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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07. 26. 선고 2018가단5007965 판결
원고에게 부과한 주세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어 당연무효인지 여부[국승]
제목

원고에게 부과한 주세는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어 당연무효인지 여부

요지

선행 행정소송에서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청구를 기각한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이 사건 과세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관한 기판력이 생긴 이상 원고가 다시 이 사건 과세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납부한 세금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음

사건

2018가단5007965 부당이득금

원고

AAAA영농조합법인

피고

대한민국

변론종결

2018. 6. 12.

판결선고

2018. 7. 2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113,768,378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8. 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1.1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8. 12. 9. 주류제조면허를 받아 주류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이다. 원고는 1999. 3. 말경부터 현재까지 더덕을 이용하여 주세법 제3조 제1의 2항에 따른 전통주를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나. aaaa국세청장은 2014. 5.경 원고를 상대로 2011. 1. 1.부터 2013. 12. 31.까지의 부가가치세 및 주세 품목 세무조사를 한 다음, 2014. 6. 2. 원고가 주세 과세표준 신고를 누락하여 합계 260,798,449원의 주세 등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통지하였다.

다. 영월세무서장은 2014. 7. 4. 원고에게 위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2011년 6월분,2011년 12월분, 2012년 6월분, 2012년 12월분, 2013년 6월분, 2013년 12월분 각 주세및 교육세 합계 260,798,449원의 경정ㆍ고지처분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과세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위 세금을 납부하였다.

라. 원고는 2014. 10. 2. 이 사건 과세처분에 불복하여 국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하였고, 국세청장은 2015. 6. 16.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마. 이에 원고는 이 사건 과세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영월세무서장을 상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춘천지방법원은 2016. 2.19. 이 사건 과세처분이 적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춘천지방법원 2015구합5083),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 및 상고가 각 기각되어[서울고등법원(춘천) 2016누310, 대법원 2016두56752] 위 춘천지방법원 판결이 2017. 2. 3. 확정되었다(이하 위 행정소소송을 '선행 행정소송'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 을 제2호증 내지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주세법 제21조 제2항은 "주정 외의 주류에 대한 주세의 과세표준은 주류제조장에서 출고하는 경우에는 출고하는 때의 가격으로 하고"라고 규정하고 있고, 주세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제1호는 "주류제조장으로부터 출고하는 주류의 가격은 모든 주류제조자가 통상의 도매수량과 거래방식에 의하여 판매하는 가격(통상가격)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을 해석하면, 여기서 '출고하는 때의 가격'이란 제조자로서 도매업자에게 직접 넘길 때 매겨지는 가격을 의미하므로, 원고가 제조자로서 도매업자에게 넘기는 가격을 기준으로 출고하는 주류의 가격을 정해야 하고 이를 과세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과세처분을 하면서 원고가 도매업자와 소비자에게 판매한 가격, 즉 원고가 도매상으로서 매긴 가격과 소매상으로서 매긴 가격도 통상가격으로 보고 과세표준을 정하였다. 그러나 원고에게 부과할 수 있는 주세는 오로지원고가 제조사로서 도매업자에게 판매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소매업자에게 판매한 부분과 일반소비자에게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 부과한 주세 등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어 당연무효이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과세처분을 하면서 원고가 생산하는 과실주에 대하여 주세율15%를 적용하였으나, 원고의 실질 판매액과 피고가 환산한 출고금액 사이에 많은 차이가 있어, 실제로 피고는 위 과실주에 대하여 주세율 36%를 적용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과세처분은 주세법에 위배되어 당연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가이 사건 과세처분으로 납부한 세금을 부당이득으로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는 지난 15년간 출고가격 산정 시 포장비용을 제외하여 신고하였는데, 과세관청은 원고의 주세산정방식에 관하여 시정하라는 행정지도를 한 적이 없다. 이러한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포장비용을 포함하는 과세표준 신고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가산세 면책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과세처분으로 부과한 가산세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과세처분의 취소소송은 과세처분의 실체적ㆍ절차적 위법을 그 취소원인으로 하

는 것으로서, 그 심리의 대상은 과세관청의 과세처분에 의하여 인정된 조세채무인 과세표준 및 세액의 객관적 존부, 즉 당해 과세처분의 적부가 심리의 대상이 되는 것이며, 과세처분 취소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관하여 기판력이 생기고 그 후 원고가 이를 무효라 하여 무효확인을 소구할 수 없는 것이어서, 과세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청구가 기각된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과세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에도 미친다. 과세처분 취소소송의 피고는 처분청이므로 행정청을 피고로 하는 취소소송에 있어서의 기판력은 당해 처분이 귀속하는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미친다(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0854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선행 행정소송에서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한 취소청구를 기각한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이 사건 과세처분이 적법하다는 점에 관한 기판력이 생긴 이상 원고가 다시 이 사건 과세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납부한 세금의 반환을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선행 행정소송에서 앞서 본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주장하는 사정은 선행 행정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전의 것으로서 이 사건 과세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공격ㆍ방어방법에 불과하고 기판력의 발생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과세처분이 당연무효임을 전제로 납부한 세금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세법상 가산세는 과세권의 행사 및 조세채권의 실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납세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조세의 신고, 납부 등 각종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개별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로서, 납세자의 고의ㆍ과실은 고려되지 아니하고 법령의 부지 또는 오인은 그 의무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두10780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지난 15년 동안 출고가격 산정 시 포장비용을 제외하여신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법령의 부지나 오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이 원고의 주세산정방식에 관하여 문제 삼은 적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에게 가산세 면책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전제로 가산세의 반환을구하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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