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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비율 2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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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07. 10. 31. 선고 2006가합86998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원고

원고 1외 6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드림 담당변호사 엄윤상외 1인)

피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07. 10. 10.

주문

1.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11,303,257원, 원고 3, 4, 5에게 각 1,000,000원, 원고 6, 7에게 각 2,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05. 8. 4.부터 2007. 10. 3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들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75,842,245원 또는 71,087,423원, 원고 3, 4, 5에게 각 3,000,000원, 원고 6, 7에게 각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05. 8. 4.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망인의 수용 및 사망경위

(1)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2000. 5. 26.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으로부터 ‘망인은 2000. 3. 21. 술에 만취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망인의 처 소외 7과 돈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격분하여 가위로 위 소외 7의 목, 가슴 등을 10회 찔러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부자상 등을 입혔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2) 망인은 위 판결에 따른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01. 11. 25. 장도리, 과도 등을 이용하여 망인의 형 소외 8과 그의 처 소외 9를 각 살해하였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2002. 7. 26. 망인의 위 범죄사실과 소외 7에 대한 협박사실에 관하여 ‘징역 15년과 치료감호에 처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후 위 판결은 광주고등법원과 대법원을 거쳐 확정되었다.

(3) 망인은 위 판결에 따라 2003. 1. 16.부터 2004. 11. 30.까지 △△치료감호소에서 치료를 받았고, △△교도소를 거쳐 2004. 12. 2. ○○교도소로 이감되었다.

(4) 망인은 2005. 8. 2. 20:45.~50.경 야간 담당근무자인 소외 2에 의해 기결7사 5실에서 화장실 철격자(높이 185.5cm, 망인의 신장 174cm)에 내의(상의)를 찢어 만든 끈으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되었다. 소외 2는 다른 동료 교도관들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하는 한편 망인을 □□병원으로 후송(위 병원 응급실에 21:05경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하였으나, 망인은 2005. 8. 4. 14:50경 심폐정지로 사망하였다.

나. 망인의 치료감호소 및 교도소에서의 생활

(1) 망인에 대한 치료감호가 종료될 무렵인 2004. 11.경 작성된 ‘종료심사 참고자료’ 및 ‘퇴원요약지’에는 망인의 증상 등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성격적인 문제를 보이고, 모든 치료진에 대해서 법적인 소송을 남발함. 모든 치료에 부정적이고, 부인과는 이혼소송 중이며, 망상장애보다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됨.”이라고, 향후 치료계획에 대하여 “현재 치료감호를 통한 정신과적 접근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교도소로 퇴소할 예정임.”이라고 각 기재되어 있다.

(2) 망인은 2005. 1. 14. “본인은 작업장에 취업하여 근로하기를 원하는 자로서 작업을 지정해 주신다면 관에서 지정한 작업장에 출력하여 성실히 생활할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고, 그 무렵부터 종이로 된 쇼핑백을 만드는 제5공장으로 출역하였다.

(3) 이후 망인이 공장에 출역하여 성실하게 작업에 임하고, 교도소 내 규율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교도소는 2005. 4. 13. 망인에 대한 ‘자살우려 문제수’의 지정을 해제한 다음, 같은 달 18. 망인을 ‘자살위험자’로 지정하였다{망인은 미결수용 중이던 2002. 1. 22.부터 특정강력범(특별관리) 및 문제수용자(자살우려자)로 지정, 관리되어 오고 있었다}.

(4) ○○교도소는, 망인이 2005. 7. 20. 16:40경 직업훈련공장에서 갑자기 근무자실로 들어가 무릎을 꿇고 울면서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나를 묶고 죽여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나는 개다.“라며 바닥을 기어 다니고 ”멍 멍“ 개소리를 내면서 직원들을 물려고 하는 등의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17:25경 의무관의 진료를 받게 하였는데, ‘급성정신착란증’으로 정신과적 치료 및 안정을 요한다는 진단이 나와 망인에게 약물을 투여하였고, 17:30경에는 망인에게 수갑을 사용하였다.

(5) 망인이 다음 날인 7. 21.에도 정신이상의 증세를 계속 보임으로써 기결7사 5실에 보호 수용되었으며, 그때부터 7. 25.까지 대면계호를 받았다{망인에 대하여 7. 21. 13:45경 수갑 외에 사슬이 추가로 사용되었다가, 7. 22. 14:00경에 계구(수갑과 사슬) 사용이 해제된 후, 7. 26. 11:50부터 7. 29. 11:30까지, 7. 30. 20:30부터 8. 2. 17:00까지 계구가 재차 사용되었고, 7. 22. 내소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로부터도 ‘인격장애 및 공황장애’에 따른 약물치료를 요한다는 소견이 있어 약물을 계속적으로 복용하기도 하였다}.

