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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6도5147 판결
[증권거래법위반·상법위반·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불실기재공정증서원본행사·근로기준법위반·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여권불실기재미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무고·부정수표단속법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사기·조세범처벌법위반][공2006.12.1.(263),2040]
판시사항

[1]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제1호 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교부죄에 있어서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2] 주금의 가장납입 또는 위조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에 의한 증자등기를 마칠 의도하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행위를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제2호 의 유가증권신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기재를 한 경우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유상증자 등기의 신청시 발행주식 총수 및 자본의 총액이 증가한 사실이 허위임을 알면서 증자등기를 신청하여 상업등기부원본에 그 기재를 하게 한 경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의 성립 여부(적극)

[4] 당좌수표의 발행인이 허위의 사고신고를 하여 수표가 지급거절된 경우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 여부(소극)

[5] 배임행위의 상대방이 실행행위자에 대한 채권의 회수를 위하여 실행행위자의 적극적인 제의를 받아들인 데 불과할 뿐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배임행위의 상대방을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에 관한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소정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교부죄는 각 세금계산서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하므로, 세금계산서마다 그 공급가액이 공소장에 기재되어야 개개의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있고, 세금계산서의 총 매수와 그 공급가액의 합계액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2] 유상증자에 의한 유가증권을 발행함에 있어 사채업자의 자금을 유상증자를 위한 주금납입 계좌에 일시적으로 입금한 다음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를 발급받아 증자등기 경료 직후 이를 인출하여 사채업자에게 반환하는 방법으로 주금납입을 가장하거나, 실제로는 주금납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위조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를 제출하여 증자등기가 경료되게 한 경우에는, 비록 형식상으로는 유상증자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의도나 목적이 없어 납입한 주금이 전혀 자본금으로 편입되지 않으므로, 주금의 가장납입 또는 위조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에 의한 증자등기를 경료할 의도하에 마치 실질적인 자금조달에 의하여 유상증자를 할 것처럼 구 증권거래법(2003. 12. 31. 법률 제70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 의 유가증권신고서를 작성하여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는 행위는 같은 법 제207조의3 제2호 의 유가증권신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기재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

[3]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에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기재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유상증자 등기의 신청시 발행주식 총수 및 자본의 총액이 증가한 사실이 허위임을 알면서 증자등기를 신청하여 상업등기부원본에 그 기재를 하게 한 경우, 등기신청서류로 제출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가 위조된 것임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성립한다.

[4]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의 지급거절 사유는 제한적으로 열거된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수표가 발행인 또는 작성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사유로 인하여 지급거절되었다 하더라도 그 지급거절이 위 규정의 ‘예금부족·거래정지처분 또는 수표계약의 해제·해지’ 이외의 사유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수표의 발행인 또는 작성자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당좌수표가 그 발행인의 허위의 사고신고서 제출 및 지급정지 의뢰로 지급되지 않았다면, 그 당좌수표는 같은 법 제2조 제2항 의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지급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거래정지처분이나 수표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로 인하여’ 지급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으며, 당좌수표가 지급거절될 당시 그 수표의 당좌계정의 예금 잔고가 부족하여 발행인의 사고신고서 제출 및 지급정지 의뢰가 없었더라도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지급이 거절될 수밖에 없었다거나 제출된 사고신고서의 내용이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허위신고자 및 그 공모자가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 의 허위신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지언정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당좌수표가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의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지급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5] 배임행위의 상대방이 실행행위자에 대한 채권의 회수를 위하여 실행행위자의 적극적인 제의를 받아들인 데 불과할 뿐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배임행위의 상대방을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에 관한 공동정범으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찬외 1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2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검사의 상고에 대하여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4항 소정의 무거래 세금계산서 교부죄는 각 세금계산서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므로, 세금계산서마다 그 공급가액이 공소장에 기재되어야 개개의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있고, 세금계산서의 총 매수와 그 공급가액의 합계액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도2626 판결 , 2005. 11. 10. 선고 2005도608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조세범처벌법위반의 공소사실 중 세금계산서마다 그 공급가액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세금계산서의 총 매수와 그 공급가액의 합계액만이 기재된 부분에 대하여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 제1심판결 부분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피고인 1의 상고에 대하여

