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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6. 9. 23. 선고 86도1429 판결
[국가보안법위반,간첩,간첩방조][집34(3)형,528;공1986.11.15.(788),3000]
판시사항

가, 진술의 임의성에 관한 판단방법

나. 간첩죄에 있어서의 군사기밀의 의미

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소정의 표현물의 제작.반포행위에 있어서의 범의의 내용

라.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의 의미

마.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간첩방조죄의 주체

바. 국가보안법상의 간첩방조죄에 대한 종범감경가부

판결요지

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는 것이고 그 임의성 유무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당해 조서의 형식과 내용, 진술자의 학력, 경력, 지능정도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그 임의성 유무를 판정하면 된다.

나. 국가보안법상 간첩죄의 탐지, 수집의 대상이 되는 군사기밀이란 단순한 군사기밀뿐만 아니라 국내에 널리 알려진 사항이라든가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상식적인 내용의 것일지라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등 각 방면에 걸쳐 우리나라의 국방상 북괴집단에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의 이익이 되는 모든 기밀사항을 포함한다.

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소정의 표현물의 제작반포라 함은 객관적으로 북괴의 대남선전선동등의 활동에 동조하여 반국가단체나 그 활동을 이롭게 하거나 그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는 표현물임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작, 반포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이의 제작, 반포에 있어 반드시 반국가단체에 이익이 되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거나 이익이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할 것까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라.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라 함은 반국가단체로부터 직접 지령을 받은 자 뿐만 아니라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다시 지령을 받은 자도 포함된다.

마.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라는 요건은 정범인 간첩죄에 있어서만 필요로 하는 것이며 그 방조죄에 있어서는 이러한 요건의 필요없이 "반국가단체의 간첩"이라는 인식만 있으면 그 주체가 될 수 있다.

바. 형법 제98조 제1항 의 간첩방조죄는 정범인 간첩죄와 대등한 독립죄로서 간첩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단하게 되어 있어 형법 총칙 제32조 소정의 감경대상이 되는 종범과는 그 실질이 달라 종범감경을 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그 가중규정인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의 반국가단체의 간첩방조죄에 대하여도 그 정범인 반국가단체의 간첩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단하여야 하고 종범감경을 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0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변호사 한경국 외 7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2, 3, 4, 5, 6, 7, 8의 상고후의 당심 구금일수중 50일씩을 동 피고인들의 징역형에 각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제1, 피고인 3, 5, 6, 9 및 동 피고인들의 변호인들, 피고인 1의 변호인, 피고인 2, 4, 7, 8, 10의 각 상고이유중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점에 대하여,

소론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는 검사가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수사기록을 토대로 일방적으로 작성하여 피고인들로 하여금 강제로 서명, 무인, 간인토록 한 것이므로 그 내용이 피고인들의 진술내용과는 상위할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은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 협박과 회유에 의한 심리적 억압상태에서 진술을 강요당하였고, 그러한 억압된 심리상태는 검사 앞에서 조사를 받을 때에도 그대로 계속되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검사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진술의 임의성이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한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제1심 공판정에서 검찰조사시 피고인들은 검사 앞에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그 각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내용과 같은 진술을 한 후, 동 조서에 서명, 무인 및 간인한 것이라고 명백히 진술하고 있으므로 동 조서가 피고인들의 진술과는 관계없이 검사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되었다는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이 된 피의자에 대한 검사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진술이 특히 임의로 되지 아니한 것이라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없는 한 증거능력이 있는 것이고, 그 임의성 유무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에 따라 당해 조서의 형식과 내용, 진술자의 학력, 경력, 지능정도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그 임의성 유무를 판정하면 된다 할 것인바( 당원 1983.3.8 선고 82도3248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검찰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으면서 공소사실과 그 주변사실에 관하여 상세히 진술하고 있고, 제1심 공판정에서도 검찰조사 당시 폭행, 협박 등 가혹행위를 받음이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임의로 진술하였음을 시인하고 있으므로(검찰조서의 진정성립 및 임의성을 인정하고 있다)피고인들의 학력 및 지능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에 대하여 가령 경찰에서의 억압된 심리상태를 시인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억압상태가 검찰조사시까지 연장되어 임의성 없이 진술한 것으로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조처는 정당하고 논지는 이유없다.

