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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4. 25. 선고 2008노616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미간행]
AI 판결요지
형사소송법 제249조 는 범죄발생 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는 경우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처벌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한편, 국가의 형벌권행사가 미치지 않는 국외도피사범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제253조 제3항 에서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란 오로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만으로 국외체류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체류 목적 중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으면 족하다 할 것이나, 국외로 도피할 당시뿐 아니라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기간 중에도 그 도피의 목적이 유지되어야 함은 문언상 명백하고,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은 원칙적인 공소시효의 진행을 정지시키는 예외규정인만큼 이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공소시효제도의 본질 및 취지를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국외에 있는 동안 도피목적이 소멸되었다거나 그에 상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였다면, 정지된 공소시효는 다시 진행된다.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사

김성문

변 호 인

변호사 이경택(국선)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1994. 11. 16. 평화은행 합정동지점과, 1995. 2. 9. 동화은행 청담동지점과 위 회사 명의로 당좌수표 거래계약을 체결한 후 당좌수표를 발행하여 오던 중, 1995년 6월 초순경 위 회사 사무실에서 수표번호 마가01108571호, 액면금 330,000,000원, 지급지 동화은행 청담동지점, 발행일자 1995. 7. 8.로 된 당좌수표 1장을 발행하여 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하였으나 거래정지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1995년 6월경부터 같은 해 12월경 사이에 당좌수표 32장 액면 합계금 1,411,786,000원 상당을 발행하여 각 소지인이 지급제시 기간 내에 지급제시하였으나 각 지급되지 아니하게 한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이 1996. 2. 22. 중국으로 출국할 당시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중국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그 곳 교도소에 수감되어 귀국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그 기간 동안만큼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원칙대로 공소시효가 계속 진행하므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면소를 선고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출국하였다면 해외에 체류하는 동안 도피 목적이 소멸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공소시효가 정지되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별개의 범죄로 수감생활을 하였다고 하여 도피의 목적이 소멸한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고 보아야함에도,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하여 면소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판단

형사소송법 제249조 는 범죄발생 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는 경우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처벌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한편, 국가의 형벌권행사가 미치지 않는 국외도피사범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제253조 제3항 에서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동안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란 오로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만으로 국외체류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범인이 가지는 여러 국외체류 목적 중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으면 족하다 할 것이나, 국외로 도피할 당시뿐 아니라 국외에 체류하고 있는 기간 중에도 그 도피의 목적이 유지되어야 함은 문언상 명백하고,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 은 원칙적인 공소시효의 진행을 정지시키는 예외규정인만큼 이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공소시효제도의 본질 및 취지를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외에 있는 동안 도피목적이 소멸되었다거나 그에 상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였다면, 정지된 공소시효는 다시 진행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으로 돌이켜 보건대, 피고인이 국외로 출국할 당시에는 이 사건 부도수표의 발행으로 인한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국외에서 체류 중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징역 14년의 형을 선고받아 수감되었다면, 그 때부터는 피고인의 의사나 목적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의사에 의한 귀국이 불가능한 상황으로서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피고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즉, 이러한 경우에 국가는 당해 국가 주재 총영사관 등을 통하여 피고인의 현재지를 파악할 수 있고 따라서 사법공조 등의 절차에 따라 피고인의 인도를 요청하는 등 형벌권의 행사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중국의 교도소에서 수감되어 있던 1998. 3. 14.부터 2007. 1. 13.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정지되었던 공소시효가 진행하여 결국 이 사건 공소제기 전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태악(재판장) 이효선 이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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