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해산명령위반죄에 관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1조 의 규정 취지
[2] 적법한 신고 없이 집회를 개최하려던 사회단체 회원 등이 집회예정장소가 사전봉쇄되자 인근 교회마당에 모여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고 있다가 관할경찰서장의 해산명령을 받은 경우, 위 해산명령이 적법하지 아니하여 이에 불응한 행위는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해산명령위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6. 2. 21. 법률 제7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입법목적과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권리로 보장한 헌법정신에 비추어 볼 때, 같은 법 제21조 에 정한 해산명령위반죄의 취지는 적법한 집회신고 없는 집회 또는 시위를 즉시 또는 사후에 해산시키고 이에 불응하는 자를 처벌하여 공공의 안녕질서를 지키고자 함에 있는 것이지, 단지 계획된 집회 또는 시위가 위법하거나 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이에 대한 사람들의 참여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데 있다고 볼 수 없다.
[2] 적법한 집회신고 없이 주한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대 집회를 개최하려던 사회단체 회원 등이 집회예정장소가 사전봉쇄되자 중간집결장소로 이동하던 중 인근 교회마당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고 있다가 관할경찰서장의 해산명령을 받고도 이에 따르지 않은 경우, 이는 집회 참가를 위한 준비단계에 불과할 뿐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6. 2. 21. 법률 제7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 에서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집회 또는 시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해산명령은 적법하지 아니하고 그 불응행위는 해산명령위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6. 2. 21. 법률 제7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현행 동일), 제18조 제2항 (현행 제20조 제2항 참조), 제21조 제1호 (현행 제24조 제5호 참조) [2]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6. 2. 21. 법률 제78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현행 동일), 제18조 제2항 (현행 제20조 제2항 참조), 제21조 제1호 (현행 제24조 제5호 참조)
피 고 인
피고인 1외 4인
검사
정현주
변 호 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손난주외 1인
주문
피고인 5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피고인 1, 2, 3, 4는 각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 5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라 한다) 조합원인바,
국방부가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미합중국군대의 서울지역으로부터의 이전에 관한 협정” 등에 따라 추진 중인 미군기지 평택이전사업이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는 자신의 소신에 반하고 미군기지 편입 예정지 주민들의 생존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위 사업에 반대하여 오던 중, 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평택범대위’라 한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이라 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 한다), 전교조 등 각 사회단체와 연합하여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소재 마을회관 뒤 공터(일명 ‘평화공원’이라 불리운다)에서 “주한미군확장이전반대 제4차 범국민대회”(이하 ‘제4차 범국민대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여 미군기지이전을 저지하기로 결의하고, 위 각 단체 소속 회원들과 공모공동하여,
2006. 5. 14. 12:00경 평택시 팽성읍 소재 본정농협 앞길에서, 전세버스 17대를 타고 집결한 한총련, 민주노총, 평택범대위 회원들과 함께 주한미군 확장이전 반대 등의 각종 구호가 적힌 깃발 등을 소지하고 위 평화공원으로 가기 위하여 도보로 행진하면서 미신고 집회인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하던 중 관할 책임지역장으로 경비근무 중인 안산경찰서장의 3회에 걸친 해산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퇴거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증인 공소외 1, 공소외 2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 5, 공소외 3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1. 검거경위서(수사기록 제425면)
1. 수사보고(수사기록 제482면)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1.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 피고인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고, 교사의 신분인 점, 이 사건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하였음[벌금 500,000원, 환형유치 1일 50,000원, 미결구금일수 2일]
무죄 부분(피고인 1, 2, 3, 4)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민주노총 교선국장, 피고인 2는 전교조 경기지부 사무처장, 피고인 3은 전교조 경기지부장, 피고인 4는 전교조 조합원인바, 피고인들은 국방부가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미합중국군대의 서울지역으로부터의 이전에 관한 협정” 등에 따라 추진 중인 미군기지 평택이전사업이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는 자신들의 소신에 반하고 미군기지 편입 예정지 주민들의 생존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위 사업에 반대하여 오던 중, 평택범대위, 한총련, 민주노총, 전교조 등 각 사회단체와 연합하여 평화공원에서 제4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하여 미군기지이전을 저지하기로 결의하고, 위 각 단체 소속 회원 4,000여 명과 공모공동하여, 2006. 5. 14. 10:00경 평택시 팽성읍 본정2리 82-2 소재 신정감리교회에서, 전세버스 17대를 타고 집결한 한총련, 민주노총, 평택범대위 회원 약 4,000여 명과 함께 주한미군 확장이전 반대 등의 각종 구호가 적힌 깃발 등을 소지하고 위 평화공원으로 가기 위하여 도보로 행진하다가 위 신정감리교회에 들어와 미신고 집회인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하던 중 관할 책임지역장으로 경비근무 중인 안산경찰서장의 3회에 걸친 해산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즉시 퇴거하지 아니하였다.
