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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3. 2. 9. 선고 92다33176 판결
[전속료][공1993.4.1.(941),945]
판시사항

가. 작가가 자신의 필명 혹은 본명으로 제작한 신간단행본 만화원고의 전량을 특정 사업자에게만 납고하되 재판이나 잡지 등의 연재물 작품은 사업자와의 양해사항으로 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 그 전속계약의 성질(=완전전속계약이나 준전속계약)

나. 전속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전속료로 일정액을 수수하면서 사업자가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사업자가 작가에게 지급한 전속료의 반환을 청구 할 수 없고, 작가가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전속료의 배액을 사업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약정한 경우 그 약정이 손해배상액 예정의 성질을 갖는지 여부(한정적극)

다. 작가가 전속계약기간 동안 및 계약 종료 후까지 계속하여 작품을 제공하였으며 또 전속계약이 종료하고 작가의 작품제공이 계속되는 동안은 사업자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다가, 작품의 제공이 중단되자 1년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한 사업자의 권리행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일정한 예능적 활동으로서의 노무를 제공하는 자가 특정의 사업자에게 전속하는 전속계약에는 다른 곳에 노무제공하는 것을 일체 인정하지 아니하는 완전전속계약, 사업자의 허락을 받은 경우에만 다른 곳에 노무를 제공할 수 있는 준전속계약, 사업자로부터 노무제공의 요청이 있으면 반드시 노무제공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계약관계 즉 당해 사업자의 사업에 지장이 없으면 다른 곳에 노무제공이 가능한 우선전속(출연)계약, 일정계약기간 내에 제공하여야 할 노무제공의 회수를 특약하는 회수전속(출연)계약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인바, 작가가 자신의 필명 혹은 본명으로 제작한 신간단행본 만화원고의 전량을 특정 사업자에게만 납고하되 재판이나 잡지 등의 연재물 작품은 사업자와의 양해사항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면 위 전속계약은 완전전속계약이나 준전속계약에 해당한다.

나. 전속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전속료로 금 50,000,000원을 수수하면서 사업자가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사업자가 작가에게 지급한 전속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작가가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전속료의 배액을 사업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약정하였다면, 이는 전속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의 약정을 한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배상액 예정의성질을 갖는 것이며, 이와 같은 약정이 계약서에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하더라도 단순한 예문에 불과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 작가가 전속계약기간 동안 및 계약 종료 후까지 계속하여 작품을 제공하였으며 또 전속계약이 종료하고 작가의 작품제공이 계속되는 동안은 사업자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다가, 작품의 제공이 중단되자 1년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한 사업자의 권리행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선남식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동욱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가. ○○문화사라는 상호로 만화잡지 출판판매업을 경영하는 원고가 1986.12.4. △△△이라는 필명으로 만화를 저작하는 피고와 사이에 향후 2년간 피고의 본명 또는 필명으로 저작하는 신간단행본 만화제작물의 전량을 매월 10권 이상 원고에게만 납품하기로 하는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가 피고에게 그 전속료로서 금 50,000,000원을 지급하고 그 밖에 별도로 권당 금 2,500,000원의 원고료를 지급하되, 만화의 판형과 페이지 및 경기변동 등의 요인이 생겼을 때에는 쌍방이 합의하여 위 원고료를 조정하기로 하며, 만일 원고가 위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위 전속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피고가 위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위 전속료의 배액을 원고에게 배상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확정하고,

