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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다21664 판결
[건물철거등][공1991.11.15.(908),2610]
판시사항

토지소유자가 그 지상의 시소유인 가압장건물의 철거로써 얻는 이익보다 시의 손실이 월등히 많고 위 건물이 세워져 있음을 알고 토지를 매수했다 해도 그 건물 철거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시소유인 가압장건물의 시설을 이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위 건물의 철거로써 부지의 소유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시의 손실이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 급수대상지역 주민들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더라도, 또 토지소유자가 위 가압장건물이 세워져 있음을 알면서 위 토지를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가압장 건물의 철거를 청구하는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없다고 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서울특별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장환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은, 이 사건 대지의 소유자인 원고가 철거를 청구하고 있는 피고의 소유인 가압장건물의 부지는 이 사건 대지의 다른 부분보다 3미터 얕은 곳에 위치하여 석축으로 축조되어 있고, 건물의 내부에 설치된 기계시설은 그 구조가 급수대상지역의 실정에 맞게끔 설계되어 있어 이를 해체하여 다른 곳에 이전할 수도 없고, 다시 활용할 수도 없으며, 위 가압장을 철거하여 이전하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되리라고 예상되는 사실, 피고가 금 52,803,850원 및 금 5,258,000원과 금 9,400,000원의 공사비를 들여 증설공사와 방음벽설치공사를 시행하였고, 위 가압장이 철거되면 인근의 6,153세대 주민들에 대한 상수도의 공급이 중단되며, 가압장은 급수지역에 가깝고 낮은 지역에 위치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갖춘 다른 토지를 구하기는 어려운 사실 등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권리행사의 결과로 얻는 이익보다 피고의 손해가 막대하고 사회경제적 손실이나 공익상의 지장이 크다고 단정짓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사 피고의 손해가 원고의 이익에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의 제거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가 주관적으로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데 목적이 있을 뿐이고, 객관적으로도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권리의 행사이어서, 신의성실에 위반하거나 사회관념상 허용할 수 없는 권리의 남용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소론과 같이 위 가압장건물의 부지의 시가가 금 57,000,000원인 데 비하여, 그 건물의 시가는 금 29,220,000원이고 그 건물 내부의 급수시설의 가격은 금 163,675,000원으로서, 그 시설을 이전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므로, 위 건물의 철거로써 원고가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피고의 손실이 월등히 많을 뿐만 아니라, 급수대상지역 주민들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소론과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권리행사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거나, 그 이익이 피고가 입을 손실에 비추어 볼 때 명목상의 이익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부지의 불법점유자인 피고에 대하여 소유권에 기한 방해의 제거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 또 소론과 같이 원고가 위 가압장건물이 세워져 있음을 알면서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하여 원고가 위 가압장 건물의 철거를 청구하는 것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론과 같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도볼 수 없는 것이다.

이와 취지를 같이 한 원심판결에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비난하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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