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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2330 판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공1992.3.15.(916),957]
판시사항

가. 교차로에 연이어 있는 횡단보도 상에 설치되어 있는 횡형삼색등신호기가 차량에 대한 교차로 통행방법을 지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도로교통법상의 신호체계에 관한 해석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 한 사례

나. 교차로에 녹색, 황색, 적색의 삼색등신호기가 설치되어 있고 따로 비보호좌회전표시가 없는 경우 차마의 좌회전이 원칙적으로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가. 횡형삼색등신호기가 교차로의 대각선 지점에 있지 아니하고 교차로에 연이어 있는 횡단보도상에 보행자 신호기와 함께 설치되어 있을 경우 이는 횡단보도상을 통행하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의하여 차량들에 대한 횡단보도에 진입 또는 정지를 지시하는 신호기로 보아야 하고 교차로 통행방법까지 지시하는 신호기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위 신호기는 신호체계와 주변상황에 비추어 볼 때 교차로를 통과하는 차마에 대한 진행방법을 지시하는 신호기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나. 도로교통법 제5조 의 규정에 의하면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나 차마는 신호기 또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와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나 지시를 따라야 하도록 되어 있는바, 같은 법 제4조 , 같은법시행규칙 제5조 별표 2, 3의 규정에 의하면 차마의 경우에 있어서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의 뜻은 녹색등화의 경우에는 직진과 우회전을 할 수 있고 비보호좌회전표시가 있는 곳에서는 좌회전할 수 있으며, 황색등화 및 적색등화의 경우에는 우회전할 수 있고 정지선, 횡단보도 또는 교차로 직전에 정지하여야 하며(다만 황색등화의 경우에 이미 교차로에 진입한 때에는 신속히 교차로 밖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녹색 화살표시의 등화의 경우에는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교차로에 녹색, 황색 및 적색의 삼색등화만이 나오는 신호기가 설치되고 따로 비보호좌회전표시가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차마의 좌회전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피 고 인

A

상 고 인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사고지점은 신사동과 연신내를 연결하는 폭 22미터의 편도 3차선 도로와 폭 8.3미터 내지 11.2미터의 차선 구분 없는 소로가 교차하는 사거리로서 연신내쪽의 도로상에 교차로에 연이어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고, 위 횡단보도상에는 보행자 신호기와 아울러 차량의 직진, 주의 및 정지만을 표시하는 녹색, 황색 및 적색의 횡형삼색등신호기가 차도쪽 양측면에 서로 반대방향을 향하여 설치되어 있으나, 연신내쪽 도로에 설치된 삼색등신호기와 대각선을 이루는 지점, 즉 교차로의 신사동쪽 모서리 부근에는 신호기가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며, 또한 위 교차로상에는 중앙선을 비롯한 차선이나 비보호좌회전표시 등 특별히 좌회전을 허용 또는 금지하는 표시도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피고인은 공소장기재 일시경 B 르망승용차를 운전하고 신사동쪽에서 연신내쪽으로 진행하다가 위 교차로에 이르러 전방의 연신내쪽 도로상의 삼색등신호기가 녹색인 상태에서 좌회전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신호기가 설치된 위치 등 위 인정사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은 위 교차로 및 횡단보도 부근의 상황 및 위 신호기의 등화가 횡단보도상의 보행자 신호기의 등화와 정반대로 점멸되는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삼색등신호기는 횡단보도상을 통행하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차량들로 하여금 횡단보도에 진입하거나 그 전에 정지하도록 지시하는 신호기에 불과한 것으로 봄이 합당하여 이를 교차로 통행방법까지 지시하는 신호기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교차로는 신호기가 없는 교차로이어서 위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려는 차량은 도로교통법 제22조 에 규정된 교통신호기 없는 교차로의 통행방법에 따라 좌회전할 수 있고 따라서 위 횡단보도 위에 설치된 신호기의 신호가어떤 것이든 간에 교차로 통행방법에 따라 좌회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반드시 적색신호로 바뀐다음 좌회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거나 위 교차로에서 신사동쪽으로부터의 좌회전이 금지된다고 볼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신사동과 연신내를 잇는 도로의 중앙선이 위 교차로 내에서 끊어져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피고인이 녹색신호에서 좌회전하였다고 한들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먼저 위 횡단보도 위에 서로 반대방향 즉 신사동쪽과 연신내쪽을 향하여 가설된 두개의 횡형삼색등신호기가 오로지 차마의 횡단보도 통과방법을 지시하는 신호등이라는 원심판시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고지점에 설치된 위 두개의 횡형삼색등신호기가 모두 횡단보도 위에 가설되어 있고 교차로를 가로질러 대각선을 이루는 지점에 설치되어 있지 않음은 원심판시와 같으나, 반드시 교차로를 가로질러 설치되어 있어야만 교차로통행방법을 지시하는신호등으로 볼 수 있다는 근거는 없는 것이고 (이 사건 사고지점의 횡단보도는 교차로의 북쪽 즉 연신내쪽에만 설치되어 있으므로 편의상 위 횡단보도 위에 교통신호기를 가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밖에 원심이 설시하는 사유만으로 위 신호기가 오로지 차마의 횡단보도통과방법을 지시하는 신호기에 불과하고 교차로의 통행방법을 지시하는 신호기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 신사동과 연신내를 잇는 도로의 중앙선이 위교차로 내에서 끊어져 있다고 하여도 이는 위 교차로가 역촌동과 갈현동을 잇는 도로와 교차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위 도로를 통행하는 차마를 위하여 중앙선이 끊어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중앙선이 끊어져 있는 사실만으로 교차로 내에서의 좌회전이 허용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원심이 거시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수사보고서 첨부도면 및 사진(수사기록 33 내지 35정)을 보면 위 횡단보도의 양쪽 끝에 서로 마주보고 횡단보도의 통행인을 위한 이색등신호기가 각 설치되어 있고 그 밑에 차선진행방향을 향하여 종형삼색등신호기가 각각 별도로 설치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종형삼색등신호기는 횡단보도를 통과하려는 차마에 대한 신호기라고 보여지므로, 원심판시와 같이 횡단보도 위에 가설된 이 사건 횡형삼색등신호기가 오로지 차마의 횡단보도통과방법을 지시하는 신호기라고 본다면 2중으로 동일한 용도의 신호기를 설치한 것이 되어 부당하다.

