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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2. 26. 선고 95다21884 판결
[손해배상(기)][공1996.2.15.(4),527]
판시사항

검찰의 무혐의결정의 민사재판에서의 증명력

판결요지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한 확정된 형사판결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지만, 검찰의 무혐의결정에 대해 확정된 형사판결과 동일한 증거가치를 부여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이 검찰의 무혐의결정 이유와 배치되게 사실인정을 한 것이 채증법칙에 위반된다거나 대법원의 판례에 반한다고도 볼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원고 1 외 9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재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은, 피고가 원경작자들인 소외 1 등으로부터 이른바 밭떼기로 매수한 이 사건 감자는 원경작자들이 그 품종을 알 수 없는 감자를 사다가 파종한 것으로서 씨감자로는 사용할 수 없고 식용으로만 판매할 수 있으며, 원경작자들도 피고에게 감자밭을 매도할 때 식용감자라고 고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씨감자를 구하러 온 소외 2, 소외 3 등에게 이 사건 감자가 채종포에서 생산된 정부보급종은 아니나 채종포에 파종할 원종(원종)을 경남 남해에 있는 원종장에서 수매하여 올 때 수매에서 불합격된 감자를 농민들이 구하여 위 채종포 인근의 밭에 바이러스 침투를 방지하기 위한 이른바 정화용으로 심은 감자이기 때문에 정부보급종인 대지 씨감자와 그 품종 및 대수(대수)를 같이 하여 씨감자로 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취지로 거짓말한 것이라고 인정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증거관계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하는 바와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한 확정된 형사판결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당원의 확립된 판례임은 또 다른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지만, 검찰의 무혐의결정에 대해 확정된 형사판결과 동일한 증거가치를 부여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이 피고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결정 이유와 배치되게 사실인정을 한 것이 채증법칙에 위반된다거나 당원의 판례에 반한다고도 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논지는 모두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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