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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4579 판결
[명예훼손][공2000.4.1.(103),747]
판시사항

[1]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공연성의 의미

[2] 이혼소송 계속중인 처가 남편의 친구에게 서신을 보내면서 남편의 명예를 훼손하는 문구가 기재된 서신을 동봉한 경우, 공연성이 결여되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지만,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을 결한다 할 것이다.

[2] 이혼소송 계속중인 처가 남편의 친구에게 서신을 보내면서 남편의 명예를 훼손하는 문구가 기재된 서신을 동봉한 경우, 공연성이 결여되었다고 본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더라도 이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할 것이지만,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특정한 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유포는 공연성을 결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81. 10. 27. 선고 81도1023 판결, 1984. 2. 28. 선고 83도891 판결, 1989. 7. 11. 선고 89도886 판결, 1992. 5. 26. 선고 92도445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친구인 공소외인앞으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내용의 편지를 작성하여 도달하게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경위, 범행 목적, 피고인과 공소외인 및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 즉 공연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원래 법률상의 부부로서 서로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1997. 5. 9. 피고인의 청구에 기하여 이혼한다는 제1심판결이 선고된 사실, 공소외인은 피해자의 친구인 대학교수로서 위 소송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한 증거자료인 진술서를 작성하여 주었던 관계로, 피고인은 1998년 1월 말경 공소외인에게 사실 관계를 알리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기회에 피해자에게 보내는 서신도 함께 동봉하였는바, 피해자에게 보내는 위 서신에 바로 공소사실과 같은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던 사실, 피해자는 친구인 공소외인으로부터 위 서신을 전달받은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과는 다른 사실로 피고인을 고소함에 있어서 위 서신을 자료로 첨부하였을 뿐인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달리 공소외인이 위 사실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하였음을 엿볼 수 있는 자료는 기록상 이를 찾아볼 수 없는바, 이와 같은 사정하에서는 특히 위 공소외인과 피고인과의 관계에 비추어 보아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에 있어서 공연성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단정한 것은, 명예훼손죄에 있어서 공연성의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공연성을 인정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상고이유의 나머지 부분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김형선(주심) 이용훈 이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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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1999.10.6.선고 99노7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