
[사실혼관계해소에따른위자료][하집1988(2),531]
판시사항

사실혼관계의 파탄에 원인을 제공한 자의 공동불법행위책임

판결요지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분열병 등의 정신질환을 가진 아들을 둔 부모는 그 아들이 완치될 때까지는 결혼을 시켜서는 안되고, 또한 결혼을 시키더라도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이야기 하여 양해를 얻어 그 양해하에 결혼을 시키든지 하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이를 속인 것은 사실혼관계의 파탄에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부모는 그 아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이 있다.

청 구 인

청구인

피청구인

피청구인 1 외 2인

주문

피청구인들은 연대하여 청구인에게 18,000,000원을 지급하라.

청구인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심판비용은 피청구인들의 부담으로 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청구인들은 연대하여 청구인에게 80,000,000원을 지급하라.

심판비용은 피청구인들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심판 및 가집행의 선고.

이유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의 1, 2(각 호적등본), 갑 제2호증(조사보고서), 갑 제7호증의 1(회신), 2(진료내역), 갑 제8호증(사실조회회보), 갑 제9호증(회신)의 각 기재(다만, 위 갑 제2호증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와 증인 청구외 1, 2, 3, 4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청구인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동 대학 부속병원에서 간호원으로 근무하던 중 1987.1.15. 직업중매인인 청구외 1, 2의 중매에 의하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불란서 마르세이유 국립미술학교에 유학을 다녀온 후 1986.9.1.부터 호남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피청구인 1과 맞선을 본 후 약3개월에 걸쳐 10여차례 만나는 등의 교제끝에 1987.4.18. 광주 신안동 소재 광호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마치지 아니한 채 그 무렵부터 광주 서구 (상세 아파트 동호수 생략)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사실, 그런데 피청구인 1은 위 동거생활중 평소 무표정한 얼굴로 말이나 웃음이 없고 오랫동안 잠을 잘 뿐만 아니라 항상 졸음이 온 상태로 지내다가 1987.6.19.에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여 청구인이 불면증치료약을 사주자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엉뚱한 소리를 하고, 그 다음날 오전에는 청구인의 직장에 전화를 걸어 목포에서 시어머니가 오시니 일찍 귀가하라고 해놓고는 밤에는 그런 내용의 전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하고, 같은 달 21. 에는 저녁을 먹고 화실과 안방을 뒷짐을 지고 왔다갔다 하는 등의 불규칙한 반복동작을 계속하더니 1시간정도 지나자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하면서 다시 저녁을 주라고 하고, 그 이튿날에는 양말을 벗어 쓰레기통에 집어 넣고 빈밥그릇을 냉장고에 집어 넣는가 하면 밥먹은 수저를 깨끗한 수저통에 넣는 등 계속 이상한 행동을 해온 사실, 이에 청구인은 목포에 사는 시어머니인 피청구인 2에게 피청구인 1의 위와 같은 행동을 알리자 피청구인 2는 태연히 시아버지인 피청구인 3과 상의하겠으니 다른 사람에게는 일체 알리지 말라고 한 후 광주에 와서 피청구인 1에게 동인이 결혼하기 전에 입원치료하였던 광주 서구 화정동 소재 (병원이름 생략)1신경외과에서 조제한 정신분열증치료약을 복용시킨 사실, 청구인은 이때서야 비로서 피청구인 1의 정신병을 의심하고 위 약을 가지고 전문의에게 문의한 결과 피청구인 1이 정신분열증환자인데 결혼이라는 환경변화와 그동안의 치료중단으로 재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사실, 그러던 중 피청구인 1은 같은 달 23. 그가 강사로 나다니는 학교로부터 무슨 연락을 받고는 갑자기 아파트 윗층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고 천정을 두드리면서 우왕좌왕하고 괴성을 지르는 등의 행동을 보인 사실, 이에 청구인은 같은 달 24. 피청구인들이 청구인을 속였다는 분한 마음과 피청구인 1의 위와 같은 행동으로 무섭고 불안한 나머지 동인과의 혼인을 포기하고 친가로 돌아온 사실, 한편 피청구인 1은 불란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인 1984.2.경부터 감정의 둔하, 우울감, 대인관계의 결여, 수면장애, 정신운동지연, 간헐적인 충동 조절장애 및 충동적 행동장애, 피해망상적 사고의 장애 등의 심한 제증상을 보이는 정신분열증으로 같은 해 2.4.부터 1985.10.23.까지 사이에 광주 서구 양림동 소재 (병원이름 생략)2신경외과에서, 1986.3.29.부터 결혼직적인 1987.4.16.까지 사이에 앞서의 (병원이름 생략)1신경외과에서 각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아왔으나 그동안 1986.3.29.부터 같은 해 7.26.까지 사이에 (병원이름 생략)1신경외과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후 일시 병세가 호전되었을 뿐 완치되었다고는 보기 어려워 계속 외래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실, 위 병세 일시 호전되었을 무렵 위 병원장인 청구외 3은 피청구인 1이 결혼을 하겠다고 하므로 병세의 악화를 우려한 나머지 이를 적극 만류하고 계속 외래치료를 받도록 종용한 사실이 있는 사실, 그러나 피청구인 1은 전문의인 청구외 3의 말을 무시한 채 결혼직전인 1987.4.16.까지만 치료를 받고 중단한 채 청구인과 결혼함으로써 앞서 본 바와 같이 재발하여 청구인이 친가로 돌아온 후인 같은 해 7.17.부터 8.29.까지 또다시 입원치료까지 받기에 이른 사실, 다른 한편, 피청구인 1의 부모인 피청구인 3과 피청구인 2는 위와 같이 피청구인 1이 정신병을 앓고 있으며 완치되지 아니한 상태에 있어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없다는 사시를 잘 알면서도 중매인인 청구외 1, 2에게 피청구인 1의 위와 같은 병력을 속이고 우리 아들같은 총각이 없을 것이라며 동인의 중매를 부탁하여 1987.1.15. 청구인과 맞선을 보게 한 후 청구인이 며느리감으로 마음에 드니 청구인과의 혼인을 꼭 성사시켜 주도록 적극 권

