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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6926 판결
[해고무효확인등][공1997.6.1.(35),1606]
판시사항

[1] 단체협약에 노조 간부의 인사에 대한 사전합의조항을 둔 취지 및 이에 위반한 인사처분의 효력(무효)

[2] 노조 간부 당선자의 노조 전임발령 전 종전 부서에서의 근로제공의무의 존부(한정적극)

[3] 근로자가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근무해태가 정당화되기 위한 절차

판결요지

[1] 일반적으로 인사처분에는 인사이동, 상벌, 해고 등 근로관계의 변동, 소멸을 가져오는 모든 처분을 포함하는 것이고, 단체협약에 노조간부 등에 대한 인사는 조합과 합의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러한 합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2] 노조전임제는 노동조합에 대한 편의제공의 한 형태이고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을 통하여 승인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으로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근로조건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단체협약에 노조 전임규정을 두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상 노동조합 대표자 등의 특정 근로자에 대하여 그 시기(시기)를 특정하여 사용자의 노조전임발령 없이도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됨이 명백하거나 그러한 관행이 확립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할 수 없어서 노조전임발령 전에는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될 수 없다.

[3]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부담하는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는 사용자의 사전 또는 사후의 승인을 요하고, 근로자의 일방적 통지에 의하여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으므로, 노조지부장으로 선출된 근로자가 종래의 근무부서에 출근하지 아니하면서 결근계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의 승낙이 없는 이상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원고,상고인

원고

피고,피상고인

금호타이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신영)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의 곡성공장 제조부 제조4과 사원인 원고는 1993. 8. 27. 실시된 피고의 노동조합 곡성지부 지부장선거에서 지부장으로 당선되자 그 다음날부터 지부장 업무 인수인계를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종래의 근무부서인 위 제조4과에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는 원고의 노동조합 곡성지부장 임기가 1993. 10. 1. 개시된다는 이유로 수회에 걸쳐 임기개시 전에는 종래의 근무부서에 출근할 것을 명하였으나 원고는 1993. 9. 8. 피고에게 "조합의 업무 인수인계 등을 위한 기간이 필요하므로 같은 달 1.부터 28.까지 결근하겠다."는 취지의 결근계만 제출한 채 이를 따르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는 사원이 계속하여 5일 이상 또는 월간 누계 7일 이상 무단결근한 경우를 해고사유로 규정한 취업규칙 제63조 제1호 및 정당한 이유 없이 상위 직급자의 업무상의 명령에 항거 또는 불복하는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한 취업규칙 제72조 제9호의 규정 등을 적용하여 1993. 9. 28. 상벌위원회를 거쳐 원고를 징계해고한 사실, 피고와 그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 제36조는 인사권이라는 제목 아래 회사는 조합원에 대하여 공정한 인사를 행하여야 하며 조합원임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제1호), 회사는 대의원 이상 조합간부에 대한 전보, 또는 부서 및 직무변경시는 노동조합과 합의에 의한다(제2호), 조합원이 관련되는 승진 발령시는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한다(제3호)고 규정하고 있으나, 단체협약 제38조는 징계라는 제목 아래 회사는 조합원이 사규를 위배하는 등으로 징계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그 사실을 조합에 사전 통고한다고 규정하고, 단체협약 제12조는 조합전임이라는 제목 아래 회사는 조합대표자와 송정 6명, 곡성 3명을 조합업무에 전임케 한다(제1호)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다음과 같은 주장, 즉 피고가 원고를 징계해고함에 있어서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위 단체협약의 규정상 피고가 원고를 징계해고함에 있어서는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요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가 1993. 8. 27. 곡성지부장에 당선되었고 피고는 종래 관행상 곡성지부장 당선자에 대하여 당선 즉시 노조전임을 인정하여 왔으므로 원고가 곡성지부장 당선 후 종전의 근무부서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노조 사무실에 출근한 이상 이를 무단결근이라고 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노조 지부장에 당선되었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나 관행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노조전임발령 이전에는 종전의 부서에 출근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각 배척하면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제1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인사처분에는 인사이동, 상벌, 해고 등 근로관계의 변동, 소멸을 가져오는 모든 처분을 포함하는 것이고, 단체협약에 노조간부 등에 대한 인사는 조합과 합의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 이러한 합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할 것 이지만( 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와 그 노동조합 사이의 단체협약이 인사와 징계를 구분하여 인사권이라는 제목 아래 회사는 대의원 이상의 조합간부에 대한 전보, 부서 및 직무변경시는 노동조합과 합의하고, 조합원에 대한 승진 발령시는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한다고 규정하면서 징계라는 제목 아래 조합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조합에 사전 통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위 단체협약에서 규정하는 인사에는 징계는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요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옳고, 거기에 징계해고의 절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노조전임제는 노동조합에 대한 편의제공의 한 형태이고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을 통하여 승인하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으로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근로조건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 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누9177 판결 참조), 단체협약에 노조전임규정을 두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상 노동조합 대표자 등의 특정 근로자에 대하여 그 시기(시기)를 특정하여 사용자의 노조전임발령 없이도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됨이 명백하거나 그러한 관행이 확립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할 수 없어서 노조전임발령 전에는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될 수 없다 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사실관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피고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위 단체협약상의 노조전임규정에 따라 노조 대표자 및 송정 6명, 곡성 3명을 노조에 전임케 할 의무를 부담할 따름이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피고 회사에 곡성지부장 당선자가 당선된 때로부터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기록에 의하면 원고의 전임자인 소외 유시호, 박기현, 윤재홍 등은 곡성지부가 처음 설립되면서 지부장으로 당선되었거나 지부장 사퇴로 인하여 보궐선거에서 지부장으로 당선됨으로써 당선 후 곧바로 피고로부터 노조전임발령을 받아 노동조합 업무에 전임하였을 따름이다.), 곡성지부장으로서의 임기가 개시되지도 아니하여 피고로부터 노조전임발령을 받지 아니한 원고로서는 지부장에 당선된 때로부터 피고에 대한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부담하는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는 사용자의 사전 또는 사후의 승인을 요하고, 근로자의 일방적인 통지에 의하여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으므로 (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다17931 판결 참조), 원고가 종래의 근무부서에 출근하지 아니하면서 결근계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승낙이 없는 이상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가 곡성지부장에 당선된 이후 종래의 근무부서에 출근하지 아니한 것을 무단결근으로 인정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노조전임제 또는 무단결근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다. 제3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해고사유를 인정하고,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며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해고의 정당성이나 재량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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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96.12.13.선고 96나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