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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7도18536 판결
[위증][공2021상,558]
판시사항

이미 선고된 판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판결서 경정이 허용되는지 여부(소극) / 판결 주문에 기재하지 아니하고 판결 이유에만 기재한 경정결정의 효력(무효)

판결요지

법원은 ‘재판서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잘못이 있음이 분명한 때’에는 경정결정을 통하여 위와 같은 재판서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 ). 그러나 이미 선고된 판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위 규정에서 예정하고 있는 경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경정결정은 이를 주문에 기재하여야 하고, 판결 이유에만 기재한 경우 경정결정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및 검사

변호인

법무법인(유한) 민 담당변호사 고태관 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1. 법원은 ‘재판서에 잘못된 계산이나 기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잘못이 있음이 분명한 때’에는 경정결정을 통하여 위와 같은 재판서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 ). 그러나 이미 선고된 판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위 규정에서 예정하고 있는 경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도21439 판결 참조). 그리고 경정결정은 이를 주문에 기재하여야 하고, 판결 이유에만 기재한 경우 경정결정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5도2435 판결 참조).

2.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공소외인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를 한 다음 증언을 함에 있어, 변호사 및 검사의 각 질문에 대하여 공소외인이 피해자인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하였음에도 공소외인과 피해자의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거나, 공소외인의 폭행 장면을 목격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이하 피고인의 변호사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1 증언’이라 하고, 검사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2 증언’이라 한다)을 하여 위증을 하였다.’는 것이고, 제1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피고인은 제1 증언 및 제2 증언 모두에 대하여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며 제1심판결에 관하여 항소하였고,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제2 증언은 피고인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로 인정할 수 있으나, 제1 증언 부분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원심은 판결 이유 말미에 ‘제1심판결문의 범죄사실란에서 제1 증언 부분을 삭제하되, 제1 증언 부분에 대한 이유무죄 판단을 추가하는 것으로 직권 경정한다.’는 취지로 기재하면서, 주문란에는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만 기재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제1 증언 관련 범죄사실을 삭제하고 이에 대한 이유무죄 판단을 추가하는 것으로 경정하는 것은 이미 선고된 제1심판결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으로서 경정의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원심이 판결 이유에서 직권으로 경정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주문에 이를 기재하지 아니한 이상 경정결정으로서 효력도 생기지 않는다. 그 결과 원심판결에는 판결 이유에서 ‘피고인의 제1 증언 부분에 대한 항소이유를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판단하면서도, 주문란에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기재한 것으로 되어, 판결의 이유와 주문이 서로 저촉·모순되게 된다.

원심판결에는 경정의 허용범위와 방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이유모순의 잘못을 저질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안철상 노정희(주심) 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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