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4누3459 과징금납부명령취소
원고
주식회사 A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변론종결
2015. 3. 26.
판결선고
2016. 1. 14.
주문
1. 이 사건 소 중 2014. 2. 25.자 별지1 목록 기재 처분 중 과징금납부명령에 관한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4. 2. 25. 원고에게 의결 제2014-030호로 한 별지1 목록 기재 처분과 의결 제2014-032호로 한 별지2 목록 기재 처분 중 각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처분의 경위.
가. 원고 등의 지위
원고, 주식회사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주식회사, 현대산업개발 주식회사, 주식회사 태영건설,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주식회사 대우건설, 두산건설 주식회사, 에스케이건설 주식회사, 현대건설 주식회사, 코오롱글로벌 주식회사, 삼성물산 주식회사, 대림산업 주식회사, 롯데건설 주식회사, 신동아건설 주식회사, 금호산업 주식회사, 주식회사 서희건설, 대보건설 주식회사, 고려개발 주식회사, 진흥기업 주식회사, 주식회사 흥화(이하 '원고 등'이라 하고, 각 상호에서 '주식회사'를 생략한다)는 건설업을 영위하는 자들로서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1. 11. 2. 법률 제111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사업자'에 해당한다.
나.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입찰담합
1)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는 201공구에서 216공구까지 16개 공구로 분할되어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1)으로, 입찰이 실시되었다. 실시실계적격자 결정은 설계적격자(설계점수 80점 이상) 중 설계점수와 가격점수에 일정한 가중치를 부여하여 평가한 후 총점이 가장 높은 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식인 '가중치 기준방식'으로 수행되었는데, 공구에 따라 각각 설계점수(50~70점)와 가격점수(30점~50점)를 합하여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가되었다.
2) 원고와 고려 개발은 2009. 1. 중순경 이 사건 공사 중 210공구에 관한 입찰(이하 '이 사건 210공구 입찰'이라 한다)에 원고가 낙찰예정자, 고려개발이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공동행위'라 한다). 이에 따라 고려개발은 2009. 4. 17. 원고에 앞서 이 사건 210공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예정가격의 98.60%로 투찰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고려개발이 투찰한 것을 확인한 후 예정가격의 98.88%로 투찰하였다. 이로써 원고는 2009. 5. 15. 설계심의를 거쳐 낙찰자로 결정되었고, 2009. 6. 10. 210공구에 관한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3) 원고와 코오롱글로벌은 2009. 1. 중순경 이 사건 공사 중 212공구에 관한 입찰(이하 '이 사건 212공구 입찰'이라 하고, 이 사건 210공구 입찰과 합쳐서 '이 사건 각 입찰'이라 한다)에 코오롱글로벌이 낙찰예정자, 원고가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공동행위'라 하고, 이 사건 제1공동행위와 합쳐서 '이 사건 각 공동행위'라 한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09. 4. 17. 코오롱글로벌에 앞서 이 사건 212공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예정가격의 98.50%로 투찰하였고, 코오롱글로벌은 같은 날 원고가 투찰한 것을 확인한 후 예정가격의 98.99%로 투찰하였다. 이로써 코오롱글로벌은 2009. 5. 28. 설계심의를 거쳐 낙찰자로 결정되었고, 2009. 6. 18. 212공구에 관한 공사계약을 체결하였다.
4) 이 사건 각 입찰의 낙찰자, 탈락자 및 컨소시엄 구성 지분율, 설계용역 계약금액 등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다. 피고의 처분
1) 피고는, 이 사건 각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선정함과 동시에 이들이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사업자가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가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4. 2. 25. 원고에 대하여 의결 제2014-030호로 별지1 목록 기재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이하 과징금납부명령만을 '이 사건 제1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공정거래법 제22조 및 제55조의 3,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0. 5. 14. 대통령령 제2216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61조 제1항 및 [별표 2],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09. 8. 20.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0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과징금 고시'라 한다)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과징금 산정 과정은 다음과 같다.
가) 기본과징금
(1) 관련매출액은 원고와 코오롱글로벌이 210공구 및 212공구 공사와 관련하여 체결한 계약금액으로 보되, 원고가 이 사건 212공구 입찰에 형식적으로 참여하여 낙찰을 받지 않았으므로, 과징금 고시 IV. 1. 다. (1) (마)의 2) 규정에 따라 기본과징금의 2분의 1을 감액한다.
