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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1077, 51084 판결
[손해배상(기)·손해배상][공1999.5.15.(82),868]
판시사항

[1]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이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청구에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2] 민법 제391조 소정의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의 의미

[3]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제3자에게 도급을 주어 임대차목적물에 시설물을 설치하던 중 발생한 화재가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설치공사를 맡은 수급인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사안에서 임대인에게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은 실화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불법행위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한다는 데에 불과하고,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청구에는 그 적용이 없다.

[2] 민법 제391조에서의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 함은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의사관여 아래 그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인가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는다.

[3] 임대인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상의 약정에 따라 제3자에게 도급을 주어 임대차목적물에 시설물을 설치하던 중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설치공사를 맡은 수급인이 임대차목적물의 전력용량을 초과한 전기용접기를 연결하여 계속 사용함으로써 과부하로 인한 전선의 발열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함이 타당하여 공사수급인에게 화재발생에 대한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공사수급인은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인의 이행보조자라 할 것이어서 임대인은 민법 제391조에 따라 위 화재발생에 귀책사유가 있으므로 임차인에 대한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

원고(반소피고),상고인

원고(반소피고)

피고(반소원고),피상고인

피고(반소원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은 실화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불법행위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한다는 데에 불과하고, 채무불이행상의 손해배상청구에는 그 적용이 없다 고 할 것이며(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898 판결 참조), 한편 민법 제391조에서의 이행보조자로서의 피용자라 함은 일반적으로 채무자의 의사관여 아래 그 채무의 이행행위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면 족하고, 반드시 채무자의 지시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에 대하여 종속적인가 독립적인 지위에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는다 고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6. 1. 1. 피고로부터 피고 소유인 이 사건 메추리농장 일체를 계약종료시 메추리 성계와 새장을 임차 당시의 상태로 반환하기로 약정하고 임차하여 운영하던 중, 1996. 4. 6. 13:20경 이 사건 메추리농장 중 산란장의 출입문 쪽의 천장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그 불이 인접한 육추장과 관리사에 옮겨 붙어 이 사건 메추리농장 일체와 사육중이던 메추리가 전소된 사실, 피고는 위 임대차계약 이전인 1995. 7.경 소외 1, 소외 2, 소외 3에게 이 사건 메추리농장에 필요한 계분이송기, 사료급여기, 자동집란기 등의 시설공사를 도급주어 위 소외 1 등이 위 시설공사를 부분적으로 실시하여 오던 중, 1996. 4. 초순경부터 계분이송기 설치작업을 실시하게 되었는데, 이 사건 화재 발생일인 1996. 4. 6. 09:40경부터 계분이송기 설치에 필요한 앵글 등의 접합작업을 위하여 산란장에 설치된 옥내개폐기(속칭 두꺼비집)에 용량이 5kw인 전기용접기를 연결하여 사용한 사실, 이 사건 메추리농장에는 산란장에 농사용 3kw의 전력이, 육추장 및 관리사에 농사용 3kw의 전력이 각 공급되고 있었고, 전기시설로는 산란장에 사료를 분배하고 계분을 치우는 데 사용되는 전동기, 산란장 및 육추장의 조명과 보온을 위해 사용되는 전구 및 그 밖에 원고가 살림을 하는 관리사에서 사용하는 T.V, 전축,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이 있었는데, 이 중 상당수의 전구는 조명 및 보온을 위하여 24시간 내내 켜져 있었고, 평상시에도 전구를 켜 놓은 상태에서 사료를 공급하기 위하여 전동기를 가동하게 되면, 전기 공급용량이 부족한 관계로 켜 놓은 전구가 깜박거리곤 하였으며, 위 계분이송기 설치작업이 시작된 이후 전기용접기를 사용함으로 인하여 1996. 4. 4.경에는 옥내개폐기의 휴즈가 녹아 끊어져 이를 교체하였고, 그 밖에도 과부하로 인하여 2회에 걸쳐 누전차단기가 내려간 적이 있었던 사실, 관할 부천소방서와 김포경찰서는 이 사건 화재의 발생원인을 조사한 결과, 위 계분이송기 설치작업자들로서 위 화재발생 당시 이를 직접 목격한 위 소외 1, 소외 2, 소외 3 등은 이 사건 화재발생 당일 09:40경부터 11:00경까지 전기용접기를 사용하였으나, 화재발생 시각인 13:20경에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계분이송기 수평작업만을 하고 있었으며, 위 화재의 발화지점도 산란장 출입문 쪽 벽의 좌측 천장 부근으로서 전기용접기를 연결한 옥내개폐기가 있는 출입문 우측 벽 중간 부분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 옥내개폐기 부분의 과열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고(제1심 증인 소외 1, 원심 증인 소외 3의 각 증언도 이와 같다), 위 화재로 인하여 이 사건 메추리농장 건물이 전소되어 객관적인 증거물이 남아 있지 아니한 탓으로 정확한 화재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였고, 다만 위 건물은 쇠파이프 앵글에 보온덮개로 된 구조물로서 인화물질이 다량으로 산재해 있는 상태에서 전기누전 및 합선으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였을 뿐인 사실, 또한, 일반적으로 전기설비의 옥내개폐기 단자에 전선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경우 용량초과로 인한 과부하가 있더라도 안전장치인 휴즈나 누전차단기가 작동하므로 화재의 직접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본소청구에 관한 주장 즉, 이 사건 화재는 피고가 고용한 위 소외 1 등의 전기용접기 사용에 의한 전기과부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그 사용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하였고, 다만 전기누전 및 합선으로 인한 것으로 추측될 뿐인데, 위 소외 1 등이 전기용접기를 옥내개폐기에 연결하여 사용하다가 전력용량을 초과하였더라도 안전장치인 옥내개폐기의 휴즈와 누전차단기가 작동함으로써 과부하로 인한 화재발생의 위험이 없는 것이라면, 위 소외 1 등이 원고 주장과 같이 용량을 초과한 전기용접기를 사용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이 정하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도급인인 