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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7. 4. 6. 선고 2006구합30683 판결
[등록세등부과처분취소] 항소[각공2007.5.10.(45),1056]
판시사항

[1] 구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에 규정된 ‘법인의 설립 후 5년’을 계산함에 있어, 법인이 설립등기를 마친 후 일시 폐업을 하고 영업을 하지 않은 기간을 제외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2] 설립등기 후 폐업을 하여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에 있는 주식회사의 주식 전부를 제3자가 매수한 다음 법인의 임원·자본·상호·목적사업·본점 등을 변경한 경우, 구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 제3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 또는 본점의 설치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주식회사는 설립등기를 마침으로써 성립하며 이미 설립등기를 마친 법인이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 관하여 법률에서 아무런 규정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인의 법인격 자체가 소멸하지 않는 한 당해 법인의 설립일은 당초 설립등기일이고, 폐업한 법인이 다시 영업을 재개하여 활동하는 경우에도 그 활동하는 시기에 새로이 법인이 설립되었다거나 본점을 사실상 새로이 설치하였다고 볼 수는 없어, 결국 구 지방세법(2001. 12. 29. 법률 제6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 제1항 제1호 에 규정된 ‘법인의 설립 후 5년’을 계산함에 있어서 당초 설립등기일을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영업을 하지 않은 기간을 제외할 수 없다.

[2] 주식회사는 주식의 양도·양수가 자유로이 허용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사의 정관·목적사업·자본금·임원·본점 등의 변경이 가능하며, 회사가 법인격을 상실하는 경우에 관하여 상법에 따로 규정이 있으므로, 이러한 인적·물적 변경이 법률의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이상 이로 인하여 회사의 동일성이 상실된다고 볼 수는 없는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세법에 별도의 규정이 없는 이상, 장기간 폐업상태에 있던 주식회사가 새로운 자본의 유입에 따라 인적·물적 요소를 전면적으로 변경하여 영업활동을 하는 경우에 이로써 종전의 회사와 인적, 물적 요소가 변경된 회사 사이에 동일성을 상실하여 새로이 영업활동을 한 시점에 새로이 회사가 설립되거나 본점을 설치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구 지방세법(2001. 12. 29. 법률 제6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8조 제1항 제1호 , 제3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 또는 본점의 설치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

강남금융센터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병문외 4인)

피고

서울특별시 종로구청장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길 담당변호사 하태웅외 1인)

변론종결

2007. 3. 2.

주문

1. 피고들이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부과내역 기재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설립 등기

원고는 1996. 1. 9. ‘주식회사 씨엔제이트레이딩’이라는 상호로, 자본금 5,000만 원, 본점 서울 서초구 방배동 1009-1, 목적사업 원단, 텐트부품 및 플라스틱류의 제조 및 판매업으로 하여 설립 등기를 마친 후, 1996. 1. 11. 관할세무서장에게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나. 원고의 폐업

원고는 1996. 5. 29. 본점을 서울 서초구 양재동 103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변경등기를 마치고, 1996. 7. 15. 폐업하였는바, 그 무렵부터는 일반적인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로 남아 있었다.

다. 원고 주식의 매매 등

원고는 2001. 4. 10. 본점을 서울 중구 예관동 70-27로 이전하는 내용의, 2001. 6. 1. 본점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7-3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각 변경등기를 마친 후, 2001. 6. 4. 관할세무서장에게 사업자등록을 하고, 2001. 6. 7. 목적사업에 부동산개발업을 추가하면서 자본금을 2억 원으로 증자하는 내용의 증자등기 마쳤다. 그런데 원고의 기존 주주 전부는 2001. 6. 15. 원고에 대한 보유 지분 전부를 벨지움법인 스타홀딩스에 매각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상호를 ‘주식회사 스타타워’(한편, 원고는 2006. 8. 8. 현재의 상호로 변경등기를 마쳤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등기를 마쳤으며, 기존 이사와 감사가 전부 사임하고, 새로운 이사와 감사가 취임하였다.

