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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8. 9. 27. 선고 88도99 판결
[무고][공1988.11.1.(835),1357]
판시사항

가.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사실에 대하여 진실이라고 확신하면서 신고한 경우 무고죄의 성부

나. 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의 인식에 관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무고죄에 있어서의 신고는 신고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거나 진실하다는 확신없이 신고함을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은 것이라도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하였을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여기에서 진실이라고 확신한다 함은 신고사실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 즉 미필적 인식도 없음을 말한다.

나. 무고죄에 있어서 허위의 인식에 관한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박준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 이 공소외 1 의 이사로서 그 대표이사인 원심공동피고인과 공모하여 피고인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3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1984.10.10. 09:00경 서울 중구 오장동 44의 79에 있는 중부건해산물주식회사의 사무실에서 공소외 3이 1984.10. 초순경 중부건해산물주식회사 소속의 상인인 이귀식, 이효준, 황태주 등을 마치 공소외 2주식회사 소속의 상인인 것처럼 동인들의 신청서를 위조한 후 이를 공소외 2주식회사가 지정도매인인가를 받기 위하여 서울시청에 제출하는 지정도매인지정계획서의 중매인 추천대상자 명부와 함께 편철하여 제출하였으니 엄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건의서 1통을 작성하여 이를 검찰총장 앞으로 우송하여 도달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3을 무고하였다고 인정한 1심판결을 정당하다 하여 유지하고 있다.

2. 그러나 무고죄에 있어서의 신고는 신고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거나 진실하다는 확신없이 신고함을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은 것이라도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하였을 때에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여기에서 진실이라고 확신한다 함은 신고 사실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 즉 미필적 인식도 없음을 말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신고하였다는 건의서내용을 보면 최종오, 이귀식, 이효준, 황태주 등 4인의 이름을 들고 공소외 3이 대표이사로 있는 공소외 2주식회사에서 이들 4인의 인장을 위조하여 이중등록을 시킨 범법행위를 규명해 달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고인이 원심공동피고인과 함께 1984.10.6. 13:00경 서울시 농축과 사무실에 가서 원심공동피고인이 담당직원 이원배 책상위에 놓여 있던 공소외 2 주식회사의 지정도매인지정계획서를 보다가 피고인더러 와서 보라기에 피고인도 이를보던 중 우선 최종오의 신청서가 있는 것을 보았으나 나머지는 위 담당직원의 제지로 못보았는데, 원심공동피고인이 이귀식,이효준, 황태주 등 3인의 신청서도 보았다고 말하여 즉시 회사로 돌아와 위 4인에게 확인해 본 결과 공소외 2주식회사에 신청서를 작성해준 일이없다고 하기 때문에 이들 4인의 신청서가 위조된 것으로 믿었던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록을 살펴보건대, 첫째로 원심 공동피고인 은 위 피고인의 주장과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을뿐 아니라 1심증인 이원배도 1984.10.6. 13:00경 시청 농축과 사무실에서 원심공동피고인이 이 사건 지정도매인신청서를 보고있는 중에 피고인이 와서 보려고 하기에 제지한 일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고, 둘째로 1985. 압 제54호로 압수된 지정도매인지정계획서를 보면 위 이원배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는 공소외 2주식회사의 지정도매인지정계획서에 편철된 중매인추천대상자 신청서 중 최종오 명의의 신청서가 포함되어있는 사실이 인정되며, 셋째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이효준, 황태주에 대한 각 진술조서와 검사작성의 최종오에 대한 진술조서의 각 기재 및 1심증인 이효준, 정복길의 각 증언내용에 의하면, 위와 같이 서울시 농축과에서 원심공동피고인은 이귀식, 이효준, 황태주의 신청서를, 피고인은 최종오의 신청서를 보았다고 하면서 이 사람들에게 그 작성여부를 문의한 결과 작성해준 일이 없음을 확인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원심공동피고인과 같이 서울시 농축과에 가서 피고인 자신이 최종오의 신청서가 편철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그것이 최종오의 의사에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까지도 직접 확인한 바 있으므로, 나머지 이귀식, 이효준, 황태주 등 3인의 신청서에 관하여 피고인보다 더 자세히 위 지정도매인지정계획서를 열람한 원심공동피고인이 틀림없이 편철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그 본인들에게 그 진정성립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보고 피고인으로서는 위 최종오를 비롯한 4인의 위조된 신청서가 서울시 농축과에 제출되어 있는 것으로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여지며, 위 최종오를 제외한 이귀식, 이효준, 황태주 등 3인에 관한 원심공동피고인의 말이 허위일지도 모른다는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런데 원심은 위와 같이 피고인이 위 지정도매인지정계획서 중 최종오의 신청서를 발견하여 그 위조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나머지 이귀식, 이효준, 황태주 등 3인의 신고서에 대한 원심공동피고인의 말도 믿게 된 사정을 전혀 고려함이 없이 오직 위 3인의 신청서를 본일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기재하였다는 사실에만 치중하여 허위의 인식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는 바, 이는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침으로써 허위의 인식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점을 다투는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 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이회창 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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