가. 주식회사 익산백화점 발행 수표의 부도에 관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에 대하여

(1) 유상증자에 의한 유가증권을 발행함에 있어 사채업자의 자금을 일시 유상증자를 위한 주금납입 계좌에 입금한 다음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를 발급받아 증자등기 경료 직후 이를 인출하여 사채업자에게 반환하는 방법으로 주금납입을 가장하거나, 실제로는 주금납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위조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를 제출하여 증자등기가 경료되게 한 경우에는, 비록 형식상으로는 유상증자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의도나 목적이 없어 납입한 주금이 전혀 자본금으로 편입되지 않으므로, 주금의 가장납입 또는 위조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에 의한 증자등기를 경료할 의도하에 마치 실질적인 자금조달에 의하여 유상증자를 할 것처럼 구 증권거래법(2003. 12. 31. 법률 제702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증권거래법’이라 한다) 제8조 소정의 유가증권신고서를 작성하여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는 행위는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제2호 소정의 유가증권신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기재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제2호 소정의 유가증권신고서 기재의 허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1 회사’라 한다)가 2003. 5. 13. 10:35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하여 2003. 5. 13. 주식회사 아임스모터스에 15억 원을 출자한다는 취지의 공시를 한 것은 허위의 공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에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기재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유상증자 등기의 신청시 발행주식 총수 및 자본의 총액이 증가한 사실이 허위임을 알면서 증자등기를 신청하여 상업등기부원본에 그 기재를 하게 한 이상, 등기신청서류로 제출된 주금납입금보관증명서가 위조된 것임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택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KG케미칼 주식회사 주식에 관한 시세조종 및 주식회사 동신 주식에 관한 시세조종으로 인한 증권거래법위반과 피해자 임동경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모두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주식회사 익산백화점(이하 ‘익산백화점’이라 한다) 발행 수표의 부도에 관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1은 피고인 2와 공모하여, 피고인 2가 2003. 6. 3.경부터 한빛은행 익산지점과 익산백화점 대표이사 피고인 2 명의로 당좌계정을 개설하고 수표거래를 하여 오던 중, 2003. 6. 7.경 익산시 소재 익산백화점 사무실에서, 피고인 2는 수표번호 마다 00552261호, 액면금과 발행일자는 백지로 된 위 은행의 당좌수표 1장을 피고인 1에게 건네주고, 피고인 1은 2003. 6. 중순경 서울 중구 명동 소재 부림사채사무실에서, 정판균에 대한 채무담보조로 백지 당좌수표를 발행하였다가 2003. 11. 23. 위 당좌수표의 액면금을 8억 2,950만 원, 발행일자를 2003. 11. 23.(2003. 12. 23.의 오기로 보인다)로 보충하여 주어 그 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에 이를 지급제시하였으나 예금부족의 사유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익산백화점이 발행인으로 되어 있는 이 사건 당좌수표는 익산백화점의 실제 운영자인 피고인 1이 액면금액을 기재하는 등 정판균에 대한 채무담보조로 발행·교부한 사실, 피고인 1은 위 당좌수표를 발행할 당시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제시일에 위 당좌수표가 지급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결과발생을 예견하였던 사실, 공소외 3이 2003. 12. 24. 한빛은행 익산지점에 위 당좌수표를 지급제시한 사실, 그 당시 익산백화점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2는 지급제시된 위 당좌수표를 결제할 자금이 부족하자, 위와 같이 피고인 1이 위 당좌수표를 발행한 정을 알면서도 2003. 12. 24. 전북익산경찰서에 지급제시인인 공소외 3이 위 당좌수표를 변조하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고, 같은 취지로 한빛은행 익산지점에 사고신고서를 제출하여 위 당좌수표의 지급정지를 의뢰함으로써 위 당좌수표의 지급이 거절된 사실, 그 후 위 고소내용이 허위임이 밝혀져 공소외 2가 2005. 10. 28.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무고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 등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1이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제시일에 지급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결과발생을 예견하고 위 당좌수표를 발행한 이상 위 당좌수표 발행 당시 이미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비록 공소외 2의 위와 같은 사고신고서 제출 및 지급정지 의뢰로 위 당좌수표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사고신고가 허위임이 확정된 이상 발행인인 피고인 1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2도4758 판결 등 참조).