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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15584 판결
[소유권보존등기말소등][공1992.4.15.(918),1150]
판시사항

가. 무권리자인 문중 명의로 그것도 대표자로 사칭한 자에 의하여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진정한 소유자가 그 권리자임을 주장하여 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을 직접 수령하였다면 위 매매계약에 따른 처분행위가 소유자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한 사례

나. 쌍무계약에 있어서 계약의 해제와 당사자 일방이 자기의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명한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

다. 위 “가”항의 경우 소유자가 문중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제1심에서 패소하자 매수인이 위 문중과 새로이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대금을 지급하는 등 하였다면 매수인으로서는 채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례

판결요지

가. 무권리자인 문중 명의로 그것도 대표자로 사칭한 자에 의하여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진정한 소유자가 그 권리자임을 주장하여 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을 직접 수령하였다면 위 매매계약에 따른 처분행위가 소유자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치게 되고 따라서 소유자에게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발생한다고 한 사례.

나. 쌍무계약에 있어서 당사자 일방이 미리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상대방은 그 이행에 대한 최고를 하지 아니하고 바로 그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며, 위와 같은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의 표명 여부는 계약이행에 관한 당사자의 행동과 계약 전후의 구체적인 사정 등을 살펴서 판단하여야 한다.

다. 위 “가”항의 경우 소유자가 중도금 일부를 수령한 후 자신이 소유자임을 전제로 문중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라 하여 그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그 제1심에서 패소하자 매수인이 위 문중과 새로이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한편 그 항소심에서 보조참가하여 소유자측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다투기까지 하였다면 매수인으로서는 채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현석

피고, 상고인

신동아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일영

피고보조참가인

안동권씨문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승영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피고보조참가인의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각 토지가 원래 망 소외 1의 소유 명의로 사정받은 것으로서 그 적장손인 원고의 단독 상속재산이라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석명권 불행사로 인한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상고이유 제2, 3점을 함께 본다.