(2)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위반행위의 내용 및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위반행위의 중대성의 정도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므로 과징금 고시 IV.1.다. (1)의 (가) 규정에 따라 7~1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하되,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입찰담합으로서 공동행위의 성격상 경성카르텔인 점,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대상인 지하철공사는 공공발주공사이자 총 계약금액이 1조 3천여 억 원에 이르는 대형공사로서 부당이득의 우려가 크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 등을 고려하여 부과기준율 10%를 적용한다.
(단위: 원)
나) 의무적 조정과징금 및 임의적 조정과징금의 산정
원고에 대하여 의무적 조정사유나 임의적 조정사유가 없으므로 기본과징금을 의무적 조정과징금 및 임의적 조정과징금으로 유지한다.
다) 부과과징금의 결정
원고가 공동수급체로 이 사건 210공구 입찰에 참여하여 낙찰을 받았으므로 210공구에 관한 임의적 조정과징금의 10%를 감경하고, 최근 경기 악화로 건설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여 210공구 및 212공구에 관한 임의적 조정과징금의 10%를 추가로 감경한 다음, 백만 원 미만을 버린 92억 8,800만 원을 부과과징금으로 한다.
(단위: 원, 백만 원 미만 버림)
2)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제1공동행위에 관한 1순위 조사협조자라는 이유로, 2014. 2. 25. 이 사건 제1공동행위로 인한 과징금 54억 8,600만 원을 면제하여 이 사건 제1처분에 따른 과징금 92억 8,800만 원을 38억 1백만 원으로 변경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제2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제1처분과 합쳐서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제1처분에 대한 소의 적법 여부
가) 직권으로 살피건대, 피고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행한 사업자로서 공정거래법 제22조의2에서 정한 자진신고자나 조사협조자에 대하여 과징금 부과처분(이하 '선행처분'이라 한다)을 한 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3항에 따라 다시 그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사건을 분리하여 자진신고 등을 이유로 한 과징금 감면처분(이하 '후행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면, 후행처분은 자진신고 감면까지 포함하여 그 처분 상대방이 실제로 납부하여야 할 최종적인 과징금액을 결정하는 종국적 처분이고, 선행처분은 이러한 종국적 처분을 예정하고 있는 일종의 잠정적 처분으로서 후행처분이 있을 경우 선행처분은 후행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에 선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이미 효력을 잃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피고가 2014. 2. 25. 원고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를 이유로 공정거래법에 따라 이 사건 제1처분을 하였다가, 같은 날 원고가 이 사건 제1공동행위에 관한 1순위 조사협조자라는 이유로 이 사건 제1공동행위로 인한 과징금 54억 8,600만 원을 면제함에 따라 당초 과징금 92억 8,800만 원을 38억 1백만 원으로 변경하는 이 사건 제2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제2처분이 자진신고에 의한 감면까지 포함하여 처분 상대방인 원고가 실제로 납부하여야 할 최종과징금을 결정하는 종국적 처분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고, 이 사건 제1처분은 종국적 처분을 예정하고 있는 중간적 처분에 불과하여 이 사건 제2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제1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미 효력을 잃은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3. 이 사건 제2처분의 적법 여부
가. 합의의 존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른 건설사들과 사이에 정상적인 영업활동의 범위 내에서 이 사건 각 입찰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였을 뿐 이 사건 공사의 특정 공구를 특정 건설사에게 배분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공구배분 합의'라 한다)를 한 바 없다. 따라서 원고가 공구배분 합의를 하였다는 전제로 한 이 사건 제2처분은 위법하다.
