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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0. 7. 10. 선고 89다카33630 판결
[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0.9.1.(879),1689]
판시사항

선조의 생존 중에 그 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를 위한 종중의 선산으로 토지를 매수하여 그의 손자 등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이 종중의 성립시기에 관한 법리오해로 증거판단을 그르쳤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종중은 공동선조의 후손들에 의하여 그 선조의 분묘수호 및 봉제사와 후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형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단체로서 그 선조의 사망과 동시에 그 자손에 의하여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선조의 생존 중에 그 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를 위한 종중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인바, 원심판결이 원고문중의 공동선조인 소외 망인이 그 생전에 이 사건 임야를 존재하지도 않은 자신을 봉제사 대상으로 하는 원고문중의 선산으로 매수하였고 원고문중이 이를 위 소외인의 손자 등에게 명의신탁하여 사정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은 종중의 성립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증거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원고, 피상고인

진주정씨 지촌공문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채

피고, 상고인

전주제지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경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임야는 원래 원고문중의 공동선조인 소외 망 정화규가 원고문중의 선산으로 매수하였고 원고문중은 이를 위 정화규의 손자인 소외 망 정병원 외 성명불상자 2명에게 명의신탁하여 그 공동명의로 사정을 받은 사실, 위 정병원의 손자인 원심공동피고 정진훈이 임야소유권이전등기에관한특별조치법 소정의 보증인들로부터 위 임야가 위 정진훈의 소유라는 허위 내용의 보증서를 발급받아 위 임야에 관하여 동인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하고 이에 터잡아 원심공동피고 유연우 및 피고명의로 순차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는 원고로부터 명의신탁받은 위 정병원의 상속인 및 위 성명불상자 2명의 소유이고 피고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이므로, 위 명의수탁자를 대위하여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구하는 원고에게 피고는 그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종중은 공동선조의 후손들에 의하여 그 선조의 분묘수호 및 봉제사와 후손 상호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형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단체로서 그 선조의 사망과 동시에 그 자손에 의하여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선조의 생존 중에 그 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를 위한 종중이 존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이 원고문중의 공동선조인 소외 망 정화규가 그 생전에 이 사건 임야를 존재하지도 않은 위 정화규 자신을 봉제대상으로 하는 원고문중의 선산으로 매수하였고 원고문중이 이를 위 정화규의 손자 등에게 명의신탁하여 사정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은 종중의 성립시기에 관한 법리오해로 증거판단을 그르친 결과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위 정화규가 장차 자신의 사망 후에 성립될 원고문중을 위하여 미리 문중 선산으로 이 사건 임야를 매수하였다고 본다면 별문제이나, 원심이 거시한 증거내용을 살펴보면 위와 같이 보기도 어렵다고 생각된다.

즉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를 원고문중의 종산이라고 인정한 원심판단을 뒷받침하는 주요한 증거는 1심의 현장검증에서 확인된 제각현판 중 위 정화규 명의로 된 "유장손 병원서"의 기재내용인바, 그 내용을 살펴보면, 4대조 신묵공의 제각 및 묘물을 그 종손 기섭과 협력하여 설치할 것과(을 제14호증의 1,2기재에 의하면, 4대조 신묵공은 정태유이고 그 종손은 정기섭임이 인정된다) 이 사건 임야를 종물로서 세세에 전하되 그 일부(운문암 1구)는 종가의 소유지로 할 것을 지시하고 있어 이에 비추어 보면 위 정화규가 이 사건 임야를 장차 자신이 사망한 후에 성립할 자신을 봉사대상으로 하는 종중의 종산으로 제공하였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

이 밖에도 원심이 채용한 1,2심 증인 정휴장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에는 위 정화규의 부모 및 조부모의 묘가 설치되어 있을 뿐 아니라 원고문중원이 아니고 신묵공의 문중원에 속하는 위 정휴장의 부와 백부의 묘도 설치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러한 사실도 이 사건 임야를 위 정화규를 위한 종중의 종산이라고 보는 데에 장애가 된다.

원심이 위와 같은 점들을 좀더 세밀하게 검토해 봄이 없이 이 사건 임야를 위 정화규를 공동선조로 하는 원고종중의 종산으로서 원고가 이를 소외 망 정병원 등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인정하였음은 채증법칙에 위반한 증거판단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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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광주고등법원 1988.3.16.선고 87나161
-광주고등법원 1989.11.29.선고 89나2058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