그리고 위 도면에 의하면 신사동에서 연신내쪽을 향한 차선의 교차로 진입전 지점에 정지선이 그어져 있음이 인정되는바, 이는 교차로 진입전에 횡단보도 위에 가설된 위 횡형삼색등신호기의 신호에 따라 차마가 정지할 위치를 지정한 것으로 볼 것이므로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횡형삼색등신호기는 교차로를 통과하는 차마에 대한 진행방법을 지시하는 신호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도로교통법 제5조 의 규정에 의하면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나 차마는 신호기 또는 안전표지가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와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나 지시를 따라야 하도록 되어 있는바, 같은 법 제4조 , 같은법시행규칙 제5조 별표 2,3의 규정에 의하면 차마의 경우에 있어서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의 뜻은 녹색등화의 경우에는 직진과 우회전을 할 수 있고 비보호좌회전표시가 있는 곳에서는 좌회전할 수 있으며, 황색등화 및 적색등화의 경우에는 우회전할 수 있고 정지선, 횡단보도 또는 교차로 직전에 정지하여야 하며(다만 황색의 등화의 경우에 이미 교차로에 진입한 때에는 신속히 교차로 밖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녹색화살표시의 등화의 경우에는 화살표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교차로에 녹색, 황색 및 적색의 삼색등화만이 나오는 신호기가 설치되고 따로히 비보호좌회전표시가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차마의 좌회전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횡단보도 위에 가설된 위 횡형삼색등신호기가 교차로에서의 차마의 통행방법을 지시하는 신호기라고 본다면, 피고인은 위 신호기의 지시에 따라 운행하여야 하고 비보호좌회전표시가 없는 한 좌회전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좌회전을 하다가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다만 이 사건 사고지점에 비보호좌회전표시는 없으나 위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허용해도 교통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등 사정으로 교통경찰에 의하여 사실상 비보호좌회전이 묵인되어 와서 그 곳을 통행하는 운전자들에게 좌회전이 관행화되어 있었다면 비보호좌회전이 허용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신호체계의 내용과 구체적 사정을 좀더 세밀하게 살펴보고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름이 없이 위와 같이 판단하고 말았음은 도로교통법상의 신호체계에 관한 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만운(재판장) 이회창 이재성 김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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