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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대구지법 2007. 2. 7. 선고 2006고합911 판결
[폭행치사·상해] 항소[각공2007.3.10.(43),802]
판시사항

남편이 처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방문을 부엌칼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쳐 손괴한 후 방문을 열고 망치를 든 채 들어올 무렵 처가 겁에 질려 창문 밖 베란다에 설치된 추락방지용 펜스를 잡고 매달려 있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에서, 폭행치사죄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판결요지

남편이 처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방문을 부엌칼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쳐 손괴한 후 방문을 열고 망치를 든 채 들어올 무렵 처가 겁에 질려 창문 밖 베란다에 설치된 추락방지용 펜스를 잡고 매달려 있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안에서, 위 남편의 손괴행위는 방문을 통해 공간적으로 격리된 처를 만나기 위한 수단적 행위에 불과할 뿐 ‘피해자인 처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폭행치사죄의 성립을 부정한 사례.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채제훈

변 호 인

법무법인 세영 담당변호사 최덕수

주문

1.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2.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3. 이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3일을 피고인에 대한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 유치기간에 산입한다.

4.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폭행치사의 점은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은 섬유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처인 피해자 공소외 1(여, 41세)이 다른 남자를 만나 왔다는 사실을 알고 심한 갈등을 빚어오던 중,

2006. 7. 22. 03:00경 대구 북구 팔달동 소재 (아파트 이름, 동, 호수 생략)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를 추궁하여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주먹과 발로 피해자의 얼굴 등을 수회 때리고 그곳에 있던 코끼리 장식물을 들고 등에 던져 피해자에게 약 6일간 입원치료를 요하는 정도의 안면부 좌상을 등을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

1. 사법경찰리가 작성한 공소외 2, 3에 대한 각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1. 진료확인서, 진료기록지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

상해의 점 : 형법 제257조 제1항 (벌금형 선택, 사건의 경위, 상해의 정도, 처벌전력의 유무, 반성하는 점 등 참작)

1. 노역장유치

1. 미결구금일수의 산입

무죄 부분(폭행치사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처인 피해자 공소외 1(여, 41세)이 다른 남자를 만나 왔다는 사실을 알고 심한 갈등을 빚어오던 중, 2006. 9. 10. 02:25경 대구 북구 팔달동 소재 청구타운 2001아파트 102동 902호 자신의 집에서, 공소외 1의 외도 사실을 알고 나서 이를 용서하기 위하여 2006. 8. 9.경부터 8. 19.경까지 함께 서유럽 여행을 다녀오는 등 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때때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던 중 2006. 9. 7.경 피해자의 통화내역을 조회한 결과 수개월 동안 상대방 남자와 860여 회에 걸쳐 통화한 내역을 확인하자 이에 격분하여 2006. 9. 10. 00:00경 술을 마시고 귀가하여, 약 1시간에 걸쳐 피해자에게 이를 따지며 “씨발년아” 등 욕설을 퍼붓고 고함을 질러, 피해자가 이에 겁을 먹고 공소외 4와 공소외 5를 집에 오게 하여 피고인을 설득하였으나 누그러지지 못하고 계속 고함을 치고 욕설을 하여, 이에 위협을 느낀 피해자가 작은 아들 공소외 2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그자 주방에 있던 부엌칼(날길이 20㎝ 가량)을 들고 위 방문을 내리찍어 부수어 버리고자 하였으나 칼날이 문에 꽂힌 채 부러지자 다시 현관 입구 연장함에 있던 망치(길이 약 43㎝ 가량)를 들고 방문을 내리쳐, 방안에 있던 위 피해자가 “명우 아빠 왜 이러는데, 살려줘, 그만해요”라고 간절히 애원하고, 공소외 2도 “아빠 그만해요, 살려주세요”라며 애원을 하였으나 이를 무시하고 망치로 내리쳐 방문 중간 부분을 손괴한 후 방문을 열고 망치를 든 채 들어가 공소외 2를 밖으로 내보내는 등 피해자로 하여금 생명이나 신체에 심각한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협하여, 이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피해 창문 밖으로 도망하여 베란다에 설치된 추락방지용 펜스를 잡고 매달려 있다가 약 25m 아래로 추락하여 다발성골절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판 단

가. 인정 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6. 9. 10. 약 1시간에 걸쳐 피해자와 다투면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였고, 위협을 느낀 피해자가 작은 아들 공소외 2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근 사실, 이에 피고인이 방문을 열기 위하여 부엌칼과 망치로 방문을 내리쳐 그 중간 부분을 손괴한 후 방문을 열고 망치를 든 채 들어가 공소외 2를 밖으로 내보낸 사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방문을 열고 들어 올 무렵 피해자가 창문 밖 베란다에 설치된 추락방지용 펜스를 잡고 매달려 있다가 약 25m 아래로 추락하여 다발성골절 등으로 사망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 ‘폭행’이 있었는지 여부

(1) 폭행치사죄에서의 ‘폭행’의 의미

형법 제262조 의 폭행치사죄는 형법 제260조 제1항 의 폭행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하고 있고, 위 폭행죄에 있어서의 폭행이라 함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위법한 유형력의 행사를 의미한다( 대법원 1984. 2. 14. 선고 83도3186 판결 참조).

(2) 판단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은 의미에서 피해자를 폭행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피해자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방문을 부엌칼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쳐 손괴한 행위는, 방문을 통해 공간적으로 격리된 피해자를 만나기 위한 수단적 행위에 불과할 뿐 ‘피해자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피고인이 위와 같은 거동 외에 부엌칼과 망치로 방문을 수회 내리치는 소리를 통하여 피해자를 폭행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방문을 통해 공간적으로 분리된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소리만으로 신체에 대한 위법한 유형력이 행사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가 방안으로 들어가기 이전에 피해자와 약 1시간 가량 말다툼을 하면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였거나, 손괴한 방문을 열고 망치를 든 채 방안으로 들어가 공소외 2를 방 밖으로 내 보낸 행위도, 그것이 피해자를 외포하게 하는 신체에 대한 해악의 묵시적 고지로서 협박죄 등으로 의율할 수 있을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에 대하여 어떠한 유형력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폭행치사의 점에 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원범(재판장) 구민승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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