라. 원고의 증자등기 경료

원고는 2001. 6. 20. 본점을 서울 종로구 서린동 33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변경등기를 마친 다음, 2001. 6. 21. 목적사업 중 부동산개발업을 삭제하고, 부동산 개발, 임대 및 관리업을 추가하는 내용의 등기를 하고, 같은 날 자본금을 5,368,750,000원으로 증자하고 이에 대한 증자등기(이하 ‘이 사건 증자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마. 원고의 토지 및 건물등기 경료

원고는 2001. 6. 18.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 737 소재 토지 및 그 지상에 신축중인 건물을 매수한 다음, 위 토지에 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강남등기소 2001. 6. 21. 접수 제56772호로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토지등기’라 한다)를 마치고, 건물이 완공되자 그에 관하여 같은 등기소 2001. 8. 16. 접수 제76726호로 그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이하 ‘이 사건 건물등기’라 한다)를 마쳤다.

바. 원고의 등록세, 지방교육세 신고·납부

원고는 이 사건 증자등기 당시 일반세율을 적용한 등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신고·납부하였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이전등기(취득과표 : 187,500,000,000) 당시 일반세율을 적용한 등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신고·납부하였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보존등기(취득과표 : 408,113,000,000) 당시에도 일반세율을 적용한 등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신고·납부하였다.

사. 피고들의 부과처분

피고들은, 폐업 후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로 남아 있던 기존 법인의 주식을 전부 매수한 후 법인등록번호와 법인설립연월일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항을 변경한 경우에는 기존 법인과 변경 후 법인 사이에는 동일성이 없어 이 사건 주식매매가 이루어진 2001. 6. 15. 원고가 새로운 법인으로 설립된 것으로 보아, 2006. 5. 29. 원고에게, 이 사건 증자등기는 구 지방세법(2001. 12. 29. 법률 제65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38조 제1항 제1호 가 정한 대도시 안에서의 법인의 설립 후 5년 이내에 자본을 증가하는 경우이고, 이 사건 토지·건물 등기는 구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3호 구 지방세법 시행령(2001. 6. 30. 대통령령 제172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2조 제2항 이 정한 법인의 설립 이후의 5년 이내에 취득하는 부동산 등기이므로 각각 등록세 중과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미 신고·납부 받은 세액을 공제하고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등록세와 지방교육세를 부과하는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3,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5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8, 을 제3, 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1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가. 주 장

(1) 원고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따른 엄격해석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 제3호 가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은 회사의 경우 설립등기일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 사건 증자등기, 토지등기, 건물등기는 모두 원고의 설립등기일 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위 법 소정의 중과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의 경우 2001. 6. 15.를 기준으로 인원구성, 자본, 법인명, 목적 등의 실체가 전면적으로 변경되었고, 그 변경의 실질은 해외투기 자본인 벨지움법인 스타홀딩스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하는 대신 휴면법인인 상태로 남아 있는 회사의 주식을 양도받는 거래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므로, 기존 법인과 변경 후의 법인 사이에는 법인격의 실질이 달라진 것이어서 동일성이 인정될 수 없고, 따라서 실질과세의 원칙이나 지방세법의 입법 취지 및 다른 규정{ 구 지방세법 제150조의 2 제2항 ,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104조의2 제2항 제1호 (가)목 , 구 지방세법 시행규칙 제55조의2 }에 비추어 그 변경시에 새로운 법인이 설립되었거나 본점을 사실상 새로이 설치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 단

(1) 이 사건 쟁점에 대한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설립등기를 마친 후 폐업을 하여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에 있는 법인의 주식 전부를 제3자가 매수한 다음, 법인의 임원, 자본, 상호, 목적 사업을 변경한 경우가 구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 제3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 또는 본점의 설치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가) 먼저, 법인이 설립등기를 마친 후 영업활동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영업을 하지 아니한 기간을 구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에서 규정한 5년의 범위에서 제외할 것인지, 그리고 폐업한 법인이 다시 영업을 재개하여 활동하는 경우 그 활동하는 시기에 새로이 설립되었다거나 본점을 사실상 새로이 설치하였다고 볼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주식회사의 설립은 기본적으로 설립행위와 설립등기를 필요로 하고, 주식회사는 그 설립등기를 마침으로써 성립하며( 상법 제172조 ), 이로써 회사로서의 법인격을 취득한다( 상법 제171조 제1항 ). 회사의 설립등기는 법인격의 취득에 관한 것이므로 설립등기의 효력에 관한 상법 제172조 는 지점 등의 경우에 적용되는 상업등기의 일반적 효력에 관한 상법 제37조 와 다른 강행규정이다.