2)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2009. 1. 중순경 고려개발과 사이에 이 사건 210공구 입찰에 원고가 낙찰자, 고려개발이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합의하고, 코오롱글로벌과 사이에 이 사건 212공구 입찰에 코오롱글로벌이 낙찰예정자, 원고가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이 사건 각 공동행위를 한 사실, 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선정함과 동시에 이들이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사업자가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가하는 내용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를 하였다는 것을 처분사유로 삼아 이 사건 제1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다른 건설사들과 사이에 공구분배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를 처분사유로 하여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등을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경쟁제한성의 존부
1) 원고의 주장
① 원고는 이 사건 각 입찰이 유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가담한 것에 불과한 점, ② 이 사건 각 입찰이 실시된 2009년 상반기에는 이 사건 공사 이외에 다수의 공사들이 동시에 발주되었으며 이 사건 공사의 각 공구에 관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건설사는 약 24개사 정도에 불과하였던 점, ③ 이 사건 공동행위는 이 사건 공사가 조기에 완공되도록 하는 데 기여한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2) 판단
가)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이 정하고 있는 '경쟁제한성'을 가지는지 여부는 당해 상품의 특성, 소비자의 제품선택 기준, 당해 행위가 시장 및 사업자들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당해 공동행위로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경쟁이 감소하여 가격·수량·품질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두21058 판결 참조). 한편 경쟁제한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부당하고, 그 공동행위가 법령에 근거한 정부기관의 행정지도에 따라 적합하게 이루어진 경우라든지 또는 경제전반의 효율성 증대로 인하여 친경쟁적 효과가 매우 큰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부당하다고 할 수 없지만(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두26117 판결 참조), 공정거래법 제19조 제2항에 부당한 공동행위의 사전 인가제가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사전 인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예외적으로 부당성이 부정되는 사유는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나) 살피건대, 앞에서 채용한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경쟁제한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와 고려개발, 코오롱글로벌 사이의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낙찰예정자, 투찰가 등을 사전에 공동으로 결정하는 행위로서 전형적인 입찰담합에 해당하고, 이러한 입찰담합은 경성공동행위 중에서도 가장 위법성이 강하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고려개발과 원고가 각각 이 사건 210공구 입찰 및 이 사건 212공구 입찰에 사전에 합의된 투찰가로 응찰하는 등 형식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이 사건 각 입찰에서의 가격경쟁이나 설계경쟁이 소멸되었고 결과적으로 경쟁입찰의 목적과 취지가 무력화되었다.
(2)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던 자격을 갖춘 건설사가 원고 주장과 같이 24개사로 한정되어 현실적으로 이 사건 각 입찰의 경쟁이 어느 정도 제한될 소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
(3) 이 사건 각 공동행위에 따른 낙찰예정자 등의 결정은 원고, 고려개발 및 코오롱글로벌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 사건 각 공동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입찰의 유찰이 방지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가사 이 사건 각 입찰의 유찰이 방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건 공사의 성공적 수행에 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결과적으로 이 사건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경쟁제한성이 인정되는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정당화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동행위로 인한 효율성 증대효과가 있다거나 그 효과가 경쟁제한성을 상쇄할 정도로 크다고 할 수 없다.
다. 과징금납부명령의 위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가) 부과기준율 결정의 위법
① 원고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공구배분 합의를 하지 않은 점, ② 원고는 유찰을 방지하고자 이 사건 제2공동행위에 참여한 점, ③ 이 사건 공사의 각 공구에 관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건설사가 처음부터 적었던 점, ④ 발주처가 건설사들에게 지역 업체가 공동수급체에서 차지하는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강제하여 경쟁이 제한된 점, ⑤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살행을 상호 점검하거나 이탈시 제재하는 수단이 없었던 점, ⑥ 건설경기의 악화 및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에 관한 원고의 기여나 다른 유사한 심결례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되지 않고, 가사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7%의 부과기준율이 적용되어야 한다.
나) 임의적 조정과징금 산정 위법
법규적 효력을 갖는 과징금 고시 Ⅳ.3.(다)의 (3)규정은 임의적 조정과정금의 산정에 있어서 '조사에 적극 협력한 경우' 의무적 조정과징금의 100분의 20 이내에서 감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3. 6. 18. 피고에게 이 사건 제2공동행위가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증거인 B 상무 및 C 대리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는바, 자기구속의 법리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원고의 조사협조를 이유로 과징금을 추가로 감경하여야 한다.