원심은 피고의 주장, 즉 소외 2가 피고보조참가인 문중(이하 참가인문중이라고 한다)을 대표하여 1985.5.25. 피고와의 사이에 이 사건 각 토지 중 원심판결에 첨부된 별지목록 제1항 내지 4항, 6항 기재의 5필지 토지를 대금 549,450,000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가 위 매각처분에 관한 문중결의에 동의하고 위 매매계약의 체결 후인 1985.12.30. 피고로부터 직접 위 매매대금의 일부로 금 100,000,000원을 수령하였으므로 원고는 위 계약을 추인한 것이고, 그 후 피고가 1987.8.12. 소외 3이 대표한 위 참가인 문중과의 사이에 위 계약을 추인한 것이고, 그 후 피고가 1987.8.12. 소외 3이 대표한 위 참가인 문중과의 사이에 위 계약을 승계 또는 확인하는 의미로 재차 위 5필지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위 문중에게 매매잔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결국 위 5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위 1987.8.12.자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마쳐진 피고 명의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라고 하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위 소외 1의 차남인 망 소외 4의 아들들인 소외 5, 소외 2, 소외 3 등 3형제가 위 망부를 공동선조로 하는 참가인 문중을 조직하여 1960.3.24.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 문중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쳐 두었는데, 그 후 위 문중원의 일인인 위 소외 2가 그 문중 대표자명의를 모용하여 1982.1.26. 위 목록 5항 기재 토지 중 827분의 562지분은 소외 6에게, 그 나머지 지분은 소외 7에게 각 매도하여 1982.2.2. 그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주고, 다시 피고는 위 소외 6, 소외 7로부터 위 각 지분을 매수하여 1985.10.8. 피고 명의로 그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한편 피고는 아파트건축사업의 필요상 이 사건 토지 중 위 목록 5항 기재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5필지의 토지도 매수하여야 할 형편이어서 그 등기부상 소유명의자인 참가인 문중의 대표자를 찾던 끝에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류상 그 대표자가 위 소외 2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상대로 위 나머지 5필지에 관한 매매교섭을 벌이게 되었는바, 위 소외 2는 참가인 문중의 대표자를 사칭하여 위 5필지의 토지를 매각처분함에 있어 당시 문중의 대표자인 위 소외 3으로부터 위 매각처분에 대한 동의를 얻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던 관계로 마침 참가인 문중이 “안동권씨문중”으로 명명되어 있음을 이용하여 같은 안동권씨이며 그와 당숙질 사이인 원고에게 참가인 문중의 실체를 감추고 위 5필지의 토지는 안동권씨문중 소유인데 그 처분에 동의하여 달라고 제의하여, 이에 따라 원고는 위 소외 2가 말하는 안동권씨문중이 위 망 소외 4를 공동선조로 하는 참가인 문중이 아니고 최소한 원고 자신도 그 문중원으로 포함되어 있는 보다 넓은 범위의 또 다른 안동권씨문중으로 착각하고 1985.6.24. 소외 8과 함께 위 5필지 토지의 매각 결의에 찬성하는 문중회의록에 서명날인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위 소외 2는 마치 안동권씨문중이 위 5필지 토지의 매각 결의를 한 양 그 문중회의록을 피고에게 제시 교부한 다음, 1985.6.26. 등기부상 보존등기 명의인인 참가인 문중의 대표자를 사칭하여 이 사건 토지 중위 목록 5항 기재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5필지 토지를 피고에게 대금 549,450,000원에 매도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이하 제1차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그날 위 소외 2가 계약금 50,000,000원을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사실, 그러나 그 중도금 지급 약정기일 이전부터 이미 참가인 문중의 대표자인 위 소외 3이 위 소외 2의 문중 대표권과 위 제1차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인하면서 위 5필지 토지에 관하여 같은 해 1.19. 소외 9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쳐 두었으며, 또한 원고가 같은 해 10.20.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단독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종전에 위 5필지 토지의 처분에 동의하기로한 의사를 철회하겠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위 소외 2에게 발송하는 한편, 같은 해 12.26.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85가합1302호 로써 이 사건 토지 전부에 관한 위 참가인 문중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 등 청구의 소(이하 전소라고 한다)를 제기하자, 위 소외 2와 피고는 당황하여 위 매매에 따른 중도금 지급과 수령을 미루고 그 해결책을 궁리하다가 1985.12.30. 위 소외 2가 원고를 대동하여 피고 회사의 용지과장인 소외 10을 만난 자리에서 그날 원고가 위 제1차 매매계약에 따른 중도금 100,000,000원을 피고로부터 직접 수령하고, 그때 그 소외 2와 원·피고 사이에 위 제1차 매매계약에 따른 일체의 대금을 원고 입회하에서만 위 소외 2에게 지급하고, 위 소외 2는 원고가 제기한 위 소송에서 원고에게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한 사실, 그런데 원고가 제기한 위 전소에서 원고는 망부를 공동선조로 하는 참가인 문중이 허무의 문중이라는 논거를 들어 실제로 그 소유권보존등기신청을 한 행위자인 위 소외 3을 상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위 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함과 아울러 위 보존등기에 터잡아 된 지분소유권이전등기 및 가등기의 명의자들을 상대로 각 그 해당 등기의 말소를 구하였으나 1986.8.13. 위 제1심 법원에서 망부를 공동선조로 하는 문중도 실재할 수 있는 것인데 자연인인 위 소외 3을 상대로 참가인 문중 명의의 위 보존등기의 말소를 구함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그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의 소를 각하하고, 나머지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 사건 토지는 원고의 소유가 아니고 실재로는 참가인 문중의 소유라는 전제하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된 사실, 이와 같이 원고가 위 전소의 제1심에서 패소하자 피고는 이 사건 토지가 위 망 소외 4를 공동선조로 하는 참가인 문중의 소유라고 속단하고서 위 사건이 원고의 항소제기에 따라 서울고등법원 86나3612호 로 계속중인데도 불구하고 원고에게는 아무런 통지도 없이 1987.8.12. 당시 참가인 문중의 대표자로 확인된 위 소외 3과의 사이에 위 5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매매대금은 제1차 매매계약의 대금보다 금 100,000,000원이 더 많은 금 649,450,000원으로 하되 위 대금 중 피고가 제1차 매매계약의 계약금으로 위 소외 2에게 지급한 금 50,000,000원과 중도금 일부로 원고에게 직접 지급한 금 100,000,000원을 합친 금 150,000,000원 상당액은 이를 참가인 문중이 위 제2차 매매계약의 계약금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치고, 그 나머지 해당금 499,450,000원만을 잔대금으로 계상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제2차 매매계약이라고 한다)을 다시 체결하면서 위 소외 9 명의의 가등기는 매도인이 책임지고 그 다음날까지 말소하기로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위 제2차 매매계약 당일 위 잔대금 499,450,000원을 참가인 문중의 문중원인 위 소외 3, 소외 2 및 위 망 소외 5의 장남인 소외 11에게 일시불로 지급한 뒤 위 가등기가 말소된 다음 1987.8.21.에 위 제2차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위 5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그러나 위 전소의 항소심에서는 그 원심판결 중 소각하한 부분만이 유지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이 사건 토지는 참가인 문중의 소유가 아니라 원고의 단독 상속재산이라는 것으로 그 사실인정이 뒤바뀌어 그 부분에 대한 제1심 원고 패소판결이 취소되어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항소심판결은 1989.7.11. 상고기각판결로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터잡아 위 제1, 2차 매매계약은 모두 “안동권씨문중”이 그 계약당사자의 일방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위 망 소외 4를 공동선조로 하는 참가인 문중과 위 소외 2가 대표자로 사칭한 안동권씨문중은 그 구성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위 두 계약의 매도인이 동일한 문중이라고 보기 어렵고 가사 동일한 문중이라고 하더라도 위 두 계약은 판시와 같은 구체적인 계약내용, 계약체결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서로 별개의 독립한 매매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1987.8.21.자 제2차 계약이 제1차 계약을 승계 확인한 것으로 결국 하나의 계약이라는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위반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상고이유 제4점을 함께 본다.

