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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7. 26. 선고 94다25964 판결
[보증채무금][공1996.9.15.(18),2581]
판시사항

[1]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잘못 작성된 거래상황확인서를 믿고 보증한 경우,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대한 과실'의 의미

판결요지

[1] 신기술사업금융지원에관한법률 제29조 에 기하여 작성된 기술신용보증기금 업무방법서와 신용보증규정 및 보증심사운용요령 등이 신용보증의 대상 기업을 신용이 있는 기업으로 제한하고 있는 등 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증에 있어서 기업의 신용 유무는 그 절대적인 전제사유가 되며 그 보증 의사표시의 중요 부분을 구성하므로,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대출 은행이 잘못 작성한 거래상황확인서를 믿고 대상 기업에게 연체대출금이 없는 것으로 오신하여 행한 신용보증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것을 말한다.

원고,상고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동재 외 2인)

피고,피상고인

기술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운식)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원고 소송대리인 권원용, 서정일의 상고이유보충서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인(이하 소외인이라고 한다)이 1990. 10. 31. 원고로부터 금 200,000,000원을 대출받았는바, 피고는 같은 해 9. 26.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위 대출금채무에 대하여 신기술사업금융지원에관한법률(이하 법률이라고 한다)에 의한 일반신용보증(이하 이 사건 신용보증이라고 한다)을 하기로 약정하였고, 소외인이 위 대출금에 대한 할부상환원리금을 연체하여 1992. 5. 1. 그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사실을 인정한 후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한 피고의 항변(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취소의 항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피고의 업무수행은 법률 제29조 에 의하여 피고가 작성하여 재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은 '업무방법서'와 피고의 업무수행지침인 '신용보증규정' 및 '보증심사운용요령'에 의하여 이루어지는데, 업무방법서 제5조, 신용보증규정 제9조 제1항 제7호에 의하면 금융기관의 대출금을 빈번하게 연체하고 있는 기업에 대하여는 피고의 신규보증을 제한하고 있으며, 보증심사운용요령 제17조 제1항은 신규보증이 제한되는 연체의 범위를 원고 등 금융기관에 의뢰하여 작성하는 거래상황확인서 작성기준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1개월 이상 계속된 연체대출금을 보유한 사실이 있거나, 3개월 이내에 10일 이상 계속된 연체대출금을 4회 이상 보유한 사실이 있는 경우로 되어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신용보증 당시 원고에게 소외인에 대한 거래상황확인서의 작성을 의뢰하였는바, 위 거래상황확인서 작성 기준일 현재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금 500,000,000원의 대출원리금 중 1990. 1. 1.부터 같은 해 7. 29.까지의 이자를 연체하고 있었는데도 원고는 같은 해 8. 14.경 소외인의 연체대출원리금이 없다고 기재한 거래상황확인서를 소외인을 통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피고는 위 거래상황확인서에 의하여 소외인이 원고와의 거래상 아무런 연체가 없다고 믿었고 또한 같은 해 9.경 원고 강진군지부의 담당자에게 소외인의 그간 대출금에 관하여 원금 및 이자의 연체 여부를 문의하였으나 없다고 하여 소외인을 피고가 정한 보증제한 대상 기업이 아닌 것으로 오신하여 이 사건 신용보증을 하게 되었다. 피고는 1992. 9. 7.경 소외인에게 판시와 같은 연체대출금이 있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고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신용보증은 착오에 기한 것이므로 취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그런데 법률 제1조 는 피고를 설립하여 기술신용보증제도를 정착, 발전시킴으로써 신기술사업에 대한 자금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나아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2조 는 담보능력이 미약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하게 하여 기업에 대한 자금융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피고를 설립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목적수행을 위하여 같은 법 제13조 에서 피고의 재산조성을 정부와 금융기관의 출연으로 할 것을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6호 , 제7호 는 피고의 신용보증대상채무를 일정한 경우로 국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9조 에 기하여 작성된 피고의 업무방법서와 신용보증규정 및 보증심사운용요령 등에 의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용보증의 대상 기업을 신용이 있는 기업으로 제한하고 있는 등 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본다면 피고의 신용보증에 있어서 기업의 신용 유무는 그 절대적인 전제사유가 되며 피고의 보증 의사표시의 중요 부분을 구성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소외인에게 판시와 같은 연체대출금이 없는 것으로 오신하여 행한 이 사건 신용보증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의 위 취소 의사표시에 의하여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할 것이다.

기록과 관계법령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대법원 1993. 10. 22. 선고 93다14912 판결 , 1992. 2. 25. 선고 91다38419 판결 , 1989. 1. 17. 선고 87다카1271 판결 등 참조), 피고의 보증심사운용요령에서 금융기관연체대출금의 보유 여부는 거래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한 사항의 하나로 그것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배점 중 5%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신용보증을 함에 있어 소외인의 신용에 관한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해당된다는 인정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이므로(위 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다38419 판결 참조),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이유모순, 착오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것을 말한다 ( 대법원 1995. 12. 12. 선고 94다22453 판결 , 1993. 6. 29. 선고 92다3888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여신규정이나 여신거래기본약관에 의하더라도 이자의 연체로 인한 경우를 연체대출금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그 내용을 기재한 거래상황확인서의 하단에는 '작성시 유의사항 이면 참조'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기재 내용과 관련하여 의문이 있었다면 원고 스스로 이면의 기재사항 등을 확인하였을 것인데도 그러한 확인을 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소외인에 대한 거래상황확인서의 작성을 원고에게 의뢰함에 있어서 별도의 의사표시를 통하여 원금과 이자의 구분 없이 연체명세를 작성하여 주도록 요구한 바 없다거나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받아온 거래상황확인서에는 작성시 유의사항이 적힌 이면 부분이 누락되어 있는데도 피고측에서 별다른 확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신용보증을 함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위에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 있어서의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신용보증의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는 원고 작성의 거래상황확인서가 그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신용보증을 하게 된 것은 원고가 위 거래상황확인서의 내용을 허위로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지언정 피고에게는 이 사건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취지로 피고에게 계약체결상의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주장하는 원고의 이 사건 예비적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도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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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4.4.29.선고 93나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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