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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5. 11. 선고 99도963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공1999.6.15.(84),1207]
판시사항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소정의 알선수재자가 금품 중의 일부를 그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로 공여하거나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 사용한 경우, 그 금액의 추징 여부(적극)

[2] 제3자가 알선행위자의 알선행위에 대한 공동가공의 의사 없이 알선의뢰자로부터 금품을 받아 알선행위자에게 전달한 것만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 소정의 알선수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13조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범인이 취득한 당해 재산을 범인으로부터 박탈하여 범인으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고 그 금품 중의 일부를 실제로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청탁과 관련하여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로 공여하거나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므로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하지만,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자가 그 금품 중의 일부를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하였다 하더라도 당초 금품을 받을 당시부터 그 금품을 그와 같이 사용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그와 같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범인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범인이 받은 돈을 소비하는 방법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금액 역시 범인으로부터 추징하여야 할 것이다.

[2]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가 성립하려면 알선을 의뢰한 사람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공무원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알선을 의뢰한 사람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공무원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하는 사람(이하 알선행위자라고 한다) 이외의 제3자가 알선을 의뢰한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알선행위자에게 이를 전달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그 제3자가 알선행위자의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그와 같은 전달행위를 하여 이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실행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제3자가 그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 없이 위와 같은 금품 기타 이익을 중간에서 전달한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1 외 2인

상고인

검사 및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유철균 외 8인

주문

피고인 1의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피고인 1에 대하여 상고 이후의 구금일수 중 8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피고인 1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이 육군 준장인 공소외 1에 대한 육군 소장으로의 직위진급 결정이 국방부장관의 직무에 속함을 전제로 피고인 1에 대한 제1심 판시 제4.의 가. 기재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여기에 논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국방부장관의 직무 범위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13조의 규정에 의한 필요적 몰수 또는 추징은, 범인이 취득한 당해 재산을 범인으로부터 박탈하여 범인으로 하여금 부정한 이익을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고 그 금품 중의 일부를 실제로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청탁과 관련하여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로 공여하거나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므로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함은 논하는 바와 같으나 (대법원 1994. 2. 25. 선고 93도3064 판결, 1993. 12. 28. 선고 93도1569 판결, 1982. 7. 27. 선고 82도1310 판결 등 참조),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자가 그 금품 중의 일부를 다른 알선행위자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하였다 하더라도 당초 금품을 받을 당시부터 그 금품을 그와 같이 사용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금품을 받은 취지에 따라 그와 같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범인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 사용한 것이라면 이는 범인이 받은 돈을 소비하는 방법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그 금액 역시 범인으로부터 추징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89. 2. 28. 선고 88도2405 판결, 1986. 11. 25. 선고 86도1951 판결 등 참조).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교부받은 금 65,000,000원과 관련된 추징액에 대한 변호인의 주장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금 65,000,000원을 받아 그 중 금 40,000,000원을 다시 국방부장관에게 같은 취지로 청탁하여 달라는 명목으로 공소외 2에게 2회에 걸쳐 교부하였고, 그 중 금 15,000,000원은 공소외 1으로부터 받은 돈을 그대로 전달하였으므로 금 15,000,000원을 피고인 1에 대한 추징액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위 금 15,000,000원을 추징액에서 제외하려면 피고인 1이 공소외 2에게 금 15,000,000원을 교부한 것이 당초 공소외 1으로부터 금 65,000,000원을 받은 취지에 따른 것이어야 할 것인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피고인 1의 공소외 1 관련 범죄사실은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국방부장관에게 부탁하여 공소외 1을 직위진급할 수 있도록 해 주거나, 만약 진급이 불가능하다면 방위산업체 등에 재취업할 때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그 교제비 명목으로 2회에 걸쳐 합계 금 65,000,000원을 교부받아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는 것인바, 그에 의하면 피고인 1이 공소외 2에게 금 15,000,000원을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당초 공소외 1으로부터 금 65,000,000원을 받은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공소외 1이 국방부장관의 처조카인 공소외 2를 통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청탁을 하여 달라는 명목으로 금 65,000,000원을 피고인 1에게 교부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 공소외 1은 공소외 2를 통하여 국방부장관에게 청탁하여 달라는 취지로 피고인 1에게 금 65,000,000원을 교부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고, 단지 피고인 1이 국방부장관과 각별한 사이라고 하므로 국방부장관에게 부탁하여 달라는 취지로 금 65,000,000원을 피고인 1에게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서 그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데, 원심이 위 금 15,000,000원을 추징액에서 제외하지 아니한 조치는 피고인 1의 위와 같은 진술을 믿지 아니한 취지라고 생각되고,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아도 원심의 그와 같은 조치에 무슨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 1이 그 주장과 같이 금 40,000,000원을 공소외 2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1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경비로서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 할 것이어서, 원심이 피고인 1이 공소외 1으로부터 받은 금 65,000,000원 전액을 피고인 1으로부터 추징한 조치에 논하는 바와 같은 추징에 대한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한 논지도 이유가 없다.

2. 피고인 2, 손성경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가 성립하려면 알선을 의뢰한 사람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공무원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대법원 1997. 5. 30. 선고 97도367 판결, 1988. 11. 22. 선고 87도2353 판결 등 참조), 알선을 의뢰한 사람과 알선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 공무원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기타 이익을 수수하는 사람(이하 알선행위자라고 한다) 이외의 제3자가 알선을 의뢰한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알선행위자에게 이를 전달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그 제3자가 알선행위자의 그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그와 같은 전달행위를 하여 이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실행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는 별론으로 하고, 제3자가 그와 같은 공동가공의 의사 없이 위와 같은 금품 기타 이익을 중간에서 전달한 경우에는 그 자체만으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가 정하는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05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2은 피고인 3을 통하여 효산그룹의 서울스키리조트 회원권 사기분양 수사가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자신이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 1을 피고인 3과 공소외 3에게 소개하였고, 피고인 2이 1998. 6. 22. 피고인 1, 피고인 3 및 공소외 3을 만났을 때에도 피고인 3과 공소외 3을 피고인 1에게 소개하여 주기만 하고 그 자리를 떠났고, 그 후부터는 피고인 1이 공소외 3을 데리고 다니며 위 수사사건에 관하여 알선하였고, 피고인 2은 그 알선행위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처음부터 공소외 3이 피고인 2을 통하여 피고인 1에게 금품을 전달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 아닌데 공소외 3이 피고인 3에게 이를 부탁하고, 피고인 3이 피고인 1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몰라 다시 피고인 2 ) 에게 이를 부탁하여 피고인 2이 그 심부름으로 피고인 1에게 금품을 전달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2이 알선행위자인 피고인 1의 알선행위에 대하여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그와 같은 전달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검사도 피고인 2을 피고인 1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한 것은 아니므로 결국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알선수재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정범인 피고인 2의 알선수재죄가 성립되지 아니하는 이상 피고인 3의 그에 대한 방조범 역시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2과 피고인 3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하고, 여기에 검사가 논하는 바와 같은 알선수재죄에 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3. 그러므로 피고인 1의 상고와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각 기각하고, 피고인 1에 대하여는 상고 이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신성택 이임수(주심)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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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9.2.10.선고 98노2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