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가합531124 손해배상(의)
원고
1. A
2. B
3. C
원고 2, 3은 미성년자이므로 법정대리인 친권자 모 A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호균
피고
1. D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진석, 양효경
2. E 주식회사
변론종결
2017. 3. 21.
판결선고
2017. 4. 25.
주문
1. 가. 피고 D은 원고 A에게 686,607,821원, 원고 B, C에게 각 453,405,21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 10. 27.부터 2017. 4.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피고 주식회사는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 A에게 위 686,607,821원 중 200,000,000원 및 그 중 1,000,000원에 대하여는 2015, 5, 29.부터, 199,000,000원에 대하여는 2016. 1. 20.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의 2/3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 D이 부담하고, 원고들과 피고 E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E 주식회사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 D은 원고 A에게 1,944,152,200원, 원고 B, C에게 각 1,289,434,8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4. 10. 27.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피고 E 주식회사(이하 '피고 보험회사'라 한다)는 피고 D과 각자 원고들에게 위 돈 중 200,000,000원 및 그 중 1,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199,000,000원(비록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는 '190,000,000원'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오기로 보인다)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 D은 외과 전문의로서 2010. 12.경부터 서울 송파구 F에 있는 G병원(그 후 H병원으로 병원명이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한 사람이고, 피고 보험회사는 2013. 12. 23. 이 사건 병원에서 발생하는 의료사고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의사 및 병원배상책임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가) 보험기간 : 2013. 12. 23. 24:00부터 2014. 12. 23. 24:00까지
나) 보상하는 손해 : 이 사건 병원 의료진이 의료사고(피보험자가 의료행위를 잘못행하였거나 당연히 행하였어야 할 의료행위를 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의료행위의 대상이 되는 수진자에게 입힌 신체장해) 피해자에게 지급할 책임을 지는 법률상의 손해배상금
다) 보험가입금액 : 1회의 의료사고당 200,000,000원, 보험기간 중 총액 400,000,000원을 한도로 보상하되, 자기부담금 10,000,000원을 초과한 부분만 보상
라) 피해자의 직접청구권 취득 : 이 사건 병원 의료진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의료사고가 생긴 때에 피해자는 본 계약에 따라 피고 보험회사가 이 사건 병원 의료진에게 지급책임을 지는 금액 한도 내에서 피고 보험회사에 대해 보험금의 지급을 직접 청구 가능
2) 원고 A는 아래와 같이 2014. 10. 17. 이 사건 병원에서 피고 D으로부터 위장관 유착박리술 등을 시행받은 후 2014. 10. 27. 사망한 I의 아내이고, 원고 B, C은 I의 자녀들이다.
나. J병원 응급실에의 내원
1) I은 2014. 10. 17. 11:50경 약 10분 전부터 발생한 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면서 J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2) 위 병원 의료진은 I에 대해 이학적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을 시행하였는데, 당시 발열 증상은 없었고 장음 감소의 소견이 있었으며 백혈구증가증의 소견은 보이지 않는 등의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I에게 위와 관련된 문제가 있거나 요관 결석이 있을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있는 이 사건 병원에서 추가 검사나 치료를 받고 싶다는 I의 의사에 따라 같은 날 13:00경 I을 이 사건 병원으로 전원시켰다.
다. 이 사건 병원에의 1차 내원 및 수술 시행
1) I은 2014. 10. 17. 13:37 경 계속된 심한 복부 통증을 호소하면서 이 사건 병원을 방문하였고, 피고 D은 복부 CT, 흉부 엑스레이 등 각종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마비성 장폐색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2) 이어 I은 피고 D으로부터 수술을 받기로 한 후 같은 날 16:21경 이 사건 병원에 입원하였다.
3) 피고 D은 같은 날 16:45부터 20:00경까지 I에 대해 복강경과 복강경용 초음파 절삭기 등을 이용하여 소장, 대장, 위, 복막 사이에 유착된 부위를 박리하고 그 과정에서 약해진 소장 부위를 봉합하는 위장관 유착박리술(이하 이 부분 수술을 '이 사건 유착박리술'이라 한다)과 위 대만 부위를 따라 길이 약 15cm의 위벽을 위 내강 쪽으로 1회 집어넣어 주름을 만든 후 봉합하는 수술(이하 이 부분 수술을 '이 사건 위 봉합술'이라 하고, 이 사건 유착박리술과 위 봉합술을 통틀어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라. 이 사건 수술 시행 후 퇴원 당시까지의 경과
1) I은 이 사건 수술 직후인 2014. 10. 17. 20:10경부터 통증을 호소하여 페치딘(마약성 진통제)을 투여받았고, 같은 날 21:33경 가슴이 뻐근하고 숨이 찬 증상을 호소하여 산소 3ℓ 와 니트로글리세린(혈관확장제)을 투여받았으며, 그 후에도 계속 심한 흉통을 호소하여 같은 날 22:00경과 23:30경 몰핀(마약성 진통제)을 투여받았다.
2) I은 2014. 10. 18. 02:20경 수면을 위해 디아제팜(신경안정제)을, 같은 날 02:40경 통증을 호소하여 페치딘을 투여 받았고, 같은 날 05:00경 다시 통증을 호소하여 듀로제식 패치(진통제)를 붙이고 수면을 위해 디아제팜을 다시 투여받았다. 그 후 I은 같은 날 22:20경 가수면 상태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계속 간호사를 호출하여 트라마돌(비마 약성 진통제)을 투여받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 D은 같은 날 I에게 수술 후 회복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정도의 통증이고 수술은 잘 되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3) 간호사는 I이 2014. 10, 19. 01:20경 통증을 호소하여 트라마돌을 투여하였다가, 같은 날 01:40경 4층 입원실에서 5층 간호사실로 올라와 소리를 지르면서 다시 통증을 호소하자 진통제를 페치딘으로 교체하여 투여하였고, 같은 날 04:00경 또 다시 심한 통증을 호소하여 물핀을 투여하였는데, 당시 I은 소파에 앉아 '아, 아'하는 소리를 지르며 아파하기도 하였다.
4) 피고 D은 I이 퇴원하기를 원하자, 2014. 10. 19. 09:05경 I에 대해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한 후 같은 날 09:14경 이 사건 수술 당시 I에게 설치하였던 배액관을 제거한 다음 물을 조금씩 마셔보고 괜찮으면 퇴원해도 좋다고 하였다.
5) I은 2014. 10. 19. 13:30경 듀로제식 패치(진통제)를 붙이고 7일분의 위 보호제, 소화제 등을 처방받아 이 사건 병원에서 퇴원하였다. 당시 피고 D은 I에게 이틀 동안은 미음을 끓여 반 공기 정도 먹어 보고 괜찮으면 더 걸쭉한 미음, 죽, 밥의 순서대로 식사를 하면 된다고 말하였고, 만일 열이 나면 위험하니 반드시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한편, 2014. 10. 19. 촬영된 위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좌측 횡격막 상부에 공기 음영이 있어 심낭기종과 종격동기종의 소견을 보이고 있었는데, 피고 D은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위 퇴원 당시까지 I이나 보호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고지하지도 않았다.
6) I은 퇴원 후 집에서 쉬는 동안 체온이 2014. 10. 19. 16:00경 38.3도, 같은 날 16:30경 38.7도로 측정되었고, 이에 아내인 원고 A가 이 사건 병원에 전화하였으나, 간호사는 수술 후 보통 있는 일이라고만 하였다. I는 같은 날 21:00경까지 통증으로 인해 미음 반 공기를 채 먹지 못하였다.
마. 이 사건 병원에의 2차 내원 및 귀가
1) I은 계속된 통증에 2014. 10. 20. 05:10경 집에서 열이 났다고 하면서 이 사건 병원을 다시 방문하였는데, 당시 위 병원에서 측정한 I의 체온은 37.6도였고, 오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간호사는 I이 통증을 호소하여 몰핀을 투여하였다.