유하고, 청구인에 대하여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청구인 1의 병이 탄로되기까지 동인의 병력에 대하여 일체의 언급이 없이 오직 결혼식전인 같은 해 3.1. 인사차 들른 청구인에게 피청구인 1의 병재발을 우려하고 이를 청구인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어떤 경우라도 피청구인 1에게 술을 절대로 먹이지 말고 또한 결혼 일주일전까지는 친구들에게도 결혼하게 된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등의 당부말을 함으로써 청구인을 적극적으로 속인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2호증의 일부기재 및 증인 청구외 7, 8, 9, 10의 각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청구인 1의 사실혼관계는 위와 같은 피청구인 1의 정신병으로 인하여 이미 더 이상 유지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할 것인데, 피청구인 1은 그가 위와 같은 정신병환자로서 의사의 충고 등을 통하여 결혼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청구인과 결혼식까지 올리고 일시 사실혼관계를 맺음으로써, 피청구인 2, 3은 그들의 아들인 피청구인 1이 정신병환자로서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 완치될 때까지는 결혼을 시켜서는 아니되고, 또한 결혼을 시키더라도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이야기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양해을 얻어 그 양해하에 결혼을 시키든지 하였어야 했음에도 상대방인 청구인에게 이를 알리지 아니하고 속여 청구인으로 하여금 피청구인 1과 결혼식까지 올리고 동거하여 일시 사실혼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각 이 사건 사실혼관계의 파탄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고, 위 사실혼관계의 파탄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청구인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하여 청구인에게 청구인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돈으로나마 위자하여 줄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아가 위자료의 수액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심리에 나타난 청구인과 피청구인들의 연령, 학력, 가족관계, 재산상태 및 수입정도, 사실혼관계를 맺기까지의 경위 및 그 기간, 유책정도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피청구인들은 청구인에게 위자료로 18,000,000원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청구인들은 연대하여 청구인에게 18,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위인정범위내에서 이유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없어 기각하며, 심판비용은 사정에 따라 피청구인들의 부담으로 하고, 가집행의 선고를 붙여 주문과 같이 심판한다.

심판관 심명수(심판장) 송영천 박철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