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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9. 3. 선고 97다5609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9.10.15.(92),1995]
판시사항

[1] 아파트 분양업무를 위임받은 자가 분양자 본인의 명시적인 승낙 없이 복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아파트 분양자로부터 수분양자를 모집하여 분양자 명의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수금하여 분양자의 은행계좌에 입금하는 것에 한정된 업무를 위임받은 자가 제3자와 통모하여 아파트를 외상으로 분양하고 분양대금을 완납한 것처럼 영수증을 발행한 경우, 그 외상분양은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임의대리인은 본인의 승낙이 있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지 아니하면 복대리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것인바, 아파트 분양업무는 그 성질상 분양 위임을 받은 수임인의 능력에 따라 그 분양사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사무로서, 본인의 명시적인 승낙 없이는 복대리인의 선임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경우로 보아야 한다.

[2] 아파트 분양위임계약에 의하여 분양자로부터 부여받은 대리권의 범위가 아파트의 분양을 위한 광고 등 홍보업무와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분양자와 사이에 분양자 명의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서를 작성하며, 수분양자로부터 받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을 분양자의 은행계좌에 입금하고, 그 영수증을 분양자에 팩스로 부쳐주며, 분양 현황을 매일 보고하는 것 등으로 한정되어 있음에도, 수임인이 제3자와 통모하여 그에게 아파트 63세대를 외상으로 분양하면서 그 분양대금이 완납된 것처럼 분양계약서, 영수증 등을 교부해 준 경우, 이러한 수임인의 행위는 분양자의 위임 취지에 반하는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제3자는 그에 적극 가담한 공범임이 명백하여, 그 두 사람 사이의 아파트 외상분양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손종화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승호)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연합기업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재영)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는 그가 신축중인 입장아파트와 목천아파트의 분양에 관하여 1995. 5.경 소외 1과 사이에 소외 1이 피고 회사의 명판, 법인인감, 분양계약서 등을 소지하면서 분양광고를 하여 분양을 원하는 고객과 사이에 피고 명의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납부받아 피고의 은행계좌에 입금하며, 분양 현황을 매일 피고에게 보고하기로 하고, 피고는 소외 1에게 분양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아파트 분양위임계약을 체결한 사실, 소외 1이 1995. 8. 말경 소외 2로부터 자신에게 목천아파트와 입장아파트를 외상으로 분양해 주면 다른 부동산과 교환하여 아파트의 분양 실적을 올려주는 동시에 아파트와 교환한 부동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으로 분양대금 이외의 자금을 조달하여 함께 사업을 할 수 있다면서 아파트를 외상으로 분양하여 달라는 제의를 받고, 그에게 입장아파트 63세대를 외상으로 분양해 주면서, 수분양자란과 동·호수란이 백지로 되어 있는 피고 명의의 분양계약서와 분양대금 완납영수증 각 63매에 피고 회사의 법인인감을 날인하여 교부한 사실, 한편 소외 2는 1995. 9. 14. 원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천안시 구성동 소재 토지 및 건물과 위와 같이 외상분양받은 입장아파트 6세대(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를 교환하기로 약정하고, 이에 따라 원고가 같은 달 20. 소외 2와 함께 분양사무실에 찾아가 소외 1의 직원인 소외 3으로부터 원고가 교환 취득하려는 입장아파트 6세대가 소외 2에게 정당하게 분양된 것이라는 확인을 받음과 동시에 수분양자 명의를 원고로 미리 보충한 분양계약서 6매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직접 분양받은 것처럼 '재산의 표시'란에 아파트의 동·호수를 지정받고, 원고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사실, 그 후 이 사건 아파트는 모두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에 따라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으로 되었다는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피고 회사 주택사업본부 본부장이라는 직함으로 소외 1의 지시를 받아 아파트 분양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소외 3이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하여 소외 2가 적법하게 분양받아 그 대금을 완납하였음을 확인하면서 아파트의 동·호수를 지정하여 주고, 원고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기로 약속한 행위는 피고 및 소외 1의 위임을 받은 대리권의 범위 내의 행위로서 피고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고 판단하여 이를 인용하였다.

2. 그러나 소외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소외 2가 분양받아 그 대금을 완납하였음을 확인해 주고, 나아가 원고에게 직접 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기로 약정한 행위들이 피고 및 그 수임인인 소외 1의 위임 범위 내에 속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우선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여도, 아파트 분양위임계약에 의하여 소외 1이 피고로부터 부여받은 대리권의 범위는 아파트의 분양을 위한 광고 등 홍보업무와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분양자와 사이에 피고 명의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서를 작성하며, 수분양자로부터 받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을 피고의 은행계좌에 입금하고, 그 영수증을 피고 회사에 팩스로 부쳐주며, 분양 현황을 매일 보고하는 것 등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소외 1은 소외 2의 제의에 따라 전매차익을 노린 나머지 그에게 입장아파트 63세대를 외상으로 분양하면서 그 분양대금이 완납된 양 분양계약서, 영수증 등을 교부해 주고, 소외 2는 이처럼 외상분양받은 아파트 중 일부인 이 사건 아파트를 원고에게 교환 목적물로 제공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소외 1의 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위임 취지에 반하는 배임행위에 해당하고, 소외 2는 그에 적극 가담한 공범임이 명백하여 그 두 사람 사이의 아파트 외상분양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이처럼 무효인 분양계약을 전제로 하여 소외 2와 원고 사이에 이루어진 이 사건 아파트의 수분양권 양도양수 행위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역시 무효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원심판결과 기록에 의하면, 소외 3은 소외 1이 그 자신의 아파트 분양업무 수행을 위하여 고용한 사람으로서 그의 지시에 따라 분양업무를 보조해 온 이행보조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알 수 있고( 소외 3이 사용하였다는 피고 회사 주택사업본부장이라는 직함을 피고가 부여한 것으로 볼 자료는 없다.), 임의대리인은 본인의 승낙이 있거나 부득이한 사유가 있지 아니하면 복대리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것인바, 아파트 분양업무는 그 성질상 분양 위임을 받은 수임인의 능력에 따라 그 분양사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사무로서 본인의 명시적인 승낙 없이는 복대리인의 선임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경우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1. 26. 선고 94다30690 판결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외 1과 소외 2 사이의 외상분양을 유효한 것으로 추인하거나, 소외 2와 원고 사이의 수분양권 양도를 승인하는 것은 피고와 소외 1 사이의 아파트 분양위임계약상 소외 1의 기본대리권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임이 분명하므로, 소외 1에게는 그러한 행위를 직접 행하거나 소외 3에게 위임할 권한이 없고, 기록상 달리 소외 1이나 소외 3에게 피고를 대리하여 무효인 분양계약을 추인하거나, 또는 수분양권의 양도를 승인하여 그 양수인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하는 약정을 할 권한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소외 3의 행위가 피고의 대리인 자격으로서 한 행위로서 기본대리권의 범위 내에 속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아파트 분양위임계약상 기본대리권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지창권 송진훈(주심) 변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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