2) I는 몰핀 투여 후 통증이 줄어들자 주치의인 피고 D을 기다려 진료를 보지 않고 같은 날 08:02경 귀가하였다.
바. 이 사건 병원에의 3차 내원 및 귀가
1) I은 2014. 10. 20. 16:57경 다시 이 사건 병원을 방문하였는데, 당시 I의 체온은 38.8도, 맥박은 분당 137회(참고치는 분당 60~100회)로 측정되었다. 피고 D은 간호사에게 지시하여 I에게 세프티손(복막염 등에 반응하는 약제), 에취투(소화성궤양 등에 반응하는 약제)를 투여하고, 같은 날 17:01경 산소 3ℓ 를 비강을 통해 공급해 주었다.
2) 당시 I에 대한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장 부종이 있고 압통도 있었으나, 수분저류는 발견되지 않았고 반발통은 없었다. 이에 따라 피고 D은 일단 메트리날(복막염 등에 반응하는 약제)을 처방하고 간호사에게 다음 날인 2014. 10. 21. CRP(C 반응성 단백시험 : 세균성 감염 등 급성질환 환자의 염증반응 검사), CBC(일반혈액 검사 :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에 대한 지표 검사), LFT(간 기능 검사)를 실시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I는 메트리날 투여를 거부하고 컨디션이 호전되었으니 다음날 외래진료를 받으러 다시 오겠다고 하면서 2014. 10. 20. 18:15경 귀가하였다.
사. 이 사건 병원에의 4차 내원 및 의식 상실에 따른 전원
1) 그 후 I는 2014. 10. 22. 04:40경 왼쪽 가슴 통증, 왼쪽 어깨 방사통, 복통 등을 호소하면서 이 사건 병원에 다시 내원하여 같은 날 04:45 페치딘, 메트리날, 세프티손을 투여받았고, 같은 날 04:50경에는 복부팽만 증상이 관찰되었다.
2) 피고 D은 I이 같은 날 06:05경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자 간호사에게 지시하여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도록 하고 몰핀을 투여하였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줄어드는 모습이 보이지 않자, 간호사는 I에게 흉통에 관한 검사를 시행하기 위해 다른 병원 응급실에 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였으나, I은 일단 이 사건 병원에 있겠다고 하였다.
4) I은 같은 날 08:09경 가슴의 답답함과 좌측 어깨 방사통을 호소하면서 침상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고 D이 같은 날 08:28경 I의 심전도를 검사한 결과 맥박은 분당 145회로 심각한 빈맥 상태였고, 심장전압은 0.19mV로 현저히 낮은 상태였는데, 피고 D은 일단 I에게 같은 날 08:45경 페치딘, 10:53경 트라마돌만을 투여하였다.
5) 간호사는 같은 날 11:04경 I로부터 흉통이 있으면서 식은땀이 난다는 호소를 듣고 이를 피고 D에게 보고하였으나, 피고 D은 진통제로 조절할 것을 지시하였다.
6) 피고 D은 같은 날 11:32경 회진을 돌면서 I에게 '가슴 통증은 혈관이 반 정도 막혀 있어서 심장으로 가는 피가 모자라 그런 것인데 심전도는 이상 없으니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혈액 검사도 수치가 돌아오고 있으니 수술했던 내부는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간호사에게 지시하여 I에게 앤지덤 패치(니트로글리세린)를 부착해 주었다.
7) 피고 D은 2014. 10. 22. 12:40경 I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하여 I의 병실에 내려 왔다가 화장실 변기에 구토하고 있는 I을 발견하고 침상으로 옮겼는데, 그 순간 I이 의식을 잃었다.
8) 이에 피고 D은 에피네프린 투여 및 심폐소생술 시행, 자동제세동기 사용, 기도삽관 실시, 중심정맥관 삽입 후 도파(심혈관 질환제), 에피네프린, 아트로핀 추가 투여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I을 직접 K병원으로 옮겼다.
아. K병원에서의 응급수술 시행
1) I은 2014. 10, 22. 14:10경 K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는데, 당시 동공이 6mm 열려 있고, 사지 반응이 없는 상태였으며, 혈압은 122/70mmHg, 맥박은 분당 139회, 호흡은 분당 16회, 산소포화도는 100%였다.
2) K병원 의료진은 엑스레이와 CT 등 각종 검사 결과 복막염, 장 유착, 심낭압전 등의 소견을 확인하고, 위장관외과와 흉부외과가 협진하여 응급으로 개복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3) 우선 K병원 위장관외과 의료진이 2014. 10. 22, 20:20경 I의 복막을 열었는데, 개복과 동시에 냄새는 나지 않는 탁한 액체가 나왔고, S상 결장이 간과 횡행결장에 붙어 있으며, 소장이 심하게 늘어나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십이지장걸 이인대 약 70~80cm 하방의 소장 부위에서 약 1cm의 천공(이하 '이 사건 소장 천공이라 한다)이 발견되었고, 액체와 음식물 찌꺼기 일부가 이 사건 소장 천공을 통해 배액된 것도 확인되었다(당시 좌상 복부 횡경막은 심한 염증과 하얀 백태로 인해 정확한 확인은 불가능하였으나, 매우 약해보이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위 의료진은 유착 부위를 박리하였는데, 이 사건 소장 천공 주변의 경우 유착이 심해서 천공 부위를 비롯하여 30cm 정도의 소장을 절제한 후 다시 문합하고, 복강 세척 및 배액관 설치를 하였다.
4) 이어 K병원 흉부외과 의료진이 I의 흉골 아래쪽으로 접근하여 횡격막을 절개하자 마자 심낭 안에 있던 액체가 600~700cc 정도 배출되었고, 이에 따라 심장의 내부압력이 내려가자 심장 활력징후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위 의료진은 이 사건 소장 천공과 복막염으로 인해 복막 안에 있던 액체가 심낭으로 유입된 것으로 의심하였으나, 좌측 횡격막에 지름 6~7cm 정도 크기로 괴사된 것처럼 보이는 부분을 발견하였을 뿐, 천공된 부분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위 의료진은 심낭을 세척하고 배액관을 설치한 다음, 횡격막과 심낭을 봉합한 상태에서 같은 날 22:35경 수술을 모두 마쳤다(이하 2014.10.22. K병원에서 시행된 수술을 통틀어 '이 사건 응급수술'이라 한다).
자. I의 사망
1) 그러나 I은 이 사건 응급수술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뇌부종과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등에 따른 혼수 상태가 계속 유지되었고, 2014.10. 25.에는 자발호흡 및 모든 반응이 소실된 뇌사 상태로 추정되기에 이르렀다.
2) 결국 I은 2014. 10. 27. 20:19경 사망하였다.
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및 추정 사인
1)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2014. 11. 3. I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였는데, 그 주요 부검결과는 아래와 같다.
가) 배 안에는 지저분한 삼출액이 들어 있고, 배 안 장기 표면은 전반적으로 화농성물질로 덮여 있는데, 이러한 소견은 간, 횡행결장, 위, 횡경막 등이 위치한 상복부가 특히 심하였고, 부분적으로 심하게 유착되어 있었다.
나) 심낭 내강에도 다량의 지저분한 삼출액이 들어 있고, 심장 표면에도 화농성 물질이 덮여 있었다. 심낭 내면에 심낭절개술(이 사건 응급수술 중 K병원 흉부외과 의료진이 시행한 부분) 자국의 왼쪽 끝에서부터 약 3cm 떨어진 곳에서 약 0.3cm 크기의 심낭 천공과 그 주변에서 깨와 같은 씨 조직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관찰되었다. 횡격막 아래쪽에서 보았을 때 심낭 천공에 대응하는 위치에서도 횡격막 천공이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이하 위와 같은 심낭과 횡격막의 천공을 통틀어 '이 사건 심낭 천공'이라 한다), 그 천공 주변을 포함하여 심장, 심낭, 횡경막 등에 심한 염증이 있었다.