이러한 점 등에 비추어, 법인이 영업활동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우에 관하여 법률에서 아무런 규정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당해 법인의 법인격 자체가 소멸하지 않는 한 당해 법인의 설립일은 당초 설립등기일이고, 폐업한 법인이 다시 영업을 재개하여 활동하는 경우에도 그 활동하는 시기에 새로이 법인이 설립되었다거나 본점을 사실상 새로이 설치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며(사실상 본점의 설치라는 것은 법률상 본점의 설치가 없음에도 이것이 있는 것으로 확장하는 것이고, 법률상 이미 설치가 있는 경우에 다시 사실상 설치가 있는지 여부를 논의할 수는 없다), 세법이라 하여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한편, 구 지방세법 제150조의2 제2항 그 시행령 제104조의2 제2항 제1호 (가)목 은 그 규정내용에 비추어 부동산취득등기 이후 법인의 설립이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 사후적으로 중과요건이 충족된 이후의 신고기일의 기산점에 관한 규정에 불과한 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부동산취득등기 이후 법인의 설립이 이루어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구 지방세법 시행규칙 제55조의2 구 지방세법 시행령 제102조 제2항 규정에 의하면 지점 등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일 뿐 법인 설립에 관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법인이 설립등기를 마친 후 폐업상태에 있었다 하더라도 당초 설립등기일을 기준으로 등록세의 중과세 여부를 판단하여야 함이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의 올바른 해석이라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주식회사의 주주, 임원, 명칭, 본점, 법인의 목적, 자본금의 액수 등 인적, 물적 요소가 전면적으로 변경된 경우 회사의 동일성이 상실되어 변경시점에 회사가 새로이 설립된 것으로 볼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주식회사는 주식의 양도·양수가 자유로이 허용되고, 주주총회 등을 통하여 회사의 정관, 목적사업, 자본금 등의 변경이 가능하며, 임원이나 본점은 임기만료나 필요에 따라 상시적으로 변경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인적, 물적 변경이 법률의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이상 이로 인하여 회사의 동일성이 상실된다고 볼 수는 없고, 회사가 법인격을 상실하는 경우에 관하여 상법에 따로 규정을 두어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납세의무자가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두963 판결 참조). 따라서 법인 또는 개인이 새로이 사업 활동을 개시하기 위하여 새로이 회사를 설립할 것인지, 아니면 사업목적이 유사한 기존에 설립되어 있던 회사 자체에 대한 지배권을 취득할 수 있는 주식을 양수하는 방식을 취할 것인지는, 그 목적 달성의 효율성, 조세 등 관련 비용의 부담 정도 등을 고려하여 스스로 선택할 사항이라고 할 것이고, 그들이 어느 한 가지 방식을 선택하여 상법상 법률관계를 형성하였다면, 그로 인한 조세의 내용이나 범위는 그 법률관계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결정된다 할 것이며, 주식매매의 궁극적 목적이 새로운 사업 활동 개시에 있다 하여 그 법적 형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이 같다고 하거나 조세법상 동일한 취급을 받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세법상 법인의 동일성이 상실되는 정도로 법인의 실질이 변경되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변경이 있어야 이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고, 실제로 법인의 동일성이 상실되는 기준을 설정하기도 쉽지 않으며, 그 실질의 변경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경우 어느 시기에 동일성이 상실되었다고 볼 것인지도 문제된다. 이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의 내용인 과세요건법정주의와 과세요건명확주의에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 그러면 위의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갖춘 경우, 즉 장기간 폐업상태에 있던 주식회사가 새로운 자본의 유입에 따라 인적, 물적 요소를 전면적으로 변경하여 영업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종전의 회사와 인적, 물적 요소가 변경된 회사 사이에 동일성을 상실하여 새로이 영업활동을 한 시점에 회사가 새로이 설립된 것으로 보거나 본점을 새로이 설치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문제될 수 있으나, 이러한 경우에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회사의 설립 또는 본점의 설치가 있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만, 구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은, 법인의 경우 조직과 규모에 있어 강한 확장성을 가지고 활동의 영역과 효과가 넓고 다양하여 인구와 경제력의 집중효과가 자연인의 경우에 비하여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나고, 동시에 대도시가 가지는 고도의 집적의 이익을 향유함으로써 대도시외의 법인에 비하여 훨씬 더 큰 활동상의 편의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으므로, 법인이 대도시 내에서 하는 등기에 대하여 자연인이나 대도시 외의 법인이 하는 등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의 등록세를 부과하기 위한 규정이다( 헌법재판소 1996. 3. 28. 선고 94헌바42 결정 ). 따라서 이러한 등록세 중과를 회피하기 위하여 대도시에서 법인을 새로이 설립하는 대신 폐업중인 법인을 인수한 후 이를 이용하는 경우 이는 기업윤리에 어긋나고 조세정의에도 반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규율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헌법 제38조 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제59조 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 이러한 조세법률주의 원칙은 과세요건 등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써 규정하여야 하고, 그 법률의 집행에 있어서도 이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행정편의적인 확장해석이나 유추적용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0. 3. 16. 선고 98두11731 등 참조). 이러한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당사자의 거래행위를 그 형식에도 불구하고 행위의 실질에 따라 조세회피행위라고 하여 그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부인규정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대법원 1999. 11. 9. 선고 98두1408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과세를 하기 위해서는 이에 관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법률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다.

