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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4. 27. 선고 93도481 판결
[무고,사기미수,사문서위조,사문서위조행사,사문서변조,사문서변조행사][공1993.7.1.(947),1624]
판시사항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판결요지

공소사실은 법원에 대하여 심판청구의 범위를 특정함과 아울러 피고인에 대하여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공소장에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충분히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범죄의 시일·장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주문

1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위조사문서행사죄, 무고죄, 사기미수죄에 관한 부분과 공소기각부분 중 피고인이 공소외 유제복 명의의 1988.11.12.자 간이세금계산서 1통을 변조하고 2회에 걸쳐 그 변조사문서를 행사였다는 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2. 피고인의 사문서위조죄에 관한 상고와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과 원심판결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의 이 사건 사문서위조·동행사·무고·사기미수의 각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나 이유를 갖추지 못하거나 이유가 모순되는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피고인이 1991.3. 초순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239의4 소재 신우빌딩 504호 삼화건설주식회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1과 함께 충남 천원군 성거읍 저리 319 소재 성거빌라 다세대주택의 건축공사를 삼화건설주식회사에서 수행한 것처럼 위장하는 데 행사할 목적으로, 1988.11.12.자 공소외 유제복 명의의 간이세금계산서상의 공급받는 자 보관용이라고 쓰여진 공란에다가 볼펜을 사용하여 삼화건설이라고 기입하여 넣은 것을 비롯하여, 간이세금계산서 중 동일한 공란에다가 삼화건설·삼화건설회사·삼화건설 Co·삼화건설(성거현장) 등이라고 각 기입하여 넣어 진정하게 성립된 위 유제복 등 명의의 사실증명에 관한 사문서인 간이세금계산서 68통을 각 변조하고, 1991.7.3.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90카1780 공사방해금지가처분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면서 위와 같이 변조된 간이세금계산서들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인 양 그 정을 모르는 담당판사에게 일괄 제출하여 이를 행사하고, 1991.7.19. 수원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검찰주사 박영근에게 위와 같이 변조된 간이세금계산서들을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문서인 양 그 정을 모르는 위 직원에게 일괄 제출하여 이를 각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에 대하여, 이와 같은 공소사실만으로는 변조된 간이세금계산서의 작성명의인·작성일자·금액 등이 특정되지 아니하여 공소장에 기재된 개개의 범죄사실이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에 따라서 이 점들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였다.

나.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에 의하면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은 법원에 대하여 심판청구의 범위를 특정함과 아울러 피고인에 대하여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공소장에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충분히 인식될 수 있을 정도로 범죄의 시일·장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유제복 명의의 1988.11.12.자 간이세금계산서를 변조하고 2회에 걸쳐 그 변조사문서를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각 범죄의 시일·장소와 범행의 동기·수단 및 결과 등 문서를 변조하거나 변조한 문서를 행사한 방법과 문서를 변조한 내용 등이 모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되어 있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점들에 관한 공소사실의 기재마저 특정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공소를 기각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기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원심이 공소를 기각한 공소사실 가운데 피고인이 위 유제복 명의의 1988.11.12.자 위 간이세금계산서를 변조하고 2회에 걸쳐 그 변조사문서를 행사하였다는 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들에 관하여는, 공소장에 피고인이 변조하였다는 문서가 "유제복 등 명의의… 간이세금계산서 67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더러, 변조하였다는 내용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고 단지 공급받는 자 보관용이라고 쓰인 공란에 삼화건설·삼화건설회사·삼화건설Co·삼화건설(성거현장) 등이라고 각 기입하여 넣었다고 포괄적으로만 기재되어 있어, 이와 같은 공소사실의 기재만으로는 피고인이 과연 누구의 문서를 어떻게 변조하였다는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공소사실의 기재가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명시되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변조한 간이세금계산서 67통을 2회에 걸쳐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의 기재 역시 그 행사의 객체인 변조사문서가 특정되지 아니한 것이어서 이로써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점들에 관한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를 기각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점을 비난하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3.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공소기각부분 중 피고인이 위 유제복 명의의 1988.11.12.자 간이세금계산서를 변조하고, 2회에 걸쳐 그 변조사문서를 행사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은 파기를 면치 못할 것인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가 없는 것임이 1.항에서 판단한대로이지만, 그중 따로 형이 선고된 사문서위조죄를 제외한 나머지 각 죄는 모두 파기되어야 할 위 사문서변조죄 및 동행사죄와 형법 제37조 전단 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사문서위조죄를 제외한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위조사문서행사죄, 무고죄, 사기미수죄에 관한 부분과 공소기각부분 중 피고인이 공소외 유제복 명의의 1988.11.12.자 간이세금계산서 1통을 변조하고 2회에 걸쳐 그 변조사문서를 행사하였다는 각 공소사실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는 한편,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판시 제1의 가.항 사문서위조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따로 형을 선고한 부분에 관한)와 검사의 나머지 상고(피고인이 사문서 67통을 변조하고 2회에 걸쳐 그 변조사문서들을 행사하였다는 각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를 기각한 부분에 관한)를 모두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김주한 김용준(주심) 천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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