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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7. 10. 20. 선고 2017나9376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피항소인겸항소인,부대항소인

전국금속노동조합(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 담당변호사 조현주 외 1인)

피고,항소인겸부대피항소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외 1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월드 담당변호사 백춘기)

피고,항소인겸피항소인,부대피항소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주식회사 외 1인(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유영석)

2017. 9. 13.

주문

1. 당심에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3,000만 원과 그중 ① 1,000만 원에 대하여 2013. 9. 27.부터 2017. 2. 16.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② 2,000만 원에 대하여 피고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주식회사는 2013. 9. 27.부터, 피고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피고 2, 피고 4는 2017. 7. 8.부터 각 2017. 10. 20.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원고의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3,700만 원과 그중 ① 1,000만 원에 대하여 2013. 9.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② 2,700만 원에 대하여 피고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주식회사는 2013. 9. 27.부터, 피고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피고 2, 피고 4는 이 사건 2017. 7. 7.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원고는 제1심판결의 피고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주식회사, 피고 4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하였고, 당심에서 이들에 대한 청구취지를 확장하면서 피고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피고 2에 대해서도 확장된 돈을 청구한다. 피고들에게 불리한 범위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청구취지 변경을 부대항소로 주2) 본다).

[피고들의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제1심에서 원고는 ① 피고들을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부당노동행위), ② 피고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주식회사(이하 ‘피고 발레오시스템스’라 한다)를 상대로 조합비청구, ③ 피고 발레오시스템스, 피고 4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조합비 일괄공제거부)를 하였다.

제1심법원은 ①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였고(일부 지연손해금만 인정하지 않았다), ② 청구와 ③ 청구를 각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제1심판결의 피고 발레오시스템스, 피고 4 부분 중 일부(② 청구와 ③ 청구)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피고들은 패소 부분 전부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당심에서 원고는 ② 청구와 ③ 청구를 취하하고 ① 청구의 청구취지를 확장하면서 피고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하 ‘피고 창조컨설팅’이라 한다), 피고 2에 대해서도 확장된 돈을 청구하였다(앞서 본 것처럼 이를 부대항소의 취지로 이해한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원고의 이 사건 2017. 7. 7.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에 따라 ① 청구에 대하여 판단한다.

2.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6쪽 8번째 줄 다음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9) 소외 1을 비롯한 발레오만도지회 집행부 등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에 관한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패소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11. 30. 선고 2016나4909 판결 )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한 상고기각판결( 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다56694 판결 )에 따라, 제2심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 ‘인정 증거’란에 “을다 제80호증”을 추가한다.

3.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사용자 측인 피고들은 발레오만도지회의 원고 탈퇴 및 기업별 노동조합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을 공모하였다. 이를 위하여 피고들은 장기간의 공격적 직장폐쇄 등 일련의 부당노동행위를 하면서 직장폐쇄 기간에 먼저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으로 하여금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를 하게 하는 등 발레오만도지회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ㆍ개입하였다. 이와 같은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주3) 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무형의 손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또는 위자료로 3,7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주4) 피고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들이 공모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에 개입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한 적이 없다.

2) 설사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더라도 관련 판결에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는 자주성ㆍ민주성을 결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위 결의는 유효하다’라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피고들의 행위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 또는 원고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고,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도 보기 어렵다.

3) 발레오만도지회는 원고와는 구별되는 독립된 단체이다. 따라서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상급단체인 원고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다.

4.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인정)

가. 피고들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부당노동행위인 점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제4의 가항과 나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19쪽 3번째 줄에 “갑 제120, 121호증”을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제19쪽 15번째 줄과 17번째 줄의 “참가인”을 “피고 발레오시스템스”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제26쪽 8번째 줄부터 17번째 줄까지를 아래와 같이 고친다.

『(11) 관련 사건의 경과

(가) 피고 4는 2017. 6. 16. “피고 4가 피고 창조컨설팅과 자문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 2, 피고 창조컨설팅 전무 소외 2의 자문에 따라 발레오만도지회의 대항세력인 조조모가 결성되도록 유도하고, 조조모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를 하도록 지원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조직ㆍ운영에 지배ㆍ개입하였다.”라는 범죄사실(죄명: 노동조합법 위반, 적용법조: 노동조합법 제90조 , 제81조 제4호 )로 징역 8월을 선고받았고, 피고 발레오시스템스는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7. 6. 16. 선고 2015고단306, 848 판결 ). 위 사건은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대구지방법원 2017노2670 ).