(2) 그 밖의 주장 등에 대한 판단

(가) 피고들은 실질과세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른 법인격부인의 법리를 들어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이 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법인격부인의 법리는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이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인바(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참조), 이는 당해 법인과 그 배후에 있는 자(개인 또는 다른 법인)를 동일시하여, 사안의 형평성 있는 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당해 법인에 부과처분을 하고 있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행정자치부는 2003. 10. 16. 법인설립 후 휴면법인 상태로 있다가 법인을 이전하고 설립등기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에 사업용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 제3호 에서의 법인의 설립시기는 법인의 설립등기일을 의미하며 휴면법인이라고 하여 당해 법인의 법인격이 소멸된 것도 아니어서 등록세 중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질의회신을 한 바 있고, 대도시 내에서 설립한지 5년이 경과된 휴면법인을 제3자가 승계한 후 동 법인이 부동산을 취득등기 하는 경우(세정-3783, 2005. 11. 16), 도시 내에 설립한 법인이 경영악화에 따라 해산한 후 청산법인이라 하더라도 소멸되지 아니하고 휴면법인인 상태에서 5년이 경과하여 취득하는 부동산의 경우(세정-2485, 2005. 09. 05) 모두 등록세의 중과세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입장을 유지하여 오다가, 이 사건의 경우에 관하여는 종래의 입장과는 달리 변경 전후의 회사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06. 5. 23. 휴면법인의 인수일을 변경법인의 실질적인 법인신설일로 보아 등록세를 중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질의회신을 하였다(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그러나 법인의 동일성 상실 여부에 관하여는 그 기준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리고 우리의 법체계에 따르면 국내자본과 해외자본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할 수 없게 되어 있고, 나아가 세계화의 진행과 더불어 그에 따른 국제자본의 유동성이 급속히 확대되고 국내 자본의 역외 수출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국제적 거래기준이 중요시되는 오늘날의 상황 하에서, 과세를 하여야 할 공익적 필요성이 있다 하여 행정편의적인 법률해석에 따라 납세의무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일관성 없는 법 집행을 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법적 안정성과 거래의 안전을 해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소결론

결국, 이 사건과 같이 설립등기를 마친 후 폐업을 하여 사업실적이 없는 상태에 있는 법인의 주식 전부를 제3자가 매수한 다음, 법인의 임원, 자본, 상호, 목적 사업을 변경한 경우가 구 지방세법 제138조 제1항 제1호 , 제3호 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인의 설립 또는 본점의 설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들의 이 사건 각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철상(재판장) 이종림 김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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