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가. 갑과 을의 2인이 상호출자하여 갑 소유의 대지 상에 호텔을 건립, 공동운영하기로 하는 동업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균분하여 반씩 부담한다는 대전제 아래 우선 호텔부지로 제공된 갑 소유인 대지의 시가 2분의1 해당액을 을이 갑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에 있어 을의 갑에 대한 대지대금채무가 을의 조합에 대한 출자의무와 다르지 않다고 본 사례
나. 조합의 해산 사유인 민법 제720조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의 의미
다. 위 가.항과 같은 조합에서 동업계약 해제통고를 조합의 해산청구로 보고 유책당사자라도 해산청구권이 있다고 본 사례
라. 청산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출자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
판결요지
가. 갑과 을의 2인이 상호출자하여 갑 소유의 대지 상에 호텔을 건립, 공동 운영하기로 하는 동업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균분하여 반씩 부담한다는 대전제 아래 우선 호텔부지로 제공된 갑 소유인 대지의 시가 2분지 1 해당액을 을이 갑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에 있어 을의 갑에 대한 대지 대금채무가 을의 조합에 대한 출자의무와 다르지 않다고 본 사례
나. 조합의 해산청구 사유인 부득이한 사유란 경제계의 사정변경에 따른 조합 재산상태의 악화나 영업부진 등으로 조합의 목적 달성이 매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객관적 사정이 있는 경우 외에 조합 당사자간의 불화 대립으로 인하여 신뢰관계가 파괴됨으로써 조합업무의 원만한 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다. 위 가. 항과 같은 조합에서 동업계약 해제통고를 조합의 해산청구로 보고 유책당사자라도 해산청구권이 있다고 본 사례
라. 조합이 해산된 경우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없는 이상 청산절차를 밟는 것이 통례이나, 조합의 잔무로서 처리할 일이 없고, 다만 잔여재산의 분배 만이 남아 있을 때에는 따로 청산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으며, 잔여재산은 조합원 사이에 별도로 특약이 없는 이상 각 조합원의 출자가격에 비례하여 분배하게 되여 있으므로 출자의무를 이행한 조합원은 바로 자기가 출자한 재산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영태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현재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과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즉 원고와 피고는 1986.7.29. 상호출자하여 원고 소유인 제주시 용담1동 155의4 대 482 평방미터상에 일반 호텔을 건립, 이를 공동운영하기로 하는 동업계약을 함에 있어, 호텔 건물의 완공시까지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이를 균분하여 쌍방이 공동부담하기로 함을 대전제로 하고, 우선 호텔을 신축할 대지에 관하여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시가를 금 9,800만원으로 평가한 원고 소유의 위 토지를 호텔 부지로 제공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그 시가의 2분의 1 해당액인 금 4,90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여 대지대금에 대한 균등출자에 갈음하되 다만 위 토지에 관하여 우선 피고를 채권자로 하는 채권액 금 4,900만원의 저당권(원심이 근저당이라고 한 것은 착오임이 분명하다) 설정등기를 마쳤다가 후일 위 호텔 건물이 완성되면 위 대지와 그 건물 소유권의 각 2분의1 지분에 관하여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거치기로 하며, 피고는 위 금 4900만원에 대하여 그 다음날인 7.30. 금 1천만원과 8.30. 금 3,900만원으로 나누어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가 피고로부터 1986.7.30. 금 1천만원을 지급 받은 후 7.31.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를 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액 금 4,830만원의 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준 후 (위 채권액이 당초의 약정보다 적은 것은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 중 이미 타에 매도한 토지 2평분 대금을 공제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위 동업계약 내용에 따라 같은 해 8.5. 공사에 착공하였던 바, 피고가 위 잔금 약정기일인 8.30.까지 위 약정 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는 수차례에 걸쳐 그 지급을 청구하다가 같은 해 9.10.피고를 찾아가 다시 지급을 독촉하였으나 피고는 위 잔금지급 기일이 연기된 바 없는데도 그 잔금기일을 같은 해 9.15.까지 연기하기로 원고로부터 구두로 승낙받은 바 있어 그때까지 이를 지급할 수 없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이의 지급을 거절하므로 원고와 피고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상호 폭행끝에 원고는 전치 9일간을 요하는 좌측안와 외측좌상 등의 상해까지 입게된 사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위 출자의무를 약정기일이 도과되도록 이행치 아니한다는 이유로 1986.9.11. 피고에게 동업관계의 해약통고를 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나아가 원심은 민법 제720조 에 의하면, 조합에 있어서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각 조합원은 조합의 해산청구를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조합관계를 전부 종료케 하는 부득이한 사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각 경우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이를 결정하여야 할 것이고, 위 인정사실과 같이 조합원의 한 사람인 원고는 자신의 출자의무를 다하고 있으나 다른 조합원인 피고는 위 금 1천만원의 지급이외에는 (원고는 1987.5.6. 위 금 1천만원과 그에 대한 수령일 이후의 연 5푼의 비율에 의한 법정이자를 초과하는 금 45만원을 피고에게 제공하였다가 수령 거절당하자 같은 날 이를 공탁한 바 있다) 자신의 출자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으며, 또 피고의 출자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조합원의 전원인 원고와 피고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원고가 상처까지 입는 등 그 반목 불화가 심화되어 조합업무를 수행키 곤란하게 된 이 사건에 있어 서는 조합의 해산 청구를 할 수 있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 할 것이라고 표시하였다.