다) 위 대만을 따라 약 15cm 길이의 위벽을 위 내강 쪽으로 1회 접어 넣어 주름을 만든 후 봉합한 이 사건 위 봉합술의 시행 흔적도 확인되었다.
2)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위와 같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이 사건 수술 이후 발생한 이 사건 소장 천공을 통해 소장 내용물이 복강 내로 유출되어 복막염이 발생하였고, 복강과 심낭을 연결하는 이 사건 심낭 천공을 통해 위와 같은 복강 내 염증이 심낭 내로 다시 파급되어 심낭염, 이에 동반한 염증성 삼출액, 심낭기종 등이 발생하였으며, 이에 따라 심낭압전 등이 발생하여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할 정도의 심기능 이상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후 이 사건 응급수술의 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뇌를 비롯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해 I이 최종적으로 사망하게 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 관련 형사 사건의 진행 경과
1) 피고 D은 이 사건 수술 시행 및 그 이후 경과 관찰 과정에서 의료상의 과실을 범하여 I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2015. 8. 24. 서울동부지방법원 2015고합203호로 기소되었다.
2) 위 법원은 2016. 11. 25. 피고 D의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피고 D에 대해 금고 10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고(그 외에 업무상비밀누설의 점과 의료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현재 위 형사 사건에 대한 항소심이 계속 중이다.
타. 관련 의학지식
1) 마비성 장폐색
가) 장폐색은 장, 특히 소장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음식물, 소화액, 가스 등의 장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을 말하는데, 기계적인 원인으로 장이 막히는 경우인 기계적 장폐색과 장의 운동이 중지되어 기능적으로 폐쇄되는 경우인 마비성 장폐색이 있다.
나) 이 중 마비성 장폐색은 복강 수술 직후에 가장 흔히 발생하고, 전해질 및 대사작용 이상이 있을 때 또는 외상, 염증 등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도 있는데, 복통, 오심 및 구토, 복부팽만 등 그 증상이 기계적 장폐색과 유사하나, 그 중에서도 산통과 같이 주기적인 극심한 복통이 없이 발생하는 복부팽만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고, 기계적 장폐색과 달리 가스 배출도 이루어진다.
다) 기계적 장폐색의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반면, 마비성 장폐색의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는데, 기계적 장폐색의 경우라 하더라도 먼저 적절한 수액과 전해질의 공급, 비위관을 이용한 장 내 압력 감소 등 내과적 처치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둘 중 어느 장폐색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복부 엑스레이 검사, 복부 CT 검사, 바륨 조영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2) 위장관 유착박리술, 장천공 및 복막염
가) 위장관과 복벽의 유착은 복부 수술 환자의 약 90% 이상에게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과정이고, 이와 같은 유착으로 인하여 장폐색이 발생하는 경우 위장관 유착박리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위장관 폐색으로 인한 응급수술의 적응증으로는, ① 소장의 완전 폐색, ② 고열, 빈맥, 압통, 백혈구 증가 등 장 점막의 괴사를 시사하는 소견, ③ 장염 전증(꼬임), 천공 소견이 있다. 과거에는 개복에 의한 유착박리술을 주로 시행하였으나, 최근에는 수술 기술의 발달로 복강경을 이용한 유착박리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나) 복강경을 이용하여 유착박리술을 시행하는 경우 기복을 만들기 위해 투관침(trocar)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장천공이 발생할 수 있고, 유착박리 과정에서 직접 장천공이 발생하거나, 초음파 절삭기 등 수술 시 사용하는 기구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수술 부위로부터 약 1~4mm 주변 조직이 손상되어 약 3~10일 후에 지연성으로 장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 위장관 유착박리술을 시행한 경우 장천공 발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면밀하게 경과를 관찰해야 하는데, 엑스레이 검사에서 유리 공기 소견이 관찰된 경우 복강경을 통해 주입한 이산화탄소 가스인지, 천공에 의해 발생된 유리공기인지 감별해야 하고, 환자가 복통을 호소할 경우 상복부에 압통, 반발통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면서, 반복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백혈구 수치의 변화 및 백혈구 분획 확인, 반복적인 복부 엑스레이 촬영 및 복부 CT 검사 등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천공이 발생한 경우 그 밖에도 빈맥, 소변량 감소, 고열, 장마비 현상으로 인한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라) 장천공의 경우와 같이 복강 내 장기의 손상으로 인해 장 내용물이 복강 내에 고이면 결국 복막염이 유발되고, 천공된 부위 주위로 장기들이 붙으면 농양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복막염의 임상 증상으로는 압통, 반발통, 열, 빈맥, 전신부종, 소변량 감소 등이 있고, 이 중 가장 중요한 증상은 지속적인 복부 통증이다. 그 밖에도 백혈구 증가, 염증반응의 지표인 C-반응단백의 상승, 천공 부위의 삼출물 저류, 복부의 유리가스 등의 소견을 보일 수도 있다. 복막염이 치료되지 못하는 경우 전신염증반응증후군, 패혈증, 쇼크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3) 횡경막 및 심낭 천공
횡경막 및 심낭에 천공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외상성이고, 횡경막 탈장과 같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 밖에도 인접한 국소염증 부위가 터져서 횡경막 및 심낭에 천공이 발생하거나 수술기구에 의한 화상으로 인하여 지연성으로 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심낭 천공을 의심할 만한 가장 중요한 증상은 흉통이고, 대부분의 경우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천공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4) 종격동 및 심낭기종
종격동과 심낭은 기본적으로 가스가 발견될 수 없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 곳에서 가스가 발견되는 종격동 및 심낭기종 소견이 있는 경우, ① 기관과 식도와 같이 가스가 존재하는 주요 장기로부터의 가스 유입, ② 급성 종격동염이나 심낭염과 같은 치명적인 염증성 질환의 발생, ③ 외부로부터의 직접적인 관통상 등을 의심하면서 활력징후의 변화를 관찰하고, 치사율이 상당히 높은 급성 심낭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5) 심낭압전
심낭 내에 공기나 액체가 많이 차게 되면 심장 내로 들어와야 할 혈액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면서 심장 밖으로 나가는 혈액도 줄어들게 되어 혈압이 떨어지고 심박수는 증가하게 되며 심해질 경우 쇼크가 발생하거나 의식을 잃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심낭압전이라 한다. 심낭압전이 발생한 경우 흉통, 호흡곤란, 어지러움, 실신, 불안증, 식은 땀, 빠른 맥박, 기이맥, 혈압 저하, 혈액 순환장애에 의한 창백, 의식저하 현상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23 내지 26, 33, 34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L협회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 D이 I을 진단 및 치료하는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의료상의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을 범하여 I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 D은 불법 행위자로서, 피고 보험회사는 이 사건 보험계약상 보험자로서 I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일실수입, 기왕 치료비, 장례비,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다만, 원고들은 피고 보험회사에 대하여는 이 사건 보험계약상 1회의 의료사고당 보상한도액인 200,000,000원의 범위 내에서 보험금의 직접 지급을 구하고 있다).
가. I이 2014. 10. 17. 복통을 호소하면서 이 사건 병원에 처음 내원하였을 당시 마비성 장폐색의 소견을 보이고 있었고 특별히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침습적 치료의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하거나 시도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곧바로 이 사건 유착박리술을 시행하였고, 이와 함께 시행한 이 사건 위 봉합술에 대하여는 사전에 I의 동의를 받은 바도 없었다. 결국 이와 같이 불필요하거나 사전에 동의를 받지 않은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소장 천공과 이 사건 심낭천공을 발생시켰다(이하 '이 사건 1 과실'이라 한다).
나. 이 사건 수술 시행 이후 I의 상태를 보다 면밀하게 관찰하여 그 증상을 파악하고, 계속된 심한 통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검사나 치료, 다른 분야 전 문의와의 협진 또는 상급병원으로의 전원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하였다(이하 '이 사건 2 과실'이라 한다).