(나) 소외 1 등 발레오만도지회 집행부와 조합원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를 청구한 사건에서, 제2심법원은 “① 피고 발레오시스템스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과정에서 발레오만도지회 집행부와 조합원에 대해서 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것이다. ② 피고 발레오시스템스는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과정에서 발레오만도지회의 운영에 지배ㆍ개입하였고, 이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7. 2. 3. 선고 2016누379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7. 2. 3. 선고 2016누386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7. 2. 3. 선고 2016누393 판결 ). 이에 대한 상고기각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두206 판결 ,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두213 판결 ,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두220 판결 )에 따라, 제2심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고용노동부장관은 2014. 6. 11. 피고 2와 소외 2에 대하여 “피고 2 등이 피고 발레오시스템스에 ‘발레오만도지회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전환되도록 자문하는’ 등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에 위반되는 내용으로 자문하였다.”라는 사유 등으로 공인노무사 등록취소처분을 주5) 하였다. 이에 대하여 소외 2는 등록취소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제1심법원은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라며 원고(소외 2) 패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서울행정법원 2015. 3. 26. 선고 2014구합16286 판결 ),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피고 2도 위와 같은 취소소송( 서울행정법원 2014구합21790 )을 제기하였으나, 소취하하였다].

(라) 피고 창조컨설팅, 피고 2와 소외 2는 “피고 발레오시스템스에 자문하면서 ‘피고 4 등이 기업별 노동조합 설립을 지원한다’는 정을 알면서도 이를 돕기 위하여 관련 절차를 알려주거나 조합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ㆍ검토해줌으로써 피고 4 등의 부당노동행위 범행을 방조하였다.”라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고단2030 ).』

나. 원고의 손해 발생과 상당인과관계

1) 원고의 손해 발생

산업별 노동조합인 원고의 경우, 구성원이자 하부조직이었던 발레오만도지회의 탈퇴로 조합원 수가 줄고 조합비 수입이 감소되는 손해를 입었다. 또한, 다양한 사업장에 종사하는 다양한 조합원을 구성원 또는 조직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특성상, 하부조직의 탈퇴로 인하여 원고로서는 노동조합 내 결속력의 저하, 원고에 대한 대외적ㆍ대내적 평가의 저하와 같은 무형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점에서, 원고는 발레오만도지회와 별도로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야 한다.

2) 상당인과관계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원고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무효로 볼 정도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에 노동조합의 자주성ㆍ민주성을 갖추지 못한 중대한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에 이르기까지 피고들이 보인 태도, ② 피고 창조컨설팅에서 작성한 각종 문건의 내용, ③ 발레오만도지회나 새로 설립된 발레오전장 노동조합에서 작성된 서류 중 일부는 피고 창조컨설팅에서 제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의 계기가 되었다’거나 ‘이로 인해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이 쉽게 이루어졌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위법한 행위로 평가되는 것’은 위와 같은 일련의 부당노동행위이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가 아닌 점에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가 무효인 경우에 한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원고의 손해와 피고들의 불법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 불법행위와는 제도의 취지가 다르지만,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7. 5. 7. 선고 96누2057 판결 참조).

설사 앞서 본 것과 달리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더라도,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3권을 침해하거나 제한하기 위하여 계속해서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노동조합의 단결력 저하나 순수성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노동조합의 대외적ㆍ대내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조합원이나 지회 등을 구성원으로 하는 원고로서는 경우에 따라 외부의 개입이나 간섭으로 쉽게 단결력이 저하되거나 조합원의 동요가 있을 수 있는 점, 피고들의 지속적인 부당노동행위의 내용과 태양 등에 비추어 볼 때 더욱 그렇다.

3) 정리

우리 헌법노동조합법은 ‘근로자가 외부, 특히 사용자의 지배ㆍ개입 없이 자주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율적으로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강력히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① 피고들의 지속적인 불법행위는 ‘조합원이 노동조합의 일상적 운영이나 중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여 자신의 의사를 실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의도를 살필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② 피고들의 지속적인 부당노동행위는 종국적으로 조합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한 노동조합의 성격을 변경할지를 결정하도록 하는 단계까지’ 이끌었다.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에 무효사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피고들 행위의 불법성과 이미 발생한 원고의 손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종 의사결정에 법률적 흠이 없다고 하여, 의사결정 이전 과정에서 저질러진 불법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를 무효로 보지 않으면서 피고들에 대해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피고 창조컨설팅, 피고 2는 ‘상급단체인 원고에게는 원고적격이 없다’라고 주장한다. 이행의 소에서 당사자적격은 원고의 청구 자체로써 판가름나고 판단은 청구의 당부 판단에 흡수되므로, 급부를 주장하는 자가 정당한 원고가 된다( 대법원 1995. 11. 28. 선고 95다1845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위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5. 손해배상금 또는 위자료의 범위