제2, 피고인 1 및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중

1. 판단유탈 및 이유불비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그 이유에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동 피고인에 대한 제1심판시 각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제1심판결에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소론 항소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되고 원심이 소론 사실오인의 항소이유를 배척함에 있어서 제1심판결 거시의 어떠한 증거에 의하여 어떠한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거기에 판단유탈이나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외 1이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재미공작원이고 공소외 2는 그 재미연락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비롯한 그 판시 각 범죄사실을 모두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거기에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나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국가보안법상 간첩죄의 탐지, 수집의 대상이 되는 군사기밀이란 단순한 군사기밀 뿐만 아니라 국내에 널리 알려진 사항이라던가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상식적인 내용의 것일지라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등 각 방면에 걸쳐 우리나라의 국방상 북괴집단에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의 이익이 되는 모든 기밀사항을 포함한다 고 할 것인바, 피고인이 탐지, 수집한 그 판시내용과 같은 군부대의 위치, 편제, 병력수, 훈련 및 경비상황, 반정부 학생운동 및 노동운동의 양상과 동태, 광주사태의 발생과 진압경위 등에 관한 정보자료 등은 모두 군사기밀에해당하며,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고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이를 탐지, 수집한 행위는 국가보안법상 간첩죄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논지는 이유없다.

3.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의 본건 범행사실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미국유학중 재미 북괴공작원에게 포섭되어 반국가단체인 북괴지역으로 탈출하고 그곳에서 밀봉교육을 받고 북괴노동당에 가입한 후 다시 국내에 잠입하여 지령사항을 수행을 하고자 학교 동창생과 후배들을 포섭, 그들로부터 각종 군사기밀을 탐지, 수집하여 이들을 재미 북괴공작원에게 전달하는 한편 그로부터 북괴 선전용 책자를 국내로 은밀히 반입하여 이를 학생들의 좌경화 학습자료로 제공하였을 뿐만 아니라 포섭된 학생들을 선동하여 광주 미문화원의 폭파와 제2의 광주사태를 획책하는등 대한민국의 안위에 막대한 위해를 끼쳤으므로 이와 같은 피고인의 범행에 비추어 보면 소론이 들고 있는 사정과 기타기록에 나타난 제반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제1심의 선고형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에 수긍이 가고 그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보아야 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점 논지도 이유없다.

제3, 피고인 11과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중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소정의 표현물의 제작, 반포라 함은 객관적으로 북괴의 대남선전, 선동 등의 활동에 동조하여 반국가단체나 그 활동을 이롭게 하거나 그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는 표현물임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작, 반포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이의 제작, 반포에 있어 반드시 반국가단체에 이익이 되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거나 이익이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할 것 까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 인바, 피고인이 피고인 2, 3 등과 공동으로 제작, 반포한 "예속과 함성"등 책자와 유인물의 내용은, 미국은 군정을 통하여 민족통일과 민족자주세력을 탄압, 제거하고 남한에 친미예속정권을 수립하였으며 우리의 반공은 미국 등 외세에 의하여 강요된 것이므로 학생운동은 반미, 반식민, 민족해방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것으로서 이는 대남적화를 위한 북괴의 상투적인 선전과 일치하고 있음이 분명하고, 한편 고등교육으로 높은 지식수준에 있을 뿐만 아니라 북괴의 유럽주재 공작원으로부터 직접 지령을 받은 바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이러한 유인물 등의 제작, 반포행위가 북괴의 선전활동에 동조하고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것이라는데 대한 확정적인 인식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소위를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의 표현물제작, 반포죄로 처단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와 같은 사실인 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의 잘못이 있거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반국가단체로부터 지령을 받기 위하여 헝가리주재 북괴대사관과 동베를린 소재 북괴공작원 아지트로 각 탈출하여 북괴공작원으로부터 그 판시내용과 같은 지령을 받고 그 지령사항을 수행할 의사로 국내에 잠입한 사실 및 그 지령사항의 수행으로서 그 판시와 같은 사항들을 탐지 수집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할 수 없고 또한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98조 제1항 에서 말하는 기밀이란, 비록 일반국민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국방상 북괴집단에 알리지 아니하거나 확인되지 아니함이 우리나라의 이익이 되는 모든 기밀사항을 포함한다 할 것인즉, 피고인이 탐지 수집한 책자들은 국내운동권 학생들의 의식화수준 및 투쟁방향 등을 수록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군사기밀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또는 군사기밀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다.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피고인 2, 3과 함께 이른바 민족해방을 통한 사회주의의 실현을 궁극의 목표로 삼고 그 목표달성을 위하여 노동자, 농민, 학생 등 민중을 의식화하여 반미투쟁을 전개할 것을 기본방침으로 하는 그 판시와 같은 "전민중"이라는 단체를 조직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판시 "전민중"은 피고인을 주측으로 한 3인의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실행하기 위하여 조직된 단체임이 분명하고 또한 동 전민중이 내세우고 있는 공동목표나 기본행동방향은 객관적으로 보아 북한공산집단의 대남적화를 위한 선전선동에 동조하는 내용임이 분명하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그와 같은 단체구성 행위는 객관적으로 보아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될 수 있는 것이고, 피고인의 학력과 지식, 경험에 비추어 피고인에게는 판시 "전민중"의 구성이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다는데 대한 확정적인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여피고인의 판시 "전민중"구성행위를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이적단체 구성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의 범행사실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대학재학중 공산주의사상에 물들어 미국유학을 가자마자 자진하여 재미 북괴공작원에게 포섭되어 2회에 걸쳐 유럽지역 북괴공작 아지트로 탈출하여 간첩교육과 공작금을 받아 국내에 잠입한 다음 공산주의사상과 반미선동의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다량으로 대학가에제작, 반포하고 지령사항의 수행으로서 각종 국가기밀을 탐지, 수집하는 등 대한민국정부를 전복하고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기반조성을 위하여암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안위에 지대한 위해를 끼쳤는 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범행사실에 비추어 보면 소론이 들고 있는 사정과 기록에 나타난 제반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제1심의 선고형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에 수긍이 가고 그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보아야 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논지도 이유없다.