(6) 망인이 자살을 시도한 날인 2005. 8. 2. 14:34경 ‘본인은 독방에 와서도 문을 3번이나 차고, 자수한다고 소리를 쳐 직원분들을 밤새도록 잠도 못자게 하였고, 저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여 앞으로는 생활을 잘 하겠사오니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작성, 제출하였고(당시 망인은 교도관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교도소는 망인이 심적으로 안정되어 근무자의 지시에 순응하고 관규를 준수하는 등 자해의 우려가 감소되었다고 판단하고, 17:00경 계구 사용을 해제하였다.

다. ○○교도소의 수용자 관리상황 및 자살 당시의 상황

(1) 망인이 보호 수용되었던 기결7사는 총 6실로 구성되어 있고, 징벌을 받거나 자 살 위험이 있는 등의 문제수용자를 수감하는 곳이다.

(2) 기결7사의 각 거실에는 철저한 시찰을 위해 고정식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보안과 사무실의 모니터를 통해서도 감시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3) 망인이 자살을 시도한 날 저녁에 보안과 사무실에는 당직교감, 배치교위, 보안서무, 거실지정담당 교도, CCTV 감시근무 교도 각 1명씩 총 5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망인이 자살을 시도할 무렵 위 5명과 기결7사 야간 담당근무자 소외 2의 근무상황은 아래와 같다.

① 기결7사 야간 담당근무자 교위 소외 2는 20:00경 근무를 시작하여, 거실 순찰을 하던 중, 20:20경 기결7사 2실내 수용자들 사이에 말다툼이 있음을 발견하고 위 2실 앞에서 대기하면서 이를 제지하려 하였지만, 위 수용자들의 말다툼이 몸싸움으로 발전하자, 보안과 사무실에 대기하고 있던 관구교감 소외 3에게 보고하였다. 소외 3은 위 보도를 받고, CCTV 감시근무 교도를 포함한 경비교도대 2명과 함께 현장에 출동하여 10여분 정도의 실랑이 끝에 소란당사자들을 관구실로 동행하여 조사하였다. 이후 소외 2는 위 2실로 들어가 내부상황을 확인한 다음 그 자리에서 위 싸움에 대한 근무보고서 초안을 작성하였다.

② 배치 교위 소외 4는 20:30경 병사(3실)에 환자가 발생한 관계로 의무과로 출동하여 진료를 받고 있는 수용자에 대한 계호근무를 하였다.

③ 보안서무 교위 소외 10은 보안서무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④ 거실지정담당 교도 소외 5는 신입자실에서 입, 출소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⑤ CCTV 감시근무 교도 소외 6은 20:00경부터 CCTV 모니터 감시근무를 하다가 20:30경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수용자들 사이의 다툼으로 소외 3과 함께 현장에 출동하여 21:30경까지 위 수용자들에 대한 계호업무를 수행하였다(야간의 CCTV 감시근무에는 2명이 배치되어, 18:00부터 다음날 7:00까지 교대로 근무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4) 한편,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교도소는 2005. 8. 5. 소외 2에 대하여 계호근무 불철저를 이유로 경고조치함과 동시에 목포교도소로 전출시켰다.

라. 원고들의 신분관계 및 상속의 포기

(1) 원고 1, 2는 망인의 부모, 원고 3, 4, 5는 망인의 형, 누나이고, 원고 6, 7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2) 수원지방법원(2005느단1659) 이 2005. 11. 1. 망인의 1순위 상속인이던 원고 6, 7의 상속포기신고를 수리함으로써 2순위 상속인이던 원고 1, 2가 망인의 재산을 각 1/2씩 상속하게 되었다.

