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재개발조합의 설립에 토지등소유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요구하고 그 동의서를 재개발조합설립인가신청 시 행정청에 제출하도록 하는 취지
[2] 갑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토지등소유자로부터 ‘신축건물의 설계 개요’ 등이 공란으로 된 조합설립동의서를 제출받은 다음 위임받은 보충권을 행사하여 공란에 조합설립총회에서 가결된 내용을 보충한 후 이를 첨부하여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하고, 관할 관청이 조합설립인가처분을 한 사안에서, 위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9. 1. 30. 법률 제94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재개발조합의 설립에 토지등소유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요구하고 그 동의서를 재개발조합설립인가신청 시 행정청에 제출하도록 하는 취지는 서면에 의하여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여부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동의 여부에 관하여 발생할 수 있는 관련자들 사이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나아가 행정청으로 하여금 재개발조합설립인가신청 시에 제출된 동의서에 의하여서만 동의요건의 충족 여부를 심사하도록 함으로써 동의 여부의 확인에 불필요하게 행정력이 소모되는 것을 막기 위한 데 있다.
[2] 갑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토지등소유자로부터 ‘신축건물의 설계 개요’와 ‘건축물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에 관한 사항이 공란이고 공란 아래 및 동의서 말미에 조합설립 창립총회에서 확정되는 사항을 공란에 일괄 기재하는 데 동의한다는 문구가 기재된 조합설립동의서를 제출받은 다음 공란에 조합설립총회에서 가결된 내용을 보충한 후 이를 첨부하여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하고 관할 관청이 조합설립인가처분을 한 사안에서,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9. 1. 30. 법률 제94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2008. 12. 17. 대통령령 제211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은 주택재개발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가 주택재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설립에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반드시 토지등소유자 본인이 하도록 요구하고 있지 않은 점, 갑 추진위원회는 위 동의서의 공란을 자의적으로 보충한 것이 아니라 토지등소유자들의 개별 동의하에 창립총회 결의사항을 공란에 보충한 점, 토지등소유자들은 창립총회 결의사항이 그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 갑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개별 동의를 철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여 동의서의 완성을 저지할 수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관할 관청이 위 동의서를 적법한 것으로 보고 조합설립을 인가한 처분에 하자가 있다거나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4845 판결 (공2010상, 434)
원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원고
원고(선정당사자)보조참가인
원고보조참가인
피고, 상고인
부산광역시 남구청장
피고보조참가인
용호2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기득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① 용호2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설립 추진위원회(이하 ‘이 사건 추진위원회’라고 한다)가 주택재개발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들로부터 제출받은 조합설립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고 한다)에는 비용분담 사항, 신축건축물 구분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사항 등에 관한 기재는 있으나, ‘신축건물의 설계 개요’ 및 ‘건축물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에 관한 사항은 모두 공란으로 되어 있던 사실, ② 이 사건 동의서에는 위의 공란 아래에 “상기 공란은 조합설립 창립총회에서 확정되는 내용으로 일괄 기재하고, 사업계획변경에 따른 10% 이내의 변경에 대하여는 경미한 변경으로 별도의 동의서를 징구하지 않는 것에 동의합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동의서의 말미에도 “상기 각호의 공란은 조합설립 창립총회에서 확정되는 내용으로 일괄 기재하고, 별도의 동의서를 징구하지 않는 것에 동의합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③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2008. 6. 28. 주택재개발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 471명 중 3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하였고, ‘신축건물의 설계 개요’를 ‘대지면적 51,305㎡, 건축연면적 153,213.15㎡, 규모 지하 3층 내지 지상 29층’으로, ‘건축물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을 ‘철거비 2,797,503,000원, 신축비 139,875,180,000원, 기타 사업비용 34,968,795,000원 합계 177,641,478,000원’으로 정하는 것에 대하여 결의한 결과 252명이 찬성하여 가결된 사실, ④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당초 토지등소유자들로부터 받은 이 사건 동의서의 ‘신축건물의 설계 개요’ 및 ‘건축물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에 관한 공란에 위와 같이 총회결의에서 가결된 내용을 보충한 사실, ⑤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위와 같이 보충된 동의서를 첨부하여 2008. 7. 22. 관할관청인 피고에 이 사건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동의서의 공란이 위와 같은 경위로 보충된 사실을 알면서 조합설립을 인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토지등소유자들로부터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고 또한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항인 ‘신축건축물의 설계 개요’ 및 ‘건축물 철거 및 신축비용의 개산액’이 공란으로 된 이 사건 동의서를 제출받은 후 토지등소유자들로부터 위임받은 보충권을 행사하여 조합설립총회 후 그 공란을 일괄 보충한 행위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 사건 조합설립인가신청서에 첨부된 동의서가 사후 보충된 사정을 알면서도 동의서를 적법한 것으로 보고 행한 이 사건 처분에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9. 1. 30. 법률 제94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재개발조합의 설립에 토지등소유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요구하고 그 동의서를 재개발조합설립인가신청시 행정청에 제출하도록 하는 취지는 서면에 의하여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여부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동의 여부에 관하여 발생할 수 있는 관련자들 사이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나아가 행정청으로 하여금 재개발조합설립인가신청시에 제출된 동의서에 의하여서만 동의요건의 충족 여부를 심사하도록 함으로써 동의 여부의 확인에 불필요하게 행정력이 소모되는 것을 막기 위한 데 있다 (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두484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동의서에는 당초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2008. 12. 17. 대통령령 제211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영’이라고 한다) 제26조 제1항 제1호 , 제2호 에서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한 ‘신축건축물의 설계 개요’ 및 ‘건축물 철거 및 신축비용의 개산액’에 관한 사항이 공란으로 되어 있었으나, 그 공란 아래 및 이 사건 동의서의 말미에 조합설립 창립총회에서 확정되는 사항을 그 공란에 일괄 기재하는 데 동의한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그에 따라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창립총회에서 확정된 사항을 그 공란에 기재하면 영 제26조 제1항 제1호 , 제2호 소정의 필요적 기재사항이 동의서에 모두 포함되어 이 사건 동의서가 완성된다.
그런데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9. 1. 30. 법률 제94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및 영 등에는 주택재개발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가 주택재개발사업의 시행을 위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설립에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반드시 토지등소유자 본인이 하도록 요구하고 있지 아니한 점, 이 사건 추진위원회는 이 사건 동의서의 공란을 자의적으로 보충한 것이 아니라 토지등소유자들의 개별 동의 하에 토지등소유자들의 다수 의견이 반영된 창립총회 결의사항을 그 공란에 보충한 점, 토지등소유자들은 창립총회 결의사항이 그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 이 사건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위와 같은 개별 동의를 철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여 이 사건 동의서의 완성을 저지할 수 있는 점, 그런데도 위와 같은 철회의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추진위원회가 이 사건 동의서를 완성한 후 이 사건 조합설립인가신청시 피고에 제출하도록 용인한 토지등소유자들은 이 사건 동의서의 효력을 계속 인정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조합설립인가신청 당시 피고에 제출된 이 사건 동의서에 영 제26조 제1항 제1호 , 제2호 소정의 필요적 기재사항이 모두 기재되어 있던 이 사건에서, 피고가 이 사건 동의서를 적법한 것으로 보고 조합설립을 인가한 이 사건 처분에 무슨 하자가 있다거나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행정처분에 관한 하자 또는 그 중대·명백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피고보조참가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목록: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