2. 판 단
가. 처벌 규정과 그 취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 , 제18조 에 의하면, 적법한 집회신고 없이 집회 또는 시위를 하는 경우에 관할 경찰서장은 상당한 시간 이내에 자진해산할 것을 요청한 다음, 그 자진해산 요청에 응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3회 이상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위와 같은 해산명령을 받고도 퇴거하지 아니한 참가자들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21조 에 따라 형사처벌의 제재를 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위 법률의 입법목적과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권리로 보장한 헌법정신에 비추어 볼 때, 위 처벌규정의 취지는 적법한 집회신고 없는 집회 또는 시위를 즉시 또는 사후에 해산시키고 이에 불응하는 자를 처벌하여 공공의 안녕질서를 지키고자 함에 있는 것이지, 단지 계획된 집회 또는 시위가 위법하거나 신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은 집회 또는 시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사람들의 참여를 사전에 봉쇄하고자 함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조화로운 해석이라 할 것이다.
나. 해산명령의 적법성에 대한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다가 증인 공소외 4의 법정진술과 이 법원의 녹화CD 검증결과를 종합하면, 위 피고인들이 같은 날 11:00경 평화공원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평택에 왔던 사실, 위 평화공원에의 진입이 사전에 봉쇄되자 중간 집결 장소로서 그 곳으로부터 4㎞ 정도 떨어진 위 본정리 소재 본정농협 앞으로 진행하다가, 그곳의 대치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위 신정교회 마당에서 잠시 머물렀던 사실, 그 곳에서 머물던 사람들은 위 피고인들을 포함하여 15명 정도였는데, 연행되던 10:00경까지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였을 뿐이고, 구호를 외치거나 구호가 적힌 깃발 등 일반적으로 집회나 시위에 사용되는 물건을 소지하지도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본 위 피고인들이 신정교회 마당에 머무르게 된 경위, 소지하였던 물건과 그곳에서 하였던 행위, 연행된 시간, 당초 집회 예정지와의 거리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인들이 신정교회 마당에 일시적으로 집결하고 있는 상태는 집회 참가를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할 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집회 또는 시위(위 법에서 ‘시위’를 ‘다수인이 공동 목적을 가지고 도로·광장·공원 등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를 진행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위 법에서 말하는 ‘집회’를 ‘다수인이 공동목적을 가지고 일정한 장소에서 모임을 갖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고(경기지방경찰청장의 사실조회회신서에도, 위 피고인들이 위험지역에서 금지통고된 불법집회의 참석을 위하여 집결하였다는 이유로 해산명령을 내렸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위 피고인들이 그 곳에서 어떠한 적극적 행위를 하였다고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위와 같이 해산명령의 대상이 되는 집회가 존재하였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개회 예정이던 집회가 당국의 원천봉쇄에 따라 나중에 당초 계획과 달리 본정농협 앞 등 신정교회 부근에서 산발적으로 열렸다거나, 처음부터 집회 장소가 변경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결론이 달라진다고는 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가사 관할 경찰서장의 해산명령이 있었고, 위 피고인들이 이에 따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해산명령 자체가 적법한 것이 아니어서, 피고인들을 그 위반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