피고가 수급인인 위 소외 1 등을 실질적인 사용자관계가 인정될 정도로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위 소외 1 등이 피고의 피용자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채용한 갑 제2호증(임대차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소외 1 등이 시공하던 위 계분이송기 등의 시설은 위 임대차계약상 임대목적물의 사용·수익을 위하여 피고가 설치하여 주기로 약정하고 위 약정에 따른 채무이행을 위하여 위 소외 1 등에게 도급주어 이를 시공하던 것이므로 위 소외 1 등은 피고의 지시·감독하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민법 제391조에 정한 피고의 이행보조자라고 할 수 있고(도급일이 임대차계약일보다 먼저라도 이와 같이 보는 데는 지장이 없다.),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에는 실화책임에관한법률의 적용이 없으므로, 피고가 그와 같은 임대차계약상의 목적물 사용제공을 위한 채무이행을 위하여 위 소외 1 등을 이행보조자로 하여 위 계분이송기 등의 시설을 함에 있어서 화재를 발생시켰다면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함에 있어서는 위 소외 1 등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것을 요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소장 및 1998. 4. 14.자 원심 준비서면 등에서 피고가 임대차계약시 시설하여 주기로 약정한 위 계분이송기 등을 위 소외 1 등을 고용하여 시공하던 중 위 소외 1 등의 과실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므로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책임도 아울러 주장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화재의 원인 및 위 소외 1 등의 과실 유무에 나아가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메추리농장 건물은 산란장, 육추장, 관리사의 3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산란장의 전기공급용량은 3kw에 불과하고 거기에는 이미 산란장에 사료를 분배하고 계분을 치우는 데 사용되는 전동기, 조명과 보온을 위해 사용되는 전구 등이 있어 이 중 상당수의 전구는 조명 및 보온을 위하여 24시간 내내 켜져 있었고, 평상시에도 전구를 켜 놓은 상태에서 사료를 공급하기 위하여 전동기를 가동하게 되면, 전기 공급용량이 부족한 관계로 켜 놓은 전구가 깜박거리곤 하였는데, 위 소외 1 등은 위 산란장의 옥내개폐기 단자에 용량이 5kw인 전기용접기를 연결하여 사용하였고, 위 계분이송기 설치작업이 시작된 이후 전기용접기를 사용함으로 인하여 1996. 4. 4.경에는 옥내개폐기 휴즈가 녹아 끊어져 이를 교체하였으며, 그 밖에도 과부하로 인하여 2회에 걸쳐 누전차단기가 내려간 적이 있었다는 것이므로 전기용접기 사용에 의하여 산란장의 전기공급시설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였음이 명백하고, 시설업자인 위 소외 1 등으로서는 그와 같은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심은 위 건물에 인화물질이 다량으로 산재해 있었다고 하나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원심이 말하는 인화물질이라는 것은 위 건물 자체가 철골파이프에 보온덮개를 씌운 것으로서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는 것이지, 그 밖에 다른 인화물질이 다량으로 산재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화기나 전열기 등 발화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이 없었으며, 이 사건 화재의 발화지점이 산란장의 천장 부분이므로 지상으로부터의 화기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고, 위 소외 1 등도 경찰에서 그 곳에 달리 화재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이 없었으므로 이 사건 화재가 전기누전 및 합선으로 발생한 것 같다고 진술하였던 점, 위 소외 1 등은 화재가 발견된 13:20경에는 전기용접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불이 일어나 연기와 불꽃이 발생하여 사람의 눈에 뜨일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점, 일반적으로는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전기설비의 옥내개폐기 단자에 전선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경우 용량초과로 인한 과부하가 있더라도 안전장치인 휴즈나 누전차단기가 작동하므로 화재의 직접 원인이 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이는 정격용량의 휴즈 사용시 및 누전차단기가 정상작동할 경우에 한한 것이고, 위와 같은 안전장치가 정상작동하지 않았다면 전선용량이 용접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여 전선의 전기적, 열적 능력이 부족하여 화재발생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제1심의 한국전력공사 김포지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한편, 그와 같은 안전장치가 작동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기용접기를 계속 사용함으로써 과부하로 인한 발열로 전선 피복이 조금씩 손상되었다가 순간적인 합선 등에 의한 발열로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비록 위 화재로 인하여 이 사건 메추리농장 건물이 전소되어 객관적인 증거물이 남아 있지 아니한 탓으로 관할 소방서와 경찰서에서는 정확한 화재의 원인을 밝히지는 못하였으나 누전과 전기합선으로 추측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화재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한 위 소외 1 등이 산란장의 전력용량을 초과한 전기용접기를 연결하여 계속 사용함으로써 과부하로 인한 전선의 발열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추정함이 타당하고, 따라서 위 소외 1 등에게는 이 사건 화재발생에 대하여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임대차목적물 보존에 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목적물반환의무 불이행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에 관한 주장을 인용하였으나, 이 사건 화재는 위와 같이 임대인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임대차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된 것이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화재발생에 대하여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아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을 것임에도 이와 반대의 결론으로 판시한 원심에는 원고의 주장취지를 오해하고, 민법 제391조의 이행보조자의 개념 및 실화책임에관한법률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였으며, 화재원인 및 피고의 귀책사유를 인정함에 있어 채증법칙 위배 내지 심리미진의 위법을 범하였고, 임대차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박준서(주심) 신성택 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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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9.24.선고 98나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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