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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29424 판결
[손해배상(기)][공1998.7.15.(62),1860]
판시사항

[1]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취득할 수 있었던 목적물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 손해액 산정의 기준시

[2] 배신적 행위로 광업권을 이중 양수한 자가 이를 다시 제3자에게 양도하여 이중 양수인 및 제3자 앞으로 광업권 이전등록이 경료된 후, 제3자가 광업권 설정 토지 일대에 공장부지 조성을 위하여 광업권 목적물을 상당 부분 훼손한 경우, 광업권의 제1양수인이 입은 손해액은 위 이전등록시가 아니라 광업권 목적물이 상당 부분 훼손되어 사회통념상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된 때의 광업권의 시가 상당액이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취득할 수 있었던 목적물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에 그로 인한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 당시의 그 목적물의 가격 상당이라고 할 것이고, 여기서 불법행위 당시란 사회통념상 그 목적물을 취득할 수 없게 되어 불법행위가 완성된 때를 가리킨다.

[2] 배신적 행위로 광업권을 이중 양수한 자가 이를 다시 제3자에게 양도하여 이중 양수인 및 제3자 앞으로 광업권 이전등록이 경료된 후, 제3자가 광업권이 설정되어 있는 토지 일대에 공장부지 조성을 위하여 광업권 목적물을 상당 부분 훼손한 나머지 광업권의 부지가 사회통념상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위 광업권의 이중 양수는 제1양수인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지만, 이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므로 설사 이중 양수인 및 제3자 앞으로 광업권 이전등록이 경료되었다 하더라도 제1양수인은 이전등록의 말소를 구하여 원상회복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등록만으로는 아직 제1양수인이 광업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제1양수인이 입은 손해액은 위 이전등록시가 아니라 광업권 목적물이 상당 부분 훼손되어 사회통념상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된 때의 광업권의 시가 상당액이라 할 것인데 위 광업권을 제3자가 양수한 이후 가격 변동이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제3자가 이중 양수인에게 지급한 가액 상당액이라고 본 사례.

원고,피상고인

김진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정훈)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석)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광업권지분 양도의 동의 등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충남 서산군 대산읍 소재 대산 지적 제92호 규석광업권(1978. 3. 14. 접수 제1267호)은 피고와 소외 1, 소외 1의 장모인 소외 2의 3인이 각 1/3 지분씩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원고가 1987. 11. 20. 소외 1, 2로부터 그들의 소유지분(2/3)을 대금을 금 30,000,000원으로 정하여 매수하였고, 피고는 위 광업권의 등록명의자로서 같은 해 12. 26. 원고의 동업자인 소외 유문인에게 추후 지분양수인과 광업권운영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조건으로 광업권지분 양도에 대한 동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같은 해 12. 29. 소외 1 등에게 잔금을 모두 지급하였고, 1988. 2. 17.에는 피고가 원고 및 원고의 동업자인 소외 유문인과 사이에 위 광업권을 공동으로 개발, 운영하고 이익을 배분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광업권운영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러한 일련의 사실에 비추어 피고가 소외 1 등과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광업권지분양도계약에 동의하였다고 본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광업권 및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삼성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삼성건설'이라 한다)가 이 사건 광구부지 등에 석유화학공장 부지 조성을 위하여 공유수면 매립공사를 시행하게 되어 이 사건 광업권에 대하여도 거액의 보상금이 나온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게 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광업권지분을 소외 1 등으로부터 매수하고도 아직 그 앞으로 광업권 이전등록을 마치지 않고 있음을 기화로 이 사건 광업권의 지분을 모두 취득하여 보상금을 차지하기로 마음먹고, 원고에게 광업권지분 이전등록을 해줄 의무가 있는 소외 1 등에게 자신에게 이중매도할 것을 적극 권유하여 소외 1 등의 배임행위를 교사하여 명의수탁자인 소외 최국희, 서정숙으로 하여금 그 이전등록을 받게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광업권지분을 취득할 수 없게 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는 소외 1 등의 위 광업권지분의 소멸 당시의 가격이라 할 것인데,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위 이중매수 직후 위 광업권을 삼성건설에게 양도하고 받은 보상금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취득할 수 있었던 목적물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에 그로 인한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법행위 당시의 그 목적물의 가격 상당이라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67. 9. 5. 선고 67다1014 판결, 1970. 7. 24. 선고 70다560 판결, 1995. 6. 30. 선고 94다13435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불법행위 당시란 사회통념상 그 목적물을 취득할 수 없게 되어 불법행위가 완성된 때를 가리킨다 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배신적 행위로 광업권지분을 이중으로 양수한 것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지만, 한편 이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므로, 설사 피고의 명의수탁자 및 삼성건설 앞으로 위 광업권지분의 이전등록이 경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그 이전등록의 말소를 구하여 원상회복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등록만으로는 아직 원고가 위 광업권을 취득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나, 기록에 의하면, 삼성건설은 위 광업권을 양수한 후 오래지 않아 위 광업권이 설정되어 있는 토지 일대에 석유화학공장 부지를 조성하기 시작하여 위 광업권의 목적물을 상당 부분 훼손한 나머지 이 사건 광업권의 부지가 사회통념상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었음이 분명하므로, 위 광업권에 기한 권리 행사는 이로 인하여 불가능하게 되었고,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배신적 이중매수라는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위 광업권지분을 본래의 목적대로 취득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며, 위 광업권을 삼성건설이 양수한 이후에 가격의 변동이 있었다는 등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로 인한 손해는 삼성건설이 피고에게 지급한 가액 상당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고 하겠다.

따라서 원심이 원고가 입은 손해는 소외 1 등의 광업권의 소멸 당시의 가격이라고 판시한 것은 그 표현이 다소 미흡하다고 하겠으나, 결국 그 손해액을 삼성건설이 피고에게 지급한 가액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하고 있으므로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한편 원고는 광업권자로서 광업권 자체를 침해당하였음을 청구원인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광업권지분을 양수한 자로서 그 권리 행사가 객관적으로 가능한 광업권지분을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취득할 수 없게 됨으로써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광업권자로 등록을 한 사실이 없음을 들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비난할 수 없을 것이고, 또한 상고이유에 지적한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게 된 통상의 손해를 '광업권자가 등록을 한 후 탐광에 착수하지 아니하였거나 채광계획인가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 통상 발생하는 손실'로 광업법시행규칙 제16조의2 제1항 제3호가 규정하고 있는 '등록에 소요된 비용'만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점들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손해배상 산정 및 보상액에 관한 채증법칙 위배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매매의 목적이 된 광업권은 규석채취권 등 부수적 권리를 포함한 광업권지분이라고 보아 규석채취권의 가격까지를 포함하여 광업권지분의 가격을 평가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한 잘못이 없으며, 또 원심이 이 사건 광업권의 평가액은 삼성건설이 보상한 금액인 금 765,098,660원인 사실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음을(기록 1721면 참조)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액을 산정한 조치 역시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손해액 산정에 관한 무슨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상고인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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