다. I에게 2014. 10. 22. 12:40경 심정지 및 호흡정지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였을 당시 의료인이 아닌 I의 매니저에게 산소마스크를 붙잡고 있도록 하거나 충전되지 않은 자동제세동기로 제세동을 시도하는 등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였다(이하 '이 사건 3 과실'이라 한다).
라. 위와 같이 이 사건 위 봉합술의 시행에 관하여는 사전에 I에게 전혀 설명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유착박리술에 관하여도 I에게 그 당시의 정확한 진단명, 수술의 필요성과 합병증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하지 아니하였다(이하 '이 사건 설명의무 위반'이라 한다).
3. 손해배상책임 등의 발생
가. 관련 법리
원래 의료행위에 있어서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의 위반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하나,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그 의료의 과정은 대개의 경우 환자 본인이 그 일부를 알 수 있는 외에 의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 치료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의료 기법은 의사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손해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인지, 여부는 전문가인 의사가 아닌 보통인으로서는 도저히 밝혀낼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환자측이 의사의 의료행위상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의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우므로, 환자가 치료 도중에 사망한 경우에 있어서는 피해자측에서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 있어서 저질러진 일반인의 상식에 바탕을 둔 의료상의 과실 있는 행위를 증명하고 그 결과와 사이에 일련의 의료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재될 수 없다는 점, 이를테면 환자에게 의료행위 이전에 그러한 결과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의료행위를 한 측이 그 결과가 의료상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증명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의료상의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는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1 과실의 존부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은 I에 대하여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그 수술을 실제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1 과실을 범하였다고 판단된다.
1) 피고 D은 I이 2014. 10. 17. 복통을 호소하면서 이 사건 병원에 처음 내원하였을 당시 I의 증상을 마비성 장폐색으로 진단하였고, 특별히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침습적 치료의 가능성을 제대로 검토하거나 시도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곧바로 이 사건 유착박리술을 시행하였다.
가) 위장관과 복벽의 유착은 복부 수술을 시행한 환자의 약 90% 이상에서 발생할 정도로 일반적인 증상인데, 복부 수술 이후 유착에 의한 장폐색의 발생률은 약 17~19%이고, 장폐색 환자의 약 10~30%는 재수술이 필요하거나 지속적으로 재발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유착박리술은 유착으로 인한 장폐색이 의심될 경우 시행하게 되는 일반적인 수술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폐색 환자에게 이 사건 유착박리술과 같은 위장관 유착박리술을 응급으로 시행해야 하는 조건으로는, ① 소장의 완전 폐색, ② 고열, 빈맥, 압통, 백혈구 증가 등장 점막의 괴사를 시사하는 소견, ③ 장염전증(꼬임), 천공 소견이 있는데, I은 2014. 10. 17. 복통이 처음 발생하여 J병원과 이 사건 병원에 내원하였을 당시의 복부 엑스레이와 CT 검사 결과상 기계적 소장폐색의 경우 흔히 보이는 공기 - 액체층이 보이지 않고 대장에서 보인 가스 음영도 기계적 완전 폐색이 아니라 마비성 폐색을 시사하는 소견에 불과하는 등 장이 완전히 폐색되었다고 볼 만한 별다른 근거가 없었다. 또한 그 무렵 I은 복부에 압통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고열, 빈맥, 백혈구 증가 등 장 점막의 괴사를 시사하는 소견도 거의 없었고, 그 밖에 장염전증이나 천공을 의심할 만한 특별한 소견도 없는 등 위장관 유착박리술의 응급 시행에 관한 조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실제로 I이 복통 발생 후 처음 내원하였던 J병원 또한 이처럼 I에게 위장관 유착박리술을 응급으로 시행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I을 보다 규모가 작은 이 사건 병원으로 전원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나) 아울러 장폐색 환자의 약 70~80%는 수술이 아닌 비침습적인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특히 마비성 장폐색의 경우 수술이 아닌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유착박리술을 반드시 시행해야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수술 시행 무렵 피고 D도 I을 기계적 장폐색이 아니라 마비성 장폐색으로 진단하고 있었음이 명백한데(이 사건 병원의 간호사가 2014. 10. 17. 작성한 의무기록과 피고 D이 2010. 10, 19. 작성한 의무기록상 I의 증상에 관하여 '마비성 장폐색'으로 기재되어 있고, 2014. 10. 17.자 수술기록지에도 기계적 장폐색에 해당하는 진단명인 'obstructive ileus'가 아니라 'adhesive ileus'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피고 D은 I에게 비위관을 삽입하여 마비성 장폐색을 치료해 보려는 등의 노력조차 전혀 하지 아니한 채, I이 복통을 처음 느낀 때로부터 불과 약 5시간, 이 사건 병원에 처음 내원한 때로부터 불과 약 3시간 만에 급하게 이 사건 유착박리술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 D과거에 I에 대해 각종 수술을 시행하여 본 경험이 있어서 I의 복강 내 상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실제로 이 사건 응급수술 당시 I의 S상 결장이 간과 횡행결장에 붙어 있는 등 그 유착이 심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유착박리술의 시행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사정들에 더하여, 막상 피고 D도 I에 대하여 당시 이 사건 유착박리술을 응급으로 시행해야만 한다고 판단하게 된 정확한 의학적인 근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피고 D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유착박리술을 시행하기 전에 복부 CT 검사 결과를 고려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복부 CT 검사 결과상으로는 기계적 장폐색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 비록 피고 D이 2012. 2. 9. I에 대하여 담낭절제술, 유착박리술 등을 시행하였을 당시 복강 내 장기들의 유착 정도가 심한 상태였다고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유착박리술의 시행으로부터 무려 2년 반 이상 이전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과거의 사정만으로 피고 D이 이 사건 유착박리술 시행 당시 I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위장관과 복벽의 유착은 복부 수술을 시행한 환자의 약 90% 이상에서 발생할 정도로 일반적인 증상이라는 것인데, 마비성 장폐색의 소견을 보이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유착이 발견되어 이를 박리한 경험이 있고 복부 통증을 호소한다고 하여 누구나 비침습적인 치료의 시도조차 하지 않고 곧바로 불과 몇 시간 만에 유착박리술을 시행받아야만 한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침습적인 치료를 제대로 시행하여 보지도 않은 채 즉시 I에 대하여 이 사건 유착박리술을 시행하기로 한 피고 D의 결정은 그 진료방법 선택과정에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2) 피고 D은 이 사건 유착박리술과 함께 시행한 이 사건 위 봉합술에 대하여는 사전에 I의 동의를 받지도 않았다.
