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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누10466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공1992.7.1.(923),1887]
판시사항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의 의의 및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요구되는 상당인과관계 유무의 판단기준

나. 여러 개의 사업장을 옮겨 다니며 근무한 근로자가 업무상의 질병에 걸리고 그 2 이상의 사업장에서 당해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던 경우, 업무상 질병을 인정함에 있어 당해 근로자가 복수의 사용자 아래서 경험한 모든 업무를 포함시켜 그 자료로 삼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다. 계약관계종료 후에 새로이 발생한 질병등도 근로계약관계 중에 그 원인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할 것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로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업무상의 정신적, 육체적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과로로 인한 질병에는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존질병이 업무의 과중으로 그 질병의 자연진행 정도를 넘어 급속히 악화된 경우까지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며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여러 개의 사업장을 옮겨 다니며 근무한 근로자가 업무상의 질병에 걸리고 그 2 이상의 사업장에서 당해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던 경우에 있어서의 업무상 질병을 인정할 때는 당해 근로자가 복수의 사용자 아래서 경험한 모든 업무를 포함시켜 그 자료로 삼아야 한다.

다. 근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수급권)는 같은 법 제1조 가 정하고 있는 목적과 같은 법 제9조 가 정하고 있는 지급사유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근로계약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업무상 재해가 생겼을 때 자동적으로 발생하며,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은 수급권은 그 퇴직을 이유로 소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계약관계종료 후에 새로이 발생한 질병등도 근로계약관계 중에 그 원인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수급권이 있다 할 것이다.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용호

피고, 피상고인

서울서부지방노동사무소장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그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88.11.1. 버스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소외 ○○여객자동차주식회사의 운전사로 입사하여 서울 수색과 송파구 성내동 사이를 왕복하는 146번 시내버스의 운전업무에 종사하여 왔고, 위 146번 시내버스운전사는 04:30부터 14:30까지 근무하는 오전반과 14:30부터 00:30까지 근무하는 오후반으로 나누어 하루는 오전반, 그 다음날은 오후반이 되고 1주일에 하루는 쉬는 형태로 근무를 함으로써 1일 8시간 내지 10시간 근무하였으므로 원고 역시 소외 회사의 다른 운전사와 동일한 조건과 내용으로 근로를 했는데 사고 이틀 전은 쉬는 날이라 근무를 하지 않았고 사고 전날은 오전반근무를 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발생 당일인 1989.2.21.은 오후반근무에 해당되어 14:30부터 근무에 임하여 배차받은 버스를 운행하던 중 간경변증 및 식도정맥류파열로 졸도, 입원하게 된 사실, 원고는 소외 회사에 입사할 때 간기능검사를 포함한 정밀신체검사를 받았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그 동안의 근무 중에도 별다른 신체상의 이상을 호소한 일이 없어 위 질병의 정확한 발생원인과 발생일자 등을 알 수 없는 사실, 위 질병은 과로로 인하여 발병되거나 악화될 수도 있으나 다른 요인으로도 발병, 악화될 수 있는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버스운전 업무자체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다소 긴장을 요하는 업무라 할 것이지만 소외 회사운전사의 위와 같은 근무형태로 보아 그러한 정도는 그 업무가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정도로 특별히 과중한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 데다가 원고는 위 발병확인 무렵에도 통상의 예에 따라 근무하였을 뿐 특별히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았으며, 설령 소외 회사의 운전업무가 운전사에게 다소 과로를 줄 정도의 업무이었다 할지라도 원고는 위 발병확인 당시 소외 회사에 입사한지 3개월 남짓밖에 경과하지 않아 그 기간 동안의 업무만으로 위와 같은 질병이 유발 또는 악회되리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그러한 점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질병은 소외 회사의 버스운전사로 종사하던 중 업무상의 과로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다.

2.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조 제1항 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그 업무로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그 재해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의 질병이더라도 업무상의 정신적, 육체적 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야야 할 것이고, 또한 과로로 인한 질병에는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존질병이 업무의 과중으로 그 질병의 자연진행 정도를 넘어 급속히 악화된 경우까지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며 ( 당원 1991.4.12. 선고 91누476 판결 참조), 업무와 질병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당원 1991.9.10. 선고 91누5433 판결 ; 1991.11.8. 선고 91누331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개의 사업장을 옮겨 다니며 근무한 근로자가 업무상의 질병에 걸리고 그 사업장에서 당해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던 경우에 있어서의 업무상 질병을 인정할 때는 당해 근로자가 복수의 사용자 아래서 경험한 모든 업무를 포함시켜 그 자료로 삼아야 하고 근로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수급권)는 같은 법 제1조 가 정하고 있는 목적과 같은 법 제9조 가 정하고 있는 지급사유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근로계약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업무상 재해가 생겼을 때 자동적으로 발생하며, 같은 법 제16조 제1항 은 수급권은 그 퇴직을 이유로 소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계약관계종료 후에 새로이 발생한 질병등도 근로계약관계 중에 그 원인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수급권이 있다 할 것이다 .

