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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5.9. 선고 2012두25040 판결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사건

2012두25040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취소

원고상고인

A

피고피상고인

수원보훈지청장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2. 10. 12. 선고 2011누41337 판결

판결선고

2013. 5. 9.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제1심 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정신분열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은 육군 소위로 임관한 원고의 군 복무 중 발병하였는데, 철책선 방위를 맡는 7사단에서, 특히 6개월간 GOP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 우울감이 시작되었고, 논산 육군훈련소 29연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상관으로부터 장교자질 문제로 잦은 질책을 받다가 복무부적격 처리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급격히 정신이상증세가 악화되었고, 원고가 7사단에 근무할 당시 GOP 근무 특성과 중대장과의 마찰 등으로 상당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29연대에서 근무하면서 장교자질 문제로 질책을 받거나 구타를 당하는 등으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단되지만 원고가 7사단에 근무할 당시 중대장과의 업무상 마찰, GOP 근무의 특수한 환경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다른 장교들에 비하여 특별히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인정하거나 구체적으로 어떤 경위로 어떠한 내용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점, 원고가 29연대에서 상관으로부터 자질부족으로 질책을 받고 구타를 당하기도 하여 심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질책이나 구타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원고가 위와 같은 질책 등을 받기 이전부터도 업무에 부담감을 느끼고 자신감이 없어 하며 임무수행을 기피하는 등의 이상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어머니와 공존하는 남자 이야기'(을 제4호증)에 기재된 원고의 개인력, 현 병력 및 정신역동(환자의 성격구조, 중요한 심리적 갈등, 건강한 적응능력 등을 기술한 것) 등에서 엿볼 수 있는 원고의 내부적인 소인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이 군 직무 수행 중 발병하거나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추단하기 어려워 원고의 군 직무 수행과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1. 3. 29. 법률 제104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 제6호(공상군경)에서 말하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라 함은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하여서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직무수행 등과 부상 등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561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훈련 또는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며,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 ·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의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군인 등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0두4538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B생으로서 1995. 7. 1. 학사장교로 임관한 후 7사단에 소대장으로 배치되었는데, 1997. 7. 1.부터 6개월간 최전방 철책선 근무에 투입되어 GOP에서 소대원들과 함께 숙식을 하면서 소대원들의 경계업무 등을 지휘, 감독한 사실, 원고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신질환 치료시 위 근무기간 중 육사 출신 중대장과의 잦은 마찰과 구타, 같은 일상의 반복과 제한된 공간에서의 생활로 힘들었다고 호소한 사실, 원고는 1998. 8. 31. 논산 육군훈련소 29연대C에 배치되어 중대장으로 근무하면서 훈련생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였는데, '증산교' 활동으로 인한 업무 소홀로 대대장으로부터 질책을 자주 당하였고 구타까지 당하였던 사실, 원고는 1999년 2월경 지휘부에서 자신을 복무부적격자로 처리하려는 사실을 알게 된 때로부터 말이 없어지고 행동이 느려지며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등의 증세를 보인 사실, 원고는 1999년 3월 국군논산병원에서 '우울증(의증)'으로 진단받았고, 다시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하여 '우울증, 정신신경증적 장애, 기타 비기질적 정신병적 장애'라는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은 사실, 원고는 1999년 8월경 증세가 다소 호전되어 퇴원하였으나 자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 시도를 하여 1999. 11. 22. 재입원하여 치료받다가 2000. 2. 11. 퇴원하였고, 다시 증세가 재발하여 2000. 3. 3. 입원하여 기타 기질적 정신병적 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받다가 2001, 2. 28. 우울증(의증)으로 의병전역한 사실, 원고가 전역 직후인 2001. 3. 14.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2007. 2. 6.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에 입원하여 망상형 정신분열병으로 진단받은 이래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계속하여 치료를 받아 온 사실, 국군수도병원에서 원고를 담당한 간호장교가 작성한 '어머니와 공존하는 남자 이야기(을 제4호증)에는, 당시 원고가 부모의 이혼과 이를 막지 못한 것으로 인해 어머니에게 느끼는 미안함, 증산교 활동에 시간을 많이 쓰면서 업무에 소홀하게 됨으로써 생긴 혼란 등을 호소하기도 하였지만 '철책 소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중대장과의 마찰, 매일 지속되는 일의 반복, 너무 많은 작업량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주로 호소한 것으로 되어 있는 사실, 육군의무감실 소속 보훈민원 장교가 확인하고 육군참모총장이 작성한 국가유공자등요건 관련사실확인서(갑 제13호증)에는 상이 경위로 '95. 7. 1. 입대 후 제2훈련소 소속으로 근무 중 98. 8. ~ 99. 3. 3. 사이 구타, 스트레스, 과로, 가혹행위 등으로 비기질적 정신장애로 수도병원 입원 진술'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제1심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원고가 군 입대 전 정신과적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원고와 그 가족과의 상담시 이 사건 상병이 군 입대 후군 생활 중 발병되었고 군 복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리고 그 외 다른 사유가 있었는지는 현재 판단하기 어렵다'라는 취지로 회신을 한 사실, 원고는 임관 전에 정신질환증세를 보인 적이 없고 원고의 부모, 형제 중에 과거에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다고 볼 별다른 자료가 없으며, 원고에게 군 복무 외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있었다고 볼 별다른 자료도 없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소위로 임관하기 전에, 는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별다른 정신질환 증세가 없었는데 임관하여 3년이 훨씬 지나 비로소 정신질환 증상이 발생한 점, 원고의 가족 중에 정신질환자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원고가 7사단 GOP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면서 근무환경과 중대장과의 마찰, 구타 등으로 과중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받았고, 그 후 논산 육군훈련소 29연대 중 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상관으로부터 받은 잦은 질책이나 구타 등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에게 군 복무 외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증세 호전으로 퇴원 후 자대로 복귀하면 다시 증세가 악화되어 입원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던 점, 군복무 당시 발병한 정신병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정신분열병(증)은 심리학적 요인이나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하여서도 발병할 수 있고 특히 정신적으로 취약한 개인이 환경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도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인 점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군 직무수행 중 받은 감내하지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신질환적 소인이 악화되어 비로소 발생하였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상병이 군인으로서의 직무수행으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원고의 질병과 군 직무수행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양창수

대법관박병대

주심대법관고영한

대법관김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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