앞서 인정한 사실에 나타난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배상금 또는 위자료는 3,0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가. 노동3권의 큰 헌법적 의미는 근로자단체라는 사회적 반대세력의 창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사관계에서 사회적 균형을 이루게 하고 이를 통하여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 간의 실질적인 자치를 보장하려는 데 있다. 근로자는 노동조합과 같은 근로자단체의 결성을 통하여 집단으로 사용자에 대항함으로써 사용자와 대등한 세력을 이루어 근로조건 형성에 영향을 미칠 기회를 가지게 된다( 헌법재판소 1998. 2. 27. 선고 94헌바13 결정 등 참조). 헌법 제33조 제1항 은 근로자 개인의 단결권만이 아니라 단체 자체의 단결권도 보장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1999. 11. 25. 선고 95헌마154 결정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같이 ① 사용자 측인 피고들이 처음부터 근로자에 의해 자주적ㆍ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을 공모하였던 점, ② 그 과정에서 피고 발레오시스템스, 피고 4가 노무 관련 전문회사(피고 창조컨설팅)에서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에 관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등 주도면밀하게 이를 실행하였고 그 대가로 거액을 지급하였던 점, ③ 피고 발레오시스템스가 발레오만도지회에 적대적인 조조모의 결성을 유도하거나 조조모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들에게 조직형태 변경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였던 점, ④ 피고들의 행위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점에서, 피고들의 행위는 ‘사회적 균형’ 또는 ‘실질적으로 대등한 교섭주체의 지위 확보’를 위해 인정된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집단적 노사관계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나. 특히 피고 발레오시스템스, 피고 4가 피고 창조컨설팅에서 받은 ‘임시총회소집 및 임시총회 소집권자 지명요청’, ‘조직형태 변경 및 노조설립 총회 회의록’, ‘호소문’, ‘발레오전장 노동조합 규약’ 등을 조조모에 전달하였고, 조조모가 이를 그대로 이용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절차를 진행하는 등, 피고 발레오시스템스, 피고 4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절차에 직접 관여하였다는 점에서, 불법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

다. 피고 발레오시스템스는 발레오만도지회를 무력화시키고 조조모와 이들의 주도로 설립된 발레오전장 노동조합을 지원하려는 일련의 과정에서 소외 1을 비롯하여 발레오만도지회 집행부와 일부 조합원에게 중징계처분을 하였다. 피고 창조컨설팅의 자문 내용에는 ‘온전하고 합리적인 발레오만도지회 리더그룹이 활동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직형태 변경 관련 단계별 대응방안으로 ‘조합원 징계절차’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기도 하였다.

결국, 피고 발레오시스템스가 일련의 부당노동행위 과정에서 순수하지 않은 목적하에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하였고, 또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과정에서 이를 이용한 측면을 부인하기 어려운 점에서, 피고들의 행위로 생존권을 위협받았던 해당 조합원이 입었을 정신적 고통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

라. 그 밖에 ① 발레오만도지회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을 이유로 쟁의행위를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사전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점, ② 쟁의행위 기간에 일부 조합원이 불법을 저질렀던 점, ③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에 관한 조합원의 찬성률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과 관련하여 원고와 발레오만도지회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점, ④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으로 조합원이 입게 된 피해의 정도, ⑤ 발레오만도지회의 탈퇴로 원고가 입게 될 조합원 수와 조합비 수입의 감소 정도, ⑥ 피고 창조컨설팅이 관련 증거를 인멸하는 바람에, 진상규명에 차질이 생겼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참작한다.

6.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또는 위자료로 3,000만 원과 그중 ① 제1심 인용금액인 1,000만 원에 대하여 구하는 바에 따라 2013. 9. 27.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7. 2. 16.까지(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시점)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② 당심에서 추가로 인정되는 2,000만 원에 대하여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주식회사는 2013. 9. 27.부터, 피고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피고 2, 피고 4는 2017. 7. 8.(이 사건 2017. 7. 7.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 다음 날)부터 각 당심판결 선고일인 2017. 10. 20.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해야 한다. 당심에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환(재판장) 조찬영 황승태

주1) 뒤에서 보는 것처럼, 원고가 항소하였던 청구 부분을 당심에서 취하하였던 점에서 원고를 ‘항소인’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여기서는 당사자 지위의 동일성을 나타내는 의미에서 ‘항소인’으로 기재한다. 피고들의 ‘피항소인’ 지위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2) 이 사건 2017. 7. 7.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위와 같이 해석한다.

주3)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4.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단서 생략)

주4) 당심 제2회 변론기일의 변론 내용, 변론종결 이후 제출된 참고서면까지 고려하여 판단한다.

주5) 고용노동부장관은 2012. 10. 17. 피고 2와 소외 2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유로 공인노무사 등록취소처분을 하였다. 이에 관한 취소소송에서, ‘등록취소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등록취소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고(피고 2의 경우 서울고등법원 2014. 7. 1. 선고 2013누30911 판결, 소외 2의 경우 서울행정법원 2014. 3. 27. 선고 2013구합611 판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후 고용노동부장관은 2014. 6. 11. 절차상 하자를 보완하여 위와 같이 다시 공인노무사 등록취소처분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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