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은 수표를 발행하거나 작성한 자가 수표를 발행한 후에 예금부족·거래정지처분이나 수표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로 인하여 제시기일에 지급되지 아니하게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인바, 엄격해석을 요구하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위 규정 소정의 부도 사유는 제한적으로 열거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수표가 발행인 또는 작성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사유로 인하여 지급거절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지급의 거절이 위 규정 소정의 ‘예금부족·거래정지처분 또는 수표계약의 해제·해지’ 이외의 사유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수표의 발행인 또는 작성자에 대하여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된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좌수표가 익산백화점 대표이사 공소외 2의 사고신고서 제출 및 지급정지 의뢰로 지급되지 아니한 것이라면, 이 사건 당좌수표는 위 조항 소정의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지급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위 조항 소정의 ‘거래정지처분이나 수표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로 인하여’ 지급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지도 아니하며, 이 사건 당좌수표가 지급거절될 당시 익산백화점의 한빛은행 당좌계정의 예금 잔고가 부족하여 공소외 2의 사고신고서 제출 및 지급정지 의뢰가 없었더라면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지급이 거절될 수밖에 없었다거나 제출된 사고신고서의 내용이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허위신고자 및 그 공모자가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 소정의 허위신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당좌수표가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소정의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지급되지 아니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다. 파기의 범위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익산백화점 발행 당좌수표의 부도에 관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이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피고인 1의 상고는 이유 없으나, 원심은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다음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보아 피고인 1에게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3. 피고인 2의 상고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 2는 공소외 1 회사의 제1차 유상증자의 주금액 61억 89,997,000원 중 59억 99,999,500원이 가장납입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피고인 1 및 공소외 4 등과 공모하여 이 사건 유가증권신고서의 허위 기재, 가장 납입에 의한 상법위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및 동행사의 범행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 2에 대하여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피고인 3의 상고에 대하여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3은 피고인 1, 2, 원심 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피고인 3이 피고인 1에 대한 개인적인 채권을 변제받기 위하여 공소외 1 회사가 소유하고 있던 중국 소재 공소외 5 유한공사(이하 ‘ 공소외 5 공사’라 한다) 지분 등을 자신에게 양도하라고 종용하고, 피고인 1, 2와 원심 공동피고인은 이에 동의하여 피고인 1의 개인적인 채무변제에 위 지분 등을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2003. 4. 23.경 피고인 1, 2와 원심 공동피고인은 공소외 1 회사를 경영하던 사람으로서 회사 재산을 유지, 관리하여야 하고 회사가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개인적인 채무변제를 위하여 타인에게 양도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를 위배하여, 공소외 1 회사 소유의 공소외 5 공사에 대한 지분(52.8%) 등 공소외 5 공사에 대한 공소외 1 회사의 13억 1천만 원 상당의 지분과 채권을 피고인 1의 피고인 3에 대한 개인적인 채무변제를 위하여 임의로 피고인 3에게 양도함으로써, 공소외 1 회사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고, 피고인 3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 3은 피고인 1 개인에게 상당 규모의 자금을 대여한 점, ② 피고인 3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 회사를 인수하기 전부터 위 채권의 변제를 독촉하였고, 이에 피고인 1은 피고인 3에게 공소외 1 회사를 인수할 예정인데 공소외 1 회사 중국현지 투자법인인 공소외 5 공사를 인수하거나 아니면 공소외 5 공사의 지사장으로 근무할 것을 제의한 점, ③ 피고인 3은 2003. 3. 