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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3. 8. 선고 90다16771 판결
[공제금][공1991.5.1.(895),1157]
판시사항

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의 통합공제약관이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 위 공제약관상의 고의에 미필적 고의가 포함되는지 여부

나. 위 공제 가입 차량의 운전사가 피해자를 태우고 가던 중 피해자가 위 운전사에게 강제추행 당할 것을 염려한 나머지 질주하던 차량의 출입문을 열고 뛰어 내리다가 사망한 사고가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의 통합공제약관은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위 공제조합의 공제계약은 일종의 책임보험과 같은 성질의 것으로서 책임보험은 피보험자의 법적 책임 부담을 보험사고로 하는 손해보험이고, 보험사고의 대상인 법적 책임은 불법행위 책임이므로 이 경우에 어떠한 것이 보험사고인가는 기본적으로는 불법행위의 법리에 따라 정하여야 할 것인데, 불법행위 법리에 있어서는 미필적고의도 고의의 한 태양으로 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공제약관상의 고의에는 미필적 고의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다.

나. 공제가입차량의 운전사가 여고 2년생인 피해자를 태우고 차량을 운행하던 중 피해자가 위 운전사가 자기를 감금 내지 강제추행하려는 의도를 알아 채고 하차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동인이 이에 불응하고 그대로 질주하자 다급한 나머지 우측출입문을 열고 뛰어 내리다가 길바닥에 떨어져 뇌출혈 등으로 사망하였다면 피해자의 추락에 의한 사망에 관하여 위 운전사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합자회사 남북화물

피고, 상고인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희종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에 적용될 통합공제약관 제3조 제1항, 제10조 제1항에 의하면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공제사고 자체가 위 규정 소정의 자들의 고의에 기하여 발생한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인바, 그 거시증거에 의하면 원고의 피용자로서 이 사건 복사트럭을 운전하던 소외 1에게 승객이며 여고 2년생인 소외 망 조미라를 강제추행 내지 감금하려는 의사는 있었으나 그를 추락시켜 사망케 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망인의 추락에 의한 사망사고는 소외 1의 고의에 의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이사건 공제금청구에 대한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공제계약은 일종의 책임보험과 같은 성질의 것으로서 책임보험은 피보험자의 법적 책임부담을 보험사고로 하는 손해보험이고, 보험사고의 대상인 법적 책임은 불법행위 책임이므로 이 경우에 어떠한 것이 보험사고인가는 기본적으로는 불법행위의 법리에 따라 정하여야 할 것인데, 불법행위법리에 있어서는 미필적고의도 고의의 한 태양으로 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공제약관상의 고의에는 미필적고의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소론의 지적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원심인정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제가입차량의 운전사인 소외 1이 1988.10.17. 20:15경 이 사건 차량을 운행중 여고 2년생인 소외 조미라(피해자)를 태우고 가다가 같은 날 20:25경 피해자가 위 차의 운행방향 및 소외 1의 태도 등에서 자기를 감금 내지 강제추행하려는 의도를 알아채고 하차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동인은 이에 불응하고 그대로 질주하자 위 피해자가 다급한 나머지 우측출입문을 열고 뛰어 내리다가 길바닥에 떨어져 뇌출혈 등으로 사망하는 이 사건 공제사고가 발생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위 사실관계에서는 피해자의 추락에 의한 사망에 관하여 소외 1에게 고의 또는 미필적고의가 있었다고는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사망사고가 소외 1의 고의에 의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배석 김상원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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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0.10.26.선고 90나27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