원심은 또 참가인 문중의 주장, 즉 원고가 위와 같이 1985.12.30. 제1차 매매계약에 따른 중도금 100,000,000원을 피고로부터 직접 수령한 것은 그가 무권리자에 의한 처분행위인 위 제1차 매매계약을 인정한 것으로서 무권대리의 추인에 준하는 효과가 발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위 중도금 수령일자에 원·피고 사이에 원고가 전소에서 승소하면 피고로부터 나머지 대금을 지급받고 위 5필지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 주기로 하는 새로운 합의가 성립되었다 할 것이고, 위 추인의 효과나 원·피고 사이의 새로운 합의의 효력이 아직까지도 유효하게 존속되고 있는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그 나머지 대금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 나머지 대금을 수령하고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줄 의무가 있는 원고로서는 그 경위야 어떻든 위 5필지 토지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된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함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위 중도금을 직접 수령하고 동시에 원·피고 및 위 소외 2 사이에 그 나머지 대금의 지급방법 등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약정을 한 사실이 참가인 문중의 위 주장과 같이 무권대리의 추인에 준하는 효과를 발생케 한 것이라거나 원·피고 사이에 새로운 합의를 이룬 것이라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참가인 문중과의 사이에 위 제2차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피고만의 입장에서라도 위 주장과 같은 추인의 효과는 새로운 합의의 성립관계를 소멸 내지 파기시킨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위와 같은 피고의 의사표시를 받아들인 것임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적어도 이사건 소제기 당시에는 위 주장과 같은 추인의 효과나 새로운 합의의 효력은 이미 소멸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주장과 같은 추인의 효과나 새로운 합의의 효력이 아직도 존속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위 주장도 그 이유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 중 위 5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무권리자에 의한 위 제1차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에 자신이 그 권리자임을 주장하여 1985.12.30. 피고로부터 위 매매에 따른 중도금 100,000,000원을 직접 수령한 것이라면, 참가인 문중의 위 주장과 같이 위 제1차 매매계약에 따른 처분행위는 원고 본인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치게 되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위 5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위 매매에 인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여 줄 의무가 발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가인 문중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 별도의 새로운 합의관계도 종국적으로 그 효과면에 있어서는 위와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굳이 그 성립 내지 효력의 존부에 대하여는 따져 보지 않기고 한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 문중의 위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제1심 제8차 변론기일에서의 준비서면의 진술의 의하여 이른바 법정해제권의 행사로서 피고가 원고에게 위 제1차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표시한 것임을 이유로 그 이행에 대한 최고를 하지 않고 위 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이지, 원심의 위 인정취지와 같이 묵시적인 해제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 관한 사실관계를 주장한 바는 전혀 없음을 알 수 있으니, 따라서 원심의 위 판단부분은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하여 변론주의에 위배한 잘못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원래 쌍무계약에 있어 당사자의 일방이 미리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상대방은 그 이행에 대한 최고를 하지 아니하고 바로 그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며, 여기서 위와 같은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의 표명 여부는 계약이행에 관한 당사자의 행동과 계약 전후의 구체적인 사정 등을 살펴서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 당원 1991.3.27. 선고 90다8374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토지의 권리자임을 내세워 피고로부터 위 제1차매매계약에 따른 중도금 일부를 직접 수령한 후에, 피고는 원고가 뜻밖에 위 전소의 제1심에서 패소하자 성급하게 그 매매목적물인 위 5필지 토지에 대한 원고의 권리관계를 아예 부인하고 원고의 의사를 전혀 배제시킨 채로 참가인 문중과의 사이에 동일 토지들에 관하여 별도의 제2차 매매계약을 새로이 체결하여 그 즉시 매매대금을 위 문중원에게 지급하는 한편, 원고가 제기한 위 전소에서 상대방인 위 소외 3을 보조참가하여 원고의 위 토지들에 대한 소유권을 적극적으로 다투기까지 하였음을 알 수 있으니, 이러한 사정에 따르면 피고로서는 이미 원고에 대하여 위 제1차 매매계약에 기한 매매대금의 지급 등 매수인의 채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표시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위 제1차 매매계약은 원고의 위 해제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그 효력이 소멸된 것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결국 원심이 원고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치는 위 제1차 매매계약에 기한 권리의무관계가 이미 소멸된 것이라고 인정한 조치는 그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논지도 이유 없다.

4. 피고의 상고이유 제3점을 본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참가인 문중의 다른 주장, 즉 원고가 이사건 각 토지 중 위 목록 5항 기재 토지에 관하여 위와 같이 이미 위 소외 6, 소외 7을 거쳐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피고로부터 나머지 토지들에 관한 위 제1차 매매계약에 따라 중도금일부를 직접 수령함으로써 적어도 원고가 위 전소에서 승소하더라도 위 목록 5항 기재 토지에 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는 말소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합의를 한 것이므로 위 토지에 관한 말소 등 청구부분도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그 이유 없다고 판단한 조치도 역시 옳고, 특히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원심이 참가인 문중의 위 주장사실에 부합되는 취지의 증거를 배척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무슨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역시 이유 없다.

5.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김상원 윤영철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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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1.4.2.선고 90나24590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