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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7. 11. 선고 96다31581 판결
[사업보증금반환][공1997.9.1.(41),2471]
판시사항

[1] 지하도 개설사업의 민간 투자사업자로 선정된 자가 지급한 사업보증금을 조건부 증여로 본 사례

[2] [1]항에 있어, 그 사업보증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예치금에 대한 이자 반환의무의 유무와 그 범위 결정

판결요지

[1] 지하도 개설사업의 민간 투자사업자로 선정된 자가 지급한 사업보증금을 조건부 증여로 본 사례.

[2] [1]의 경우, 예치된 사업보증금 등에서 발생한 이자가 시에 귀속된다는 시의 재무회계규칙이 시 내부의 업무처리 기준을 정한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민간 투자사업자를 구속하는 법규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없으나, 사업보증금을 예치한 민간 투자사업자는 전문건설업체로서 이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도 부산 등지에서 이미 여러 차례 이와 같은 유형의 사업을 시행한 경험이 있고, 앞서 본 재무회계규칙은 이 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회계에도 공통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아니한바, 과연 민간 투자사업자가 지방자치단체에 보증금 등을 예치한 다음 사업을 시행한 경우에 사업 종료 후 그 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반환받은 사례가 없다면, 이 계약 당시 비록 명시적으로 이자의 귀속에 대한 약정을 한 바 없다 하더라도 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시에 귀속시키기로 하는 묵시적인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시가 이와 같이 도시계획시설사업을 하는 경우 민간 투자사업자로부터 지급받는 사업보증금을 통상 어떻게 보관·사용하여 왔는지, 이 사건에서 민간 투자사업자의 사업보증금을 공금예금 계좌에서 인출하여 정기예금 계좌에 입금하게 된 경위, 또 민간 투자사업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함으로써 민간 투자사업자가 지급한 사업보증금의 성격상 그 예치기간 중 통상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상당액을 심리·판단하여 그 금액의 반환을 명하여야 한다.

원고,피상고인겸상고인

대현실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진곤)

피고,상고인겸피상고인

마산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윤학)

주문

원심판결 중 예치금에 대한 이자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의 상고이유 제1점과 피고의 상고이유 제1, 2점을 함께 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상고이유에서 각각 지적하는 이 사건 지하도로 개설공사의 완성 시기와 조건부 증여의 점에 관한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 하고, 원심판결에 그 주장들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하거나, 처분문서의 증명력을 오해한 위법 또는 법리오해, 판단유탈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점들에 관한 상고이유는 어느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의 상고이유 제2점과 피고의 상고이유 제3점을 함께 본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합성동 지하도로 개설사업의 사업보증금으로 금 991,212,750원, 시설부대비로 금 63,100,000원, 합계 금 1,054,312,750원을 세입세출외 현금으로서 피고 시 금고인 소외 주식회사 경남은행에 개설되어 있는 피고 명의의 연리 1% 공금예금계좌에 예치하였고, 피고는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1993. 9. 5. 원고에게 그 중 금 715,045,170원을 반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1) 먼저, 예치된 사업보증금 등에서 발생한 이자는 피고 시 재무회계규칙 제85조의 "세입세출외 현금을 예금함으로써 생기는 이자는 법령, 조례 또는 기금의 조성에 필요한 경우와 계약에 따라 정한 것을 제외하고 시에 귀속하며 세입에 편입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의하여 피고 시에 귀속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재무회계규칙은 피고 시의 예산, 결산 및 재무회계에 관하여 법령을 보충하는 한도 내에서 피고 시의 내부기준을 정한 행정규칙에 불과한 것으로서 원고를 구속하는 법규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원고와 피고가 예치금의 이자에 대하여 이 재무회계규칙에 따라 처리하기로 하였다거나 원고가 예치금에 대한 이자를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하는 한편, (2)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그 공금예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예치금 1,054,312,750원에 대한 예금일인 1991. 3. 4.부터 원고가 구하는 1993. 6. 4.까지 공급예금에 대한 금리 연 1%의 비율에 의한 이자 상당액 금 23,772,586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먼저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보건대, 피고 시 재무회계규칙이 피고 시 내부의 업무처리 기준을 정한 행정규칙에 불과하여 원고를 구속하는 법규적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전문건설업체로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도 부산 등지에서 이미 여러 차례 이 사건과 같은 유형의 사업을 시행한 경험이 있고, 앞서 본 재무회계규칙은 피고 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회계에도 공통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아니한바, 과연 원고가 지방자치단체에 보증금 등을 예치한 다음 사업을 시행한 경우에 사업 종료 후 그 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반환받은 사례가 없다면, 이 사건 계약 당시 비록 명시적으로 이자의 귀속에 대한 약정을 한 바 없다 하더라도 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를 피고 시에 귀속시키기로 하는 묵시적인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 이고, 피고 시 재무회계규칙에 의하여 예치금에서 발생한 이자가 피고에게 귀속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에는 그러한 취지의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심이 이 점에 관하여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 시의 재무회계규칙이 원고를 구속하는 법규범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의사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다. 나아가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보건대,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사업 보증금과 시설부대비의 수입, 지출 내역을 기재한 세입세출외 현금내역부(을 제16호증) 중 1992년과 1993년 1월분 장부(기록 제143정, 제146정) 상단에 '정기예금 992,000,000원'이라 기재되어 있고, 한편 을 제14호증의 2(정기예금 이자계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일자불상경(정기예금 금리에 비추어 역산해 보면 1992. 1.경으로 짐작된다.) 경남은행에 금 992,000,000원을 정기예금하였다가 1993. 7. 6. 정기예금계약을 해지하면서 그 때까지의 이자로 금 150,984,438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피고는 사업보증금 등이 장기간 예치되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원래 공금예금 계좌에 예치되어 있던 금원 중 사업보증금에 상당한 금 992,000,000원을 인출하여 이를 별도로 개설한 정기예금 계좌에 예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부당이득의 반환의 경우 수익자가 반환하여야 할 이득의 범위는 손실자가 입은 손해의 범위에 한정되고 손실자의 손해는 사회통념상 손실자가 당해 재산으로부터 통상 수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상당이라 할 것이므로, 사실관계가 앞서 본 바와 같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 시가 이 사건에서와 같이 도시계획시설사업을 하는 경우 원고와 같은 사업자로부터 지급받는 사업보증금을 통상 어떻게 보관 또는 사용하여 왔는지, 이 사건에서 원고의 사업보증금을 공금예금 계좌에서 인출하여 정기예금 계좌에 입금하게 된 경위, 또 원고가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함으로써 원고가 지급한 사업보증금의 성격상 그 예치기간 중 통상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 상당액을 심리·판단하여 그 금액의 반환을 명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가 지급한 사업보증금 등 예치금에 대한 이자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를 일부 기각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하였거나 부당이득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예치금에 대한 이자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상고인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 신성택 송진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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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6.6.13.선고 95나2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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