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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13023 판결
[이행보증금][공1997.10.1.(43),2800]
판시사항

[1] 전문건설공제조합이 도급금액이 허위로 기재된 계약보증신청서를 믿고서 조합원이 수급할 공사의 도급금액이 조합원의 도급한도액 내인 것으로 잘못 알고 계약보증서를 발급한 것이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2]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계약보증서를 발급하기에 앞서 조합원이 수급하는 공사의 도급금액이 도급한도액 범위 내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게을리한 것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3] 제1심에서 전부 패소한 원고가 항소심에서 예비적 청구를 추가로 병합하여 항소심이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제1심판결을 유지하는 경우, 주문의 표시 방법

[4]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계약보증서 발급에 과실이 있는 경우, 과실로 착오에 빠져 보증계약서를 발급한 것이나 그 착오를 이유로 보증계약을 취소한 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전문건설공제조합이 도급금액이 허위로 기재된 계약보증신청서를 믿고서 조합원이 수급할 공사의 도급금액이 조합원의 도급한도액 내인 것으로 잘못 알고 계약보증서를 발급한 것이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2]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계약보증서를 발급함에 앞서 조합원으로부터 입찰결과통보서 등을 제출받거나 도급인에게 도급금액 등을 조회하여 도급금액이 조합원의 도급한도액 범위 내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게을리하여 조합원이 제출한 계약보증신청서만 믿고서 계약보증서를 발급한 것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다.

[3] 제1심에서 전부 패소한 원고가 항소심에서 예비적 청구를 추가적으로 병합하고, 항소심의 심리 결과,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주문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라고 선고하여야 하고 예비적 청구가 항소심에서 병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취소 또는 변경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4]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이외에 행위의 위법성이 요구되므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계약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조합원이 수급할 공사의 실제 도급금액을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109조 에서 중과실이 없는 착오자의 착오를 이유로 한 의사표시의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이상,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과실로 인하여 착오에 빠져 계약보증서를 발급한 것이나 그 착오를 이유로 보증계약을 취소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피상고인겸상고인

대구광역시 도시개발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일화)

피고,상고인겸피상고인

전문건설공제조합 (소송대리인 동화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박준양 외 4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착오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94. 5. 30. 대구 수성구 소재 시지 4단지 아파트 신축공사 중 조립식 욕실의 제작, 설치공사에 관하여 실시한 경쟁입찰에서 건설업법에 의한 도급한도액이 금 500,000,000원인 소외 주식회사 동림화성이 도급금액 금 1,052,400,000원에 낙찰받았는바, 원고와 소외 회사는 도급금액의 10%에 상당하는 계약보증금 105,240,000원 중 금 5,240,000원은 현금으로 납입하되 나머지 금 100,000,000원은 피고 발행의 계약보증서를 교부하는 것으로 대체하기로 하여, 소외 회사가 1994. 6. 16. 피고에게 계약보증서의 발급을 신청하면서 도급금액이 금 1,052,400,000원임에도 계약보증신청서에 도급금액을 금 500,000,000원으로 기재함으로써 피고는 소외 회사가 수급할 공사의 도급금액이 금 500,000,000원인 것으로 잘못 알고서 소외 회사에 도급금액을 금 500,000,000원으로 기재한 계약보증서를 발급하고, 소외 회사는 같은 달 17일 원고와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에게 그 계약보증서를 교부하였는데, 그 후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도급계약상의 수급인의 지위를 포기한다는 통보를 받고 1995. 1. 4. 도급계약을 해지한 사실을 확정하고서, 건설업법 규정과 피고 조합의 설립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소외 회사가 수급할 공사의 실제 도급금액이 소외 회사의 도급한도액을 초과한 금 1,052,400,000원이라는 점을 알았더라면 소외 회사에 계약보증서를 발급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도급금액에 관한 피고의 착오는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하고, 피고가 계약보증서를 발급함에 앞서 소외 회사로부터 입찰결과통보서 등을 제출받거나 원고에게 도급금액 등을 조회하여 도급금액이 소외 회사의 도급한도액 범위 내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게을리하여 소외 회사가 제출한 계약보증신청서만 믿고서 계약보증서를 발급한 것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다 고 보아 피고의 착오로 인한 취소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원·피고 사이의 보증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과 관계 규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소외 회사가 수급할 공사의 실제 도급금액에 관한 피고의 착오는 동기의 착오에 속함은 원고의 주장과 같으나,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계약보증서를 발급하면서 도급금액을 금 500,000,000원으로 명시하였다면 피고로서는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함으로써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다5516 판결 참조), 그 착오가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하는 이상 취소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 과실상계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심이 판시와 같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다음 손해의 발생에 경합된 원고의 과실비율을 65%로 평가하여 과실상계한 조치에 그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원심의 주문 기재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제1심에서 전부 패소한 원고가 항소심에서 예비적 청구를 추가적으로 병합하고, 항소심이 심리 결과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에는 주문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라고 선고할 것이고, 예비적 청구가 항소심에서 병합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취소 또는 변경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원심이 주문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주위적 청구인 계약보증금 청구가 이유 없어 제1심판결을 유지한다는 취지이지, 원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까지도 이유 없다는 취지는 아니라 할 것이다. 이와 반대의 견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는 전문건설업자들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으로서 그 조합원이 건설공사 등을 수급할 경우 그 이행보증 등을 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는 사실, 피고의 조합원인 소외 회사는 도급한도액이 금 500,000,000원이므로 피고로서는 도급금액이 금 500,000,000원을 초과하는 건설공사에 대하여는 소외 회사를 위하여 보증을 할 수 없는 사실, 피고의 보증규정 제13조에 의하면, 피고는 조합원이 보증신청을 할 때 적격 여부를 심사하여야 하고 조합원은 보증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데 필요한 계약문서 등을 제시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소외 회사에 도급금액을 금 1,052,400,000원으로 기재한 입찰결과통보서를 교부하였음에도 피고는 계약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소외 회사가 도급금액을 금 500,000,000원으로 기재하여 제출한 계약보증신청서만 믿고 소외 회사로부터 입찰결과통보서를 제출받거나 원고에게 조회하여 도급금액을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의 이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원고는 소외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발행한 계약보증서만 믿은 나머지 계약보증금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받거나 그 이상의 담보를 제공받지 아니하였다가 피고의 계약 취소로 금 100,000,000원 상당의 계약보증금을 지급받지 못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 이외에 행위의 위법성이 요구된다 할 것인바, 피고가 계약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소외 회사가 수급할 공사의 실제 도급금액을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109조 에서 중과실이 없는 착오자의 착오를 이유로 한 의사표시의 취소를 허용하고 있는 이상, 피고가 과실로 인하여 착오에 빠져 계약보증서를 발급한 것이나 그 착오를 이유로 보증계약을 취소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가 과실로 인하여 착오에 빠짐으로써 소외 회사를 위하여 계약보증을 해 준 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하여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고,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상고 기각 부분에 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 신성택 송진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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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1997.2.13.선고 96나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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