초순경 공소외 6, 7(한원그룹 직원), 김정섭 등과 함께 중국에 가서 3일 정도 머물면서 공소외 5 공사에 관하여 나름대로 살펴본 점, ④ 이후 피고인 3은 피고인 1에게 위 채권의 변제조로 이 사건 지분 등을 양도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피고인 3의 피고인 1에 대한 채권 13억 1천만 원과 상계하는 조건으로 피고인 1로부터 이 사건 지분 등을 양수받게 된 점, ⑤ 상피고인 2는 검찰에서, “ 1에게 중국 공소외 5 공사 투자지분을 넘겨주기로 하고 왜 넘겨주지 않느냐, 빨리 넘겨달라, 너는 사기꾼이다, 경찰에 고소하겠다라며 심하게 다그치자 피고인 1이 ‘알았어’라며 달랬다, 그러자 피고인 3은 미리 써온 서류를 내놓으며 거기에 싸인을 하라고 하자 피고인 1과 원심 공동피고인이 서명을 했고, 피고인 1과 원심 공동피고인이 자신에게도 서명하라고 하여 그 서류에 서명을 해 주었다.”고 진술한 점, ⑥ 피고인 3은 검찰에서, ‘ 피고인 1에게 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그동안 피고인 1이 자신에게 써 준 각서를 이용하여 사기죄로 고소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며 채무를 독촉한 적은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적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에 대하여 거액의 채권을 가지고 있던 피고인 3이 위 채권을 변제받기 위하여 피고인 1에게 이 사건 지분 등을 자신에게 양도하라고 종용하고, 피고인 1이 이에 동의하여 이 사건 지분 등을 피고인 3에게 양도한 것이므로, 피고인 1 등의 양도행위에 적극 가담한 피고인 3에 대해서도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거래상대방의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유형의 배임죄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으로서는 기본적으로 배임행위의 실행행위자와는 별개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반대편에서 독자적으로 거래에 임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래상대방을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실행행위자의 행위가 피해자 본인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그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이익을 취득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을 필요로 한다( 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도4287 판결 , 2005. 10. 28. 선고 2005도491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3은 1992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피고인 1에게 돈을 빌려 주는 등으로 받아야 할 돈이 2003년경 약 20억 원에 이르렀던 사실, 피고인 1이 그 무렵 피고인 3에게 연락하여 공소외 1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니 추가로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으나 피고인 3이 이를 거절하였던 사실, 이에 피고인 1은 공소외 1 회사의 중국 현지법인인 공소외 5 공사에 대한 지분을 인수할 것을 제의하였으며, 피고인 3은 공소외 1 회사의 당시 사주로서 피고인 1과 공소외 1 회사의 인수문제를 협상중이던 한원그룹의 감사실장 김정섭 등을 동행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공소외 5 공사를 시찰한 사실, 피고인 3은 귀국 후 피고인 1에게 기존의 채권에 갈음하여 공소외 5 공사의 인수를 요청한 사실, 피고인 3과 피고인 1은 공소외 1 회사의 공소외 5 공사에 대한 지분의 평가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으나 협의 끝에 이를 15억 원으로 평가하여 미수금 등을 제외한 13억 1천만 원에 피고인 3이 공소외 5 공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2003. 4. 2. 인수합의각서를 작성하였으며, 피고인 3은 2003. 4. 3. 피고인 1에게 2억 3,700만 원을 송금하는 등 그 무렵 공소외 1 회사의 인수자금으로 4억 9천만 원을 지원한 사실, 위와 같이 인수합의각서를 작성한 후 피고인 1이 정식 계약서의 작성을 지체하자 피고인 3은 ‘ 공소외 5 공사 투자지분을 넘겨주기로 하고 왜 넘겨주지 않느냐’며 정식 계약서의 작성을 재촉한 사실, 피고인 1은 피고인 3이 작성하여 온 계약서의 일부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여 원심 공동피고인이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다음 서명·날인한 사실, 공소외 5 공사는 장부상으로 2002년 9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되어 있으나, 피고인 3이 공소외 5 공사의 지분을 인수한 후 계속 적자 상태에 있으며, 이 사건 지분 등의 가액은 2005. 12. 31. 기준으로 2억 8,850만 원으로 평가된 적이 있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3은 피고인 1에 대한 채권의 회수를 위하여 피고인 1의 적극적인 제의를 받아들여 공소외 1 회사의 공소외 5 공사에 대한 지분 등을 인수한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인 3이 피고인 1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3을 피고인 1의 배임행위에 관한 공동정범으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배임죄의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5.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인 2의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주심) 양승태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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