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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1. 1. 15. 선고 90도2298 판결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공1991.3.1.(891),784]
판시사항

가. 약사법 제26조 제1항 소정의 "화장품의 제조"의 의미

나. 화장품의 원료인 물을 소분하여 사회 일반인이 볼 때에 화장품으로 인식되는 물품으로 만들어내는 행위가 약사법 제26조 제1항 소정의 화장품의 소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다. 화장품 원료인 스쿠알란을 화장품 용기에 나누어 담고 화장효과가 있다는 제품설명서와 함께 화장품으로 판매한 행위가 약사법 제26조 제1항 소정의 화장품의 제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약사법 제26조 제1항 이 화장품의 제조업을 허가사항으로 하고 있는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법조에 의한 허가대상이 되는 "화장품의 제조" 라 함은 실제 화장품으로서의 효능이 있고 없고에 관계없이 그 물의 성분, 형상(용기, 포장, 의장 등), 명칭, 거기에 표시된 사용 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회일반인에게 같은 법 제2조 제8항 소정의 화장품으로 인식되거나 화장품으로서의 효능이 있다고 표방하는 물품을 만들어 내는 모든 행위를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반드시 화장품의 원료를 화학적 방법에 의하여 변형 또는 정제하거나 이미 제조된 화장품 또는 그 원료를 배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공하여 화장품을 만들어내는 경우에 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나. 약사법 제26조 제1항 소정의 "화장품의 소분"이라고 함은 일반의 수요에 응하여 이미 제조된 화장품을 원래의 용기에서 꺼내 소량으로 나누어 그에 상당한 용기에 담아 새로이 포장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화장품이 아닌 단지 화장품의 원료에 불과한 물을 소분하여 사회일반인이 볼 때에 화장품으로 인식되는 물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화장품의 소분행위가 아니라 화장품의 제조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화장품원료로 쓰이는 스쿠알란을 화장품 용기로 주문한 유리병에 나누어 담고 위 스쿠알란이 피부의 습윤, 미용, 보호효과가 뛰어나다는 등의 제품설명서와 함께 화장품 케이스에 포장하여 화장품으로 판매한 행위는 약사법 제26조 제1항 소정의 화장품의 제조행위에 해당한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주수창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피고인들이 공모공동하여 보건사회부장관의 화장품제조업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1989.5.10.경 공소외 강철수로부터 화장품 원료인 상어간에서 추출한 물질인 스쿠알란 170킬로그램을 구입한 후 같은 달 중순경부터 같은 해 6.2.경까지 사이에 서울 관악구 봉천 10동 893의 5 소재 대원유통사무실에서 주사기 등을 사용하여 병표면에 영문으로 "SHARK LIVEROIL SQUALALE"이라고 새겨진 60밀리리터들이와 130밀리리터들이의 유리병에 위 스쿠알란을 나누어 담은 다음 스쿠알란이 피부습윤, 피부미용, 피부보호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등의 제품설명서와 함께 포장하는 방법으로 60밀리리터들이 882병과 130밀리리터들이 1,053병을 만들어 도합 37,791,000원 상당의 스쿠알란이라는 화장품을 제조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제3조 제1항 제1호 , 약사법 제26조 제1항 을 적용)에 대하여, 약사법 제26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허가를 받아야 하는 "화장품의 제조"라 함은 화장품의 원료를 변형 또는 제조하거나 이미 제조된 화장품(원료)을 배합하는 등의 방법에 의하여 화장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하고, 반드시 화학적 변화를 수반할 것을 요하지 않고 다만 물리적 변화를 수반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전제하고 나서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공소사실 자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은 화장품의 원료인 스쿠알란을 구입한 다음 60밀리리터들이와 130밀리리터들이의 유리병에 그대로 나누어 담았을 뿐 거기에다가 다른 물질 또는 다른 화장품 원료를 혼합하거나 화학적 또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등 스쿠알란의 기본적 성질을 조금도 변형시키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를 가리켜 화장품의 제조라고 할 수 없을 것이고, 피고인들이 비록 스쿠알란을 유리병에 나누어 담은 다음 스쿠알란이 피부습윤, 미용, 보호효과에 뛰어나다는 등 화장품으로서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제품설명서를 만들어서 함께 포장하였다 하더라도 결과는 동일하므로 달리 피고인들이 직접 상어간에서 스쿠알란을 추출하였다거나 위 스쿠알란에 다른물질을 배합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상 피고인들의 소위를 허가받을 것을 요하는 화장품제조행위로는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의의 선고를 하였다.

(2) 그러나 약사법 제26조 제1항 이 「의약품, 의약부외품, 화장품, 의료용구 또는 위생용품(이하 "의약품등"이라 칭한다)]의 제조업 또는 소분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보건사회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업종별, 제조소별로 보건사회 부장관의 의약품 등에 대한 제조업허가와 품목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여 화장품의 제조업을 허가사항으로 하고 있는 취지는 화장품이 국민의 보건에 깊은 관련이 있는 물품이므로 제조업자에게 엄격한 규제를 가하여 화장품의 품질,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국민의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약사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법조에 의한 허가대상이 되는 "화장품의 제조"라 함은 실제 화장품으로서의 효능이 있고 없고에 관계없이 그 물의 성분, 형상(용기, 포장, 의장등), 명칭, 거기에 표시된 사용목적, 효능 효과, 용법 용량, 판매할 때의 선전 또는 설명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회일반인에게 약사법 제2조 제8항 소정의 화장품으로 인식되거나, 화장품으로서의 효능이 있다고 표방하는 물품을 만들어 내는 모든 행위를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반드시 화장품의 원료를 화학적 방법에 의하여 변형 또는 정제하거나 이미 제조된 화장품 또는 그 원료를 배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공하여 화장품을 만들어 내는 경우에 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그리고 약사법 제26조 제1항 은 화장품의 제조와 소분을 구별하고 있어 여기에서 말하는 화장품의 제조의 개념에는 화장품의 소분을 포함하고 있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바, 화장품의 소분이라고 함은 일반의 수요에 응하여 이미 제조된 화장품을 원래의 용기에서 꺼내 소량으로 나누어 그에 상당한 용기에 담아 새로이 포장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화장품이 아닌 단지 화장품의 원료에 불과한 물(물)을 소분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사회일반인이 볼 때에 화장품으로 인식되는 물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화장품의 소분행위가 아니라 화장품의 제조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약사법 제26조 제1항 소정의 화장품 제조의 의의를 위와 같이 해석한다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스쿠알란 170킬로그램을 구입하여(기록에 의하면, 구입당시 위 스쿠알란은 드럼통에 담겨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화장품 용기로 주문한 60밀리리터들이와 130밀리리터들이의 유리병에 나누어 담고 위 스쿠알란이 피부의 습윤, 미용, 보호효과가 뛰어나다는 등의 제품설명서와 함께 화장품 케이스에 포장하여 화장품으로 판매한 피고인들의 소위는 화장품의 제조행위에 해당 한다고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점에 관하여는 심리하여 보지도 아니하고 화장품 원료인 위 스쿠알란에다가 다른 물질 또는 다른 화장품 원료를 혼합하거나 화학적 또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처리하는 등 스쿠알란의 기본적 성질을 조금도 변형시키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화장품의 제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음은 약사법 제26조 제1항 소정의 화장품의 제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이재성 윤영철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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