가) 무엇보다 이 사건 수술 당일 I이 서명한 수술 마취 동의서(을 제5호증의2 중 제11쪽)에는 '진단명'란에 '위밴드 제거'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할 예정이라거나 그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명시적인 기재가 없다. 또한 수술기록지(을 제5호증의2 제15쪽)에조차 당시 시행한 이 사건 위 봉합술에 관한 내용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다만, 수술 전 환자 상태 확인표(을 제5호증의2 제12쪽)에는 '수술명'란에 'gastroplasty'와 '장유착박리술'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문서는 환자에게 보여준 후 확인을 받는 문서가 아니라 간호사가 작성하여 보관하는 문서에 불과하므로, 위 문서가 있다고 하여 피고 D이 이 사건 위 봉합술의 시행 전에 I로부터 명시적인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하게 된 경위에 관한 피고 D의 진술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 D은 관련 형사 사건에서의 검찰 수사과정에서, 본인이 2009년경 시행한 위밴드 수술과 2012. 2. 9. 시행한 위밴드 제거술 이후에도 I의 위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던 위밴드를 추가로 제거함에 따라 위에 발생할 수 있는 변형을 바로 잡거나, 이 사건 유착박리술의 시행에 따라 약해진 위벽을 강화할 목적으로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그러나 설령 위밴드를 제거하더라도 위의 변형을 바로 잡기 위해 이 사건 위 봉합술이 필요하다고는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피고 D이 2012. 2. 9. I에 대하여 위밴드 제거술을 시행하였을 당시에도 이 사건 위 봉합술처럼 위 대만 부위를 따라 위벽을 위 내강 쪽으로 집어넣어 주름을 만든 후 봉합하는 수술은 전혀 하지 않았다), 실제로는 이 사건 수술 당시 위에 남아있는 위밴드를 전혀 제거하지도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위 봉합술이 이루어진 부분 중 일부에서는 위장막의 손상이 명확하게 확인되지도 않고, 약해진 위벽을 강화할 목적으로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하였다고 보기에는 봉합이 이루어진 간격이 너무 멀어서 실제로 위벽을 강화하는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I이 K병원으로 전원되었을 당시의 K병원 의무기록지에는, I을 데리고 K병원에 함께 갔던 피고 D이 K병원의 의료진에게 유착박리술의 시행에 따라 약해진 위벽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의 수술을 시행한 것이 아니라 '비만 수술'을 시행한 바 있다고 말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 D 스스로도 이 사건 병원의 의무기록에 위벽 강화술 등의 용어를 기재한 것이 아니라 위 성형을 통한 비만 수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용어인 'sleeve gastroplasty'를 기재하였다(피고 D이 수술기록지에서 'small bowel repair'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던 것을 보면, 'gastroplasty'라는 용어가 위 벽 강화술을 지칭하기 위하여 사용된 것도 아니었다고 보인다). 비록 피고 D의 주장처럼 이 사건 위 봉합술과 같은 방법으로 약해진 위벽을 강화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그러한 방법 및 목적의 수술은 의학계에서 이를 정확하게 지칭하는 용어가 따로 존재하지도 않을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은 수술이기도 하다.
이처럼 애당초 응급수술을 시행할 정도로 문제가 되었다던 마비성 장폐색(피고 D의 주장에 의하면 그러하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왜 시행한 것인지에 관한 피고 D 진술의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이상, 이러한 수술의 시행에 관하여 I에게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한 후 이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점 또한 선뜻 믿기는 어렵다.
다) 아울러 I의 아내인 원고 A나 매니저 M 등 이 사건 수술 시행 무렵 I의 곁에서 I을 돌보았던 사람들은 관련 형사 사건에서 일관하여, I이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받은 이후 왜 피고 D이 자신의 동의도 받지 않고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하였는지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표시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만약 실제로는 이 사건 위 봉합술이 I의 명확한 동의에 따라 시행되어 I이 당시 이에 관하여 아무런 불만도 표시하지 아니하였던 것이라면, 그럼에도 I의 가족 등이 굳이 이 점에 관하여 끝까지 위와 같이 진술해야만 할 이유도 쉽게 찾기 힘들다.
라) 위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단지 이 사건 수술 마취 동의서의 오른쪽 하단부에 이 사건 위 봉합술과 일견 유사해 보이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사정만으로(위 그림이 과연 이 사건 위 봉합술 시행 이전에 I로부터 이 사건 수술 마취동의서에 관한 서명을 받았을 당시 실제로 그려졌던 것인지도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 피고 D이 이 사건 위 봉합술 시행 이전에 I에게 이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고 I의 동의를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이 사건 소장 천공과 이 사건 심낭 천공은 이와 같이 당장 그 시행이 필요하지 않은 이 사건 유착박리술과 I로부터 사전에 그 시행에 관한 동의를 받지 않은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하는 도중 곧바로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이러한 수술 도중 손상을 입은 부위에 수술 이후 지연성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가) 복강경을 이용한 유착박리술은 고열을 일으키는 초음파 절삭기 등을 이용하여 유착된 부분을 떼어내고 지혈을 하는 것이므로, 그 수술 과정에서 초음파 절삭기 등에 의한 열 손상으로 화상 등의 손상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수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유착된 부위를 과도하게 떼어내다가 그 부위에 곧바로 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고, 초음파 절삭기 등에서 발산되는 열에 의해 해당 수술 부위 주변의 조직이 손상되어 수술 후 수일 내에 지연성으로 천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나) I의 경우 이 사건 수술 당시에는 이 사건 소장 천공이나 이 사건 심낭 천공이 발견되지 아니하였으나, K병원에서 이 사건 응급수술을 시행하였을 당시에는 개복을 하자마자 냄새는 나지 않는 탁한 액체가 나왔고, 십이지장걸이인대 약 70~80cm 하방의 소장 부위에서 약 1cm의 이 사건 소장 천공이 발견되었으며, 액체와 음식물 찌꺼기 일부가 이 사건 소장 천공을 통해 배액된 것이 확인되었다. 아울러 이 사건 응급수술에서 적출된 소장에 대한 병리조직 검사 결과 소장에 천공을 유발할 만한 특기할 병적 소견은 확인되지 않은 반면, 장막(소장 바깥)면에서는 심한 염증이 확인된 점, 기계적 장폐색이 발생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장폐색에 이어 장괴사와 장천공이 순차적으로 일어났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등까지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소장 천공은 이 사건 수술 시행 도중 곧바로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수술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한 후 일정시간이 지나 지연성으로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 D은 이 사건 수술 이후 위내시경을 소장에까지 넣어 공기를 주입한 후 천공이 없음을 확인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피고 D이 실제로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다.
다)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상 심낭과 종격동에서는 기본적으로 공기가 발견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I의 경우 2014. 10. 17. 이 사건 수술 직전에 촬영한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심낭기종과 종격동기종이 이 사건 수술 후인 2014. 10. 19. 촬영한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서 명확하게 관찰되는데, 이 사건 수술 과정에서의 의인성 손상을 제외하고는 심낭기종이나 종격동 기종이 초래될 만한 특별한 병적 요인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I이 흉통을 처음 호소하기 시작한 시점 또한 이 사건 수술 직후인 2014. 10. 17. 21:33 경부터이다. 실제로 이 사건 수술 당시 촬영된 사진을 살펴보더라도 횡격막 쪽에서 유착을 박리한 흔적이 발견되고, 피고 D 또한 관련 형사 사건에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유착박리술 시행 당시 소장과 복벽이 유착되어 있는 것을 따라가면서 떼어냈는데 당시 복벽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횡격막이었을 수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 심낭 천공 또한 이 사건 소장천공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수술 시행 도중 곧바로 발생하였거나, 적어도 수술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한 후 일정시간이 지나 지연성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4) 결국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I에 대하여 비위관 삽입 등을 비롯한 어떠한 비침습적인 치료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 D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이 사건 유착박리술이 시행되기에 이르렀고, 그와 함께 시행된 이 사건 위 봉합술의 경우 I로부터 사전에 동의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피고 D이 임의로 시행한 것이었으므로, 이 사건 소장 천공과 이 사건 심낭 천공은 단순히 이 사건 수술로 인하여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합병증에 불과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소장 천공과 이 사건 심낭 천공에까지 이르게 된 위와 같은 일련의 경과를 종합하여 볼 때 이에 대하여 피고 D에게 의료상의 과실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다. 이 사건 2 과실의 존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은 이 사건 수술 시행 이후 그 경과 관찰 과정에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2 과실을 범하였다고 판단된다.
