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0. 7. 22.자 2009마1948 결정
[가처분이의][미간행]
판시사항

[1] 갑의 아들들 중 하나인 을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의 연고항존자 병이 소집한 갑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의 총회에 을 계열의 후손들만 참석하여 병을 을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의 대표자로 선출한 사안에서, 비록 위 총회가 을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의 연고항존자에 의하여 소집되었고 그 종중의 종중원들만 참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을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의 총회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총회에서 병을 을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의 대표자로 선출한 결의는 효력이 없고, 종중의 연고항존자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당연히 종중재산에 대한 대표권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병에 의하여 제기된 가처분신청은 후에 적법하게 소집된 종중 총회에서 이를 추인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표권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한 사례

[2] 남자 종중원들에게만 소집통지를 하여 개최한 종중 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의 효력(=무효)

채권자, 상대방

채권자 종중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성 담당변호사 이찬효)

채무자, 재항고인

이상구외 6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곽종석)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살펴본다.

1. 원심은, 채권자가 경주이씨(경주이씨) 익제공파(익제공파)의 중시조(중시조) 소외 1의 26세손인 소외 2의 아들들 중 하나인 소외 3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으로서, 연고항존자인 소외 4가 소집하여 개최한 2004. 9. 13.자 종중 총회에서 소외 4를 대표자로 선출하였는바, 위 종중 총회 당시 소외 4는 소외 3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이 아닌 소외 2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의 총회를 소집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하였으나, 소외 4가 채권자 종중의 연고항존자였고, 다른 계열 후손들의 참여나 관여 없이 채권자 종중의 구성원인 소외 3 계열의 후손들만 참석하여 대표자 선출 결의를 하였으므로, 소외 4는 채권자 종중의 적법한 대표자라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① 채권자 종중은 1999년에 채무자들을 상대로 원심 판시 별지 목록 기재 각 토지 등에 관하여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면서, 채권자 종중은 소외 2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인데 소외 2의 세 아들인 소외 5, 3, 6 중 소외 5, 6의 후손들은 절손되었고 소외 3만이 절손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채권자 종중의 구성원들로는 소외 3의 후손들만이 남아 있으며, 1980. 6. 18. 종중 총회에서 소외 4를 대표자로 선출하였다고 주장한 사실, ② 위 소송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거쳐 환송 후 항소심에서, 소외 2의 아들로 소외 7, 8, 9, 10, 11, 12 중 전부 또는 일부가 더 있었고 그 아들들 중 일부는 절손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므로, 채권자가 소외 2를 종중의 공동선조로 주장하는 이상 소외 3의 후손들만으로 소외 4를 종중 대표자로 선출한 1980. 6. 18.자 종중 총회의 결의는 소집통지 및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소외 4는 채권자 종중을 대표하여 소를 제기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의 소 각하 판결이 선고되었고, 2004. 6. 11.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사실, ③ 그러자 소외 4는 2004. 8.경 다시 종중 총회를 소집하면서, ‘ 소외 2의 후손에 해당하는 성년 이상의 남자’를 참석대상자로 한 통지서를 작성하여 소외 3의 후손들에게는 개별적으로 소집통지를 하는 한편, 소외 2의 다른 아들들의 후손들에 대하여는 일간신문을 통한 종중 총회 소집 공고만을 거친 후 2004. 9. 13. 소외 3 계열의 종중원들 중 일부인 13명만 참석한 가운데 종중 총회를 개최한 사실, ④ 위 종중 총회에서 종중원의 자격을 소외 3의 후손인 성년 남자로 하는 내용 등으로 종전의 종중규약을 개정하고 소외 4를 종중의 대표자로 선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진 사실, ⑤ 위 종중 총회 당시에는 소외 4가 채권자 종중의 연고항존자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2004. 9. 13.자 종중 총회는 소외 3의 후손들로 구성된 채권자 종중뿐만 아니라 소외 2의 다른 아들들의 후손들도 모두 포함한 대종중의 종중 총회로서 소집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비록 위 총회가 채권자 종중의 연고항존자인 소외 4에 의하여 소집되었고 채권자 종중의 종중원들만 참석하였다고 하여도 이를 채권자 종중의 종중 총회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총회에서 소외 4를 채권자 종중의 대표자로 선출한 결의는 효력이 없다고 함이 상당하다. 또한, 종중의 연고항존자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당연히 종중재산에 대한 대표권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대법원 1999. 7. 27. 선고 99다9523 판결 등 참조), 소외 4에 의하여 제기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후에 적법하게 소집된 종중 총회에서 이를 추인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표권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채권자 종중은 2007. 4. 26. 13명의 종중원(위 2004. 9. 13.자 종중 총회에 참석하였던 종중원과 동일하다)이 참석한 가운데 종중 총회를 개최하여 채권자 종중을 대표하여 소송을 수행할 적임자로 소외 4를 선임한다는 취지의 결의를 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 이 선고된 후에는 공동 선조의 자손인 성년 여자도 종중원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판결 선고 후에 개최된 종중 총회 당시 남자 종중원들에게만 소집통지를 하고 여자 종중원들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그 종중 총회에서의 결의는 무효인바 (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898 판결 등 참조), 위 2007. 4. 26.자 종중 총회를 개최함에 있어 소재파악 및 연락 가능한 성년의 여성 종중원들에게도 소집통지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볼 수 없으므로, 위 종중 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라.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 2007. 4. 26.자 종중 총회 이후 새로 적법하게 소집된 채권자 종중의 총회에서 소외 4를 대표자로 추인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밝혀 보고, 그러한 사정이 없는 경우 이 사건 신청을 각하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않은 채 채권자의 신청을 인용하였는바,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종중 총회 결의의 효력과 종중의 대표자 선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영란 김능환 민일영(주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