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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11. 8. 선고 94도2123 판결
[업무상배임][공1994.12.15.(982),3315]
판시사항

가.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대출금의 일부만 변제받은 후 나머지 원리금채권의 보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담보일부를 해지한 것이 배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나. ‘가’항의 경우 일부해지 당시의 담보가치를 새로이 평가하지 않고 담보취득 당시의 평가에 따랐다 하여 배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대출과 관련하여 대출금의 일부만 변제받은 후 나머지 원리금채권의 보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담보일부를 해지하였다 하여 그 해지 자체가 바로 본인인 새마을금고에게 손해를 가하는 배임행위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 이사장에게 대출금액의 전액을 회수할 때까지 담보전부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업무상의 임무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고, 나아가 담보일부해지가 채권보전에 지장을 주는 것인지에 따라 배임행위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고, 또한 주관적으로 해지의 결과 새마을금고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 ‘가’항의 경우 담보물의 일부해지 당시의 가격이 담보취득 당시보다 특별히 하락하였다고 보여지는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이상,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일부해지 당시의 담보가치를 새로이 평가하지 아니하고, 담보취득 당시의 평가에 따랐다 하여 그것만으로 배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새마을금고의 이사장으로서 금고를 운영하여 오던 자인바, 1986.11.10.경 위 새마을금고에서 공소외 박용랑에게 금 10,000,000원을 빌려주면서 공소외 황일현 소유의 이리시 모현동 1가 109의33 소재 대지 199㎡ 및 같은 시 신용동 773의10 소재 전 662m2에 채권최고액 금 16,000,000원, 채권자 위 새마을금고로 한 공동담보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는데 채권전액회수시까지 담보를 유지하여야 할 업무상임무에 위배하여 1989.4.12.경 채무원금 중 금 3,000,000원만 변제받고는 위 황일현의 부탁으로 위 대지에 설정된 위 근저당권을 해지하여 줌으로써, 위 새마을금고에 담보권상실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업무상배임죄로 처단하였다.

2. 논지는 위 새마을금고의 여신업무규정에 대출금이 일부 상환된 경우 채권보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담보물의 일부를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바, 피고인은 이 사건 담보물의 일부해지시에도 위 규정에 의하여 채무일부를 변제받은 후, 위 금고의 실무책임자인 전무 김륭번으로 부터 담보설정 당시의 가격으로 보아 나머지 담보물에 의하여도 채권확보에 지장이 없겠다는 건의를 받아 일부해지한 것 뿐이고, 더구나 담보물의 평가는 이사장의 권한 외의 업무이므로 피고인에게는 배임의 범의가 없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대출과 관련하여 대출금의 일부만 변제받은 후 나머지 원리금채권의 보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담보일부를 해지하였다 하여 그 해지 자체가 바로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배임행위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제1심판시와 같이 대출금액의 전액을 회수할 때까지 담보전부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업무상의 임무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고, 나아가 담보일부해지가 채권보전에 지장을 주는 것인지에 따라 배임행위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고, 또한 주관적으로 해지의 결과 새마을금고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염려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편철된 대출신청서(공판기록 28면)와 등기부등본(수사기록 241면)의 각 기재를 살펴보면, 최초 대출시 위 마을금고의 대출심사위원인 공소외 이상직이 이 사건 담보물 중 대지의 담보가치를 약 금 11,000,000원으로 평가하여 그것만으로는 담보가치가 부족하나 담보가치가 약 금 20,000,000원으로 평가되는 위 전에 관하여 2순위 근저당권을 추가로 설정하였으므로 담보가 충분하다고 조사한 사실, 위 전에 관한 1순위 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은 금 9,900,000원인 사실이 엿보이므로 결국 최초 대출시에 위 전의 실질적인 담보가치를 금 10,100,000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이는 바, 그렇다면 위 일부해지시에 대출금 중 일부를 변제받아 잔여원금이 금 7,000,000원이었으므로 담보취득 당시의 평가에 의하면 나머지 담보물인 위 전의 실질적인 담보가치가 잔여원리금채권액보다 상당히 초과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담보물의 일부해지 당시의 가격이 담보취득 당시보다 특별히 하락하였다고 보여지는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일부해지 당시의 담보가치를 새로이 평가하지 아니하고, 담보취득 당시의 평가에 따랐다 하여 그것만으로 배임의 범의를 인정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담보일부해지를 배임죄로 인정하려면 피고인의 행위가 이 사건 새마을금고의 담보해지에 관한 제 규정에 어긋나는 것인지 또는 최초대출시 이 사건 담보물 중 전의 담보가치가 과다하게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는바(항소이유서에 의하면 그 후 경매절차에서 약 4,000,000원에 경락되었다고 한다), 피고인이 위 전의 최초의 담보가치평가가 부실하고 일부해지당시의 담보가치는 그 보다 못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심리하여 피고인에게 배임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함에도 대출금액의 전액을 회수할 때까지 담보전부를 그대로 유지하여야 할 업무상의 임무가 있다거나 담보일부해지시 별다른 담보평가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결과적으로 담보가치가 부족하여 새마을금고에 손해를 끼친 사실만으로 만연히 피고인에게 배임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고, 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어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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