1) 피고 D은 I의 2014. 10. 19. 당시 상태나 흉부 엑스레이 검사 결과 등에 비추어 I의 입원을 계속 유지시켜 그 경과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치 없이 계속하여 주로 진통제만 투여하였고, 심낭기종과 종격동기종에 관한 별다른 설명조차 없이 I의 퇴원을 허락하였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유착박리술을 시행하는 경우 그 과정에서 곧바로 또는 지연성으로 장기에 천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 D은 I에게 지연성으로 이 사건 소장 천공이나 이 사건 심낭 천공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속 I의 경과를 면밀하게 관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 I은 이 사건 수술 직후부터 1차 퇴원을 한 2014. 10. 19. 당일까지도 페치딘, 몰핀, 듀로제식 패치, 트라마돌 등 각종 마약성 및 비마약성 진통제를 번갈아가면서 계속 투여받고 신경안정제까지 처방받아야만 겨우 조금씩 수면을 취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상당히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였던 것으로 보인다(특히 I은 1차 퇴원을 한 2014. 10. 19. 새벽경에는 입원실이 있던 4층에서 간호사실이 있는 5층으로 직접 올라와 간호사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통증을 호소하기까지 하였다). 이 사건 수술과 같이 복강경을 이용하여 시행하는 수술의 경우 일반적인 개복술에 비하여 통증이 적은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 D으로서는 위와 같은 계속된 통증을 단순히 이 사건 수술 이후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정도의 통증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통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어야만 한다.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극심한 통증 이외에도, I에 대하여 2014. 10. 17. 혈액검사를 실시하였을 당시 5.7로서 참고치(4.0~10.0) 범위 내에 있던 백혈구 수치가 2014. 10. 18.에는 16.9, 2014. 10. 19.에도 14.9에 이를 정도로 계속 현저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 하는 등의 이상 징후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D은 체온, 혈압, 맥박 등 기본적인 활력징후의 변화와 압통 및 반발통, 소변량의 변화 등 소장 천공을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징표들조차 그 기록을 남기면서 꾸준히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였고, 염증의 발생 여부 및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CRP 검사 등도 시행하지 아니한 채, 단지 I에게 계속하여 진통제나 신경안정제만 처방하였을 뿐이다.
나) 또한 복부 및 장 유착으로 수술한 환자의 퇴원을 허용하려면, ① 대변 배출, ② 구강 음식섭취 가능, ③ 경구용 진통제로 통증 조절이 가능한 상태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I의 경우 2014. 10, 19. 1차 퇴원 당시 이와 같은 조건에 부합하지 아니함이 명백하였다.
다) 일반적으로 심낭 천공이 없다면 심낭기종이 발생하지 않고, 심낭에 가스가 차면 심장 기능에 영향을 주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심낭기 종이 발생한 경우 흉부 엑스레이 검사, 흉부 CT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그 원인을 찾고 그 경과를 추적 관찰하면서 활력징후의 변화를 잘 살펴 필요한 경우 감압술 등의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런데 2014. 10. 19. 09:05 촬영한 I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서 좌측 횡격막 상부에 공기 음영이 명확하게 보인 점, I이 이 사건 수술 직후부터 전에 없던 극심한 흉통을 호소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D은 이 사건 수술 이후 I에게 종격동기종과 심낭기종이 발생하였다고 직접 판단했어야 하고, 만약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정확하게 판독할 능력이 부족하였다면 최소한 그러한 능력을 갖춘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문의하거나 협진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하지만 피고 D은 관련 형사 사건에서도 진술한 바와 같이, 복강경을 이용하여 복부에 관한 수술을 한 I의 좌측 횡경막 상부에서 공기 음영이 보이는 것 자체가 비특이적인 소견이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를 접하기 전까지는 I에게 심낭 천공이 발생하였을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피고 D은 위 1차 퇴원 이전에 이 사건 심낭 천공의 발생 및 그에 따른 종격동 기종과 심낭기종의 발생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에 관하여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고, I과 보호자에게 이에 관한 아무런 설명도 해 주지 아니한 채 I의 퇴원을 허락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피고 D은 I이 2014. 10. 20. 16:57 경 이 사건 병원에 3차 내원하였을 당시 마땅히 복막염의 발생 가능성을 의심한 후 I에게 복막염의 발생 가능성과 그 위험성에 관하여 제대로 설명하여 주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홀히 하였고, 복막염 발생 여부를 확실하게 진단하기 위한 추가적인 검사를 제대로 시행하지도 않음으로써 I로 하여금 자신의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퇴원하도록 하였다.
가) I은 2014.10. 20. 집에서 쉬다가 열이 나서 05:10경 이 사건 병원에 2차로 내원하였는데, 당시 체온은 37.6도였고, 복부 통증 완화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인 몰핀을 투여받기도 하였다. 그 후 I은 08:02경 퇴원하였다가 다시 열이 많이 나서 16:57경 이 사건 병원에 3차로 내원하게 되었는데, 당시 체온은 38.8도로서 상당한 고열이 있는 상태였다.
이처럼 이 사건 수술 후 약 3일이 경과한 상태에서 복막염 발생을 시사하는 주된 임상 증상 중 하나인 발열이 점차 심해지고, 복부 통증 또한 완화되지 아니하여 여전히 마약성 진통제의 투여를 필요로 할 정도였다면, 피고 D으로서는 이 사건 수술의 시행에 따라 소장 천공 및 복막염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보다 진지하게 고려하였어야만 한다.
그러나 피고 D은 2014. 10. 19. 측정한 백혈구 수치가 참고치를 훨씬 초과함에도 단지 2014. 10. 18. 측정한 백혈구 수치에 비해서는 조금 낮아진 바 있다는 점, I에게 압통은 있으나 반발통은 없다는 점, 장 마비가 있을 경우 공기 음영으로 인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복부초음파 상 복강 내 수분저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만을 들어, 만연히 I에게 복막염이 발생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고 속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D은 2014. 10. 20. 염증의 발생 여부 및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CRP 검사뿐만 아니라 백혈구 수치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조차 시행하지 아니하였고, 복막염의 진단과 원인 파악에 가장 흔하게 시행되는 복부 CT 검사도 시행하지 아니 하였다.
나) 피고 D 스스로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2014. 10. 20. 오후경에는 I에게 복막염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16:57경 항생제인 세프티손을 투여하고 18:15경 다른 종류의 항생제인 메트리날도 투여하도록 지시하였다는 것인데, 만약 피고 D이 정말로 복막염의 발생을 우려하고 있었다면, I에게 복막염이 발생하였을 가능성과 복막염이 발생한 경우 그 진행 경과, 그 악화를 막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사항이나 행동지침을 구체적으로 알려줌으로써 I로 하여금 자신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지한 후 그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 D은 당시 I에게 복막염에 관한 이와 같은 설명은 전혀 하지 않았고 이러한 상태에서 I이 위 일시경 퇴원하였던 것이므로, 결국 I이 위와 같이 퇴원함으로써 조기에 제대로 된 추가 검사와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된 것 또한 근본적으로 피고 D의 의료상의 과실에 기인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3) 피고 D은 이 4차로 I이 사건 병원에 내원한 2014. 10. 22. 당시 I의 통증 양상과 심전도 검사 결과 등에 비추어 심장 및 내과 전문의와의 협진을 통해 정확한 증상 및 그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따른 필요한 처치를 하거나 I을 최대한 빨리 상급병원으로 전원시켰어야 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지연하였다.
가) I에 대하여 2014. 10. 22. 실시한 심전도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심낭압전에 의한 심박출량 감소로 인하여 보상성 빈맥이 발생한 소견이 보였는데, 심장 내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 이와 같은 심전도 검사 결과에 대한 정확한 판독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빨리 심장 전문의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였다. 또한 그 심전도 검사 결과 시계 방향 변위와 좌측 편위 소견을 보이고 있었고, 심박수가 전체적으로 상승되어 있었으며, 전위가 감소되어 있었는데, 당시 I의 전신 상태를 감안할 경우 복막염에 의한 탈수증 또는 임박한 패혈성 쇼크를 의심할 수 있었으므로, 즉시 내과 전문의와의 협진도 필요한 상황이었다(참고로 위와 같은 심전도 검사를 실시한 2014. 10. 22.은 수요일로서 관련 전문의와의 협진이 어려운 공휴일도 아니었다).