[인정근거 : 갑 1, 2, 3, 5호증, 을 1 내지 4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피고 산하 ○○교도소 교도관들이 ① 망인의 자살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 인력 운용에 있어 CCTV 감시근무자 조차도 자리를 1시간 이상씩 비우게 함으로써 그 신병관리를 소홀히 하여 망인의 자실을 용이하게 하였고, ② 자살을 시도한 망인을 처음 발견한 이후에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못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2) 따라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라 그 소속 공무원인 위 교도관들의 사용자로서 원고 1, 2에게 각 75,842,245원(농촌일용노임을 기준으로 계산한 망인의 소극적 손해 및 위자료 합계액에 대한 법정상속분 65,842,245원 + 위 원고들 고유의 위자료 10,000,000원) 또는 각 71,087,423원(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계산한 망인의 소극적 손해 및 위자료 합계액에 대한 법정상속분 61,087,423원 + 위 원고들 고유의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3, 4, 5에게 각 3,000,000원(위 원고들 고유의 위자료), 원고 6, 7에게 각 5,000,000원(위 원고들 고유의 위자료)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여부

(가) ①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망인이 ○○교도소로 이감된 이후에 어느 정도 생활에 적응하고 공장에 출역하기도 하였으나, ○○교도소는 망인을 여전히 자살위험자로 지정하고 있었던 사실, 망인이 2005. 7. 20.경부터 정신이상 증세가 악화됨으로써 그 다음날 철저한 시찰이 가능한 기결7사로 옮겨졌으며, 그 무렵부터 망인이 자살을 시도한 2005. 8. 2.까지 대면계호와 망인에 대한 계구사용, 해제가 반복된 사실, 망인의 반성문 제출로 계구사용이 해제된 때(17:00)로부터 약 4시간이 경과하기 이전에 망인이 자살을 시도한 사실, 자살 시도 당시 기결7사 야간 담당근무자 소외 2는 수용자들 사이에 발생한 말다툼을 제지함에 있어 초기 대응의 잘못으로 그 싸움이 확대되었고, 이로 인하여 다수의 교도관들이 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사실, 소외 2는 다툼이 있었던 수용자들이 관구실로 동행된 이후에도 위 싸움에 대한 근무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등으로 즉시 나머지 거실을 사찰하지 아니한 사실, 보안과 사무실에 설치된 모니터로 기결7사 전체를 세심히 감시해야 할 CCTV 감시근무자 소외 6이 위와 같은 수용자들 사이의 싸움 현장에 출동함으로써 약 1시간 동안이나 자신이 고유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기결7사의 각 거실에 CCTV 카메라를 설치하고, 보안과 사무실에 모니터 감시근무자를 둔 것은 기결7사의 전체 상황을 면밀히 살피기 위한 목적이라 할 것이므로,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보안과 사무실에 위 감시근무를 수행할 1인은 반드시 남겨두어야 했다고 보이는 점, 망인이 반성문을 작성, 제출한 것이 계구사용을 해제한 주요원인이라 할 것인데, 망인이 교도관들에게 반성문 제출을 수차례 재촉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계구사용을 해제함에 있어 망인의 상태를 좀 더 면밀히 확인했어야 한다고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면, 당시 망인이 비교적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보이는 등으로 비록 자살의 가능성이 일부 낮아진 것처럼 판단되었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그 이전의 정신 및 행동양식을 감안할 때 여전히 자살의 가능성이 있었다고 할 수 있는바, ○○교도소 측으로서는 이러한 망인의 동태를 상당한 주의를 가지고 계속적으로 감시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이와 같은 계속적인 주의관찰의 필요성 때문에 망인을 감시카메라가 있는 기결7사에 수용하였던 것이다) 망인에 대한 순찰에 의한 관찰뿐만 아니라 CCTV 모니터에 의한 관찰을 상당한 시간 동안 게을리 한 결과 망인이 목을 매고 있는 모습을 뒤늦게 발견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소속공무원인 ○○교도소 교도관들의 직무상 잘못으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나) ② 주장에 대한 판단

○○교도소가 망인에 대한 응급조치를 게을리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오히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을 처음 발견한 소외 2와 동료 교도관들은 망인에 대하여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으로 적절한 응급조치를 취하는 한편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였다).

(2) 책임의 제한

다만, 망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잘못이 이 사건 손해발생의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참작하기로 하되, 위 사고의 경위 및 기타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망인의 과실비율은 80%로 봄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기재와 같다{망인의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기록에 나타난 망인의 성별, 생년월일, 주거생활권(도시), 직업(무직) 등을 기초로 삼았고, 원고들의 위자료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망인 및 원고들의 나이, 가족관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였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1, 2에게 각 11,303,257원, 원고 3, 4, 5에게 각 1,000,000원, 원고 6, 7에게 각 2,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05. 8. 4.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07. 10. 31.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기로 한다.

[손해배상액 계산표 생략]

판사 한창호(재판장) 노태홍 이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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