다) 부과과징금 결정 위법
① 원고는 유찰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제2공동행위에 참여한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제2공동행위로 인하여 얻은 부당이득이 없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각 입찰의 낙찰자에 대하여는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였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10% 감경하면서도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이 사건 212공구 입찰에 참여하였으나 낙찰을 받지 못한 원고에 대하여는 같은 사유로 과징금을 감경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과징금을 추가로 감경하지 않은 것은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
2) 판단
가) 부과기준율 결정의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것인지 여부와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에 공정거래법령이 정하고 있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과징금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얼마로 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재량을 가지고 있는데, 부당한 공동행위로 인한 위반행위의 중대성의 정도는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쟁질서의 저해정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그 파급효과, 관련 소비자 및 사업자의 피해 정도, 부당이득의 취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4두2324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앞에서 채용한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각 공동행위는 공공발주공사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가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사전에 낙찰예정자 및 투찰가 등을 정하고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서 경쟁제한적 효과가 명백하고 이로써 입찰의 취지 자체가 몰각된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공구배분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공동행위를 위와 달리 평가할 수 없고, 그 위법성의 정도가 공구배분 합의보다 더 낮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던 자격을 갖춘 건설사가 제한되어 현실적으로 경쟁이 어느 정도 제한될 소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공동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많 그 파급효과가 적다고 할 수 없는 점, ④ 을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발주처가 건설사들에게 지역 업체를 공동수급체에 포함하도록 권장하는 것을 넘어 강제하였다고 인정하가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⑤ 코오롱글로벌은 자신이 낙찰예정자로 결정된 이 사건 212공구 입찰에 참여하면서 원고의 투찰율을 확인한 후 예정가격의 98.99%로 투찰하였는바, 이 사건 제2공동행위의 낙찰예정자로 결정된 코오롱글로벌은 들러리 입찰자인 원고가 합의된 내로 투찰하였는지 확인하는 등 그 합의의 이행을 감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중대성 판단에 관하여 이 사건 각 처분과 모순 또는 배치되는 행정관행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각 공동행위의 중대성의 정도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보고 1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한 것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임의적 조정과징금 산정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을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3. 6. 18. 피고에게 이 사건 제2공동행위에 관한 내용이 기재된 B 상무 및 C 대리의 진술서를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앞서 채용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과징금 고시나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2009. 5. 19.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0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감면고시'라 한다)는 피고가 공정거래법 및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 그 재량권 행사의 세부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피고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이므로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법규명령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원고의 임원이나 직원들은 이 사건 제2공동행위에 관한 피고의 조사가 시작된 2009. 11. 5.부터 2013. 3.경까지 수차례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제2공동행위를 인정하거나 그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다가, 피고가 이 사건 제2공동행위에 관한 조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원고에게 통지한 심사보고서를 송부 받은 후에 비로소 위 B 상무 및 C 대리의 진술서를 제출하여, 원고가 행위사실을 인정하면서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 피고의 조사에 적극 협력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에서 인정한 사실만 가지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조사협력 등을 이유로 임의적 조정과징금을 감경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것이 평등의 원칙이나 행정의 자기구속의 법리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부과과징금 결정 위법 주장에 대한 판단
앞에서 채용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제2공동행위에 따른 낙찰예정자 등의 결정은 입찰 참여자간 경쟁을 회피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오로지 원고와 코오롱글로벌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며 이 사건 제2공동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212공구 입찰의 유찰이 방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건 공사의 성공적 수행에 기여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제2공동행위로 얻은 부당이익이 극히 미미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과징금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억제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적 성격도 가지고 있는 점(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7두2593 판결 참조), ③ 피고가 비록 부과과징금 결정단계에서 낙찰자에 대하여는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였다는 이유로 10%를 감경한 반면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입찰에 참가하였던 원고에 대하여는 이를 이유로 감경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212공구 입찰의 들러리 업체인 원고에 대하어 기본과징금 산정단계에서 낙찰자의 부과기준율의 50%를 이미 적용하였으므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원고를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2처분이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제1치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황병하
판사 유헌종
판사 김관용
주석
1)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은 일괄시공자가 설계와 시공을 모두 담당하는 방식으로 턴키(Turn-Key)계약 방식이라고도 하고, 발주자가 하나의 시공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며, 시공업자가 건설공사에 대한 재원조달, 토지구매, 설계와 시공·운전 등의 모든 서비스를 발주자에게 제공하는 형태로 수행된다[다만 206 공구는 '대안입찰(발주기관이 제시하는 원안이 반영된 설계로서 원안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하는 것)공사방식'으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