나) 아울러 피고 D으로서는 I이 2014. 10. 22. 04:40부터 심한 흉통과 더불어 왼쪽 어깨의 방사통까지 호소하는 등 통증의 양상이 기존과 달라졌고, 최소한 심전도 검사 결과가 완전한 정상소견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었으므로, 만약 심장 또는 내과 전문의와 신속한 협진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면, I에게 발생한 증상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적절한 치료에 필요한 인적·물적 설비가 구비된 상급병원으로 I을 신속하게 전원시키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였어야 한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D은 위와 같은 심전도 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관련 전문의와의 협진이나 상급 병원으로의 전원 중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고, 결국 2010. 10. 22, 12:40경 I이 심낭압전에 의해 심기능이 상실되어 의식을 상실할 때까지 막연하게 협심증 등을 비롯한 허혈성 심질환만 의심하면서 위와 같은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피고 D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2014. 10. 22. 06:25경 I에게 흉통으로 인한 검사를 위해 다른 병원 응급실로 갈 것을 권유하였던 것은 피고 D이 아니라 담당 간호사였고, 피고 D은 I에게 전원의 필요성에 대해 제대로 언급한 적조차 없다는 것이다).
라. 이 사건 3 과실의 존부
다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I에게 2014. 10. 22. 12:40경 심정지 및 호흡정지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였을 당시 피고 D이 의료인이 아닌 I의 매니저로 하여금 산소마스크를 붙잡고 있도록 하거나 충전되지 않은 자동제세동기로 제세동을 시도하는 등으로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이 사건 3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피고 D의 의료상의 과실과 I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존부
1) 위와 같이 피고 D이 이 사건 1, 2 과실과 같은 의료상의 과실을 범하였다고 인정되고, 여기에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수술 시행 및 그 이후 경과 관찰 과정에서의 피고 D의 의료상의 과실과 I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된다.
가) I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발표한 부검 결과와 같이, 이 사건 수술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소장 천공을 통해 소장 내용물이 복강 내로 유출되어 복막염이 발생하고, 복강과 심낭을 연결하는 이 사건 심낭 천공을 통해 위와 같은 복강 내 염증이 심낭 내로 다시 파급되어 심낭염, 이에 동반한 염증성 삼출액, 심낭기종 등이 발생하였으며, 이에 따라 심낭압전 등이 발생하여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할 정도의 심기능 이상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후 이 사건 응급수술의 시행 등에도 불구하고 뇌를 비롯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사망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I이 2014. 10. 17. 피고 D으로부터 진료받았을 당시 발생한 바 있는 증상인 마비성 장폐색만으로는 그로부터 5일 만에 의식을 잃게 되고 그 후 혼수 또는 뇌사 상태가 계속 유지되다가 2014. 10. 27. 사망하게 되는 것과 같은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2) 나아가 달리 I의 사망이 피고 D의 의료상의 과실이 아닌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I의 사망은 피고 D의 위와 같은 의료상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바. 이 사건 설명의무 위반
1)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고,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으며,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설명의무는 침습적인 의료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상의 조치로서, 그 의무의 중대성에 비추어 의사로서는 적어도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문서화하여 이를 보존할 직무수행상의 필요가 있다고 보일 뿐 아니라, 통상적인 의료행위에 비해 오히려 긴급을 요하는 응급의료의 경우에도 의료행위의 필요성, 의료행위의 내용, 의료행위의 위험성 등을 설명하고 이를 문서화한 서면에 동의를 받을 법적 의무가 의료종사자에게 부과되어 있는 점, 의사가 그러한 문서에 의해설명의무의 이행을 증명하기는 매우 용이한 반면 환자측에서 설명의무가 이행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는 성질상 극히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측에 설명의무를 이행한 데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 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 및 법체계의 통일적 해석의 요구에 부합한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 D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D이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하기 전에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D은 이 사건 설명의무 위반으로 I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가) 피고 D이 이 사건 위 봉합술을 시행하겠다는 점에 관하여 I에게 설명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피고 D이 I에게 2014. 10, 17. 당시 의심되던 진단명이 마비성 장폐색이라는 점, 이를 치료하기 위해 이 사건 유착박리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여부, 이 사건 유착박리술의 시행 과정에서 곧바로 또는 지연성으로 장천공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상당히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복막염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점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는 점 또한 확인되지 않는다.
사. 소결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D은 이 사건 수술로 I이 사망함에 따라 원고들이 입게 된 모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피고 D 등 이 사건 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의료사고가 생긴 경우 그 피해자가 피고 보험회사에 대해 보험금의 지급을 직접 청구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보험회사는 1회의 의료사고당 보상 한도액인 200,000,000원의 범위 내에 원고들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이 사건 수술 당시 I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및 I에게 발생하였던 구체적인 증상, 피고 D의 의료상 과실의 정도와 그로 인하여 I에게 발생한 결과, 이 사건 수술에 내재하는 위험성과 피고 D이 이 사건 수술 이후 경과 관찰 과정에서 기울인 노력의 정도, 비록 I의 세 차례에 걸친 퇴원 또는 귀가로 인하여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일부 지연된 것은 사실이나, I이 이와 같이 퇴원 또는 귀가를 하게 된 것은 주로 피고 D의 소홀한 경과 관찰과 불충분한 설명에 기인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로 인한 책임 제한은 한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D의 손해배상책임을 8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5. 손해배상책임 등의 범위
원고들이 피고 D의 위와 같은 의료상의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입게 된 손해는 아래와 같다. 계산의 편의상 기간의 계산은 월 단위로 계산하되, 월 미만은 버리고, 금액 계산에 있어 원 미만은 버리며, 불법행위일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24, 29 내지 31호증,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고용노동부, N, 사단법인 O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재산상 손해
1) 일실수입
가) 인적사항 및 평가내용
(1) 성별 : 남자
(2) 생년월일 : P생
(3) 사망 당시 연령 : 만 46세 5개월 21일
(4) 기대여명 및 여명종료일
원고들은 I의 기대여명이 33.63년이라고 주장하나, 통계청이 발간하는 한국인 완전생명표에 의할 때 이 사건 당시인 2014년을 기준으로 한 46세 남성의 기대여명이 34.1년이므로, 사망 당시 만 46세 5개월 21일이던 I의 기대여명도 34.1년이고, 그에 따라 계산한 여명종료일은 2048. 11, 23.로 봄이 상당하다.
(5) 노동능력상실률 : 100%(영구적)
(6) 가동개시일 :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사망일인 2014. 10, 27.
(7) 가동연한 및 가동종료일
60세가 넘는 자의 가동연한을 인정하기 위하여 반드시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자의 연령별 근로자 수, 취업률 또는 근로 참가율, 근로조건 등 객관적 사정을 모두 조사하여 이를 참작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 본인의 연령, 경력, 건강상태, 가동여건, 관련 분야의 인식 등 주변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판단할 수도 있다(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다444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I은 1988년경부터 가수, 작곡 및 작사가, 프로듀서 등으로 활동하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충분히 평가할 수 있고, 이처럼 한 시대를 대표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음악인의 경우 60~70세를 훨씬 넘어서도 그 음악 활동을 지속하면서 꾸준히 수입을 얻고 있는 사례들이 있는 점, 사단법인 O에 등록된 60~69세 사이의 가수는 180명, 70~79세 사이의 가수는 112명으로서 60세를 넘은 가수들도 상당수 있는 점, I은 실제로 그 사망 이전까지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었고, 나아가 위와 같은 대중음악계에서의 자신의 지위를 발판으로 방송인으로서의 활동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I이 사망 이전에 마비성 장폐색을 호소하기는 하였으나, 피고 D의 위와 같은 의료상의 과실이 없었을 경우 음악인 내지는 방송인으로서의 소득활동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닌 점, 그 밖에 의료수준의 향상에 따른 기대여명 및 가동연한의 연장 등을 종합하여 보면, I의 가동연한은 70세까지이고, 그에 따라 계산한 가동종료일은 2038. 5. 5.로 봄이 상당하다.
(8) 직업 및 소득.