나. 나아가, 원고는 위 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전속료로서 금 50,000,000원을 지급하였고 또 위 전속계약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합계 186권 정도의 신간만화원고를 교부받을 때마다 피고에게 권당 금 2,500,000원부터 순차로 인상하여 권당 금 3,200,000원까지의 원고료를 지급한 사실, 그런데 피고는 위 전속계약기간 이전인 1985. 봄경부터 그 형으로서 같은 만화작가인 소외 1에게 피고 자신의 필명으로 만화를 저작하도록 허락하였는데 원고와의 위 전속계약에 위배하여 위 소외 1이 위 전속계약기간동안 합계 54권 가량의 신간만화 원고를 피고의 필명으로 저작하여 다른 출판사에 납품하는 것을 묵인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전속계약위반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다. 원고가 위 전속계약체결 당시 위 소외 1이 피고의 필명으로 만화를 저작하여 다른 출판사에 납품하여 출판을 하는 것을 양해하기로 약정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사실은 인정하지 아니하고, 원고는 위 전속계약기간 동안 위 소외 1이 피고의 필명으로 신간만화를 저작하여 다른 출판사에 납품하는 것을 알면서도 하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나아가 피고로부터 예정분량 이상의 만화 원고를 제공받아 출간을 하여 많은 이득을 취한 후 위 전속계약이 끝난 이제 와서 전속계약위반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을 청구함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원고 주장에 대하여는, 피고 주장의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라. 다만, 피고는 위 전속계약기간 동안 저작한 합계 186권 정도의 신간만화원고를 원고에게 납품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전속계약기간 이전인 1985년 봄부터 피고의 필명으로 만화원고를 저작하여 왔고 위 전속계약기간 동안 약 54건의 만화원고를 저작하여 다른 출판사에 납품하였는데, 그중 3분의 1 정도는 위 소외 1 자신이 직접 그렸고, 그 나머지는 피고와 함께 만화저작하는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그렸으며 이에 대한 위 직원들에 대한 보수는 위 소외 1이 지급한 사실, 원고는 위 전속계약기간 도중에 이미 위 소외 1이 피고의 필명으로 만화원고를 저작하여 이를 다른 출판사에 납품하여 출간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피고에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피고로부터계속 만화원고를 납품받아 이를 출간함으로써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다가 1990.10.경 피고로부터 만화원고 납품을 중단하겠다는 통지를 받고서야 전속계약위반 여부를 문제삼은 사실을 인정하고, 이와 같은 사정 등을 참작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 예정액은 부당하게 과다하며 금 40,000,000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그 지급을 명하였다.

2. 일정한 예능적 활동으로서의 노무를 제공하는 자가 특정의 사업자에게 전속하는 전속계약에는, 다른 곳에 노무제공하는 것을 일체 인정하지 아니하는 완전전속계약, 사업자의 허락을 받은 경우에만 다른 곳에 노무를 제공할 수 있는 준전속계약, 사업자로부터 노무제공의 요청이 있으면 반드시 노무제공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계약관계 즉, 당해 사업자의 사업에 지장이 없으면 다른 곳에 노무제공이 가능한 우선전속(출연)계약, 일정계약기간 내에 제공하여야 할 노무제공의 횟수를 특약하는 횟수전속(출연)계약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전속계약서(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의 필명 혹은 본명으로 제작한 신간단행본 만화원고의 전량을 원고에게만 납고하되 재판이나 잡지 등의 연재물 작품은 원고와의 양해사항으로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와 맺은 이 사건 전속계약은 완전전속계약이나 준전속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전속계약을 준전속계약으로 본다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피고는 자신 명의의 만화를 다른 출판사에 납품하는 것에 관하여 원고의 허락을 얻은 것이 아니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전속계약을 위반하였음은 완전전속계약으로 보는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할 것이다.

3.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전속계약체결 당시 피고의 형인 소외 1이 피고의 필명으로 만화를 저작하여 다른 출판사에 납품하여 출판하는 것을 양해하기로 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어긴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전속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전속료로 금 50,000,000원을 수수하면서 원고가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전속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고, 피고가 계약을 위반하였을 때에는 전속료의 배액을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약정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전속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의 약정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러한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손해배상액 예정의 성질을 갖는다고 할 것이며, 그와 같은 약정이 계약서에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단순한 예문에 불과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어기거나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소론의 판례는 이 사건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5. 제1심 및 원심증인 1의 증언의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계약위반 사실을 1988.1.경에 일부 알았으나 전속계약이 종료한 1990.5.경에 이르러 비로소 그 전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인바, 이 사건 전속계약이 완전전속계약 또는 준전속계약이고, 우선전속계약이나 횟수전속계약이 아닌 이상, 가사 피고가 전속계약기간 동안 예정분량 이상의 만화원고를 원고에게 제공하였다고 하여도, 또는 전속계약 종료후에도 새로운 전속계약을 체결함이 없이 계속하여 만화원고를 제공하였고 원고는 전속계약이 종료하고 피고의 만화원고의 제공이 계속되는 동안은 이의제기가 없다가 만화원고의 제공이 중단되자 비로소 1년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이 사건 청구에 이르렀다고 하여도, 이 사건 사실관계 하에서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권리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6.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반대의 입장에서 다투는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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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2.6.19.선고 91나64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