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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2010. 11. 5. 선고 2009나31267 판결
[임금][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피고, 피항소인

삼화전자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태현)

변론종결

2010. 9. 17.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당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항소비용(청구확장으로 인하여 생긴 비용 포함)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9,268,260원 및 이에 대한 2009. 2.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소외인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87. 7. 6. 피고 회사에 입사한 후 피고의 승낙을 얻어 1997. 3. 4.부터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기도본부 화성지역본부(이하 ‘한국노총 화성지부’라 한다.)의 기획부장으로 전임근무를 시작하였고, 2006년경 지부장의 직책을 맡아 그 임기인 2009. 1. 20.까지 전임자로서의 근무를 마쳤으며, 같은 날 피고 회사에서 사직처리되었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전임근무기간 동안 종전과 같은 급여를 지급하다가 2007. 2. 21. 무급 휴직처리를 하고, 2007. 3. 5. 한국노총 화성지부에 2007년 3월분부터 급여 지급을 중지하겠다는 통보를 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고는, 피고는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또는 민법상 고용계약에 의한 보수로서 원고에게 2007. 3.부터 2009. 1. 20.까지 급여 합계 69,268,26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10여 년간 계속된 급여 지급을 중단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노사협의회의 노사협의를 거친 단체협약으로 원고를 무급휴직으로 처리하기로 결의하여 급여 지급을 중단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툰다.

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참조),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으며,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고,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 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을 제2 내지 10호증,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2, 13, 14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소외인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06년도 단체협약은 피고는 1년 이상 근속한 조합원이 피고의 명 또는 피고의 허가를 얻어 피고 회사 외의 업무에 종사할 때 그 기간 동안 휴직을 명할 수 있고(제22조 제5항), 휴직기간 중에는 무급으로 한다고(제23조 제3항) 규정하며, 피고의 취업규칙은 사명에 의하여 타사, 사외단체에 근무하는 휴직기간 중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제22조 제4항) 규정하는 사실, 피고 회사는 2007. 2. 22. 노동조합장을 비롯한 근로자측 위원과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용자측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노사협의회를 열어 단체협약상 5명의 전임자를 2명으로 변경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2007년 3월부터 지부장 임기까지 무급휴직으로 처리하기로 의결하여 회의록을 작성하였고, 노동조합장과 대표이사가 회의록에 서명한 사실, 피고 회사는 2001년 131,217,565,885원에 달하던 매출액이 감소를 거듭하여 2006년에는 42,010,046,227원 규모로 줄어들었으며, 매출부진과 수익구조의 악화에 따른 경영위기로 명예퇴직, 상여금 반납 등의 조치를 노사합의하에 실시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5호증의 기재는 믿기 어려우며, 그 밖에 위 인정과 달리 할 증거가 없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서 나타나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회의록은 근로조건에 관하여 노사 양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인 합의가 성립되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서명하였으므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춘 것으로서 단체협약으로 봄이 상당하며, 타사, 사외단체에 근무하는 등 피고 회사 외의 업무에 종사할 때 휴직을 명할 수 있고, 휴직기간 중 무급으로 하기로 한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의 내용이나 노사협의회의 의결 경위, 당시 피고 회사의 경영상태 및 당시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노동조합 전임자는 그 전임기간 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에 대하여 무급휴직으로 처리하도록 한 위 회의록의 합의 내용이 단체협약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것은 아니어서 원고의 개별적인 동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민법상의 고용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단체협약에 따라 급여 지급을 중단한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당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규현(재판장) 김영기 김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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