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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10. 26. 선고 87누493 판결
[파면취소][공1987.12.15.(814),1810]
판시사항

가. 검사의 무혐의불기소처분의 민사재판에서의 증명력

나. 범죄조직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사건을 부당처리한 수사경찰관에 대한 파면처분이 재량권일탈 남용인지 여부

판결요지

가. 행정재판이나 민사재판은 반드시 검사의 무혐의불기소처분사실에 대하여 구속받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써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수사담당경찰관은 국가질서유지와 범죄예방이란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는 자로서 어느 누구보다도 청렴의무와 성실의무가 요구되는 바, 그가 담당, 처리하는 피의사건과 관련하여 범죄조직과 관련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위 절도피의사건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수사상의 직무유기와 직무태만으로 인하여 사건이 부당처리되고 그후 그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어 경찰공무원의 품위를 손상시키게 하였다면 수사경찰관으로서의 신분에 비추어 볼 때, 훈련 등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거나 여러번 표창을 받았다는 등의 정상을 감안하더라도 파면에 처함이 상당한 비위정도라고 인정되고 거기에 징계재량권을 남용하였거나 일탈한 위법이 없다.

원고, 상 고 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방예원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의 각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가 1986.7.7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파면징계처분을 함에 있어 그 비위사실로 내세우고 있는 세 가지 징계사유 중 원고가 1985.8.25.18:00경 가락경찰관파견소로부터 인계받은 피의자 소외 1이 소외 2의 이름으로 행세하는 절도미수(소매치기) 사건을 담당, 처리함에 있어서 강동경찰서에서 형사로 근무하다가 의원면직한 경찰선배인 소외 3으로부터 위 소외 2의 남편인 소외 4를 잘 알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같은 날 19:30경 위 피의자를 조사하여 초범이고 3개월전 출산한 피의자가 범행일체를 자백하는 내용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한 후 위 경찰서 전산실에서 장시간에 걸친 컴퓨터단말기 조작끝에 밝혀진 위 소외 2에 대한 "범죄기록 없음"이란 내용의 범죄경력조회서류를 넘겨받아 수사결과보고서와 구속영장청구서를 작성한 다음 같은 달 26. 09:00경 구속영장청구를 다른 경찰관에게 부탁하고 경찰의 날 행사에 대비한 무도훈련을 받으러 갔는 바, 같은 날 소외 4가 제출한 진짜 소외 2의 출산증명서와 신원보증서가 첨부되어 신청된 구속영장청구가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에서 "가정주부로서 초범이고 사안경미, 출산 3개월"등 이유로 기각되었고 위 구속영장청구가 기각된 후인 같은 날 30.18:00경 수개의 절도 등 전과가 있는 소외 4로부터 그가 수고했다고 주는 금 100,000원을 교부받음으로써 원고는 직무와 관련하여 범죄조직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전과자를 통하여 뇌물을 수수하였으며, 내무부훈령인 지문규정 제3조에 의하여 주민등록증 미소지자에 대하여는 십지지문원지를 작성하여 수사자료표와 함께 치안본부에 송부하도록 되어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위배하여 주민등록증 미소지자인 위 피의자에 대하여 십지지문을 채취하지 아니한 결과 전과가 많은 진정한 범인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였다는 첫째번의 비위사실과 이 사건이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후인 같은 달 20 치안본부로부터 원고가 작성한 수사자료표는 소외 2의 주민등록발급신청서와 대조한 결과 인적사항은 동일하나 지문이 다르므로 사실조사를 하여 피의자에 대한 정확한 인적사항의 수사자료표와 십지지문원지를 재작성하여 송부하고 관계기관 및 입건관서의 관계기록 일체를 정정토록 조치하라는 내용의 지시가 하달되었는데, 원고는 무도훈련과 휴가로 인하여 같은 달 말경 이를 뒤늦게 알고 소외 3에게 소외 4를 수배하여 피의자와 함께 출두토록 부탁한 다음, 같은해 11.8경 서울 강동구 거여동 소재 상호미상 다방에서 소외 4가 데리고 나온 그의 처인 진짜 소외 2를 만나 그녀가 조사받았던 바로 그 피의자라고 말하자 이를 너무 가벼이 믿고 실제로 조사받은 적이 없는 위 진짜 소외 2의 지문을 채취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허위의 오류지문수사보고를 하였고 다시 같은 해 11.15 치안본부로부터 위 수사자료표상의 일지지문과 같은 지문의 피의자가 같은 해 10.28 소외 2의 이름으로 청량리경찰서에 입건되었음이 통보되었으니 위 절도미수사건을 재수사하라는 지시를 받고 소외 4를 만나 사실여부를 추궁한 결과 소외 1이 소외 2의 이름으로 행세한 사실을 밝혀내고 같은 해 11.27 치안본부에 위 수사자료상의 피의자 인적사항을 소외 2에게 소외 1로 정정하는 내용의 오류지문 수사보고를 하였으나 위 사건이 송치되어 있는 검찰에 대하여는 피의자 인적사항 정정보고를 하지 아니하고 묵살함으로써 상습절도전과자인 진정한 피의자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이 내려지도록 하는 등의 세번째의 비위 사실을 인정한 다음 둘째번 징계사유는 증거없다 하여 이를 배척하고 나서 위 인정된 첫째 및 세째번의 징계사유만으로도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 내지 제3호 에 의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파면처분은 적법하며 또한 재량권의 범위를 넘은 것으로 보여지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채택한 각 증거를 대조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과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증거의 취사선택의 잘못이나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논지는, 피고가 이 사건 파면처분의 징계사유로 내세우고 있는 원고의 뇌물수수, 직무유기의 점에 대하여 원고가 관련 형사사건에서 검사로부터 범죄혐의 없다 하여 무혐의불기소처분을 받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심은 위 불기소처분과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데도 원심이 거시의 각 증거를 채용하여 앞서 본 뇌물수수, 직무유기의 비위사실이 있음을 인정하였으니 이는 채증법칙을 위배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나, 행정재판이나 민사재판은 반드시 검사의 무혐의불기소처분 사실에 대하여 구속받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써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또 논지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파면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나, 원고는 국가질서유지와 범죄예방이란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는 수사담당경찰관으로서 어느 누구보다도 청렴의무와 성실의무가 요구되는데도 원심판시와 같이 그가 담당, 처리하는 피의사건과 관련하여 범죄조직과 관련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위 절도피의사건 처리과정에서 나타난 수사상의 직무유기와 직무태만으로 인하여 사건이 부당처리되고 그 후 그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어 경찰공무원의 품위를 손상시키게 한 것은 원고의 위 수사경찰관으로서의 신분에 비추어 볼 때, 논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무도훈련, 합숙훈련, 휴가 또는 전근발령 등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거나 또는 여러번의 표창을 받았다는 등의 정상을 감안하더라도 파면에 처함에 상당한 비위정도라고 인정되고 거기에 징계재량권을 남용하였거나 일탈한 위법이 없으니 논지 역시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달식(재판장) 이병후 황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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