2. 원심이 이 사건 호텔 부지 잔대금의 지급기일이 당초의 1986.8.30.에서 같은 해 9.15.로 연기된 바 없다고 한 사실인정은 수긍된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채택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인정의 사실관계에 있어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지대금 채무는 피고의 조합에 대한 출자의무에 다름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그 지급기일은 출자의무의 이행기일이며 피고의 대지대금 채무는 그가 이행한 수액의 한도에서 출자의무를 이행한 것이 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논지는 이유없다.
3. 조합의 해산청구 사유인 "부득이한 사유" ( 민법 제720조 )란 경제계의 사정변경에 따른 조합재산 상태의 악화나 영업부진 등으로 조합의 목적 달성이 매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객관적 사정이 있는 경우외에 조합 당사자간의 불화, 대립으로 인하여 신뢰관계가 파괴되므로써 조합 업무의 원만한 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동업조합의 계약이 있은 얼마후 출자금 일부의 이행기일 때문에 시비가 벌어지고 폭행 등 사건으로 형사처벌까지 받은 지경에 이르렀다면 두 조합원간의 출자를 둘러싼 반목 불화는 사업의 원만한 운영을 도저히 기약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심이 이를 이유로 조합의 해산 청구를 인정한 것은 수긍된다.
4. 조합의 해산 청구에 관하여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1986.9.11.자 동업관계의 해약통고를 하여 위 통지가 같은 날 피고에게 도달된 사실을 인정하였는 바, 우선 원고의 동업계약해제 통고를 조합의 해산 청구로 본 것은 정당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원심이 위와 같이 해약통고서의 수령사실을 인정하면서 공성부분 및 수령사실에 다툼이 없는 갑제3호증(해약통고서), 갑제5,6호증(통고서)의 기재와 증인의 증언들을 들고 있는 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제1심 제2차 변론기일에서 갑제3호증의 수령사실을 인정하였으나 그 후 원심 제9차 변론기일에서 진술한 1990.6.13.자 준비서면에서 위 서증의 수령사실을 부인하였고,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4호증(배달증명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갑제3호증이 피고의 장기출타로 반송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의 앞서의 자백은 묵시적으로 취소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원심이 갑 제3호증에 의하여 해약통고서의 수령사실을 인정한 것은 자백취소의 법리를 소홀히 한 처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그러나 을 제3호증의 2(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1986.9.10. 원고로부터 해약통고를 접하였다는 대목이 있음에 비추어 원심이 동업조합의 해산을 인정한 결론은 시인된다. 그리고 유책당사자라고 해서 해산청구권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원고가 유책당사자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나 이유불비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5. 조합이 해산된 경우 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없는 이상 청산절차를 밟는 것이 통례이나 조합의 잔무로서 처리 할 일이 없고, 다만 잔여재산의 분배만이 남아 있을 때에는 따로 청산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으며, 잔여재산은 조합원 사이에 별도의 특약이 없는 이상 각 조합원의 출자가격에 비례하여 분배하게 되어 있으므로 출자의무를 이행한 조합원은 바로 자기가 출자한 재산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 당원 1964.12.22. 선고 63다831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해산청구 당시 원고 스스로 호텔 신축을 위한 공사 착수에 들어 갔을 정도의 미미한 조합업무만이 진행되고 있었고, 조합의 잔무로서 처리를 요하는 일이 없었으며, 조합의 재산도 원고가 출자한 이 사건 토지 이외에는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출자의무를 이행한 원고는 자기가 출자한 재산의 반환을 구하는 의미에서 위 토지에 대한 피고 명의의 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는바, 이는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이와 같이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