제4. 피고인 10과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중

1. 채증법칙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과 심리미진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제1심판시 각 범죄사실을 모두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거나 또는 보강증거 없이 피고인의 자백만으로 범죄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2. 양형부당을 주장하는 논지에 대하여,

피고인은 대학재학중에 민중에 의한 폭력혁명으로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독서회를 통하여 대학생들을 공산주의 이론으로 의식화시켜 오다가 그 실현을 위한 이론적 기초를 한층 더 깊이 연구하고저 도미유학중 재미 북괴공작원에게 자진 접근하여 포섭된 후 일시 귀국중에도 지하혁명조직 결성 가능성을 탐지하고, 국내정세에 관한 제반자료를 수집 보고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1을 의식화시킨 뒤 재미 북괴공작원에게 연계시켜줌으로써 피고인 1로 하여금 입북하여 간첩교육을 받고 국내에 잠입 활동케 하는 등 대한민국의 안위에 지대한 위해를 끼쳤으므로 이와 같은 범행내용에 비추어 볼 때 소론이 들고 있는 정상과 기록에 나타난 제반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제1심의 선고형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그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보아야 할 현저한 사유가 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제5. 피고인 9와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중

1.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과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의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가.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라 함은 반국가단체로부터 직접지령을 받은 자 뿐만 아니라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다시 지령을 받은 자도 포함 된다고 할 것인바( 1972.5.23 선고 72도687 판결 참조),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거시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반국가단체로부터 지령을 받은 피고인 1로부터 다시 지령을 받고 그 지령사항의 수행을 위하여 제1심판시와 같은 각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하였거나,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나.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 거시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인 피고인 1의 지령에 따라 학원내 사상투쟁을 위한 이론무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마르크스 레닌주의 및 김일성 주체사상의 학습을 위한 지하학습단체를 조직하기로 결의하고, 피고인 4, 7, 8 및 공소외 3 등을 구성원으로 규합한 후 그 각 구성원이 분담할 역할로서 피고인 7은 북괴방송을 청취 정리하여 김일성 주체사상을 구성원들에게 학습시키는 임무를, 피고인 8은 마르크스 레닌의 원전에 따라 "공산당 선언"을 번역 발표하는 임무를, 피고인 4는 각종 자료를 취합하는 임무를, 공소외 3은 학생운동권의 상황을 파악하는 임무를 각각 맡기로 하고 동 학습을 지속하기 위한 은밀한 장소까지 마련하여 피고인 9의 주도아래 서로 유기적인 결속을 다짐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학습모임을 가졌던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 바, 이와 같은 지하학습단체는 그 목적이나 학습내용으로 보아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 해당함이 분명하고 또한 피고인의 학식과 지식경험으로 보아 피고인으로서는 이러한 단체구성이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의 판단아래 이를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이적단체 구성행위로 처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이적단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2. 양형부당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간첩인 피고인 1의 지령을 받고 사회주의사상에 물들어 간첩행위를 하고 이적단체를 구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1과 함께 폭발물에 의한 미문화원의 방화를 기도하고 제2의 광주사태를 예비 음모하는등 대한민국의 안위에 지대한 위해를 끼쳤는 바, 이와 같은 범행내용에 비추어 볼 때 소론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제1심 선고형을 유지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그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보아야 할 현저한 사유가있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논지도 이유없다.