(가) 불법행위로 인하여 노동능력을 상실한 피해자의 일실수익 손해는 원칙적으로 노동능력 상실 당시의 수익을 기준으로 산정할 것이지만, 장차 그 수익이 증가될 것이 상당한 정도로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을 때에는 그 증가될 수익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손해는 불법행위로 인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다31539 판결 등 참조).
(나) 먼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I은 사망 이전에 가수, 작곡 및 작사가, 프로듀서, 방송인, 라디오 DJ 등으로 활동하였는데, 2014. 4. 14. N와 사이에 체결한 전속계약에 의하면 I이 얻은 수입 중 40%는 위 회사가, 60%는 I이 분배받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② I이 사망 이전인 2014. 7.경부터 사망한 2014. 10. 말경까지 실제로 얻었거나 피고 D의 위와 같은 의료상의 과실이 없었을 경우 얻을 수 있었을 것임이 확실시 되는 수입은 합계 81,820,000원(Q대 콘서트, 강의료, R 기획공연, S 출연료, T 출연료, U 출연료, V 출연료, W대 특강료, X 출연료, Y 출연료, Z 라디오 게스트 출연료)이다.
③ I은 사망 무렵부터 종합편성 방송채널 사업자인 주식회사 AA의 토크쇼인 AB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여 1년 동안 회당 5,000,000원의 수입을 얻을 것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위 토크쇼는 2015. 3. 22. 21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되었다(I은 2014. 11. 2. 이루어진 1회 방송의 사전 녹화에만 참여할 수 있었다).
④ I은 2014. 9. 1.자로 2015년 상반기에 AC, AD과 함께 가칭 "AE 합동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는데, AF에서 위 합동콘서트를 개최하여 그 객석(총 10,000명 수용 가능)의 70%에 해당하는 표가 판매되었다고 가정할 경우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I 측의 수입은 약 470,000,000원으로 추산된다.
⑤ I은 2014. 10. 7.경 AG 주식회사(AH)와 사이에 초기 모델료 10,000,000원, AI 조회수 100만 회 초과 시 성과급 10,000,000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영상제작모델 참여의 합의를 하였다.
⑥ 2014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보고서상 '28. 문화, 예술, 스포츠 전문가 및 관련 직' 중 '남자 10년 이상' 항목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경우 월 급여와 연간 특별급여를 모두 감안한 월 임금총액은 4,862,500원이고, '60. 방송업' 중 '남자 근속 10년 이상' 항목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경우 월 급여와 연간 특별급여를 모두 감안한 월 임금총액은 6,773,917원이다.
(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사망 이전에 가수, 작곡 및 작사가, 프로듀서, 방송인, 라디오. DJ 등으로 활동하여 온 I의 경우, 사망 이전인 2014. 7. 경부터 사망한 2014. 10. 말경까지 약 4개월 동안의 월 평균 수입만 계산하여 보더라도 12,273,000원(= 81,820,000원 ÷ 4개월 X 60%)으로서, 2014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보고서와 같은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한 수입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단순히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I의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아니하다고 보이는 점, 토크쇼인 AB의 21회분 출연료와 AG 주식회사와 사이의 영상제작모델 참여의 합의에 따른 초기 모델료는 I이 사망하지 아니하였을 경우 얻을 수 있었을 것임이 확실시 되는 수입에 해당한다고 보이는 점, AC, AD과의 합동 콘서트 개최에 따른 예상 수입의 경우, 비록 실제로 위 합동 콘서트가 개최되지 못하였고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던 콘서트도 아니었으며 AC, AD이라는 다른 유명 음악인과의 합동으로 개최하는 콘서트 이기 때문에 그 규모가 더 크다는 등의 사정은 있으나, 위 합동 콘서트가 개최되지 못한 것은 어디까지나 I의 사망에 따른 것일 뿐, 위 합동 콘서트 개최에 관하여 서면에 의한 명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기까지 하였고, I이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서 차지하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지위 내지는 위상을 고려할 때 I의 경우 그 가동종료일까지 꾸준히 단독으로 또는 다른 음악인과 합동으로 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었을 보이는 이상, 최소한 위 합동 콘서트 개최에 따른 예상 수익 중 50%는 1의 연간 일실수입에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I의 월 소득은 '사망 이전인 2014. 7.경부터 사망한 2014. 10. 말경까지 약 4개월 동안의 월 평균 수입 12,273,000원'과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망 후 예상 연간 소득 중 일부에 해당하는 토크쇼 AB의 21회분 출연료 105,000,000원, 위 합동콘서트로 인한 I 측의 예상수익 중 50%에 해당하는 235,000,000원, 위 초기 모델료 10,000,000원의 합계 350,000,000원에 위 전속계약상 분배비율 60%를 곱한 후 12개월로 나눈 월 평균 수입 17,500,000원'을 평균한 14,886,500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현가 계산
위와 같은 내용을 종합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I의 사망일인 2014. 10. 27.을 기준으로 계산한 일실수입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848,079,580원이다.
2) 기왕치료비 : 이 사건 병원과 K병원 진료비 합계 13,693,233원(이에 대하여 피고 D은 이 사건 유착박리술의 시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으므로 위 수술에 관한 비용인 이 사건 병원 진료비는 의료상의 과실에 따른 손해로 볼 수 없고, I이 피고 D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퇴원 내지 귀가하는 등으로 손해가 확대된 이상 K병원 진료비도 의료상의 과실에 따른 손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14. 10. 17. 당시 I에 대하여 이 사건 유착박리술의 시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려워 위 수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 자체에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I이 이 사건 병원에서 수차례 퇴원 내지는 귀가하였던 것 또한 피고 D이 당시 I에 대한 경과관찰 및 그에 따른 설명을 소홀히 한 것에 주로 기인하다고 보이므로, 피고 D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장례비
원고 A가 장례비로 5,000,000원을 지출한 사실에 대하여 피고들이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므로 자백한 것으로 간주한다.
4) 책임의 제한
가) 피고 D의 책임비율 : 80%
나) 계산 : 1,489,418,250원[(일실수입 1,848,079,580원 + 기왕치료비 13,693,233원) X 80%]
나. 위자료
이 사건 수술의 경위와 그에 따른 결과, 사망 당시 I의 나이 및 직업, 피고 D의 의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의 정도,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I의 위자료는 80,000,000원, 원고 A의 위자료는 10,000,000원, 원고 B, C의 위자료는 각 5,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상속관계
1) 상속대상금액 : 1,569,418,250원(= 재산상 손해 1,489,418,250원 + 위자료 80,000,000원)
2) 계산
가) 원고 A : 672,607,821원(= 상속대상금액 1,569,418,250원 X 상속분 3/7)
나) 원고 B : 448,405,214원(= 상속대상금액 1,569,418,250원 X 상속분 2/7)
다) 원고 C : 448,405,214원(= 상속대상금액 1,569,418,250원 X 상속분 2/7)
라. 피고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금 지급청구의 주체 확정 등
원고들은 피고 보험회사에 대하여 단순히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2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구하고 있는데, 위와 같이 원고들이 각각 피고 D에 대하여 210,000,000원(이 사건 보험계약상 보상한도액 200,000,000원 + 자기부담금 10,000,000원)을 초과하는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어 원고들 중 누구라도 피고 보험회사에 대하여 보험금 200,000,000원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으므로, 변론 전체의 취지를 고려하여 I의 아내이자 원고 B, C의 어머니인 원고 A가 피고 보험회사에 대하여 위 200,000,000원 전부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선해한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 D은 원고 A에게 686,607,821원[= 상속금액 672,607,821원 + (장례비 5,000,000원 X 피고 D의 책임비율 80%) + 고유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453,405,214원[= 상속금액 448,405,214원 + 고유 위자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I의 사망일인 2014. 10, 27.부터 피고 D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4.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보험회사는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 A에게 위 686,607,821원 중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 200,000,000원 및 그 중 1,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5. 5. 29.부터, 199,0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6. 1. 20.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며, 피고 보험회사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이원
판사 양백성
판사 박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