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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다56972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2012상,38]
판시사항

[1] 토지조사령에 기하여 행하여진 토지조사사업에서 토지 소유자로 사정받은 사람의 후손으로서 상속에 의하여 소유권을 승계취득하였음을 소송상 주장하는 경우, 그의 선대와 사정명의인의 동일성에 대한 증명의 정도 및 토지조사부에 사정받은 것으로 기재된 사람의 이름이 당사자가 내세우는 사람의 이름과 다름에도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거 제시 없이 그들을 동일인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원고의 조부가 토지조사부에 기재된 사정명의인과 동일인인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최재성)’과 사정명의인인 ‘최재성(최재성)’은 한자 이름이 서로 다르므로 그들을 동일인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는데, 최재성(최재성)이라는 사람의 실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원고의 조부와 사정명의인이 동일인이라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1] 일제강점기의 토지조사령에 기하여 행하여진 토지조사사업에서 토지 소유자로 사정받은 사람은 당해 토지의 소유권을 원시적·창설적으로 취득하는 것으로서, 사정은 토지소유권관계의 출발점을 이룬다. 또한 토지사정 이후 100여 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에 토지에 관한 거래 기타 법률관계에 관한 변동원인이 있었을 적지 않은 개연성, 그 사이에 우리 사회에 일어난 전란 기타 현저한 사회적·경제적 변동 또는 토지이용현황의 추이 등에도 불구하고, 사정명의인의 후손은 일단 상속이라는 포괄적 권리승계원인에 의하여 사정명의인이 가지던 토지소유권의 승계취득을 쉽사리 증명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사정명의인의 후손으로서 상속에 의하여 그의 소유권을 승계취득하였음을 소송상 주장하는 경우에 그의 선대와 사정명의인의 동일성은 엄격하게 증명되어서 법관이 그에 관하여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그 점에 관하여 의심을 제기할 만한 사정이 엿보임에도 함부로 이를 추단하여서는 안 된다. 한편 토지조사부에 사정받은 것으로 기재된 사람의 이름이 당사자가 내세우는 사람의 이름과 다름에도 그들을 동일인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2] 원고의 조부가 토지조사부에 기재된 사정명의인과 동일인인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최재성)’과 사정명의인인 ‘최재성(최재성)’은 한자 이름이 서로 다르므로 그들을 동일인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판단 근거로 삼은 사정만으로는 최재성(최재성)이라는 사람의 실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함에도, 원고의 조부와 사정명의인은 동일인인데 토지조사부에는 원고의 조부 이름이 잘못 기재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일정 아래에서의 토지조사령에 기하여 행하여진 토지조사사업에서 토지의 소유자로 사정받은 사람은 당해 토지의 소유권을 원시적·창설적으로 취득하는 것으로서, 그 사정은 토지소유권관계의 출발점을 이룬다. 또한 토지사정 이후 100여 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에 토지에 관한 거래 기타 법률관계에 관한 변동원인이 있었을 적지 않은 개연성, 그 사이에 우리 사회에 일어난 전란 기타 현저한 사회적·경제적 변동 또는 토지이용현황의 추이 등에도 불구하고, 사정명의인의 후손은 일단 상속이라는 포괄적 권리승계원인에 의하여 사정명의인이 가지던 토지소유권의 승계취득을 쉽사리 증명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사정명의인의 후손으로서 상속에 의하여 그의 소유권을 승계취득하였음을 소송상 주장하는 경우에 그의 선대와 사정명의인의 동일성은 엄격하게 증명되어서 법관이 그에 관하여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그 점에 관하여 의심을 제기할 만한 사정이 엿보임에도 함부로 이를 추단하여서는 안 된다 (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45924 판결 참조). 한편 토지조사부에 사정받은 것으로 기재된 사람의 이름이 당사자가 내세우는 사람의 이름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동일인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다30362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최재성)이 이 사건 토지의 사정 직후인 1913. 12. 17.에 봉현리에서 이거하였으므로 사정 당시인 1913. 10. 1.에는 봉현리에 거주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 후 봉현리가 행정구역의 변경으로 진접읍에 속하였으나 진접읍이 보관하고 있는 제적부 색출장에는 한글로 최재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 뿐이라는 점(기록에 편철된 제적부에는 더 이상 최재성이 보이지 않는다), ③ 토지조사부에 기재된 사정명의인 최재성(최재성)과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최재성)은 한글은 같고 한자도 거의 유사하며 오직 끝 글자에 ‘언’자가 추가되었다는 차이밖에 없으며, 당시 봉현리에 한글 이름은 같고 한자 이름도 글자 하나만 다른 동명이인이 존재하였을 가능성이 희박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토지조사부에 기재된 최재성(최재성)은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최재성)의 오기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토지는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이 사정받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앞서 본 법리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조부인 최재성(최재성)과 사정명의인인 최재성(최재성)은 그 한자 이름이 서로 다르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경우에 그들을 동일인이라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원심 및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과 기록에 의하면, 남양주시 진접읍장은 제1심의 사실조회촉탁에 대하여 2010. 2. 8.자로 ‘진접읍에 보관되어 있는 제적부 색출장에 최재성(최재성)이라는 성명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사실조회회신을 한 사실, 원심은 ‘장현리 토지조사부 대지번지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제적부 색출장과 제적원부를 제출하여 달라’는 취지의 원고의 사실조회신청을 받아들여 남양주시 진접읍장에게 사실조회촉탁을 하였는데, 남양주시 진접읍장은 제적부를 통해 장현리에 본적지를 둔 52명을 추출하고 제적부 색출장을 통해 장현리에 본적지를 둔 8명을 추가로 추출하여 그 명단을 작성하는 한편 그 첨부서류로 제적등본 52통과 제적부 색출장 8부를 첨부하여 2011. 4. 28.자로 사실조회회신을 한 사실, 한편 남양주시의 행정구역은 1914. 4.경 개편되어 장승리, 봉현리, 전동리, 중포리 각 일부가 장현리로 개편되었는데, 봉현리 중 일부는 장현리로 개편되었으나 나머지 일부는 연평리 및 내각리로 개편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원심이 그 판단의 근거로 삼은 2010. 2. 8.자 사실조회회신에 대하여 보건대, 진접읍에 보관되어 있는 제적부 색출장에서 최재성(최재성)이라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진접읍에 보관되어 있는 제적부 색출장이 1913년경부터 작성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제적부 색출장에는 호주만 기재되어 있고 그 가족들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제적부 색출장을 통해 1913년 당시 봉현리에 최재성(최재성)이라는 사람이 실존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2011. 4. 28.자 사실조회회신에 대하여 보건대, 위 사실조회회신은 제적부와 제적부 색출장을 토대로 장현리 토지조사부의 대지번지에 본적지를 둔 사람들을 추출한 것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1914. 4.경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봉현리 일부는 장현리로 편입되었으나 나머지 일부는 내각리와 연평리로 편입되었으므로 장현리 토지조사부를 토대로 봉현리에 거주하던 사람들을 파악한다는 것은 그 전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1913년 당시 봉현리에 거주하던 사람들의 제적부가 진접읍에 전부 보관되어 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조회회신을 들어 1913년 당시 봉현리에 최재성(최재성)이라는 사람이 실존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원고의 조부와 사정명의인은 동일인인데 토지조사부에는 원고의 조부 이름이 잘못 기재되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정명의인의 동일성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능환 안대희(주심) 민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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