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과실상계에서 피해자의 과실로 참작되어야 할 피해자측의 범위(=피해자와 신분상, 사회생활상 일체를 이루고 있는 자)
나. 남편 운전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가다가 충돌사고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남편의 과실을 피해자측의 과실로서 참작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적극)
다. 위 “나”항의 교통사고에 관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합의에 대하여 당사자의 의사는 오토바이를 운전한 남편의 과실도 참작하여 사고와 관련한 일체의 손해배상문제를 일거에 종결하고자 함에 있었다고 본 사례
나. 피해자가 남편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가다가 제3자가 운전하는 승용차와 충돌하여 상해를 입고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편의 과실을 피해자측의 과실로서 참작할 수 있다.
다. 위 “나”항의 교통사고에 관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합의에 대하여 당사자의 의사는 오토바이를 운전한 남편의 과실도 참작하여 사고와 관련한 일체의 손해배상문제를 일거에 종결하고자 함에 있었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가.나.다. 민법 제763조 ( 제396조 ) 다. 민사소송법 제187조
원고, 피상고인
럭키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
피고, 상고인
피고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운전하던 소외 2 소유의 승용차와 피고가 운전하던 오토바이가 충돌하여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있던 피고의 처인 소외 3이 상해를 입은 사실과, 원고는 위 승용차에 대한 자동차종합보험의 보험자로서 위 소외 3에게 금 54,841,550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고 위 소외 2를 대리하여 위 소외 3과의 사이에 위 소외 3이 이후의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 소외 3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입은 재산상의 손해 및 위자료 등 일체의 손해액이 금 53,765,150원인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소외 1과 피고의 과실비율을 7:3이라고 판단한 다음, 원고는 상법 제682조 에 의하여 그가 위 소외 3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한 위 보험금 중에서 위 소외 3이 입은 손해액으로서 위 소외 2와 피고의 공동면책에 해당하는 금 53,765,150원을 한도로 피고의 위 과실비율에 상응한 금원에 대하여 위 소외 2가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권리를 취득하였다고 보아, 피고는 보험자대위권을 행사하는 원고에게 피고의 부담부분에 해당하는 금 16,129,545(53,765,150원 X 3/10) 및 그 법정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위 소외 3은 피고의 처로서 원고는 위 소외 3과 합의하면서 피고의 과실을 고려하여 위 소외 3의 손해액 중 위 소외 1의 과실에 상응하는 위 소외 2의 분담비율만큼의 금원만을 지급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는 오히려 위 소외 3의 손해액인 금 53,765,150원을 넘는 금 54,841,550원을 지급하였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피고가 그의 처인 위 소외 3을 오토바이의 뒷 좌석에 태우고 운전하다가 위 소외 1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충돌하여 위 소외 3이 상해를 입어 위 소외 3이 피고 아닌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그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편인 피고의 과실을 피해자측의 과실로서 참작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당원 1987.2.10. 선고 86다카1759 판결 ; 1991.11.12. 선고 91다30156 판결 각 참조).
만일 그렇게 해석하지 아니한다면 가해자인 제3자는 피해자인 위 소외 3에게 일단 남편인 피고의 과실을 참작하지 아니한 손해를 배상하고 다시 그의 남편인 피고에게 그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부담부분을 구상하여야 하게 되는데 이는 부부의 신분상, 생활상의 일체성을 간과한 것으로서 옳다고 할 수 없고, 손해배상이나 구상관계를 일거에 해결하거나 분쟁을 1회에 처리할 수도 없어 불합리하다.
3. 기록에 의하면, 위 소외 3과 소외 2를 대리한 원고간에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위 소외 3과 피고 및 피고의 어머니인 소외 4 등이 위 소외 2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그 제1심 변론이 종결되기 바로 3일전이고, 당시 소외 3이 청구한 금액은 원고가 부담한 기왕의 치료비를 제외한 금 61,839,576원 임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금은 기왕의 치료비 금 25,466,020원을 제외한 금 29,375,530원(원고가 기왕에 부담한 치료비 등을 합하면 금 54,841,550원)에 불과하며, 이때에 작성된 합의서와 각서에는 피고도 입회인으로 서명 무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갑 제4, 8, 11호증), 여기에다 위에서 본 법리와 원고는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업무를 전문으로 다투는 보험회사로서 가능한 한 최소한의 금액을 지급하고 또 분쟁을 1회의 화해로서 처리하여 하려고 하였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위의 합의에 관여한 가해자측이나 피해자측의 의사는 다른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한 위 소외 3의 남편으로서 사고 오토바이를 운전한 피고의 과실도 아울러 참작하여 이로써 위 소외 3에 관련한 손해배상 문제를 일거에 종결하고자 함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치된다고 볼 것이지, 원고가 피고의 과실비율에 따른 금액도 변제하고 이를 피고로부터 따로 구상하겠다는 의사로서 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4.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는 이 사건 제1심의 3차 변론기일에 위 소외 3이 입은 손해금이 금 53,765,150원인 사실은 다툼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되어있는 바, 이 금액은 원고가 소장에서 위 소외 3을 위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한 보험금의 합계와 같은 금액으로서(청구원인 2의 3 끝부분), 그 취지가 이 금액이 위 소외 3이 입은 전 손해액이라고 인정한 뜻이라기 보다는 위 소외 3이 배상받을 손해액이 그러하다는 뜻으로 이해되고,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피고의 답변취지에 비추어 보아도 그러하므로, 이와 같은 피고의 답변의 위 3항의 판단에 장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5.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과실상계의 법리를 오해하여 원고와 위 소외 3과의 합의의 성질을 잘못 이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그 합의의 내용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논지는 이 범위 안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