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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11. 9. 선고 99두4273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공1999.12.15.(96),2519]
판시사항

[1] 택시회사 근로자의 비위행위가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해고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한 사례

[2] 부당노동행위 여부의 판단 기준

[3]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소정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의미

판결요지

[1] 택시회사의 근로자가 운행중인 택시기사들에게 무선호출마이크로 상무의 도박 등의 비행을 폭로하는 방송을 하고, 이를 징계하려는 이사들에게 폭언하고, '교통사고합의 과정에 관여한 상무가 가해자들로부터 받은 합의금 일부를 횡령하였다.'는 취지로 회사의 상무이사를 고소한 데 이어 이 사실을 신문에 제보하는 한편 노동조합 휴게실의 흑판에 조합장의 무선호출기 설치사업에 관련된 자금지출내역의 공개를 요구하는 글을 쓰고, 게시판에 '대기기사 수입이 지나치게 적어 생계에 지장이 있으므로 회사가 이를 시정하여 달라'는 취지의 서면을 부착한 사안에서 휴게실에 위와 같은 글을 쓰고 서면을 부착한 행위는 근로자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고, 다른 비위행위는 그 경위 등에 비추어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해고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한 사례.

[2]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 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해고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의 관행에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소정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가리키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조합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신섭)

피고,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채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의,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가 1997. 7. 13. 동료 운전기사인 소외 1과 함께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의 무선호출실에 들어가 운행중인 차량을 상대로 방송을 하고 그 직후에 참가인 회사의 상무이사인 소외 2의 숙소에 찾아간 것은 사실이나, 이는 그 동안 일부 운전기사들과 함께 자신의 숙소에서 종종 도박을 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운전기사들에게는 배차상의 불이익을 주어 온 소외 2의 태도를 지적하고자 함이었고, 방송한 시간이 3-4분에 불과하였으며, 방송한 내용이나 소외 2 숙소에 가서 말한 내용도 도박의 중지나 공정한 배차를 촉구하는 것이었고, 그 후 참가인이 위 사건을 이유로 원고와 소외 1을 징계에 회부하려 하자, 이 사실을 알게 된 원고가 같은 해 8. 14. 소외 1과 함께 회사 임원 및 세무사 등이 모여 세금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회사 사무실에 쳐들어가, 징계철회를 요구한 후 거절당하자 소외 2와 이사 소외 3에게 폭언을 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원고가 술을 마신 상태이거나 속옷만을 입은 상태는 아니었으며, 원고가 같은 해 9. 10. '교통사고를 당한 운전기사들을 위하여 합의과정에 관여한 후 가해자들로부터 받아낸 합의금의 일부를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소외 2를 고소한 데 이어 노동자신문에 이 사실을 제보하여 그 신문에 보도되게 한 것은 사실이나, 그 후 소외 2가 횡령죄에 관한 유죄판결을 받음으로써 위 고소 및 제보 내용이 진실로 밝혀졌고, 원고가 같은 해 9.경 노동조합 휴게실의 흑판에 조합장인 소외 4에게 무선호출기 설치사업과 관련된 자금지출내역의 공개를 요구하는 글을 쓰고, 게시판에 '대기 기사 수와 차량 대수 및 차량당 월 운행일수를 산술적으로 비교할 경우 대기기사의 월 근무일수는 개인택시면허 발급요건에 미달되며 월 수입금액도 지나치게 적어 생계에 지장이 있으므로 회사가 이를 시정하여 달라'는 취지의 서면을 부착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소외 4가 3천만 원 가량의 조합예산을 들여 시행한 무선호출기 설치 사업과 관련하여 다수의 조합원들로부터 의혹이 제기되었고, 참가인이 대기기사를 과다하게 채용하였기 때문인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참가인이 해고사유로 내세운 사유 중 원고가 같은 해 10. 28. 재차 무선호출 마이크로 방송을 하였고 1998. 2.경 유언비어를 유포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배척한 다음, 원고가 휴게실에 위 같은 내용의 글을 쓰고 서면을 부착한 것은 근로자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고, 한편 원고가 방송 및 제보를 한 경위와 그 내용, 임원들에게 폭언을 한 경위와 정도, 그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이 같은 비위행위가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징계전력이 없는 점과 해고사유에 해당되는 비위행위를 한 다른 운전기사들이 가벼운 징계처분을 받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1997. 12. 5.자 해고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같은 사실인정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이 점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 및 참가인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자의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한 것인지의 여부는 사용자 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의 내용, 해고를 한 시기,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동종의 사례에 있어서 조합원과 비조합원에 대한 제재의 불균형 여부, 종래의 관행에 부합 여부, 사용자의 조합원에 대한 언동이나 태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 등을 비교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누4220 판결, 1997. 7. 8. 선고 96누6431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 소정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가리키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조합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1. 11. 12. 선고 91누4164 판결, 1996. 2. 23. 선고 95다1370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참가인이 해고사유로 내세우는 원고의 비위행위는 사실과 다르거나 해고를 정당화할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하는 점, 원고는 조합장에 대한 비리의혹이 확산되자 조합의 정상화를 바라는 조합원들의 임시대표 자격에서 1997. 10. 16. 2/3 이상 조합원의 연명으로 조합장 소외 4에게 조합장 불신임 등을 주요 안건으로 한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같은 해 11. 7. 과반수 조합원의 연명으로 수원지방노동사무소장에게 임시총회 소집권자 지명을 요구하는 등 조합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결과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 원고가 차기 조합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았고, 실제로 같은 해 12. 12. 개최된 임시총회에서 조합장 불신임안이 통과되고 원고가 새 조합장에 선출된 점, 위와 같은 임시총회 소집 지명권자 요구로 더 이상 임시총회 소집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같은 해 8. 20. 징계위원회 의결이 무산된지 4개월 가까이 지난 다음 전격적으로 원고를 다시 징계에 회부하여 해고한 점, 이 사건 해고처분 후 ' 소외 2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겠으니 원고를 복직시켜 달라'는 원고측 제안에 대하여 참가인측이 '원고가 조합장직을 사퇴하기 전에는 복직시켜 줄 수 없다.'며 거절한 점,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이 회사에 우호적인 조합원에 대한 징계양정과 비교하여 현격한 불균형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한 것은 실제에 있어 원고의 위와 같은 정당한 조합활동을 혐오하고 이를 저지할 의도에서 행한 것으로 추인된다 할 것이어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 같은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의,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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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2.4.선고 98누1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