제6. 피고인 2, 3과 그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중

1.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채용한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인용한 피고들에 대한 제1심판시 각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소론 채증법칙위반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피고인들이 피고인 11과 함께 조직한 "전민중"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이적단체에 해당하고 "예속과 함성"등 판시 유인물의 제작, 반포행위가 동조 제5항 소정의 "표현물의 제작, 반포"행위에 해당한다 함은 이미 피고인 11의 상고이유에서 판단한 바와 같고 또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하는 행위는 그 행위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되고 나아가 그 행위자에게그 행위의 내용이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결과가 된다는 데에 대한 인식만 있으면 족한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제7. 피고인 4와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중

1. 사실오인 및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자"에 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에는 반국가단체로부터 직접 지령을 받은 자 뿐만 아니라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로부터 다시 지령을 받은 자도 포함된다 함은 이미 피고인 9에 대한 상고이유의 판단에서 설시한 바와 같으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며 나아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거시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고인 9가 반국가단체인 북괴의 구성원인 피고인 1로부터 지령을 받은 자 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실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원심판시 제2내지 4,6,7,8의 각 범죄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반이나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2.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간첩방조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본문 및 동항 제2호 에 의하면 반국가단체의 구성원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목적수행을 위하여 형법 제98조 의 행위를 한 때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형법 제98조 제1항 에 의하면 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의 두 규정을 비교 검토해보면 국가보안법상의 위 규정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그 지령사항의 수행을 위하여 하는 간첩행위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임을 알면서 그 자의 간첩행위를 방조한 자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임이 뚜렷하므로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반국가단체 의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라는 요건은 정범인 간첩죄에 있어서만 필요로 하는 것이며 그 방조죄에 있어서는 이러한 요건의 필요없이 "반국가단체의 간첩"이라는 인식만 있으면 그 주체가 될 수 있는 것 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 대법원 1973.5.8 선고 73도249 판결 참조), 또한 형법 제98조 제1항 의 간첩방조죄는 정범인 간첩죄와 대등한 독립죄로서 간첩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단하게 되어 있어 형법 총칙 제32조 소정의 감경대상이 되는 종범과는 그 성질이 달라 종범강경을 할 수 없는 것이므로 ( 대법원 1959.6.12 선고 4292형상131 판결 참조) 그 가중 규정인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의 반국가단체의 간첩방조죄에 대하여도 그 정범인 반국가단체의 간첩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단해야 하고, 형법 총칙 제32조 에 의한 종범감경을 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또한 일반 시중의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책자라 하더라도 그 기재내용이 군사기밀이나 국가기밀에 관련된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책자를 수집하여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나 그 지령을 받은 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국가보안법 소정의 간첩방조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국내의 각종 운동권 동향이 수록된 "84민중 언론 총목록"과 반정부적 입장에서 광주사태발발과 사건일지를 수록한 "아! 광주여 민족의 십자가여"등 책자를 구입하여 피고인 양동화에게 제공한 소위를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의 간첩방조죄로 처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국가보안법상의 간첩방조죄와 군사기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거나 형법 제32조 의 종범감경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3.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의 이적단체에 관한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고인 7, 9 등과 함께 조직한 원심판시 (5)항 기재의 지하학습단체가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이적단체에 해당한다 함은 피고인 7의 상고이유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소론 법리오해의 주장은 이유없다.

제8. 피고인 5와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중 채증법칙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들고 있는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대한 원심판시 각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같이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피고인의 원심판시 각소위는 간첩인 피고인 1을 도와 동인의 간첩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서 간첩방조 행위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판시 소위를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98조 제1항 을 적용하여처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국가보안법상의 간첩방조죄의 법리를 오해한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제9. 피고인 6과 그 변호인, 피고인 7, 8의 각 상고이유중 채증법칙위배로 인한사실오인과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 거시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원심판시 각 범죄사실을 모두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거기에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피고인들이 김일성 주체사상이나 공산주의사회 건설을 선전하는 내용의 책자인 원심판시 서적들을 학습 토론하고, 나아가 이를 다른 학생들에게 살포하기 위하여 복사, 반포하는 등의행위를 할 목적으로 조직한 원심판시 단체는 그 목적이나 학습내용으로 보아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소정의 반국가단체를 이롭게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조직된 단체에 해당된다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논지는이유없다.

제10, 피고인 4, 5, 6, 7, 8의 각 양형부당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모두 10년 민만의 형이 선고된 경우이므로 양형이 과중하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없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상고는 모두 그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상고후의 미결구금일수중 일부를 피고인 2, 3, 4, 5, 6, 7, 8 등의 징역형에 각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명희(재판장) 윤일영 최재호 황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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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86.5.31선고 86노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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