3. 원심이 증거로 든 △△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에게 이환된 간경변증의 원인은 알 수 없고 간경변증 환자에게는 식도정맥류가 생겨 여러 원인으로 흔히 파열되어 상부위장관출혈을 일으키나 간경변증은 과로로 인하여 악화될 수 있고 간경변증이 악화됨으로써 식도정맥류파열이 발생할 확률이 더 많아질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갑 제8호증의 1(진단서), 갑 제11호증(승무일정표), 을 제4호증(문답서)의 각 기재와 증인 1의 증언을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시내버스운전중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긴장이 될 뿐더러 원고가 종사한 146번 노선의 시내버스운전사들은 근무중 식사시간이 5분 내지 10분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거르는 때도 있으며 1주일에 3회씩은 00:30경 운전을 끝내고 반대편 버스 종점 숙소에서 잠을 자고 04:30부터 또 다시 운전을 하는데 운전사 15명이 같은 숙소에서 함께 잠을 자야 하는데다 운전사마다 운행을 마치고 그곳에 돌아오는 시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위 숙소에서 자는 날은 수면도 제대로 취할 수 없었고 1주일에 1회는 하루 반을 계속 근무하게 되어 건강이 정상인 운전사도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으로 피곤한데 원고는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기 이틀전(즉 11.19.) 오전부터 사고 전날 오전까지 계속 하루 반을 운전업무에 종사한 사실(원심은 사고 이틀 전은 쉬는 날이라 근무를 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여기서 이틀전이란 11.18.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5호증의 1(문답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재해발생 당시의 소외 ○○여객자동차주식회사 노무과장 소외 1은 원고가 입사시에 간에 대한 건강진단이 되어 있지 않은 진단서를 제출하여 그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없었고, 원고는 몸이 좋지 않아서 가끔 치료를 받는다고 배차주임으로부터 들었으며 원고가 이 사건 재해발생 후 □□□□병원에서 최초진단을 받을 때 주치의 소외 2에게 가끔 수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하였다고 들었으나 원고가 이 사건 재해발생시까지 자기의 주어진 근무시간을 시켜서 운전업무를 수행하였다는것이고, 갑 제8호증의 1,2(각 진단서)의 기재와 증인 1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다음달 15.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병세가 현저히 호전되었으나 그 후에도 식도정맥류파열과 상부위장관출혈 증세가 거듭발생하여 1989.12.12. 부터 같은 달 26. 까지, 1990.2.27. 부터 같은 해 4.16. 까지, 그리고 같은 해 10.8. 부터 해 10.20. 까지 입원치료를 받는 등 건강이 현저히 악화되었다는 것이며, 한편 원고는 원심 제9차 변론기일에진술된 1991.7. 26.자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기 이전에도1974.8.1. 부터 1983.9.20. 까지 소외 ▼▼운수에서 1983. 9. 25.부터1984. 9. 20.까지 소외 ▲▲개발주식회사에서 1985.4.1. 부터 1년 간 소외 ◇◇운수주식회사에서 종사하였고 1986.9.1. 부터 1987.5.1. 까지 소외 ○○여객자동차주식회사에서 같은 해 8.1.부터 1년 간 소외 ☆☆운수주식회사에서 시내버스 등의 운전업무에 종사였는데 위 운송사업체들은 모두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로서 위 여러 버스운송사업체의 운전사로 근무하여 오면서 누적된 과로도 간경변증 및 식도정맥류파열등으로 토혈을 하고 졸도를 하게 된 한 원인이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에 원고에게는 업무수행과 관련이 없는 기존질병으로 간경변증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출혈증상이 더러 있기는 하였어도 이 질환으로 원고가 정상적으로 운전업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보여지고, 한편 시내버스 운전이 보통 평균인에게는 과중한 업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운전업무 자체는 정신적, 육체적 긴장을 수반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종전에 다른 여러 버스운송사업체를 전전하면서 시내버스운전을 계속하여 왔다면 그로 인하여 축적된 피로와, 이 사건 재해발생 당시 종사한 노선의 시내버스 운전업무에 종사함에 있어서 불규칙적으로 교대되는 근무와 휴무의 일자 및 그 시간대, 고르지 못하고 짧은 식사시간, 숙면시간의 태부족 등 열악한 업무여건에서 축적된 피로가, 원고의 건강과 신체조건으로 보아서는 과로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에게 운전업무 이외에 다른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위 과로가 적어도 다른 주된 원인과 겹쳐서 정상근무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원고의 간경변증을 그 자연진행정도보다 급속히 악화시켰고 이로 인하여 식도정맥류파열이 촉진 유발 되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업무와 원고의 질병인 위 간경변증 및 식도정맥류파열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원고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가 이 사건 재해발생 당시 근로관계를 맺고 있던 소외 ○○여객자동차주식회사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종사한 운전업무의 근무형태의 내용에 대하여 더 자세히 심리하여 위와 같은 업무가 과도의 정신적 또는 육체적 부담을 수반하는 것으로서 과로의 원인이 되고 이것이 간경변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함께 작용하였는지의 점까지 밝혀보고 원고가 그 이전에 다른 운송사업체에서 근무하였는지의 여부와 그 운송사업체가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였는지의 여부 및 근무하였다면 그 기간과 업무내용에 미루어 그것이 원고에게 과도의 정신적, 육체적 부담을 수반하는 업무로서 과로의 원인이 되고 이것이 간경변증을 악화시키는 한 원인으로 함께 작용하였는지의 여부에 관하여도 심리판단 하였어야 옳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판단을 유탈하므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준(재판장) 최재호 윤관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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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8.30.선고 90구16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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